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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중학교 13회 동기동창, 사노라면
희한한 친구도 다 있었다.
‘요코하마’라는 별명의 친구였다.
48년 전에 그 별명을 지음 받았다고 했다.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김용균 친구가 바로 ‘요코하마’라는 별명을 얻어들은 주인공으로, 같은 중학교 동기동창인 고재오 친구가 고등학교 졸업반일 때 그 별명을 지어준 것이라고 했다.
그 별명 지어준 값을 이제야 치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문경중학교 13회 동기동창 친구들의 재경모임이 있던, 지난 6월 13일 금요일 오후 6시쯤 해서, 서울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에서의 일이었다.
그 두 친구가 우리 사무소를 찾은 것은 오후 5시 반쯤이었다.
그 시간쯤에 나는, 우리 사무소 일거리를 들고 경기 일산의 의정부지방법원고양지원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올림픽대로를 따라 동에서 서로 달려 가양대교쯤에 이르렀을 때, 문득 그 일주일 전인 6월 6일 현충일에 우리 중학교 동기동창 친구들 몇과 어울려 한강변을 따라 100여리 길을 걸던 생각이 떠올랐다.
더운 날씨에 참 많이도 지치고 힘들었지만,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하는 것인데다, 중학교 동기동창인 우리들 우정을 돈독히 하는 의미로 걷는 것이어서 감당해내야 했다.
그날 걷기는 동쪽의 올림픽대교 남단에서 시작해서 서쪽의 신행주대교를 남에서 북으로 건너 행주산성까지 이르는 100여리 길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가양대교쯤에서 그 생각이 떠올랐느냐 하면, 용갑이니 두준이니 태섭이니 해서 중학교 동기동창에 또래 친구들이 먼 길 행보를 하는 우리 일행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겠다면서, 바로 그 가양대교 남단 아래쪽에서 기다리고 있어준 것이 너무 고마워서였다.
마침 그날은 모처럼 우리들 중학교 재경 동기동창 친구들 모임이 있는 날이기도 해서, 좀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그 올림픽대로를 달렸다.
그런 바람이 있어서였던지, 일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 사무실에, 그 두 친구가 먼저 와 기다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요코하마’라는 김용균 친구의 별명 이야기가 나왔고, 또 그 끝에 김용균 친구가 그 별명을 지어서 불러줬다는 고재오 친구에게 ‘작명비’라는 명목으로 그렇게 돈 5만 원을 건넨 것이다.
어릴 때 주위 친구들로부터 얻어들은 별명이 썩 마음에 드는 경우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서로 놀려먹기 위해서 별명을 붙이는 것이어서 그렇다.
나도 초등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김경태 친구가 ‘앙꼬’라는 별명을 지어 불러서, 내 속을 참 많이 상하게 했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중학교 동기동창인 김지수 친구가 ‘앙꼬’라는 그 별명을 바탕으로 해서 ‘높이 올라 멀리 보라’는 뜻이 담긴 ‘안고’(雁高)라는 호로 탈바꿈을 시켜줬기 때문에, 그 별명을 애지중지하면서 김경태 그 친구에게 도리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 판이다.
김용균 친구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많이도 속상해 했을 것이다.
무슨 좋은 뜻을 담은 것이 아니라, 그저 좀 얕잡아 본다는 의미에서 그런 왜색 별명을 지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본에 대해 적대적 감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분위기로 봐서, ‘요코하마’라는 별명은 더 더욱 듣기 싫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작명비’라는 명분을 달아 그렇게 돈을 건네주고 있으니, 희한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유를 나 혼자 내심으로 짚어봤다.
크게 두 가지로 짚어졌다.
김용균 그 친구가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 주로 일본을 상대로 하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그 어릴 때의 그 왜색 별명이 어쩌면 씨앗 같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서 진정 고마운 마음으로 그랬으려니 하는 것이 그 하나다.
또 하나는 고향땅 문경 점촌엣 먼 길을 달려왔으니, 오며가며 교통비에 좀 보태라는 마음을 담았으려니 하는 것이다.
그 어떤 이유가 되었건, 김용균 친구의 깊은 배려를 읽을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순간이었다.
“우리가 남이가!”
작명비를 주고받은 그 끝에, 김용균 친구와 고재오 친구 그 둘이 그렇게 합창하듯 외쳤다.
지지고 볶으며 산 그 세월들, 그러나 사노라면 이렇게 정겹게 어울리게 되는 날이 온다는 것을 또 알았다.
첫댓글 어릴적 우정이 연세가 드신 지금에도 그렇게 빛을 발하시니 넘 보기가 좋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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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인곡오라버님의 베푸시는 마음에 가슴이 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