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몰트 위스키
100% 보리만 증류해 제조....맥아 종류ㆍ제조법 따라 맛과 향기 천차만별.....
성지 스코틀랜드 아일레이위스키마니아 발길 잇따라....
"그게 바로 이 섬 사람들이 굴을 먹는 독특한 방식이야…. 한번 먹어보면 도저히 잊을 수가 없지."
나는 그 방법을 실행해 보았다.
레스토랑에서 생굴 한 접시와 싱글몰트를 더블로 주문해서, 껍데기 속에 든 생굴에 싱글몰트를 쪼르륵 끼얹어서는 바로 입으로 가져갔다.
으-음….
정말이지 환상적인 맛이다. 갯내가 물씬 풍기는 굴맛과 아일레이 위스키의 그 개성 있는 바다 안개처럼 아련하고 독특한 맛이 입안에서 녹아날 듯 어우러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중)
`상실의 시대`로 유명한 일본 현대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대단한 위스키 마니아다. 그가 비틀스와 재즈에 심취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위스키 마니아였다는 것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위스키 성지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며 `위스키 성지여행`이라는 책을 낼 정도로 위스키를 사랑했다. 그중에서도 이제 국내에서 대중화되기 시작한 싱글몰트위스키에 대한 그의 내레티브는 당장 스코틀랜드 아일레이 섬으로 떠나고 싶게 한다.
그는 "아이가 태어나면 위스키로 축배를 드는 곳, 그리고 사람이 죽으면 아무 말 없이 위스키 잔을 비우는 곳, 그곳이 바로 스코틀랜드의 아일레이 섬이다"라고 썼다.
위스키의 성지인 스코틀랜드에서 우리가 즐겨 마시는 위스키가 대중주라면 싱글몰트위스키는 개성이 강한 고급주이다. 보통의 위스키는 여러 종류 곡류를 증류하고 섞어서 만들어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블렌디드 위스키다. 하지만 싱글몰트위스키는 오직 맥아(보리)만을 증류해서 만들어낸다. 그런데 맥아종류, 증류소, 제조방식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를 만큼 개성이 강한 술이다.
최근 1~2년 사이 싱글몰트위스키가 국내 위스키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동호회도 생겨 회원 수가 나날이 늘고 있고 무라카미처럼 스코틀랜드로 위스키 성지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처럼 싱글몰트위스키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싱글몰트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독창성과 개성이다. 싱글몰트위스키는 증류소의 개성을 잘 표현하고 있어 각 제품이 가지고 있는 향과 맛에서도 각각 차이가 있다는 점이 매력 요소로 꼽힌다.
맥캘란으로 유명한 맥시엄코리아의 김태호 팀장에게 싱글몰트위스키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들어봤다.
싱글몰트위스키는 눈으로 먼저 즐겨야 한다. 그윽한 황금색부터 밝은 호박색, 짙으면서도 매력적인 마호가니 빛깔까지 다양한 금빛 스펙트럼으로 매혹한다. 눈의 즐거움이 끝나갈 즈음 후각을 자극하는 말린 과일향에 셰리의 달콤함, 코끝을 찌르는 고유한 향이 마신 후까지 여운을 주는 것이 싱글몰트위스키의 매력이다.
각 싱글몰트위스키는 연산별로 숙성되는 기간과 제조 방법, 그리고 특히 어떤 오크통을 썼느냐에 따라서 맛과 향에서 큰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싱글몰트위스키의 진정한 매력을 즐기려면 향을 음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김 팀장은 강조했다.
다양한 향이 있지만 싱글몰트위스키의 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보다 오크통이다. 오크통 때문에 싱글몰트위스키는 우드의 스모크한 향과 셰리의 달콤한 향이 가장 크게 느껴진다.
눈과 코로 시각과 후각을 자극한 후에는 입으로 싱글몰트위스키의 진한 맛을 느껴본다. 어떤 음식이든 입으로 느끼는 맛이 다양하지만 싱글몰트위스키는 특히 입안 곳곳에서 느껴지는 맛이 각양각색이다.
마지막으로 싱글몰트위스키의 매력은 마시고 난 후에도 지속되는 피니시의 여운을 느끼는 것이다. 싱글몰트위스키를 처음 맛본 사람이나 마니아들은 싱글몰트위스키를 사랑하는 이유의 마지막 2%가 피니시라고 한다. 끝까지 남는 향과 맛에 마니아들은 진정한 마니아가 되며, 처음 맛본 사람도그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는 것.
싱글몰트 위스키를 마실 때 어울리는 안주는 어떤 것이 있을까. 주로 풍부한 향과 맛을 그대로 느끼기 위해서 위스키 자체의 향과 맛을 건드리지 않는 담백한 치즈나 견과류가 어울린다. 담백한 치즈나 견과류의 고소한 맛은 싱글몰트 위스키의 향과 어울려 풍미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지방 성분이 많고 단백질이 풍부해 다소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로부터 위벽을 보호해 준다.
위스키를 마신 뒤 쓴맛을 상쇄시켜 주기 위해 초콜릿과 함께 먹는 것도 괜찮다. 알코올 도수를 낮춰 주는 수박, 멜론 등 신선한 계절과일이나 달콤한 프루트 칵테일을 곁들인 샐러드도 좋다.
글렌피딕 / 맥캘란
글렌피딕, 세계최고 위스키 향 일품.... 맥캘란, 싱글몰트계의 롤스로이스
국내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은 글렌피딕과 맥캘란이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싱글몰트 위스키가 점점 인기를 끌면서 그동안 국내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며 싱글몰트 위스키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국내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글렌피딕은 배맛이 감도는 신선함에 달콤한 꿀과 바닐라 향이 셰리 오크통에서 숙성돼 혀끝에 풍부한 여운을 남기는 것이 특징이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롤스로이스로 불릴 만큼 싱글몰트 위스키의 전통성과 고귀함을 자랑하는 맥캘란은 150년 이상 내려오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셰리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각각의 제품마다 특별한 맛을 가지고 있다. 맥캘란 12년을 두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스키 작가 폴 파컬트는 "세계 최상의 12년산 싱글몰트 위스키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라"고 했을 정도. 입 안 가득 퍼지는 말린 과일향과 셰리향, 그리고 달콤한 바닐라 맛까지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로 유명한 발베니는 풍부하고 달콤한 꿀맛과 은은한 바닐라 맛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독특한 개성으로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제품 중 하나다.
하이랜드 지역에서 나오는 하이랜드파크와 아일레이 섬의 라프로익도 특색 있는 맛을 앞세워 한국시장에서 점차 이름을 알리고 있다.
라프로익은 암모니아 같은 향이 코를 자극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한 번 마시고 나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마니아가 되는 사람들이 많은 술이다. 입 안에서 달콤하게 맛이 변하는 느낌에 이어 짠맛과 감칠맛이 마지막으로 장식하는 피니시가 이색적이다.
하이랜드파크는 오크니 섬의 특징인 스모키한 맛, 피트의 강한 맛, 그리고 부드러운 꿀의 조화와 함께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품질을 맛볼 수 있게 된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들은 프리미엄 제품부터 울트라 프리미엄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그렇다면 싱글몰트 위스키 등급은 어떻게 나뉠까.
해외에서는 보통 8년산부터 즐겨 마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위스키 하면 무조건 연산이 높은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8년산은 없고 현재 12년산부터 30년산까지 들어와 있다.
제품별로 등급은 보통 프리미엄급, 슈퍼 프리미엄급, 울트라 프리미엄급 등으로 나뉜다.
가격대는 같은 연산이라도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더 비싼 편이며 등급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프리미엄급은 10~12년산으로 보통 소비자가격 7만~9만원대고
슈퍼 프리미엄급은 15~18년산으로 가격은 10만~23만원대다.
울트라 프리미엄급은 21~30년산으로 보통 60만~120만원대를 호가한다.
국내에는 현재 윌리엄 그랜트 앤 선즈, 맥시엄코리아, 페르노리카 코리아 등 6개 회사가 30여 개 싱글몰트 위스키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 싱글몰트 위스키 업체들은 시장의 성장과 함께 브랜드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맥캘란은 특히 최근에 위스키와 사진 예술이 조화를 이룬 맥캘란 랜킨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아 주목을 끌었다.
영국의 유명 사진작가인 랜킨과 맥캘란이 손잡고 전세계에 1000병을 한정 생산한 프로젝트다. 랜킨이 아내를 누드모델로 내세워 찍은 사진을 맥캘란 30년산의 리미티드 에디션 라벨로 사용한 것. 국내에는 30병만 들여와 사전주문 등으로 판매했고 남은 5병은 조만간 호텔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위스키 Q&A]
■ 싱글: 한곳의 증류소서 생산 / 몰트: 위스키 원료 맥아 의미
`알고 즐기면 더 맛있다.`
술을 마실 때 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애주가라 하더라도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싱글몰트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정리했다.
Q. 싱글몰트 위스키에서 싱글과 몰트는 무슨 의미인가.
A. 싱글몰트 위스키에서 싱글은 한 곳의 증류소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몰트의 사전적 의미는 엿기름이지만 위스키 상에서 쓰이는 보리인 맥아를 말한다.
Q. 위스키의 종류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지.
A. 위스키는 지역적으로 스카치 위스키, 아메리칸 위스키, 캐나디언 위스키 등으로 나뉜다. 또 만들어지는 원료에 따라서 몰트 위스키와 그렌인 위스키, 블렌디드 위스키 등 세 종류로 구분된다.
몰트 위스키는 맥아를 원료로 만든 위스키를 말한다. 그렌인 위스키는 곡물을 원료로 대량생산을 하는 위스키로 가격이 저렴하다. 다만 맛과 풍미에 있어 상품성이 떨어져 그렌인 위스키만 판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드는 재료로 활용되곤 한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혼합한 위스키며 브랜드마다 독특한 블렌딩 방법으로 저마다의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다.
Q. 폭탄주를 만들어 먹어도 괜찮을까.
A.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싱글몰트 위스키의 최상의 맛을 느끼려면 얼음을 넣어 차게 마시거나 스트레이트 잔으로 즐기는 것이 좋다. 그래야 싱글몰트 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맛과 향을 100% 즐길 수 있다.
Q. 고급 위스키이다 보니까 가격이 좀 부담스러운데.
A. 기존 위스키보다 가격이 비싼 부분이 있지만 몰트 위스키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위스키 바에서는 잔으로 판매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브랜드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주로 서울 강남 청담동과 호텔바에서 즐길 수 있다.
─━☆흑산도 친구야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