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집이 다 그렇듯 우리집도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핵심은 엄마한테 있거든요.
그 과정에 외가댁 사촌들이랑 많이 싸웠고 결정적으로 친척 오빠 결혼식에 대해 일언반구 듣지 못하다가
일주일 전에 모바일 청첩장만 딸랑 받아서 가족이 참여 안하고 사이가 틀어졌어요.
엄마한텐 아니여도 외할머니도 저한테 입에 담아선 안될 말 한마디 제 앞에서 하시곤
전 운이 닿는다면 평생 안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가족 연 다 끊을 생각으로 외국 나가서 살다가
결국 다시 들어왔어요ㅋㅋㅋㅋㅋㅋ
서론이 길었네요
무튼 근데 엄마가 제가 들어온 지 1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외가랑 연락하지 않는 게 좋아보이지 않나봐요.
전 솔직히 죽을 때까지 연락 안해도 썩 아쉬울 거 없거든요.
제 결혼식에 제 지인으로 올 사람이 10명도 안와도 상관없어요.
그냥 말그대로 가족이 보고 싶고 친구가 보고 싶어서 들어왔지만 거기에 외가댁이 포함된 적은 일분 일초도 없거든요.
엄만 제 생각에 모르시는 부분이 있지만 알아도 제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진 않아요.
치매인 할머니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그것도 이해 못하냐고 하실 거에요.
할머니가 치매이건 암이건 상관없어요
원래 저랑 큰 정이 있던 분도 아니였는데 그 일도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고 생각해요.
외가댁 다른 분들은 아쉽지만 결혼해서 각자 살다보면 남이 되겠거니 했어서 그냥 그렇게 마음 비웠어요.
친자매.남매로 지냈던 엄마 입장에서야 모든 걸 돌리고 싶겠지만 굳이 저까지 해야할 건 없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다시 외가랑 연락하는 부분에 대해서 뭐라 한 적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아요.
단지 강요만 안했으면 좋겠어요.
외가에 그 사람들 사이에 엄마가 혼자 가서 느껴지는 쓸쓸함을 채우기 위해 제가 그 거지같은 상황을 다시 한번 마주하는 건 아주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엄만 그때도 내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못했는데.
엄마 사정 이해하고 아빠 사정 이해하고 동생 사정 이해하며 지내다가 상담원도 감당 안될 만큼 성격이 이상해졌고
그 성격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서 돈도 어마무시하게 쓰고 몸도 사리지 않고 살아서 체력도 떨어질 만큼 떨어져
이제 간신히 회복 되는 데 다시 한번 그런 인생 살고 싶지 않아요.
제가 이만번 말해봤자 엄만 듣지도 않을 테지만 종종 저렇게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저 얘길 꺼내는데
참 불편하네요.
동생한텐 한마디도 못하면서.
이래놓곤 넌 큰딸인데 이정도 이해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겠죠.
아무래도 싱가폴 근무 지원서를 작성할까봐요.
엄만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해서만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거 같으니 다시 떨어져 살아야겠어요.
첫댓글 싱가폴로 가시는게 주민님의 지금 힘든 상황을 그나마 해결할 방법이라면 그래도 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해결방법을 찾으신거니까요. 주민님이 하기 싫으시면 어떤 이유를 가져와도 하기 싫은거니까 누가 뭐라해도 주민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요. 스트레스 받는 힘든 상황에서도 가족들을 모두 챙겨주시고 주민님의 일까지 해내신거 정말 대단하세요 주민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댓글 감사해요 줌님, 덕분에 좀 진정시키고 하루 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