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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사랑스러운 두 권의 책을 받았습니다.
화려함을 앞세운 여타의 책들과 다르게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거품을 뺀 실속 있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두 권의 책은 겉표지부터 면지, 속지까지 가장 평범하고 일반적인 책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책이라고 해서 눈길을 잡아끄는 화려함도 없었고,
엄마의 마음에 들고자 하는 아첨의 흔적도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요한 것들을 간과했던 것도 아니었어요.
실감나는 일러스트와 재미난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가슴 따뜻한 교훈까지.
담을 건 다 담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소박한 모양새를 하고 있어 저는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대할 수가 있었어요.
요즘 많은 책들이 필요이상의 정보를 책에 모두 담으려 욕심내는 통에 책 읽기가 솔직히 조금은 부담스러웠습니다.
책이 이끄는 대로 모두 따라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은 그 것에 한참 뒤쳐지는 제게 위화감까지 심어주곤 했고요.
따라서 저는 소박했던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었고 아이에게 열심히 읽어주었습니다.
☺ 두 권의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37. *강아지처럼 우는 고양이*
고양이 타이거와 잭은 단짝 친구였는데 잭의 집에 패치라는 강아지가 새로 오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패치로 인해 고양이 타이거가 '멍멍' 짖게 되고, 점점 강아지와 같은 행동을 하기에 이릅니다.
이를 염려한 가족들은 타이거를 동물병원에 데려갔는데
의사는, ‘많이 사랑해주고, 많이 쓰다듬어 주라’는 처방을 내리게 되지요.
가족들의 사랑을 받은 타이거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지만, 이번엔 강아지 패치가 '야옹 멍멍' 이렇게 짖게 됩니다.
“강아지 패치도 타이거처럼 동물 병원에 갔을까요?”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강아지도 다시 멍멍 짖게 되었을 거야.”
아이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재미난 이야기였어요.
강아지와 고양이는 항상 원수 같은 존재로만 그려졌던 것과는 달리, 이 책 속에선 마치 연년생 남매처럼 서로의 모습을 모방하는 것으로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픈 순진한 아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동물 그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린이 '리사스미스'는 타이거와 패치의 모습을 아주 사랑스럽고 생동감 넘치게 그려주었습니다.
아이는 의사선생님이 타이거를 쓰다듬는 장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행복해 하는 타이거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배시시 웃어 보이는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저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답니다.
말괄량이 꼬마숙녀와 같은 타이거의 표정이 너무나 실감났기에, 표정만으로도 그의 마음을 쉽게 엿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덕분에 아직은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아이도 실감나게 묘사된 타이거와 패치의 표정을 읽어내며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남자아이인데도 애교가 철철 넘쳐요.
어쩌면 그것은 아이 스스로 선택한 '사랑받는 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코요'라는 인기캐릭터가 있어요.
너무나 귀여운 캐릭터 인데, 아이는 이 캐릭터를 통해 많은 동작을 배웠고, 더 나아가 포코요를 자신과 동일시하기까지 했습니다.
아이가 캐릭터를 좋아하기 이전에 제가 아이의 관심을 끌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포코요에 애정공세를 퍼부었던 기억이 납니다.
포코요를 함께 보는 동안 포코요의 귀여운 동작과 말들에 대한 말들을 끊임없이 아이에게 하곤 했는데, 아이는 제가 했던 말들을 가슴에 담아두었던 모양입니다.
포코요라는 캐릭터가 엄마에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확인 한 후, 아이는 포코요의 행동을 따라하면 엄마가 자신을 더욱 귀엽게 봐주리라는 계산을 했던 모양입니다.
포코요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들 녀석의 마음속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픈 마음이 절실 했던 것 같아요.
진작 이런 생각을 미처 하지 못 했는데, 이 책을 읽던 중 아이가 유달리 포코요에 집착했던 것과 포코요를 모방하며 엄마 앞에서 재롱을 부렸던 기억이 났습니다.
하물며 캐릭터를 놓고도 아이는 이렇듯 치열한(?) 노력을 기하는데, 집에 형제가 있을 경우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놓고 얼마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까 싶었습니다.
저는 2남 1녀 중 장녀에요.
그 덕에 아주 어려서부터 항상 '큰 애 답게' 행동하길 요구받았고
5살 때도, 15살 때도, 20살 때도 저는 항상 '다 큰 애'였어요.
그런 반면 막내 동생은 5때도, 15살 때도, 하물며 22살의 나이를 하고도, 어울리지 않게 늘 '어린아이'였고요.
저는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며 대학을 졸업했고 직장을 다녔습니다.
제 막내 동생은 집 근처 대학 기숙사에서 지냈고요.
하지만 저는 맏이답게 늘 혼자 알아서 해내야 했지만, 주말이면 부모님이 아들에게 달려 가셨을 만큼 막내 동생은 부모님의 세심한 보호 속에서 자랐지요.
저는 타이거를 통해 제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패치의 등장으로 단짝인 잭의 사랑을 잃어버릴까 싶어 두려웠고,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에 '멍멍' 짖게 되었지만 가족들의 사랑을 확인 한 순간 타이거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지요.
저도 부모님의 사랑을 확인 할 수 있었던 하나의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 재학 중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습니다.
좋은 일로 가는 것이기에 부모님께선 기쁜 목소리로 축하를 해주셨어요.
저는 당연히 부모님께서도 마냥 기뻐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타국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큰 딸로 인해 며칠 잠을 못 주무셨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제 연락을 받고 “좋은 일이니 마음껏 축하하고 기뻐하자”며 애써 밝은 목소리를 내셨던 부모님이 전화를 끊고서 한동안 아무 말 않고 계셨다고 합니다.
동생에게 그 말을 전해 듣고서야, 부모님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으로 가득했던 마음이 스르륵 녹아내렸고, 철없는 생각과 행동으로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 같아 죄스러웠어요.
그리고는 저도 타이거처럼 다시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고, 맏이로서의 역할을 인정하게 되었으며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었답니다.
맏이는 맏이대로, 막내는 막내대로, 타이거는 타이거대로, 패치는 패치대로.
나름의 역할과 그에 따른 역할 행동이 뒤따르게 되지요.
하지만 타이거가 잠깐 했던 방황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자신이 갖지 못한 타인의 장점과 그로 인해 얻어지는 결과물에 너무 집착을 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멍멍 울면 나도 사랑 받을 수 있을 거야’라는 엉뚱한 상상은 하마터면 타이거가 고아지(고양이+강아지)가 될 뻔 했으니 말입니다.
타이거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자신이 갖지 못한 여러 가지의 장점으로 패치가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 점은 패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또 다른 해석이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해요.
저는 맏이로서 항상 큰애처럼 행동하고 동생들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만 안고 살아왔던 것 같았는데, 중요한 일에 항상 자신만 빠지곤 한다는 막내의 투덜대는 모습을 보며 각자에게 걸 맞는 역할기대가 있었던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생각들이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서 비로소 가슴 깊은 곳에 자리 할 수 있었을 만큼, 저 또한 어린 시절엔 타이거 이상으로 사랑받기 위한 몸부림을 쳤던 기억이 납니다.
자식들에게 공평하게 사랑을 베풀었다 해도, 자식 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고 원하는 사랑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큰 애 일수록 그 사랑을 동생과 나누어야 한다는 억울한 마음이 앞서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이지만 앞으로 아이에게 동생이 생길 것이고 그럴 때 우리 아이가 작은 아이로 인해 퇴화현상이나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면서까지 제 사랑을 독차지 하려 한다면 저도 당황스러울 것이고, 아이는 아이대로 가슴에 상처를 남기게 되겠지요.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가 느닷없는 동생의 등장으로 자신이 받았던 관심과 사랑의 화살의 방향이 동생에게 향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면 그 허전함과 좌절감은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형제를 둔 부모님은 이 책을 읽고서 아이에게 공평하게 대했는지,
나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남은 건 아닌지,
다른 형제에 비해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닌지,
세심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는 하지만
때론 아이 입장에서 볼 때 어느 손가락은 세게 깨물고 어느 손가락은 덜 세게 깨무는 듯한
느낌을 전달 받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아주 가끔, 형제를 놓고 비교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 반만 닮아봐라, 너는 형이면서 동생보다 못 하는구나” 식으로 말입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일 수도 있겠고
어느 정도 진심을 담고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장난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 다고,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잔인한 상처를 남긴다는 것만큼은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아이에게 부모의 존재란 우주와도 같고 아이의 전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픈 열망이 일었던 것이고, 사랑을 빼앗긴 듯싶을 때 분노와 좌절감도 맛보게 되는 것이지요.
타이거가 패치의 행동을 모방 했을 때의 심리와 같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타이거가 패치를 모방하기 전에 좀 더 세심하게 배려가 있었더라면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이 남듯, 아이들 끼리 부모님의 사랑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서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지 세심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저도 이 책을 보고나선 아이에게 "너도 포코요처럼 해봐" 식의 말을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포코요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에 만족했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 들어 포코요를 경쟁상대로 여기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포코요 너무 귀여워” 라는 엄마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포코요 비디오를 꺼내 옷장 아래로 슬쩍 넣어버리는 아이.
그 아이의 마음에도 ‘어쩌면 포코요에게 엄마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자리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이에게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그 말이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전달될 지에 대해 먼저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쟤는 질투 쟁이야" "또 삐졌어?" 이런 말을 앞세웠던 제 자신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아이를 질투 쟁이로 만들고, 삐지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엄마였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비교당하는 느낌 없이 엄마 앞에서 아이만의 장점을 마음껏 내보일 수 있도록
아이가 가진 특징과 장점에 대해 말해주려 합니다.
단점 또한 아이가 가진 특징임을 알려주고 그것마저도 엄마에겐 사랑스럽게 보임을 알게 해야겠어요.
엄마에게 사랑받고, 칭찬 받기 위해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숨기기 위한 노력을 기하기 전에 말입니다.
*** 독후활동
아이와 함께 타이거를 그려보았습니다.
타이거의 모습을 그린 뒤, 줄긋기 놀이를 해보았어요.
타이거와 패치를 그려놓고 생선, 뼈다귀, 공을 옆에 그린 뒤 해당 동물이 좋아하는 것에 줄긋기를 시켜보았는데 신이 나서 짝을 찾아줍니다.
“어떤 동물이 공을 좋아할까?” 라고 묻자 공은 동물 모두가 좋아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는지 타이거와 패치 모두에게 짝을 지어주네요.
나중엔 아이가 좋아하는 자동차를 가져다가 그림 위에 하나씩 놓아주더군요.
아이는 그림그리기를 통해 이 책과 더욱 가까워 질 수 있었습니다.
(해당 사진은 첨부 된 사진을 통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38. *수다 경과 용*
용감했지만 수다스러웠던 경의 지루하고 긴 이야기는 사람들을 졸리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동을 일으키는 용으로 인해 엉망이 된 마을로 경을 보내게 됩니다.
그 마을에 도착한 경은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한 용을 헤치지 않고도 마을을 구해낼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게 됩니다.
경은 잔뜩 심술이 나있던 용에게 다가가 사람들에게 했던 것처럼 길고 지루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경의 이야기를 듣던 용은 머지않아 잠이 들게 되었고, 마침에 경의 수다가 반짝하고 빛을 보게 되네요.
이 이야기는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어 아이의 상상력을 마구 자극합니다.
용의 모습을 난생 처음 본 아이는 용을 무서운 동물로 여깁니다.
아이에게 무서운 존재는 거의 대부분 '어흥' 으로 불렸는데 용을 보자마자 '어흥' 하며 손을 내젓습니다.
아이들은 어려움을 극복한 이야기나 무서운 존재를 물리친 이야기를 아주 흥미롭게 대합니다.
자신이 할 수 없었던, 혹은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주인공이 대신한다는 점에서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습니다.
수다쟁이 경이 아이의 사랑을 받았던 이유 또한 아이가 물리칠 수 없었던 무서운 존재인 용을 잠재울 수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마을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용이 경의 수다에 잠들었던 장면은 잠투정 심한 우리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어요.
마구 떼를 쓰다가 엄마 품에 안겨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가에 잠을 청하게 되었던 것과 아주 흡사했어요.
아이는 잠든 용을 가리키며 "코코(잔다는 뜻)"라며 자는 척을 합니다.
아이는 엉망진창이 된 마을의 모습이 걱정스럽게 여겨졌나 봅니다.
매번 장난감을 잔뜩 꺼내 거실을 온통 장난감 천지로 만들다가 엄마에게 꾸중 들었던 기억이 되살아났던 것인지 장난감을 치우는 흉내를 내 보이네요.
눈치 빠른 우리 아이는 장난감을 실컷 어지른 뒤에 엄마를 급하게 불러
혼나기 전에 미리 선수를 칩니다.
발 디딜 틈 없이 난장판이 된 거실을 가리키며 큰일 났음을 알려줍니다.
그런 모습이 웃겨 "어떡하지? 정말 큰일 났네!!"라는 호들갑을 떨면
저를 힘껏 밀어 발 디딜 틈 없는 그 곳으로 가게 하지요.
매번 아이의 표정에서, "거실이 큰일 났어!! 엄마가 해결해줘" 라는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수다스러운 경의 '수다'는 사람들을 졸리게 할 만큼 지루하고 따분한 것이 특징이기도 했지만 용을 헤치지 않고 지혜롭게 잠재울 수 있었던 그 만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가진 특징들 중에는 때론 장점으로, 때론 단점으로 적용되는 것이 있어요.
수다 경의 '수다'처럼 말입니다.
낙천적인 성격이 때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여 일의 능률을 높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대책 없는 낙천주의로 인해 주위 사람을 불안케 하기도 하고,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는 항상 자신의 주변을 청결하게 하고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때로는 결벽증으로 여겨지기도 하여 주위 사람들을 부담스럽게 합니다.
이 책은 아이가 가진 성격적 혹은 행동적인 장, 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하고
아이의 특징 하나를 놓고 지나치게 장점으로만, 단점으로만 부각시켜서는 안 됨을 말해줍니다.
장점은 더욱 좋은 모습으로 피워낼 수 있도록
단점은 장점으로써 승화시킬 수 있도록 적절한 도움과 자극이 필요하겠지요.
게으르지만 낙천적인 아이를 놓고,
게으른 점만 꼬집어 내거나 낙천적인점만 칭찬한다면
아이는 균형 잡힌 발달이 어려울 것입니다.
게으른 점은, 게으른 행동으로 인해 겪었던 어려움과 좋지 않은 기억을 통해 조금 더 일찍 일어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고
낙천적인 점은, 대책 없는 몽상주의로 빠지지 않도록 지도해야겠지요.
또한 지루했던 경의 이야기가 또 다른 상황에선 엉망이 된 마을을 구해내는 역할을 했듯, 한 사람의 잠재력에 대해 일찌감치 싹을 자르거나 판단을 내리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의 수다스러움이 마을사람들에겐 장점으로 보일 수 없었던 이유는
경의 무한한 잠재력을 마구 발산할 만한 기회가 없었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용의 등장이야 말로 경이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던 ‘기회’로써 다가왔던 것이지요.
만일, 왕이 경의 '용감함' 보다 '수다스러움'에 더 비중을 두어 용으로 인해 엉망이 된 마을에 경을 보내지 아니 했다면 용을 헤치지 않고 잠들게 했던 경의 모습을 발견해 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사람을 놓고 평가를 할 때에도 이처럼 신중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며 공정해야겠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장단점을 동시에 갖기 마련인데 단점이 장점까지 덮어버리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지요.
용감하게 용을 잠재운 경에겐 무용담이 하나 더 늘었고
그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할 마음사람들은 또 하나의 고민이 늘어난 셈이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훗날 그 마을에도 잠을 못 잔 통에 자꾸만 쓰러지는 용이 나타나지 않으란 법이 없으니 말입니다.
누군가 경에게 "입 좀 다물어!!" 라고 화를 내어 그가 점차 말없는 사람으로 변했다고 가정했을 때, 용이 그 마음에 나타나기라도 한 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겠지요.
간단하면서도 유쾌하던 하나의 이야기였는데, 꽤나 긴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ⅰ 사람에게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ⅱ 하나의 특징이 때론 장점으로, 때론 단점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ⅲ 사람을 평가할 때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하며 단점을 부각시켜 장점의 싹을 잘라내선 안 된다.
ⅳ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이 적절한 시기와 상황에 맞물려 잠재력을 발산할 경우 엄청난 결과를 낳기도 한다.
등등 꽤나 많은 교훈을 담아준 덕에 아이를 대할 때 역시 이 점을 깊이 새겨야겠구나 싶었습니다.
짓궂은 사내아이여서 항상 걱정이 앞서고 불안했지만
그 명랑 쾌활한 아이의 특징이 때론 장점으로 비추어져
사람들로부터 "아이가 정말 밝고 건강하다"라는 칭찬을 듣곤 했습니다.
엄마의 욕심엔 차분한 아이로 자라주길 바랬는데
아이의 특징을 좋지 않은 쪽으로만 해석한 엄마의 실수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한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오늘 하루도 거실을 홀딱 뒤집어 놓고 마냥 신이 난 아이의 모습에서, 진정 어린아이다운 쾌활함과 근심걱정을 싹 날려버릴 만큼의 환한 미소가 엿보입니다.
반찬 투정이 심해 자신의 그릇에 담긴 음식을 엄마 아빠 할머니 등에게 친절히(?) 나눠주던 아이가, 조금 더 자란 뒤로는 먹기 싫은 음식뿐만 아니라 자신이 아끼던 것들까지 나눠 쓸 줄 아는 가슴 따뜻한 아이로 자랐음에 감사합니다.
유난히 목소리가 커서 밤이면 이웃집에 민폐가 될까싶어 마음 졸이게 했던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렸을 때 목청껏 엄마를 불러준 덕에 아이를 쉽게 찾을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잠투정이 심해 늘 엄마에게 안겨 잠들곤 했던 아이가, 지금은 아이 스스로 더 어린 아이를 와락 안아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이처럼 아이의 엄마를 힘들게 했던 아이의 여러 가지 특징들이 조금 더 자라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엄마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뿌듯하게 만드는 행동으로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는 물론 엄마인 제 마음에도 화사한 꽃이 만발했어요.
아이를 보는 시각이 바뀌었고, 좀 더 나아가 사람을 대하고 평가할 때 그동안 쉽게 저질렀던 실수들을 재범하기 않기 위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기 위한 노력을 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에 들지 않던 사람들의 장점이 보이기 시작했고요.
덕분에 사람을 따뜻하게 대할 수 있었고, 그런 제 마음이 상대에게 전달되었던 것인지 오해로 인해 멀어졌던 한 사람과 다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 독후활동
아이와 함께 동물원에 다녀왔습니다.
동물원에서 마침 공룡모양의 풍선을 파는 아저씨를 만나게 되어 풍선 한 개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용과 공룡의 모습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어린 아이에겐 그 모양이 동일하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풍선을 보자마자 책에서 본 용의 모습이 떠올랐는지 “어흥”을 연발하더군요.
헬륨가스를 불어넣은 풍선은 꽤나 오랫동안 그 모습을 유지한 채 둥둥 떠 있었어요.
책을 통해 만났던 용이 되살아나기라도 한 듯 아이는 무척이나 흥미로워 했습니다.
그 풍선을 가지고 아이와 함께 용을 물리치는 놀이, 용을 재우는 놀이 등 서로 역할을 바꾸어 가며 아주 재미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가 좋아했던 풍선의 바람이 점점 빠져 현재 볼품없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공룡풍선은 아이가 이 책을 더 사랑할 수 있게끔 촉매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바람이 빠지기 전 아이가 풍선을 들고 좋아라했던 모습을 사진에 담아두지 못 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아이는 수다 경의 역할을 해보면서 자신도 무서운 존재를 물리치거나 현명하게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자기를 목에 두르고 장난감 칼을 들고 붕붕카을 말 삼아 거실을 헤집고 다니며 무서운 존재를 물리치는 놀이를 실컷 해보았지요.
평소에 엄마 역시 무서운 존재였는지 그 칼로 엄마에게 혼내는 시늉을 해보이며 “떼찌 떼찌” 라고 합니다.
제가 했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아이를 보며 순간 움찔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더 다정하고 따뜻한 말과 행동을 보여주어야겠습니다.
☺ 이 책이 가진 특징!
1. 작가에 대한 이야기
저는 책을 읽기 전 작가를 꼼꼼히 살펴봅니다.
작가의 철학이나 인생관을 엿보기 위함이지요.
작가의 철학과 인생관을 알고 나서 책을 읽게 되면
책 내용이 더욱 깊이 와 닿게 될 뿐 아니라 오래 동안 가슴에 남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작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참으로 유익했습니다.
작가의 사진까지 함께 실어주어 더욱 신뢰감이 느껴지게 했습니다.
아이는 작가의 사진을 통해 친근감을 느끼게 되어 책과 더욱 가까이 할 수 있었습니다.
2. 여유를 가져다 준 면지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은 나머지 면지마저도 빈 공간으로 남지 못 한 채
하나 가득 무언가를 담아놓곤 할 때 숨이 막힐 때가 있었어요.
면지는 책을 읽기 전 쉼 호흡을 한 번 하기 위한 자리로 항상 비워진 상태였으면 합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제 마음을 잘 담아주었어요.
두 권의 책 중 강아지처럼 우는 고양이 책의 면지는 하늘색 바탕에 흰 꽃무늬가 자리하고 있는데 하늘을 보고 있는 듯해 마음이 확 트이는 듯 했어요.
가끔 가슴이 답답할 때 하늘을 바라보면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렸던 것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면지가 주는 여유로움 속에서 오늘도 책 읽기 전 짧은 쉼 호흡을 한번 해 봅니다.
3. 상상력과 창의력이 쑥쑥 자라요
착장동화의 묘미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음에 있지요.
두 권의 책이 그랬습니다.
타이거를 통해 고양이도 자신처럼 남에게 질투심을 느낀다는 점에서 아이의 호응은 대단했습니다.
수다 경과 용에서도 상상의 동물, 용이 등장으로 아이는 머릿속에 용을 그려봅니다.
난생처음 보는 존재이면서도 현실 속에서 만나 볼 수 없는 존재였기에 아이의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상력이 자라는 동안 창의력도 한 뼘은 자라있겠죠.
아이는 이 책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 쳐보며, 현실에서 느껴봄직한 일들에 대한 해결 방법을 스스로 찾게 됩니다.
문제 해결능력 중 하나인 창의력이 자랐음을 말해주는 대목이지요.
4. 꼭 한번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를 참신하게 전개
아이들이 한 번쯤 느껴 봄직한 이야기를 아주 참신하게 그려주었습니다.
형제에게 부모의 사랑을 뺏기지 않기 위한 아이의 엉뚱한 행동과 말들,
수다스러운 경의 용감함과 남다른 장점 등등.
아이의 행동을 되짚어보며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고
그런 아이를 좀 더 애틋하고 따뜻하게 대할 수 있어 한결 가까워진 기분입니다.
5. 간단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유쾌한 스토리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는 교훈을 전달하는 방식마저도 마음에 들게 합니다.
따분하고 지루하지 않고 박진감 넘치게 이야기가 되어 얼른 다음 장을 넘겨보고 싶게 했어요.
같은 말을 되풀이하거나 필요 이상의 말을 나열하지 않았고 간단명료하면서도 유쾌하게 전개하였습니다.
여운과 교훈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던 스토리 전개 방식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6. 책 속에서 아이의 모습을 재발견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책 속에서 포착했고, 그것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터놓고 대화를 할 수가 없어 아이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었는데, 두 권의 책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잘 담고 있으면서도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었고,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 발전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재발견 할 수 있었던 점과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도와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7. 어색함 없는 문맥
이 책은 외국 서를 국내에 들여와 번역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문맥에 어색함이 전혀 없어 좋았습니다.
많은 번역서들이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는 어색함 때문에 읽기가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지곤 했는데 그런 걱정을 덜어주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 읽혔던 덕에 아이와 참 재밌게 한편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읽고 나서도 그 내용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을 수 있었습니다.
8. 책 뒤표지까지도 활용도가 높습니다.
“아~ 다 읽었다!” 라며 책을 탁 덮는 순간, 책 뒷면에 그림과 함께 간략한 글이 보입니다. 냉큼 집어 들어 읽어보니 이 책의 ‘요지’라 할 수 있는 글을 실어주셨던 것이었어요.
책을 읽고 자칫 중요한 것을 놓칠까 싶어 한 번 더 되새기란 뜻에서 넣어주신 글 같습니다.
덕분에 놓칠 뻔 했던 이야기들을 챙길 수 있었고, 아이와 함께 책 이야기를 되짚어보았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이 글을 읽게 되어 책 내용이 머릿속에서 잘 정리되고 있는 듯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마무리 하며
이 책이 제게 준 것들은 너무나 많았지만
그것을 일일이 다 적다가는 며칠이 걸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들만 적었는데도 이렇게 길어졌습니다.
분명,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더 많고, 마땅히 칭찬 받아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두 권의 책을 가지고 전집을 평가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종알종알 세계아기 그림책 구성을 살펴보면서 이 두 권의 책이 어떤 테마의 책인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테마에도 관심이 생겼고요.
하지만 저는 두 권의 책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안내책자 같은 것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다른 책에 마음이 분산되어 두 권의 책을 분석하는데 지장이 될까 싶어 사이트에서 소개한 구성을 훑어 보는 것으로 만족하였습니다.
책을 받고나서 한참의 시간이 흐른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게 많은 교훈과 여운을 남겨준 덕에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줄 때 말고도 수시로 이 책들을 열어보고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그 동안 무슨 근거로 '아이들 책은 유치하다' 이런 생각을 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책만큼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정확하게 담아낸 책도 없는데 말입니다.
아이 책을 고르는 기준 중 하나가 '입소문'이었습니다.
실패확률을 낮추기 위한 방법이었지요.
하지만 그 입소문난 책들이 아이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던 경험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엄마 욕심이 앞서 엄마 마음에만 드는 책을 사주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겠지요.
이 책은 다소 생소한 출판사에, 생소한 전집이었습니다.
받아보고 나서도 뭔가 낯설었고요.
하지만 아이의 반응만큼은 대단하였습니다.
그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좋은 책은 아이 마음에 와닿는 책, 아이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책이란 것을요.
조금 일찍 깨달을 수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껄 싶네요.
늦었다 싶을때가 적기라는 말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두 권의 책을 통해 얻은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아이는 두 권의 책을 통해 상상력을 키울 수 있었고, 아이가 가진 특징(장점과 단점 등) 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겁이 아주 많던 아이였는데, 수다 경의 역할을 해보며 무서운 존재들을 물리쳐 보았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무서운 존재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아이는 씩씩한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낮잠 자고 일어나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면 항상 울기부터 했는데 이제는 부엌이나 화장실 문을 열고 엄마를 찾는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책 속 주인공이었던 강아지와 고양이에 정이 들었는지 길을 가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발견하게 되면 와락 끌어 안으려는 행동을 보이곤 합니다.
아무쪼록 동물을 사랑하는 가슴 따뜻한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봅니다.
두 권의 책만 가지고도 이렇게 많은 것을 얻고, 느끼고, 나눌 수 있었는데 전집을 만나게 된다면 저희 모자는 그야말로 행복한 나날이 될 것만 같습니다.
<책 읽는 습관만 잘 들여줘도 절반은 성공>이라는 교육관을 가진 엄마와 그런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 듯 유난히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 내일도 두 권의 책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나눠볼 생각입니다.
책을 읽을 수록 깊은 여운을 남기고, 읽을 때마다 그 느낌이 다른 것 같습니다.
좋은 책을 접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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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읽고 싶어지는데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