낡은 풍경에서 새소리를 줍다
강성재
귀틀집 선반에 맨몸으로 누워있다
오체투지 살을 댄 상처들은 파이고
숨소리
깊이 잠들어
바닥도 고요하다
시간의 덮개 위에 돋아난 붉은 반점
한때는 절이거나 지와집의 처마 끝
새들의
노래가 깃든
시절도 있었으리
들어 올려 먼지 묻은 몸체를 닦아본다
봉긋하게 오므린 꽃망울이 입을 열고
찾아온
내리사랑은
꽃 한 송이 피운다
저무는 하늘가엔 운무들의 바라춤
바람의 손을 잡고 풍경이 사는 집
숲에서
맑고 고운 소리
산야로 날아간다
《시조시학》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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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조 감상
낡은 풍경에서 새소리를 줍다 / 강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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