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HM의 장르는 무척이나 많아 일반 팬들은 물론 전문가라 하는 사람들도 가끔은 혼동을 일으킨다. 다음은 현재까지 나타난 주요 장르를 나타낸 것인데, 전(前)시대의 장르, 예컨대 HR과 블루스, 사이키델릭 등의 장르도 포함되었음을 알려둔다. 원래는 패밀리 트리(系統樹)를 만들어야 하나 필자의 역량부족으로 알파벳 순서로 적었음을 밝혀둔다.
1.Acid Rock
원래는 산(酸)이란 뜻인데 속어로는 LSD같은 인공화학 약물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약물을 매개로 한 로큰롤로 60∼70년대 많이 유행했다. 사이키델릭과는 거의 동의어(同義語)로 생각되는데 히피(Hippie)문화와도 연관이 있다고 하며 힌두이즘(Hinduism)이 추구하는 고도의 정신적 희열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서양인들이 도(道)에 이르는 저열한 한 형태라는 의견도 있다. 대표적인 아티스트로는 예전 샌프란시스코 사운드의 밴드들, JEFFERSON AIRPLANE, GRATEFUL DEAD등이 유명하다. 무엇보다도 그 시절은 약물에 대해 매우 관대한 시대였고(콘서트장에서 마구 나누어주었다) 소위 지적인 사람들도 마리화나와 LSD를 상용했다. 최근에 와서는 CYPRESS HILL등을 위시한 몇몇 밴드들에 의해 부흥(?)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Alternative
형용사적으로는 '두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의 뜻이고, 명사로는 '양자택일','대안(代案)'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대 영어로는 '반대되는','대립되는'이란 의미가 있고 음악으로서의 '얼터너티브'는 기존의 주류(主流:Mainstream)에 대비되는 비주류(非主流)의 음악이란 뜻이고 나아가서는 정통파 HM/HR에 대립되는 변혁적인- 물론 이제는 거의 주류가 되었다- 로큰롤을 의미한다고 하며 문화적으로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사운드적으로는 60∼70년대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고 거기에 펑크(Punk)와 약간의 HM적 요소를 갖춘 음악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밴드로는 NIRVANA, PEARL JAM, SOUND GARDEN, ALICE IN CHAINS, BLIND MELON, SMASHING PUMPKINS, STON TEMPLE PILOTS등을 꼽을 수 있다.
3.American Rock
미국의 록이란 뜻으로 영국적인 록, 즉 British Rock에 대칭되어 사용되는 단어이다. 다시 말해 매니어 지향적인 브리티쉬 록에 비해 라디오와 다수의 팬층을 겨냥한 멜로디와 팝적인 센스를 가미한 메이저 취향의 로큰롤을 의미한다. 블루스에 기초한 영국과는 달리 로큰롤적인 색채가 강한 로큰롤이란 뜻도 있으며 GRAND FUNK RAILROAD, 브루스 스프링스틴, R.E.O.SPEED WAGON, JOURNEY등이 대표적. 또한 지역적 편차가 크기 때문에 다시 세분화되어 이스트코스트 사운드, 웨스트코스트 사운드, 중서부 록, 서던 록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4.Avantgarde Rock/Metal
문자 그대로 전위적인 록/메틀이란 뜻으로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철학과 진보적인 사운드를 지닌 메틀 사운드를 가리킨다. 예전 VELVET UNDERGROUND와 80년대의 CELTIC FROST가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특히 CELTIC FROST의 초중기 앨범들은 메틀 씬에 있어선 유명한 아방가르드 작품으로 손꼽힌다. PROGRESSIVE와 비슷해 보이긴 하지만 둘의 차이점은 아방가르드 쪽이 보다 실험적이라는데 있다. 최근에는 '아방가르드 서커스 메틀'을 추구하는 마이클 패튼의 프로젝트 밴드 MR.BUNGLE이 주목받고 있다.
5.Baroque/Technician Metal
클래식과 로큰롤은 과연 합치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화두(話頭)를 걸고 나타난 장르로 또한 기타리스트 지상주의가 극대화된 모습이다. 이미 70년대 리치 블랙모어가 DEEP PURPLE, RAINBOW를 거치면서 시도했고 80년대 들어와 스웨덴 출신의 잉베이 말름스틴에 의해 꽃피워졌다. 주로 비발디와 J.S.바흐등의 바로크 시대 음악가들의 작곡·연주기법에서 차용한 아르페지오,디미니쉬드, 마이너 스케일을 주로 사용하여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그냥 커버 버전식으로 원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빠른 피킹과 핑거링에 의한 이들의 고난도의 기술적인 연주는 많은 기타 지망생을 양산함과 동시에 한때 '누가 제일 빠른가?'란 논쟁을 낳기도 했다. 대표적인 아티스트로는 리치 블랙모어, 前SCORPIONS∼ELECTRIC SUN의 울리히 로스, 잉베이 말름스틴, 크리스 임펠리테리, 토니 프레디아넬리, 제이슨 벡커, 마티 프리드맨, 초기의 폴 길버트, 토니 매칼파인, 비니 무어 등등 부지기수이다. 후일 바로크 메틀은 네오 퓨전 메틀, 속주(速奏)테크니션 메틀등으로 발전되었다.
6.Bay Area Thrash < T O P >
'Bay Area'는 해석하면 만안(灣岸)이란 뜻인데, 특히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만 일대, 즉 샌프란시스코와 그 인근인 오클랜드, 버클리등을 포함하는 지역을 일컫는다. 원래부터 히피문화의 집결지였던 이곳에 METALLICA가 이주한 이후 이 지역에는 일종의 붐이 일어 다수의 Thrash밴드들이 등장하였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Thrash밴드들이 이곳을 고향으로 하고 있어 특별히 이름을 붙였다. 대표적인 밴드로는 최근에 GACK으로 개명한 L Z ROCKIT, FORBIDDEN, EXODUS, VIO-LENCE, 역시 THE ORGANIZATION으로 개명한 DEATH ANGEL등을 꼽을 수 있다. 사운드적인 특징은 소위 'Crunch'라고 불리는 보컬과 테크니컬한 기타 연주, 기복이 심한 전개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7.Black/Satanic Metal
'Black'은 어두운 것, 암흑, 나아가서는 흑마술(Black Magic)을 가리킨다. 즉 어둠과 공포, 신비주의(Ocultism)를 다루고 있는 장르이다. 원조는 Black Sabbath이고 극대화 시킨 밴드는 VENOM이다. 물론 그 이전 60∼70년대에도 LED ZEPPELIN을 비롯한 다수의 밴드들도 암암리에 물들었다(?)고 한다. 거의 동의어적인 성격을 지닌 말로 사타닉 메틀(Satanic Metal)이 있는데, 이것은 '어둠의 왕자'인 사탄과 그의 능력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짜여져 있는 메틀을 가리킨다. 물론 이 사탄은 기독교적인 마귀,악마라기 보다는 유태교의 전승에 따른 '사타나엘'의 성격이다. 여하튼 이 두 장르는 인간의 내부에 잠재된 또다른 심성을 설파한다는 점에서, 또 억제된 금기를 깬다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의 기독교만이 아닌 구원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는 점에서 신이교주의(新異敎主義:Neo Paganism)와 축을 같이한다고 하겠다. 대표적인 아티스트로는 VENOM, KING DIAMOND, MERCYFUL FATE, BATHORY, POSSESSED등이다. 오각형의 뿔과 염소의 형상을 한 바포메트의 디자인이 있는 앨범의 대부분은 이 계통이다.
8.Blues Rock/Metal
HM/HR이 블루스와 로큰롤의 합체임을 이미 앞장에서 얘기했다. 블루스 록은 HR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블루스의 끈끈한 맛이 살아있는-매우 피상적인 단어이긴 하지만 뭐라 표현할 수 없다- 로큰롤이다. 대표적인 아티스트로는 FREE와 초기 BAD COMPANY, 스티비 레이 본, 팻 트래버스, 프랭크 마리노등을 꼽을 수 있다. 그간 거의 사장된 듯 하였으나 최근에 블루스 메틀이란 새로운 시대의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금 복권을 꾀하고 있다. 특기할 만한 점으로는 게리 무어, 제이크 E.리와 같은, 예전에 테크니션으로 이름을 떨쳤던 기타리스트와 CINDERELLA와 같은 팝 메틀로 알려졌던 밴드들이 더욱 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90년대 들어와 새로운 기획으로 발매되는 연속 시리즈 {L.A. BLUES AUTHORITY}는 갈데까지 간 HM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연주자와 팬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9.British Rock/Metal
현재의 록 씬은 미국이 주역이지만 70년대는 영국이 주도권을 주고 세계를 제패했다. CREAM을 필두로 ZEP, D.P, B.S등 지금의 HM의 원형을 제시한 밴드가 무척이나 많았다. 그러나 70년대 중반 Funk의 공습이 시작되면서 몰락의 길은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그 여파가 심각한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밴드 중에는 10년 아니 20을 넘는 오랜 연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운드의 특징은 블루스를 기반으로 여기에 영국적인 감성- 촉촉하고 안개비 같은 분위기,또 촌스러운 듯한 완고함과 견고함을 지녀 매니어 취향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밴드로는 SAVOY BROWN, FOGHAT, URIAH HEEP, THIN LIZZY, QUEEN, U.F.O., STATUS QUO, MAGNUM등이고, 80년대 이후로는 PRAYING MANTIS, GRIM REAPER, SAXON, JUDAS PRIEST, IRON MAIDEN, WOLFSBANE, LIONSHEART, THUNDER, WiLDHEARTS, KILLERS등을 꼽을 수 있다.(여기서는 장르에 무관하게 영국인에 의한 영국밴드이면 브리티쉬로 집어넣었다.)
10.Christian Metal
일명 '가스펠 메틀'이라고도 하는 이 독특한 메틀은 기존의 고정적인- 메틀과 기독교는 불구대천의 원수이다 -관념을 깨기 위해 나타난 장르이다. 몇 년전 최초의 메틀밴드로서의 한국공연을 한 STRYPER가 대표적. 사운드적으로는 전형적인 L.A.메틀인 크리스천 메틀의 특징은 가사에 있다고 하는데 'Jesus'를 'You'로 환치시켜 마치 복음성가(福音聖歌)같기도 하고 또 러브 발라드 같기도 한 이중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당연히 교회와 음악계로부터 호평과 비난을 받았는데, 미국에선 크리스천 차트도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지지기반을 갖춘 듯 최근에 와서는 크리스천 데스메틀'까지도 나오고 있다고... STRYPER외에 BARREN CROSS, MASS, GUARDIAN, BELIEVER(크리스천 데스밴드)등이 우리에겐 알려져있다.
11.Commercial/Pop Metal
인기있고 돈 잘 벌면 마치 음악성을 팔아먹는양 편견으로 바라보는 음악계의 저열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단어로 80년대 L.A.메틀이 등장하면서 거의 동시에 나타났다. 즉 메틀 본래의 이미지인 언더그라운드·매니아적인 취향대신 보다 대중을 의식한 공감가는 보편적인 사운드를 연주하는 메이저 취향의 밴드들을 일컫는다. 주로 발라드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것이 특징으로 그때까지 엄두도 못 냈던 {빌보드 차트}에도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던 DEF LEPPARD, BON JOVI, GUNS N'ROSES등이 대표적이다. 그 외 STEELHEART, FIREHOUSE등의 미국출신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12.Crossover
참으로 편리한 용어라고 생각되는 Crossover는 원래 재즈에서 쓰이던 말이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즉 이것저것의 요소를 조금씩 가져다가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을 일컫는데, Alternative라는 용어가 생기기 전 까지는 주로 이 용어가 쓰였다. 오늘도 참신함과 비범함으로서 충격을 주고자 하는 음악인들은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 밤을 지새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