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류 |
생초량, 톤 |
건물, % |
질소함량, % |
질소생산량, kg |
파종시기 |
수확 |
헤어리비치 |
밭 4 논 2 |
15 |
4 |
24 12 |
10상 |
5상 |
크림슨클로버(붉은클로버) |
3 |
20 |
2 |
12 |
9상 |
5중 |
호맥 |
4 |
20 |
1.5 |
12 |
10중 |
5초 |
16. 옛날 두엄이 아니다
요즘 농업인들이 혼동을 일으키는 것 중 하나가 가축분뇨, 즉 두엄에 대한 것이다. 옛날에는 유기물을 얼마 주든지 신경 쓸 필요 없이 화학비료를 그대로 다 주었다. 그러나 요즘은 유기물을 넣은 만큼 화학비료를 줄여 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맞는 말인가? 왜 그럴까?
맞는 말이다. 그럼 유기물은 무엇인가. 유기물을 ‘사람’으로 비유하면 퇴비는 ‘황인종’, 두엄은 ‘백인종’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썩거나 불에 타는 것이면 무엇이건 간에 다 유기물이다. 퇴비, 두엄, 짚, 풀, 왕겨, 깻묵 등이 모두 유기물이다. 그 중 짚과 풀을 썩힌 것을 퇴비라 하고, 짚과 풀을 외양간에 넣어서 가축에게 밟힌 것을 두엄이라 한다. 퇴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료성분이 달라지지 않았지만 두엄은 엄청나게 변했다.
옛날 두엄에 비해 요즘 두엄은 거름기가 훨씬 많아진 것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가축은 볏짚이나 풀을 주로 먹었지만 80년대부터 소득이 높아지고 고기의 소비가 많아지자 옥수수를 수입해서 사료로 썼다. 사료가 짚에서 곡물로 바뀌자 두엄은 엄청나게 걸어졌다. 70년대까지는 질소-인산-칼륨이 소두엄 1톤에 각각 3kg 미만이었지만 요즘은 7kg으로 2배 이상 높아졌다. 돼지두엄에는 무려 14-20-11kg, 닭똥은 18-32-16kg이나 들어 있다. 이 양 중에 1년 이내 화학비료처럼 작물이 이용할 수 있는 양분은 소두엄은 2-4-7kg, 돼지두엄은 10-14-10kg, 닭똥은 12-22-15kg이나 된다. 만일 10아르에 3톤을 넣는다면 소두엄의 경우에는 6-12-21kg으로 별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돼지두엄은 30-42-30kg, 닭똥은 무려 36-66-45kg이나 시비하는 셈이어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상당량의 비료가 들어가게 된다.
그러므로 돼지두엄과 닭똥을 1톤 이상 많이 줄 경우에는 화학비료의 양을 줄여주는 것이 생산비도 줄이고 흙에도 좋다.
최근에는 아예 전혀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가축분뇨만 주고 텃밭농사를 짓는 유기농들이 많아졌다. 봄에 10아르 당 3톤 정도 주고 그걸로 일 년 농사를 짓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작물별 시비처방 기준(2010)’ 참조)
표 3. 유기물 1톤당 총 성분 함량과 연간 유효 성분 함량
유기물 이름 |
수분(%) |
총성분량(kg/톤) |
유효성분량(kg/톤)* | ||||
질소 |
인산 |
칼리 |
질소 |
인산 |
칼리 | ||
퇴비 |
75 |
4 |
2 |
4 |
1 |
1 |
4 |
우분뇨 |
66 |
7 |
7 |
7 |
2 |
4 |
7 |
돈분뇨 |
53 |
14 |
20 |
11 |
10 |
14 |
10 |
계분 |
39 |
18 |
32 |
16 |
12 |
22 |
15 |
17. 미량요소 비료 어떻게 주나?
식물이 필요로 하는 성분은 모두 17가지다. 그 중에 탄소, 수소, 산소는 물과 공기에서 자동적으로 공급되므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식물이 아주 많이 필요로 하는 성분은 다량원소라 해서 질소, 인산, 칼륨, 황, 칼슘, 마그네슘 등 6가지다. 이 중 황을 빼놓고 나머지 원소는 요소-용인-염화가리-고토석회 등의 비료를 주면된다. 황은 유안(황산암모늄)을 주면되지만, 요소도 괜찮다. 기름을 태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아황산가스가 공기 중에 많아서 따로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나머지 8가지의 미량원소 중 염소는 염화가리에서 공급되고 붕소는 붕사로 주면된다. 그러나 철, 망간, 아연, 구리, 몰리브덴. 니켈과 같은 미량원소는 비료로 사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농사를 짓다보면 때로 미량원소의 결핍이 일어나 당황시킨다. 흙의 pH가 5.2 부근의 산성에서는 이들의 용해도가 높아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석회를 주어 대부분의 작물에 적당한 6.5~7.0 부근이 되면 용해도가 급격하게 떨어져 흙에 있어도 결핍이 일어나기 쉽다.
급한 경우에는 물비료(제4종복비)를 주면되는데 돈도 들고 잎에 뿌려 주어야 하니 귀잖다. 이것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유기물을 주는 것이다. 매년 10a에 2톤 이상의 유기물을 주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유기물에는 모든 미량요소가 다 들어 있어서 말하자면 ‘종합미량요소비료’, 또는 ‘종합비타민제’라고 할 수 있다.
미량원소가 부족하면 다량원소처럼 크게 수량은 떨어지지는 않지만, 알게 모르게 질과 양에 나쁜 결과를 보인다. 시비법의 원리에 ‘최소율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생산량은 필요한 요소 중에 가장 모자란 것에 의해 지배된다는 법칙이다. 만일 철이 가장 부족하다면 철이 부족한 만큼 수량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부족현상이 일단 일어났다면 아무래도 그 작물은 타격을 받게 됨으로 미리 유기물을 주어서 예방하는 방법이 현명하다.
18. 질소비료는 양날 면도날이다
비료 중에 질소비료만큼 좋은 비료는 없다. 인산과 칼리비료는 아무리 주어도 외관상 작물에게 나타나는 효과가 없다. 이에 비해 질소비료는 한 주먹만 주어도 당장 효과가 뚜렷하다. 처음에는 잎이 검푸르게 변하고 이어서 키가 훌쩍 자란다. 왜일까? 질소가 들어가면 엽록소가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검푸르게 보인다(반대로 질소가 부족하면 늙은 잎이 노랗게 변하는 것은 엽록소가 분해되어 질소가 어린잎의 엽록소로 간 때문이다). 엽록소가 많이 만들어지면 광합성을 많이 할 수 있게 된다. 엽록소는 탄수화물을 만들어 내는 공장이고, 공장이 많이 만들어지니까 생산물이 그에 비례해서 많이 나오니 키가 클 수밖에 없다. 키만 더 크는 게 아니고 ‘공장 단지(團地)’인 잎도 더 많이 만들어진다. 줄기에도 세포가 계속 만들어진다. 그 결과 크는데 가속도가 붙는다. 그래서 ‘으뜸비료’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질소비료만 살 수가 없었다. 요소나 유안을 사면 반드시 과석이나 염화가리를 업혀 팔았다. 농민들은 정부가 비료회사를 봐주려고 쓸데없는 비료를 껴서 판다고 오해하고 내버리기까지 했다.
요즘 쌀농사를 잘 짓는 농가는 절대로 질소를 많이 주지 않는다. 전 같으면 10아르 당 질소 12kg을 주었지만 요즘은 7~8kg만 준다. 웃자라 쓰러지는데다 밥맛이 떨어진다. 질소를 많이 주면 쌀에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 밥이 식으면 마치 구어 놓은 고기처럼 빨리 굳어버린다. 게다가 단백질은 쉽게 변하기 때문에 저장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특등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질소비료를 많이 주면 병해충도 많이 생긴다. 물론 웃자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병균과 해충도 질소가 자신들의 번식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덤비는 것이다. 질소비료는 과채류의 맛도 떨어뜨리는데 질소가 단백질로 되는 만큼 떫고 신맛의 유기산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질소는 양날인 면도날 같아서 편리하지만 잘못 쓰면 손을 베기 쉽다. 그래서 질소비료는 ‘양날 비료’라고 해야 할까보다.
19. 장마는 흙도둑 양분도둑
머지않아 장마가 닥친다. 장마는 우리에게 쌀밥을 내려주기도 하지만 달갑지 않은 피해도 준다. 쏟아지는 장마 빗방울은 흙으로 보아서는 자애로운 엄마의 손길이 아니라, 성난 적수의 채찍 같아서 엄청난 상처를 준다. 사람에게 피부가 있는 것처럼 흙에도 피부, 즉 표토가 있다. 표토는 그 밑의 어떤 부분보다도 유기물과 양분이 많아서 조직이 잘 발달되어 있다. 표토 10cm까지는 공간이 많아서 뿌리가 뻗기에 좋지만 밑으로 갈수록 공간이 적고 치밀해서 공기나 물이 머무를 곳이 적다. 그러나 실제로 겉흙을 파보면 뿌리가 별로 없다. 겉흙일수록 쉽게 자주 마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닐이나 짚으로 멀칭을 해주면 아주 많은 뿌리가 양분이 가장 많은 겉흙으로 몰려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채찍 같은 빗방울이 겉흙을 때리면 두 가지 문제가 일어난다. 빗방울침식(우적침식)이라 해서 흙 알갱이가 깨지면서 사방으로 튄다. 알갱이들은 높이는 0.7m까지 수평으로는 무려 사방 2m까지 퍼져나간다. 깨어진 흙 알갱이는 표토의 작은 구멍(이 구멍들을 통해 빗물과 신선한 공기가 땅 속으로 들어가고 탁한 가스가 밖으로 나온다.)들을 모두 메워버린다. 흙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빗물은 표면으로 흐르면서 표토를 깎는다. 이런 침식을 유거침식하고 한다. 겉에 있는 고운 흙 1mm가 만들어지기까지 100년 이상 걸리는데 한 해 장마가 지나가면 1cm 이상이 깎여 나간다. 1천년 동안 만들어진 흙이 단 1년 동안에 없어지는 셈이다. 이와 함께 상당한 양분이 씻겨 내려간다(비옥도침식). 인산과 칼슘의 경우에는 작물이 먹는 양보다 더 많은 손실이 일어난다.
우리나라에서 장마철에 밭에서 자라는 작물 중 고추가 가장 많이 차지하는데, 대부분 비닐멀칭을 하기 때문에 침식을 상당히 경감하고 있다. 그밖에 콩이나 옥수수, 고구마는 잎으로 빗방울침식은 어느 정도 막지만 경사지에서는 고랑에서 일어나는 침식을 막을 수가 없다. 따라서 경사지에서 물의 속도를 줄여주고 깎이는 흙이 걸리도록 다년생목초를 중간 중간에 띠로 심어서 관리하는 것도 좋다. 어쨌거나 흙 도둑과 양분 도둑인 장마를 앞두고 서둘러 해야 할 일 중에 겉흙이 도둑맞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일이 시급하다.
20. 땅껍질 벗겨지면 흙도 병난다.
며칠 전, 책상을 정리하다 종이에 손가락을 베이고 말았다. 양순한 사람도 때로 성깔이 나면 사람을 할퀼 때가 있는 것처럼, 얇은 종이도 면도날처럼 상처를 낼 때가 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 놓아두었더니 결국은 염증이 나서 며칠을 고생했다. 베인 상처로 병균이 감염되었기 때문이다.
어제 오늘은 봄비답지 않게 80mm나 내려 늦게 핀 벚꽃을 싹 쓸어가 버렸다. 그래도 봄비는 고맙다. 비가 그치면 새싹이 부쩍 자랄 터이고 논에 물을 가득 채워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여름 장마도 머지않다. 장마가 우리에게 쌀밥을 먹여주어 고맙기는 하지만, 홍수로 목숨과 재산을 잃는 사람도 생긴다. 무엇보다도 여름장마는 땅껍질을 벗겨가기 때문에 농업인에게 상당한 피해를 준다.
우리나라는 연간 강수량의 2/3가 6~9월에 집중되어 폭우로 쏟아진다. 지난 2000년부터 강우패턴이 ‘8월 집중습격’으로 변하고 하루 200㎜ 이상 쏟아지는 폭우가 1번에서 5번까지 늘어났다. 그렇지 않아도 땅껍질이 벗겨졌는데 잦은 폭우 때문에 토양침식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흙이 깎이는 것이 뭐 그리 문제인가? 라고 반문할 수 있다.
‘장대비’하면 오래 전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대만의 한 농업시험장을 방문했는데, 경사가 10도 정도로 밋밋한 비탈에 목초를 가꾸고 그 옆은 나지 상태로 내깔려 놓았다. 그 해가 그렇게 한지 꼭 10년이 되었단다. 나지는 10cm나 깊이 깎여 있었고 자갈만 나뒹굴고 잡초만이 가물에 콩 나듯 자라고 있었다. 이렇게 땅껍질이 벗겨지면 속흙은 병이 난다. 양분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양분은 표토에 가장 많이 있고 땅속으로 들어갈수록 급격하게 줄어든다. 1cm 깊이의 흙이 깎여 나가면 엄청난 양의 인산과 칼슘을 잃는다. 한 해 여름 동안 손실되는 양분은 거의 작물이 빨아먹은 양만큼 된다. 그 뿐만 아니라 깨진 흙 알갱이가 표토의 구멍을 모두 막아버린다. 물이 들어가지 못하고 가스교환도 막혀버린다. 흙속의 생태계가 뒤죽박죽이 되고 뿌리가 질식한다. 그러니 작물이 잘 될 리가 없다. 이런 곳에서는 잡초 같은 들깨만이 겨우 자랄 수 있다. 절대로 나지 상태로 여름장마를 겪게 해서는 안 된다. 미리 작물이나 녹비를 가꾸면 좋겠지만 그럴 사정이 아니라면 잡초라도 그대로 놓아두거나 비닐피복이라도 해 주는 것이 유리하다.
첫댓글 피가되고 살이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자료 올려주셔 감사합니다.
이완주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몇 번 더 읽어 보시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3번째 내용이 벌써 기대됩니다
이완주박사님 덕분에 토양을 더욱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네요...
유익하고 좋은 자료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완주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제2부도 잘 읽었습니다. 정말 유익한 자료 감사합니다.
네 이완주박사님 덕분에 토양에 대해 자세하게 이해하게 되네요.
토양을 이해하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나무를 심어오던 습관을 반성합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정말 용감하게 했답니다.
근데.... 토양학 강의 들은 후로는...
무식은 무식이고, 무식은 큰 손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ㅎ
저도 대충 아는 지식으로 농사를 지었는데 그냥 감으로, 또는 귀동냥으로 아는 것하고
이론을 바탕으로 아는 것하고는 차이가 많이 난다 여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