챨스의 또 다른 별명이 몇 개 있습니다.
땀식이 - 산행할 때 땀을 얼마나 흘리는지,,, 땀 닦으라고 선물로 수건을 주시는 분들이 많답니다.
자유로운 영혼 - 말 그대로, 아무런 거침이나 부대낌 없이, 나 하고 싶은대로 떠돌아 다닐 수 있는 자유(?)가 부여된 것이죠. 그래서 나 홀로 여행을 종종 즐기곤 한답니다...
그런데, 산행을 할 때면, 그 것이 어떤 종류의 산행이든 간에, 정상을 향해 가는 오르막 길에서는 항상 꼴지로 뒤쳐지는 한계가 있어서 좀 많은 고민이 있답니다...
그러던 차에, 그저께, 제가 만 7년간 몸 담아 오던 4050동그라미산악회의 카페지기 회장으로 선임이 되어 2012년부터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아래 글은, 카페를 홍보하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챨스의 살아 온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여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동그라미산악회 카페에 제가 올린 글을 그대로 퍼와 보았습니다.
김인백 회장님께서도 저의 취임을 축하해 주시러 일부러 왕림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게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졸필이지만 일람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제 친구들의 실명과 동그라미 회원님들의 닉네임을 그대로 open하여 드립니다 )
[ 산행개요 ]
제목 : 동그라미산악회와 청주고등학교 제47회 졸업 동기생 팀과의 Joint 산행
인원 : 동그라미산악회 - 갈뫼님, 라미님, 바다유리님, 블루님, 우심님, 이원이님, 큰마루님, 호수님, 챨스 (이상 9명)
청주고등학교 동기 - 김광호, 김학룡, 박동우, 최석호, 이진일 부부 (이상 6명)
< 총 15명 >
일자 : 2011년 9월 23일(금) 23:00 ~ 2011년 9월 25일(일) 09:30
일지 : 군자역(23:00) ~ 설악산 소공원(02:00) ~ 산행시작(02:20) ~ 마등령(07:00) ~
아침식사(마등령, 07:00~08:00) ~ 공룡능선(후진 기준, 08:00~13:40) ~
점심식사(희운각, 14:00~14:50) ~ 천불동계곡(14:50~18:00) ~ 신선대 도착(18:00)~
소공원 도착(19:00) ~ 저녁식사 및 숙소(켄싱턴 콘도) 도착 후 취침 ~
9/25(일) 아침식사 후 공식행사 종료 선언 및 해산.
[ 산행후기 ]
1. 공룡능선 산행의 기획 편
우리는 통상 산행을 주관하여 계획을 세우고 일행을 안전하게 이끌고 가는 사람을 가리켜 "산행대장"이라고 한다.
그래서, 보통은 산행대장이 되면 선두에서 전체 일행을 이끌고 안전하게 목표로 했던 일정을 소화시키게 하는 의무와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설악산 공룡능선의 산행계획은 어찌 보면 무지(無知)에서 시작한, 무모한 계획이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산행대장 스스로가 자신감을 갖기엔 턱없이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은, 어설픈 계획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한번 해 보겠다는 과도하게 넘치는 의욕과 함께 옆에서 부추기는 사람들의 무모함이 곁들여져 만들어진, 미완성의 청사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7월 초, 설악산에 나홀로 산행을 하면서 봉정암에서 내려다 본 공룡능선.. 중청봉에 도착해서 다시 내려다 본 공룡능선.. 그동안 여러차례 가고 싶었어도 용기를 내지 못해 망설이던 챨스의 마음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속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내 뱉어 버렸다.
동그라미와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그러는 순간, 너도 나도 같이 가자고 하시는 동의를 받고 보니, 어느 한쪽만을 택하기엔 챨스에겐 너무나 부담스러운 입장이 되어 버렸고..
만초 회장님의 승락을 얻어, 과감하게 두 팀의 합동산행을 기획하게 되었던 것이다.
모두들 산을 사랑하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배려하는 분들이기에, 서로의 입장 차이는 있을지라도, 중간에 서 있는 챨스를 믿고 응해 주셔서, 대 부대를 형성해서 출발할 수 있었던 걸 큰 영광으로 여기게 되었다.
친구 한 명만을 제외한 14명 모두는 공룡능선은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을 뿐인, 말 그대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무모한 도전의식에 똘똘 뭉친 그런 그룹이 형성되게 된 것이다.
2. 리더의 고뇌 편
산행을 하게 될 주말의 일기예보는 훨씬 전부터, 더 없이 좋은 가을날씨에 외출지수 100을 기록할 거라는 소식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예시하고 있었다.
비가 오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안고 한동안 지내 오던 걱정거리 하나는 덜어 낸 셈이었다.
계획했던 일정 중 첫 step.
군자역 집합.
회사에서 일이 끝나자 마자 후다닥 정리하고 집으로 들어 가 간단히 요기한 다음
한 시간을 잤다. 도저히 버티지 못할 것 같은 예감 때문에. 배낭은 대충 이미 다 싸 놓았기 때문에 물만 보충해서 들고 나오면 될 것.
부리나케 정리하여 9시 24분 거여역을 출발하는 전철을 타고, 개롱역에서 만나기로 했던 우심님을 만나지 못하고..
여기서부터 해프닝의 발단이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챨스는 우심님이 약속을 안 지켰다고 하고, 우심님은 도착한 전철의 약속된 칸에 챨스가 타지 않고 있다고 해서 그 약속된 전철을 그냥 보내 버리셨단다.
밤 10시가 되니 취객이 길거리 안으로까지 들어 가기 시작할 정도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버스를 직접 갖고 오기로 한 친구가 거의 정시에 도착하게 되어, 두 팀 간에 서로 인사를 할 겨를도 없이 버스 속으로 빨려 들어 가서 어색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방화동에서 오는 한 친구만 도착하면 출발하려는 순간, 버스 기사를 자청한 친구가 챨스에게로 오더니, 버스 바퀴에 불이 붙었다면서 삼다수 물명을 들고 왼쪽 앞바퀴 쪽으로 가더니 마구 뿌려 댄다.
엉~?
이게 뭔 시츄에이션~?
그러더니, 불이 덜 꺼졌다면서 허둥지둥 대면서 또 한병을 부어 넣고나니 불길은 잡혔는데 매캐한 기름 타는 냄새와 연기가 진동을~
아뿔싸~!!!
사고가 난 것이었다...
밀리는 길을 브레이크를 밟으며 오더니 과열되어 불이 난 것.
아~
이 일을 우짜면 좋냐?
그러는데 도착하지 않은 한 친구, 계속 전화가 온다.
5번 출구에 와 봤더니 우리가 없다는 것이다.
잠실역에서 헤매고 있단다.
엎친데 덮친 격.
동그라미 식구들에게 대한 쪽팔림과 미안함.
버스를 갖고 온 친구의 낙담하는 모습.
아차산으로 야등 가서 밤새도록 모여 술 마시며 놀자는 제안까지 뒤죽박죽이 된 30여분이 흐르고..
이 기회에 - 대장은 술 마시지 말라고 했지만 - 길바닥에서 맥주/막걸리 파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원이님의 미역귀를 안주로 해서..
결론은, 산행대장은 결단을 내렸다.
좀 비싸긴 해도, 다른 버스를 긴급으로 불러서, 공룡능선으로 가자고~!
따로 싸 갖구 온 짐들은 들고 산에 갈 수는 없겠지만, 뭔가 방도가 없겠냐~!?
무모함의 극치를 다시 한번 발휘하면서, 그 (버스) 친구와의 의기 투합.
속초에 살고 있는 그 친구의 조카를 불러 내어 짐을 맡겨 놓기로 하고, 잠실에서 뒤 늦게 나타난 개선장군(?) 한 명을 마저 태우고,
버스는 어린이대공원 주차장에 세워 놓고,
11시 정각에 군자역을 출발하였다.
15명이..
미치지 않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을 벌려 놓고 말았다.
그런데, 그 친구.. 그 날이 자기 엄니 기일인데, 서울에서 약속이 있다고 거짓말 해 놓고 버스 끌고 속초로 가려던 것이었던 것이다.
버스가 출발한 다음 속초로 가다가 퍼지는 것보단 훨씬 더 낫다는 자위 속에...
친구 엄니가 보살펴 주셔서 미리 사고를 방지시켜 주신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뒤죽박죽이 되어 떠났다.
버스 속에서 간단히 양 쪽을 소개 시켜 드리고 나니
맨 뒷좌석에 앉아 계시던 바다유리님,
모시송편을 한 상자 만들어 오셔서 뿌리시니...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3. 소공원에서 마등령까지 오르기 편
모시송편을 대충 먹고나서 소등한 다은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을 맡긴 채 잠이 들었던 것 같다.
하로 많이 흔들려서 가끔씩 깨어 보면 몇몇 분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앉아 계시구..
그러더니, 버스 안에 불이 켜지면서 소공원에 도착했다.
새벽 2시가 조금 되기 전의 시각.
이미 몇몇 등산객들은 장비를 갖춰 출발하는 모습들도 보이고..
이리 연락해 놓은, 버스를 갖구 왔던 친구의 조카가 차를 갖고 와 기다리다가 우리의 여분의 짐들을 받아 차에 실었다.
등산화 끈을 조이고, 랜턴의 불을 밝히고, 스틱을 빼서 들고,,,,
큰마루님의 반바지 차림의 모습이 우리를 더욱 더 움츠려 들게 하는,
설악의 새벽공기는 매우 찼다...
소공원 입구에서 매표를 한 다음, 2시 20분 경에 산행을 시작하였다.
깜깜한 밤 중에 흔들리는 랜턴의 불빛만이 정적을 가르는 발걸음 소리와 어울어져서...
울산바위 쪽으로는 절대로 가면 안 된다는 생각들을 하면서
비선대를 향해 평탄한 길을 재촉해 가고 있었다.
그러는 순간, 거의 비명에 가까운 탄성이~
하늘을 봤다..
별이 쏟아져 내린다는 표현을 맨 처음 누가 말했나 모르겠지만,
정말로 별이 내게로 쏟아져 내려 오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었다...
하현달은 어디 숨었는지 보이지 않고
북두칠성과 오리온 자리가 어울려 빙글빙글 도는 하늘을 이고...
한시간 만에 비선대에 도착했다.
비선대 옆 식당 가에는 비박을 즐기는 인파들의 몸뚱아리가 굼벵이처럼 굴러 다니고...
비선대 삼거리에서 다시 한번 몸을 추스린 다음
본격적인 산행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거기서부터 4시간 동안의 오르막길..
2년 전에 갔었을 때, 거의 초죽음이 되어 올랐던 그 길..
그래도, 어둠이 깔려 있어서 보이지 않아 그런지 낮에보다는 더 힘들어 보이는 기분으로...
출발하자 마자 뒤쳐져서 후미대장이 되어 버린 산행대장의 초라한 모습을 되돌아 보면서..
앞서 오르는 대군의 불빛을 따라 가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예정보다 한시간을 일찍 출발할 수 있어서 그나마 얼마나 다행으로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에서 랜턴을 밝혀야 하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훨씬 더 여유로은 산행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한참을 오르며 쉬고 또 쉬고를 몇 번 하다 보니
하현달도 나타나고,
동녘에 붉으스레하게 여명이 비치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날이 확 밝아지면서...
때 맞춰 도착한 자그마한 암석 봉우리에 올라 시원한 바람에 피로를 풀면서
사진도 찍어 보고...
곧 이어 나타난 태양의 솟음도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는 행운도 갖구...
슬슬 고파오는 배를 조금만 참으라고 위로하면서
마등령을 향해 진군 또 진군을 하다보니...
우리가 지나야 할 공룡능선도 보이고
인파들이 몰려 드리기 시작하더니 북적대는 산행길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7시가 거의 다 되어 마등령에서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도착해서
공룡능선을 따라 죄회전 후 약간을 전진해서
오세암으로 갈라지는 길목에서 아침식사 자리를 폈다.
7시 20분. 소공원을 출발한지 정확히 5시간의 산행.
밥 맛도 없고, 땀은 을려 추운데다가
왼쪽 허벅지에 징조를 보이며 괴롭히는 "쥐"...
말도 꺼내지 못하고..
이러다가 산행대장 혼자 낙오 되어 다시 하산하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 속에서
식사를 다 마치기가 무섭게 에어파스를 옷 위에다 뿌려 대고 있었다..
챨스에게는, 남이 모르는, 정말로 아찔했던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4. 공룡 등줄기 타기 편
잠실로 갔던 챨스 친구..
가스 버너 불 피워서 차갑게 식은 몸뚱아리 데우는 컵라면 보시해 주고..
도시락에 김밥에 빵에 떡에...
행동식으로 대충 아침 요기 마치고
홍초+소주 몇 모금으로 몸을 덥힌 다음
8시 정각에 공룡능선 앞으로~! 출 발했다.
오세암으로 내려 가는, 눈에 익숙한 길을 오른 쪽으로 남려 둔채,
가슴 벌렁 거리며 남으로 전진...
와자지껄하는 다른 일행들과 부딪히면서 능선 하나를 오르고 나니
이미 오른 편, 백담사 쪽 계곡엔 새하연 운무가 ~~~
아~~~~~~~~~~~
청명하게 맑고, 시원스레 바람 불어 주고,
기암 괴석에...
룰루랄라~~
아~!
우리가 공룡능선을 타고 있는거란 말이지~?
이 길로..
쭈욱...
5.1km 말고 더 길게 쭈욱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입으로 토해 내면서...
오르고 내리기를 수도 없이...
널널하게
숨도 가뿐 일 없이
산천 경개 구경하다 보니
일행이 찢어지기 시작했다.
결국에는 후미조로 뭉친 몇몇이서
소공원 원점회기할 때까지 일행아닌 일행이되어....
약 한시간 즘 갔을까?
오색을 출발한 남성 한 분 말씀이..
희운각까지 2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는 뻥~에 속아 가면서....
오르고 내리고.
탄성 지르고 사진 찍고.
사진 찍히고 앉아 쉬고.
느낌상으로는 거의 직벽에 가까운 하산길을
쇠줄 하나에 의지한 채 매달려 내려가는 게 여러번..
아,
역시 공룡은 틀리구나~
멀리 울산바위를 보면서
울산에서 금강산으로 가다가 뭐가 잘 못 돼서 설악에 머물러 버렸다고..
날이 더워 긴 바지 반바지로 갈아 입다가 민망한 꼴 보여 드리고..
대여섯 시간이 어찌 지나 갔는지 모르게...
희운각으로 내리치기 직전의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서
돌아 온 길을 뒤돌아 보니..
거기엔 완죤. 신선이 노니는 별세상이 있더이다.
그 유명하다는 1275봉을 중심으로 펼쳐진 하나의 파노라마...
마등령서부터 우리가 걸어 온 길들이
보이지는 않지만 느낌으로 와 닿을 때
그 뿌듯한 성취감을 뭐라 표현해야 하나~~~!!!
시닝니 되지 못한 챨스의 한계 때문에.
화가가 되지 못한 무재주 때문에.
전문 찍사가 되지 못한 게으름 때문에.
그 좋은, 그 멋진 광경을 그대로 보존하지 못하고 돌아 왔으니
오호 통재라~~~
한 봉우리 넘으면 저 멀리 더 멋진, 기암 괴석의 또 다른 봉우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저길 어케 오르나 하다 보면
어느 틈에 또 다른 봉우리가 우릴 맞아 주고..
그러기를 일곱번을 하는 거라네요.
마지막 봉우리에서 내려다 보이는
파란 지붕의 희운각에는 서빙하는 여인이 몇 명이나 있는지 맞춰 보자고 하는 농담부터
왜 벌써 하산이냐고 하는 아쉬움 섞인 푸념까지..
너무나 아름다운
너무나 추억에 남을
그런 산행길, 5.1 km....
히미조 기준으로 5시간 40분에 종주 마치고..
희운각 대피소로 이어지는 삼거리 길 쯤에서.
공룡능선 종주 기념 인증샷 한장 박아 놓고.
희운각으로 들어가 늦은 점심 맛나게 먹고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하였다.
이미 다른 일행들은
챨스 대장을 내팽개친 지 오래고.
어디 오냐고 묻지도 않는 매정함에 넋을 놓고..
그래도, 앞에 가면서 사고 치지 않고 무사히 내려 간 것만으로도
챨스는 무쟈게 행복했었죠...
5. 천불동 계곡 통과하기 편
희운각 대피소에서 소공원으로 이어지는 8km 정도의 지리한 길.
천불동이란 이름에 걸맞게
가을철 단풍이 곱게 들어 있었다면
그렇게 많이 지루하진 않았을텐데....
공룡능선을 통과한 후의 나른함이었을까?
장시간의 산행에 지친 몸뚱아리의 반항이었을까?
마음 먹은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그런 발걸음이
앞으로 남아 있는 거리의 숫자를 줄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힘든 하산길이었다...
세족도 눈치보면서 겨우 한번 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무릎이 좀 불편하신 호수님/ 큰마루님/바다유리님/우심님.
그리고 챨스.
이렇게 후미조를 짜서.. ㅎ~
바다유리님, 자꾸만 집에 안가고
물 속에 풍덩하시겠다고 우기시는 통에
그거 뜯어 말리느라고 고생 좀 했답니다.
결국은, 어느 순간 속도를 내시더니
의리 없게도 혼자서만 두 번째 세족을 하시고
히~ 웃으시며 기운 차리시더니..
나중에 보니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셨다네여.
비선대를 거의 다 와 가서야
그 친구(버스), 전화 왔더이다.
7시에 식당 버스 오기로 했으니 시간 맞춰 오라구.
그 때가 5시 40분.
야호~
시간 널널하게 남는다면서
주린 배 차우느라 감자와 고구마 찐 거 한개씩 나눠 먹고..
어둠이 내리 깔리는 길을 따라
설렁설렁 내려가
소공원 매표소에 다다르니
6시 50분.
이미 밤이 되고 있었답니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랜턴 없이 하산한 거..
대단하지 않더냐?
자위하면서...
식당에서 보내 온 차 타고
땀 냄새 풀풀 풍기면서
나른한 몸뚱아리를 맡겨 버렸지요.
6. 달콤한 뒤풀이와 해단식 편
몇 번에 나누어서 찔끔찔끔 쓰다 보니
더 힘드네여...
너무 길면 뚝 잘라 먹고 안 읽으실까 봐 이제 대충 마무리 하겠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대로
차량이 준비가 안 된 관계로
무진 애를 써서 버스를 렌트하려고 했었으나 주말이라서 실패하고
대신 음식점에서 버스를 내 주는 곳으로..
전에 친구들과 울릉도 갈 때 갔었던,
그 후 챨스 친구 다섯이서 설악산 종주 마치고 갔었던,
그 횟집으로 다시 갔다.
그래도 구면이 낫다는 생각에~
그런데, 그 날은 너무 늦어서 그랬는지
뭐가 변한 건지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제대로 드시질 않은 거 같아서 마음이 좀 무거웠었다.
그래도, 술 값만 10만원이 넘게 나올 정도로
대취하였으니 뒤풀이는 확실히 한 거 맞는거라 자평하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다 한덩어리 되어
파김치 처럼 흐느적 거리면서
숙소로 돌아 와 어케 씻고 잠이 들었는지,,
아침 결에 누군가가 해가 솟아나고 있다고 하는 소리에
잠이 깨어 누워서 창 밖을 보니
정말 9월 25일의 태양이 솟아나고 있었다.
누워서 일출 보긴 또 오래간 만.
여성분들 방은 바닷가 반대쪽이라 못 보셨다는,,,
미안하더이다~
일요일 아침 샤워와 짐정리를 마친 뒤
양식/한식 부페에 들어 가서
해변가 모래사장을 바라 보면서
맛난 아침, 황제처럼 먹고...
해단식...
쓰고 남은 경비 정산하고,
서울로 곧장 올라가실 분들 올라 가시고
더 놀다 가실 분들 남기로 하고
공식적인 해단식을 마쳤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산행...
너무나 많은 추억을 간직한 채
뿌듯한 성과 얻어서 돌아 가는 마음
정말 개선장군처럼 가볍더이다~~~
그 덕분에
결국엔 동명항에 가서
대낮부터 술, 대취했지만요~~~ㅎㅎ
부족한 점 많았음에도 묵묵히 옆에서 도와 주신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성공적인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고등학교 동기들과의 합도 산행도
모처럼 마련한, 새로운 이벤트로서,
앞으로 더 발전적인 만남이 이어질 수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공룡에 오시려고 열흘씩이나 술을 끊으셨던 큰마루님,
술 마시지 않는다고 마나님께 칭찬 받으신 우심님.
매일 아침 조깅으로 몸을 단련하신 분들 대다수.
병원 가서 의사에게 약 처방까지 받아 오신 호수님.
다른 모든 분들의 성원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대장이 술 마시지 말고
술 갖고 오지 말라고 부탁드렸더니
정말 말씀들을 잘 들으시더라구요~
ㅎㅎ
특히, 일요일이 귀 빠지신 호수님..
특별한 올해의 생일 이벤트로 기억되시리라 믿으며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다음엔, 또 다른, 색다른, 멋지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그런 계획을 짜 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원에 감사 드리며
졸필을 여기서 맺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챨스 드림.
첫댓글 산악회회장님 이시군요
드립니다산 하셔요
안산
감사합니다, 호접몽님^^
ㅎㅎ잡지 사람과산에 보내도 될른지요?^^
아이구, 아닙니다요...
다른 분들 입장도 있고 그래서 그러시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듯 합니다.
그렇지만, 그 정도로까지 봐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암튼 챨스회장님다우신 글과총기! 와우 존경스럽습니다.
에구,,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