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나름대로 책도 많이 찾아보고 그랬는데... 그래도 막상 기타를 사서 한동안 치고 나니까, 기타 살때 주의할 점 중에서 빼먹은게 좀 있더군요. 다행히 운이 좋았는지, 미처 살펴보지 못하고 빼먹은 부분중에서 맘에 안 드는 점은 기타 무게중심이 넥 쪽으로 약간 치우쳤다는 정도? 밑에 읽어보면 뭔소린지 알게될꺼에요.
우선, 기타 몸체에 흠이 있는지, 넥이 휘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확인하세요. 새거를 산다고 해도, 알게 뭡니까 정말 새거인지... 누가 사갔다가 도로 물른건지... 특히 넥의 경우, 새 기타라고 해도 휘어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기타를 들고서 몸통쪽에서 넥 쪽을 바라보면 이게 휘었는지 안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원래 넥이 완전히 일직선은 아니고 아주 미세하게 앞쪽으로 휘어있는 게 정상인데요, 주의할 점은, 휜 정도가 왼쪽 오른쪽이 다르면 안됩니다. 그런 기타는 절대 사면 안되요.
둘째로, 헤비메탈을 연주하고 싶다고 해도, 기타를 살때는 쌩톤(clear tone:디스토션 등을 걸지 않은 맑은 소리)을 들어봐야 그 기타의 성능을 제대로 알 수 있읍니다. 악기점 가서, 기타 소리가 좋은지 어떤지 알아볼 때, 디스토션 걸어놓고 들으면, 기타 처음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10만원짜리 기타나 100만원 짜리 기타나 전부 다 그럴싸 하게 들리거든요. 이때에, 기타 소리 그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타와 앰프의 하드웨어적 결함이 없는지를 확인해야합니다. 방법은 간단해요. 기타와 앰프를 연결하고, clear tone 으로 놓은 후, 앰프를 켜고 기타를 앰프 옆에다가 세우세요. 이때, 기타와 앰프가 같은 방향을 향한 채로 나란히 옆으로 서있어야합니다. 그리고, 기타 줄을 튕기지 않은채로 (하지만 뮤트시키지는 않은 상태로, 바꿔말해서 줄에 손을 전혀 대지 않은 상태로) 앰프의 볼륨을 75% 정도까지 올려보세요.(실수로 기타 줄을 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앰프 볼륨 75%면 엄청 시끄럽습니다.) 이때 웅웅~ 하는 등의 잡음이 심하게 들리면 기타 또는 앰프(주로 기타)에 문제가 있는겁니다. 좋은 기타라면 볼륨을 이빠이 올려도 잡음이 크지 않아야 해요.
세번째로, 넥의 폭을 잘 보고 고르셔야 합니다. 초보자 입장에서 기타 살 때는 다 그게 그거 같아 보여도, 나중에 치다 보면 넥이 너무 넓어서 에들립 할때 손가락이 잘 안 간다거나, 자기 손가락은 긴데 넥이 너무 좁아서 자꾸 잘못 짚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문제가 생기거든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장에서 기타를 쳐보시는 겁니다. 초보인데 어떻게 치냐구요? 통기타로 좀 연습 미리 해놓으시면 됩니다. 쳐 볼 게 없다는 분들은, 하다못해 그냥 잡아보기라도 하세요. 1번 프렛에서부터 22번(또는 24번) 프렛까지 기타 치는 척 하고 여기 저기 잡아보세요. 그럼 넥이 넓은지 좁은지 알게될꺼에요.
네번째, 자기가 원하는 소리를 정해놓으세요. 딱 두가지로 갈라서 깁슨(Gibson) 풍의 소리를 원하는지 펜더(Fender) 풍의 소리를 원하는지... 하긴... 기타에 웬간히 관심을 많이 갖지 않았다면, 기타를 막 사려 하는 초보 입장에서는 제가 무슨 소리 하는지도 가물가물할껍니다. 깁슨 풍의 소리는, 잡음이 적고 부드러우면서 따뜻하고 깊은 소리입니다. 펜더 풍의 소리는 경쾌하고 가볍고 톡톡 쏘는 소리죠. 깁슨에서는 주로 험버커 픽업(Humbucker Pickup)을 쓰는데, 잡음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대신 톡톡쏘는 맛도 같이 줄어듭니다. 펜더에서는 그냥 싱글 코일 픽업(Single Coil Pickup)을 쓰는데 싱글코일 픽업이 싸구려인 경우는 잡음도 심하고 소리도 귀에 거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펜더에서 나온 싱글 코일 픽업은, 톡톡쏘면서도 맑은 소리로 유명하죠. 이런 글 읽어봐도, 그 차이는 알기 힘듭니다. 얼굴에 철판 깔고, 매장 가서 100만원, 200만원짜리 깁슨이나 펜더 기타를 직접 쳐보세요. 기타 칠 줄 몰라도 그냥 줄 몇개 튕겨보면 차이는 금방 알 수 있읍니다.
다섯번째, 앰프 무시하면 안됩니다. 예를 들어서 기타를 200만원짜리를 사도, 앰프를 10만원 이하의 싸구려를 사면 200만원짜리 기타가 200만원짜리 소리를 못 냅니다. 반대로, 30만원짜리 기타를 샀어도 30만원짜리 앰프에다가 연결하면, 생각보다 좋은 소리를 내죠. 하지만 앰프랑 기타를 비슷한 돈 주고 산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니까... 레벨을 적당히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주로 30만원짜리 기타에 6만원짜리 앰프를 산다고 가정하면... 100만원이 넘는 기타를 사는 경우에는 최소한 20만원 정도는 하는 앰프를 사야 합니다... 사실 20만원짜리 앰프도 치다 보면 소리에 조금씩 불만이 생기죠.
여섯번째, 이건 정말 누구나 다 생각하지 않고 넘어가기 쉬운 문제인데요... 기타를 사기 전, 최종 단계에서, 반드시 어깨줄을 기타에 걸고선 기타를 어깨에 매어 보세요. 기타 중에서는 어깨에 매었을때 넥 쪽이 무거운 기타가 있고, 몸체 쪽이 무거운 기타가 있고, 균형이 잘 맞는 기타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가끔가다가 기타 소리는 훌륭한데, 몸체 디자인 자체가 넥이 약간 무거운 경우가 있읍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상태를 Neck Heavy 라고 하는데요, 이런 경우, 의자에 앉아서 기타를 허벅지에 올려놓고 연주할때는 오히려 중심이 딱 맞는 기타보다 좀 편한 감이 있지만, 어깨에 걸고 연주할 때는 자꾸만 넥이 밑으로 쳐저서 웬간히 귀찮은 게 아니에요. 물론, 기타 어깨줄의 몸통 쪽 끝부분에 무게가 나가는 걸 매달아서 해결할 수는 있읍니다만... 한마디로, 기타를 어깨에 걸고선 기타 치기 적당한 정도로 넥을 위로 올리시고는, 양 손을 기타에서 다 떼세요. 이때 기타가 가만히 있으면 중심이 잘 맞는거에요.
마지막으로, 절대 급하게 사지 마세요. 시간 충분히 갖고, 이 가게 저 가게 가서 비싼 기타 싼 기타 다양하게 다 쳐 보시면, 어느 순간엔가 "아... 이 소리다" 싶은 기타가 나옵니다. 그걸 사시면 되죠.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50만원정도 하는 기타에 15만원정도 하는 앰프 사면 쓸만한 소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초보라고 해도, 너무 싸구려를 사면, 잡음도 심하고 소리도 안좋고... 그래서 기타에 싫증이 빨리 나고 아예 안 치는 수가 있거든요.
도움이 되었기를...
아, 참고로 전 Ibanez AR250 기타에다가 Peave 580 앰프 씁니다. 아직 이펙터도 안샀네요... 이 기타가 넥이 약간 무겁죠. [^_^;]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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