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1의 지난 호 고 노무현대통령의 49재 특집으로 실렸던 칼럼 ‘‘권양숙문고’ 사라진 시민도서관‘에 대한 기사는 사실 확인 없이 글쓴이 서해성씨의 개인 칼럼이다. 이는 지역의 왜곡된 보도를 더 확산시킬 수 있음에 정식으로 유감을 표명했고 그에 대한 반론의 지면(2008. 7. 27일자)을 얻어 현장의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순천 기적의도서관은 아주 특별하게 지어졌다. 방송과 시민단체, 자치단체가 협력하여 지었지만 실제로 시민의 힘으로 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 27만의 중소도시에서 10만 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서명하면서 지어진 도서관’이 아니던가. 지난 6년간 운영되면서 그 정신은 훼손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당연히 이 가치는 더욱 확정되어 가야 한다.
순천 기적의도서관의 ‘권양숙 문고’ 팻말은 2003년 11월 10일 권양숙 여사가 개관식에 참석하신 걸 기념하여 만들어졌다. 팻말은 개관 후부터 2008년 8월까지 4년 9개월 동안 열람실 내 외국그림책 서가위에 놓여 있었다. 이후 도서관장서가 6만권을 넘어서면서 책 정리사무실 및 문화 공간 확보가 절실해졌다. 2008년 5월말부터 11월말까지 별관이 증축되었다. 별관 공간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열람실내 전체적인 서가의 재배치와 이동이 많았다. 문고 팻말은 약 석 달 전인 올해 4월 말쯤 별관과 본관 사이에 두었던 것을 바닥 공사를 하면서 별관의 책 정리방 사무실의 서가 위로 옮겨졌다.
도서관 문고 운영의 기준
공공도서관의 문고 운영 기준들을 보면 보편적으로 작가가 평생 모은 책이나 문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책을 기증해 주었을 때 만들어진다. 기적의도서관에는 시민단체가 기증한 환경재단문고나 작가 문고들이 몇 있고 특별문고로 ‘권양숙 문고’외에 ‘문근영 문고’가 있다. 그 밖의 개인이나 단체는 ‘기증액자’에 기증내역을 밝혀 그 소중한 뜻을 기리고 있다.
‘권양숙 문고’는 일반 책 250여권으로 구입된 거라 책이 늘어나면서 뿔뿔이 흩어져 문고로서 관리가 사실상 어려웠다. 초기 문근영이 기증 책 830여권도 마찬가지 사정이었다. 그러나 2006년 영어도서 수상작1, 300여권을 사서인 근영의 어머니가 직접 구입하여 다시 기증해주면서 문고로 운영하게 되었다. 문근영 문고는 영어도서가 재배치되면서 본관 2층에 자리 잡았고 권 여사의 팻말만 책 정리방 사무실에 남겨지게 되었다. 구구한 변명은 하지 않겠다. 이번 문제가 불거지면서 그 동안 권 여사의 문고를 제대로 조성하고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회환이 크다. 모두 내 잘못이다.
취재요청……기증액자로 대치하면서 생긴 오해
최근에 ‘전남 노사모의 이 모 씨가 ‘권양숙 문고’ 팻말이 보이지 않으니 확인해 달라‘ 는 요청으로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동안 문고관리의 어려움이 있어 일반 기증자처럼‘기증액자‘로 대치하기로 했다. 는 말을 전했다. 이 씨는 액자로라도 제작하여 권 여사의 뜻을 기려주었으면 좋겠다. 고 제안 하려 했다며 고맙다, 라고 수용했고 도서관측에서는 6월 30일까지 준비해 놓겠다는 답변을 했다.
6월 15일 순천 S 신문의 이모기자가 이 문제에 대한 취재를 왔고 평소 안면이 있는 사서직원이 그간의 경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하였다. 이때 허순영의 재임용이 확정된 터였다. 취재가 끝날 무렵 이 모 기자는 관장의 재임용 절차가 법적으로 공정하게 처리되었는지 물어왔다고 한다. 다음날 필자와 직접 통화를 한 기자는 오후에 다시 찾아와 ‘언제 권양숙 문고 팻말을 치웠냐?’, ‘기증액자로 대치하려 한 진짜 이유가 뭐냐?’를 다시 물어왔다. 전화 취재 시 도서관 증축시점, 유인촌 장관 이름 등이 거론되었는데 돌연 기자는 ‘유인촌 장관이 보면 불편할까봐 치운 거 아니냐?, 정부가 바뀌었으니 새 정부 기조에 맞춘 것 아니냐?‘ 라며 이를 강하게 시인하라고 요구했다. 나는 ’작년 5월경 순천을 방문했던 유인촌 장관은 주목적지가 순천만이었다. 기적의도서관에는 올 계획도 없었고 실제로 오지도 않았다, 권양숙 문고의 팻말은 올해 4월말에 옮겼다, 실제 이 문제의 본질은 명패는 옮겼는데 기증액자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점이다‘ 등에 대해 분명하게 전달했다. 기자는 오랫동안 활동했던 자원봉사자, 책 정리방에 담당 사서로부터도 팻말을 옮긴 시점이 최근의 일임을 확인 하였음에도 6월 17일자 자사 신문에 ‘기적의 도서관 권양숙 문고무단 폐쇄 논란, 도서관 측, MB정부 기조 따라‘권양숙 문고’없애 “유인촌 장관이 도서관 오면 불편할 것 같아서” 1년 동안 창고에 방치’ 등의 논조로 기사를 쓴 후 취재 자료를 인터넷 언론을 비롯한 타 언론사에 배포하였다. 녹취기록이 있다는 것으로 보아 취재 시 협박하듯 큰소리로 (틈틈이 재임용 기간이란 걸 고지함) 같은 말을 반복하며 시인하라고 했던 이유가 녹취를 하기 위한 정황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입으로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 보도가 나갔을 때 제대로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커 당시 취재 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해내지 못한 때문이었다.
이후 ‘권양숙 문고’와 관련한 보도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 재생산되었다. 도서관 게시판에는 항의의 글과 전화가 빗발쳤고 직원들은 이를 해명하느라 며칠 동안 업무에서 손을 놓아야 했다. 관장 사퇴는 물론 기적의도서관을 폐쇄하라는 등 막말 등이 쏟아지는 바람에 시의 지휘체계도 곤혹스러워졌다. 어떤 말도 통하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마저 내 말을 믿지 않게 되었다. 이 모 기자는 후속보도와 해당 신문사 사설을 통해 계속 관장의 책임론을 들며 사퇴를 촉구했다.
결국 이 일로 재임용은 보류되었고 6월 19일, 사표를 제출했으나 (6월 30일자 임기 만기만료) 결국 7월 1일자 정기인사에서 재임용이 누락되었다. 사실상 실직이 된 것이다. 나는 심한 정신적인 공황상태를 겪었고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 허순영 관장은 순천 시민의 신문 이종철 기자와 이를 그대로 받아쓰거나 인용한 언론기관의 기자 4명을 상대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2009. 7. 6.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이다. -
기적의도서관의 에너지, 도서관의 도시 순천을 만들다
기적의도서관 건립 이후 순천은 도서관의 도시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서관정책팀인 도서관운영과가 만들어졌고 2010년까지 6개의 시립도서관과 특성화 작은도서관 2개(한옥글방, 풍덕동 고맙습니다작은도서관) 등, 45여개의 작은도서관, 학교도서관과의 네트워크로 ‘걸어서 10분, 시민 누구나 도서관 혜택을 보게 된다.
짧은 시간 내에 도시 전체가 이렇게 바뀔 수 있는 것은 기적의도서관을 통해 민관협력이 새로운 도서관문화를 경험한 시민들의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 때문이다. 자원봉사에 나선 시민들이 그 변화를 이끌었다. 이들은 동네에 작은도서관을 유치해 봉사를 하거나 운영을 돕고 자녀의 가정과 학교에서 책읽기, 도서관 활동을 지원하며 순천의 독서문화환경을 바꾸어나가는 인력으로 성장했다. 그간 도서관학교, 정겨운 시민대학 등을 통해 700여명이 도서관을 거쳐 갔다.
내년부터는 100여명의 ‘시민사서’를 양성, 각 도서관에서 생애단계별 평생학습의 지원, 상생의 민주주의 공동체 실현을 통해 소도시의 문화발전소역할을 해나간다. 이를 위해 시에서는 5년 전 3개의 도서관 운영예산 12억이었던 것을 올해는 건립비 포함 78억원, 2010년 120억여원 가까운 예산을 투자한다. 어떻게 보면 전임시장의 최대 치적일 수 있는 기적의도서관. 그러나 그 정신과 취지는 시민들에 의한, 시민들을 위한 도서관이라는 걸 잘 이해한 현 시장의 지혜로운 선택도 ‘도서관의 도시’의 탄력을 받게 하고 있다. 재정자립도 20% 내외인 순천에서 ‘기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권양숙 문고, 우리 시대 통합의 힘으로
도서관의 주인은 아이들이다. 이번 일은 도서관의 일상적인 일이었다. 이를 정치적인 관점으로 이해하고 확대해석하여 갈등을 조장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분열과 갈등이 그대로 아이들 세대로 대물림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순천은 기적의도서관 전국 1호관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 시설이나 공간, 전문성을 갖춘 자료와 정보 서비스 면에서 어린이도서관의 운영모델이 되고 있다. 2008년 한 해 동안 전국 125개 단체에서 2,500여명이 넘는 인원이 벤치마킹을 다녀갔다. 지난 5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며 급한 걸음에 놓친 것들을 챙겨 보려고 한다. 자리가 없어졌어도 순천을 금방 떠날 수 없는 이유이다.
그 동안 권양숙 여사가 보인 어린이와 어린이문화, 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광복 이후 우리나라의 도서관 역사를 바꾸었다 할 정도로 큰 족적을 남기셨다. 그러나 늘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활동하셨다. 이번 일로 상심을 안겨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다.
순천 기적의도서관에는 실질적인 운영주체인 운영위원회가 활성화 되어 있고 얼마 전에는 지역의 명망 인사들로 다시 발전위원회가 구성되었다. 큰 울타리로서 도서관을 지원하고자 관심 있는 분들이 모인 것이다. ‘권양숙문고’ 팻말을 옮긴 것에 대한 관심 또한 시민의 힘의 일부라고 믿는다. 지방의 작은 규모의 도서관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순천 기적의도서관이기에 보이는 관심이다. 이번 일을 통해 ‘권양숙 문고’의 책을 제대로 구성해 보자는 발전적인 의견이 각계에서 모아지고 있다. 우리 시대 통합을 위해 이주민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서가로 채우면 어떠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서가에 이름을 보태어도 좋겠다. 큰 숙제 하나를 풀 수 있을 것 같다.
첫댓글조금 잠잠해졌던 상황이 한겨레 21에서 특집 기사로 다뤄져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태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겨레에서 반론 지면을 준다고 해서 정리했습니다. 실제로 나가는 기사는 많이 잘릴 것입니다. 그래도 정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취재상황을 자세히 넣었습니다. 무엇보다 가까운 이들까지 오해하는 상황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다시 이런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싸우기로 했습니다. 싸우려면 무엇보다 건강해야겠죠...회원 도서관 관장님 이하 여러분들 걱정하게 해서 미안합니다. 믿고 지켜봐 주시길.. 허순영
신문 지상에 난 팻말 사진과 기사를 읽고는 기사만 가지고는 판단할 수 없고 무엇인지는 모르겟지만 어떤 정치적인 이유가 깔려있는 구린내가 나는 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답답해 하고 있는데 어제 성공스님과 함께 부산에 다녀갔습니다. 최정태교수님을 만나는 자리에 함께 한 거지요.. 허순영샘을 아끼는 많은 분들도 최정태교수님처럼 오해하고 있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시점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논란의 자리에 서게 되어서 힘드시겠지만 선생님의 진심과 진실을 믿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힘내십시오. 책과 아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구더기들이 생겨도 장은 담궈야 합니다
책사회 모임에 기적의 도서관장님이 다른분이 오셨기에 무슨 사연이 있었구나 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사정이 있는 줄이야 큰걸 보지는 못하고 명패하나~~~ 꼭 그래야 하는건지, 마음이 아풀 따름입니다, 관장님의 깊은 마음을 도서관 운영자라면 해아리고 있을것입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 힘내세요 파이팅,
첫댓글 조금 잠잠해졌던 상황이 한겨레 21에서 특집 기사로 다뤄져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태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겨레에서 반론 지면을 준다고 해서 정리했습니다. 실제로 나가는 기사는 많이 잘릴 것입니다. 그래도 정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취재상황을 자세히 넣었습니다. 무엇보다 가까운 이들까지 오해하는 상황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다시 이런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싸우기로 했습니다. 싸우려면 무엇보다 건강해야겠죠...회원 도서관 관장님 이하 여러분들 걱정하게 해서 미안합니다. 믿고 지켜봐 주시길.. 허순영
신문 지상에 난 팻말 사진과 기사를 읽고는 기사만 가지고는 판단할 수 없고 무엇인지는 모르겟지만 어떤 정치적인 이유가 깔려있는 구린내가 나는 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답답해 하고 있는데 어제 성공스님과 함께 부산에 다녀갔습니다. 최정태교수님을 만나는 자리에 함께 한 거지요.. 허순영샘을 아끼는 많은 분들도 최정태교수님처럼 오해하고 있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시점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논란의 자리에 서게 되어서 힘드시겠지만 선생님의 진심과 진실을 믿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힘내십시오. 책과 아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구더기들이 생겨도 장은 담궈야 합니다
에효, 힘드셨겠습니다. 참... 아주 사소한 오해가 일파만파로 커졌군요.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순천은 전국적으로 좋은 모범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는 곳인데.. 더욱 안타깝군요.
진실은 언제나 이길 거라고 믿습니다! 이 글 퍼가요~
누가 뭐라 하든 정의는 진실된 자의 편입니다! 소식듣고 우리 도서관에 관련된 여러분들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힘 내시고. 여러 오해들이 좋게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선생님~힘내세요!!!
책사회 모임에 기적의 도서관장님이 다른분이 오셨기에 무슨 사연이 있었구나 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사정이 있는 줄이야 큰걸 보지는 못하고 명패하나~~~ 꼭 그래야 하는건지, 마음이 아풀 따름입니다, 관장님의 깊은 마음을 도서관 운영자라면 해아리고 있을것입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 힘내세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