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엔필드의 히말라얀이란 듀얼퍼퍼스, 포장과 비포장을 다 갈 수 있는 바이크인데 대륙횡단을 목적으로 산 기종이다. 이걸로 서울 출발 제주를 돌아오는 여행을 했는데 뭐 코로나 덕분에 전지훈련겸 제주 투어를 했다.
코로나땀시 강제귀국해 히말라얀을 사서 오래 못했던 국내여행을 수시로 하고 있다는 아우님을 카카오 단톡방에서 만나 동행했는데 일단 바린이인 저보다 바이크 경력이 오래되고 덩치도 크셔서 의지가 많이 됐다.
올해 코로나만 아니면 지금쯤 스페인 어디를 달릴지도 모를 유라시아 횡단계획은 개뿔 망할 나쁜 이웃인 떼놈들때문에 계획은 다 엉그러지고 여름엔 낚시에 바쁘다가 가을이 돼서야 제주행을 실행했네요.
검색해보니 배타는 시간과 요금이 가장 짧은 항구가 완도항이라 완도항을 인아웃을 했다.
서울서 완도까지의 장거리조차 처음 달리는 경험이라 티맵 검색하니 거의 8시간, 그러나 저에겐 열시간이나 걸리는 거리였는데, 손가락과 엉덩이가 아파서 1시간 이상 달릴수가 없고 자주 휴식하고 점심먹고 하다보니 많이 걸린다.
제주 일정에 동행한 아우님은 7시간반만에 강남서 완도항 도착!(젊음이 조타)
첫날은 저녁 6시40분 제주항 착이라 근처 비즈니스호텔서 묵고 담날 함덕쪽으로 성산까지 만장굴도 구경하고 사람들도 만나며 내려갔다. 성산의 광치기해변에 텐트를 쳤는데 저녁먹을때까진 좋았다. 일출봉과 바다가 코앞에 조망되는 자리라 좋다며 사이트를 구축했는데 밤이 깊을 수록 바람이 태풍부는것 처럼 엄청났다. 그덕에 잠 설치고 아침에 서둘러 텐트 걷어 서쪽 금능쪽으로 핸들을 돌렸다. 516도로가 달리기 이쁘다는 말에 그리로 올라갔는데 서귀포쪽 일부 구간은 나무 터널에 도로의 구배도 심한편이어서 제겐 빨리 달릴 구간은 아니었지만 여튼 좋았다. 성판악휴게소에서 오프하는 아우님을 또 만나 셋이서 협재,금능해변으로 갔다.
전날밤 바람에 하도 고생해서 바람이 좀 엄폐되는 지형으로 가니 살만한데, 제주 일정내내 바람은 항상 많이 세게불었다. 나중에 완도항에서 진주 나오는 길에 섬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3개를 지날때면 휘청거려 운행이 위험할 지경이었다. 태풍이 일본으로 올라온다는 기상때문인지.....
협재에서 즐거운 캠핑은 했는데 이틀을 노숙했더니 거지꼴이 따로 없고 씻기도 힘들어 나머지 이틀은 호텔신세를 졌다.
아우님과 둘이서 제주내에서 일정내내 함께 했는데 아무런 계획없이 그날 그날 서로 의견을 교환해 갈곳을 정하고 중간에 바꾸기도 하고 자유롭게 쏘다녔다. 오프방에서 연락된 아우님과 잠시 비포장을 맛봤는데 역시 교육을 받아야할 필요성을 느껴서 곧 있을 로얄엔필드의 오프 강의를 받아볼까 하는 생각이다.
불혹도 아니고 환갑이 넘어 바이크를 배우고 대륙횡단을 꿈꾸는 내가 이번 제주 여행에서 느낀것은 체력을 더 올려야 가능한 일이라는걸 새삼 깨달았다.
젊을땐 일하고 가족부양하느라 이런 방랑벽을 참고 있었는데 정작 나이드니 몸이 안따라준다.ㅠㅠ
첫댓글 정말 멋있게 사십니다! 진정한 풍류인생입니다! 저는 흉내도 못낼 삶입니다!
사진은 폼나는듯 하지만 개고생입니다.^^
정말 간만에 눈호강 합니다. 멋지십니다. 부럽습니다.
여자지만 저도 당장 달려 가고 싶습니다
늘 건강 하시라고 응원 보냅니다
옛날 같지 않게 요즘은 젊은 여자분들도 바이크에 접근하는분들이 많더군요. 양만장이라고 바이커들의 성지?쯤 되는 양평쪽의 국도 휴게소에 주말이면 바이크들이 버글버글 한데요. 여자분들도 꽤 있죠. 우리세대엔 오토바이라면 다 과부틀이라고 경원시하고 혐오했는데 그런 고정관념을 버리고 모험과 스릴에 몸을 맡기면 세상이 즐거워집니다. 물론 편한것만은 아니예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