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순 시집 『보도블록에 꽃』 <2017년 겨울 외> 1편
2017년 겨울
잔설 군데군데 쌓여 있다 창밖거리
사람들은 무심히 오고 간다
하늘은 잿빛으로 바래어가고
민주주의로 뽑은 최초의 여자 통치자를
런던탑에 가두어버린 우리는
스타벅스 여왕의 로고밑에 앉아서
달달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마음을 달랜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자기가 가두어 버린 권력에 대하여
소소한 일상의 자기 이야기만 한다
사람들은 서로 무표정하다
미망
봄이 기웃거린다
애절한 그림자 밀쳐내도
손에 잡히는 것은
그리움, 여전히
봄바람이 살을 에이는
시인 신현순
서울 출생
방송대학 국문학과 졸업(영문학과 복수 전공)
2007년 『제3의문학』에 정공채 선생님 추천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문단정화위원. 『제3의문학』 편집위원. 시집 『내 안의 흰 눈』.
첫댓글 <시인의 말>
두 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 이후 십삼 년만이다.
시를 쓸 수 있는 내 삶에 감사하며 매일매일이 은총으로 충만하다.
등단 이후 15년이 지났지만 나의 시심은 그대로이다. 아이들이 자랐고 만남고 ㅏ헤어짐도 내 의지와는 다르게 지나가고 있다
나를 투명하게 그려 놓은 부족한 시를 묶어 두 번째 시집을 낸다.
시 해설을 주신 엄창법 교수님과 사랑하는 가족들, 문으들과 제 스승님께 부끄러운 책을 드린다.
2023년 늦은 여름 배꽃마을에서
신현순
신현순 시인의 작품에서는
언어를 여의주 다루듯 굴리는
아름다운 시어세계의 운용이 빼어나고
시인답게 유니크한 자기 시세계를 갖추고 있다
정공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