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미네랄 성분이 하는 역할 황(유황은 일본식 이름이다.)은 단백질과 비타민을 만드는 중요한 성분이며 맛을 좋게 해 주는 성분이다. 칼슘은 세포가 분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슘이 세포벽을 강하게 해주어 병이나 해충을 막아준다. 대부분의 흙에 충분하지만 산도를 맞춰주기 위해 석회를 주어야 할 때도 있다. 마그네슘은 동물의 혈액에 철이 필요한 것처럼 엽록소를 만드는 중요한 성분이다. 잎이 녹색인 것은 마그네슘이 엽록소를 만들어준 덕분이다. 마그네슘은 흙 속에 부족한 반면에 상대적으로 많은 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료로 줄 필요가 큰 성분이다. 붕소는 세포분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족하면 씨가 잘 맺지 않게 된다. 그밖에 미량요소들은 효소를 활성화시킨다든지 하는 생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량요소 비료라고 따로 만들어 파는 것은 4종복비인 엽면살표용 비료뿐이다. 미량요소의 잠재적인 결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종합미네랄 비료인 유기물을 주는 것이 가장 값싸고 효과적이면서 손쉽고 안전하다. |
27. 식물은 무얼 먹고 사나?
옛날 사람들은 식물이 흙이나 퇴비를 직접 먹는다고 믿었다. 그러나 흙과 비료 그대로는 티끌만큼도 먹지 못한다. 그 속에 있는 양분이 녹아서, 그것도 분자 상태고 아니고 이온의 상태가 되어야 빨아먹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염화칼리를 준다고 하자. 염화칼리는 분자 상태인 'Kcl'로 되어 있다. 이것이 각각 ‘K+'와 ‘cl-'로 떨어지게 되고 뿌리는 각각 이런 꼴로 빨아먹는다. 물론 아주 적은 양은 분자 상태로 빨아먹기도 하지만 99.999%는 이온 상태로 빨아먹는다.
식물도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을 먹어야 산다. ‘반찬’은 모두 14가지나 된다. 밥은 ‘이산화탄소’이고 국은 ‘물’이다. 밥과 국은 자연이 줌으로 우리는 반찬(원소)만 공급해 주면 잘 자란다. 질소(N), 인산(P), 칼륨(K), 칼슘(Ca), 마그네슘(Mg), 황(유황, S), 붕소(B), 구리(Cu), 염소(Cl), 철(Fe), 망간(Mn), 몰리브덴(Mo), 니켈(Ni), 아연(Zn) 등이 반찬들이다. 강의 시간에 이 반찬들을 소개하면 “왜 그렇게 어렵게 설명하나요?”라며 이의를 단다.
사실 농사짓는데 이 정도만 알아도 도움이 크다. 그렇다고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우리에게도 보통은 친구가 14명쯤은 있다. 그들과 친해지려면 이름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 이름에 개성을 붙여서 이해하고 개성에 따라 대접해 주면 얼마나 친구들이 좋아하는지 모른다. 이처럼 반찬(성분)의 이름을 알면 자연이 각각의 개성을 파악하게 되고, 개성에 따라 대접을 해주다보면 풍성한 수확을 얻게 된다.
예를 들면 잎이 노랗게 변하는 결핍증상이 나타났다고 치자. 어린잎이냐 늙은 잎이냐에 따라 모자란 반찬이 어떤 것이냐를 알 수 있다. 어린잎에서 나타났으면 철이 부족이고, 늙은 잎에서 나타났으면 질소 부족이다. 철이 부족하면 황산철을 잎에 뿌려주면 되고 늙은 잎에 나타났다면 요소를 잎에 뿌려주면 된다. 성분 이름을 모르면 “질소 부족이지요.”, “철 부족이지요.”라고 말해주어도 무엇을 말하는지 잘 몰라서 해결하기가 어려워진다.
실제로 작물은 이산화탄소(밥)와 물(국)만 있으면 탄수화물, 즉 곡식도 만들어 내고, 과실도 만들어 낸다. 그러나 탄수화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14가지 반찬이 있어야 더 많이, 더 맛있는 것을 잘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적당히 공급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매년 질소-인산-칼리는 화학비료로 주어야 한다. 칼슘-마그네슘은 고토석회(마그네샤석회, 석회를 주면 마그네슘은 공급이 안 된다.)를 주면되는데, 석회소요량을 농업기술센터에서 분석을 받아서 주는 것이 좋다.
고추농사에서 석회가 부족하면 곡과가 생기고, 고추씨가 검게 변하고 끝이 썩는다. 토마토에 석회가 부족하면 배꼽이 썩는다. 따라서 한 해 농사가 끝나면 토양검정을 받아보고 가을에 석회를 매년 뿌려놓는 것이 좋다.
황은 유안(황산암모늄)에 들어 있고, 자연에서 빗물로 공급되고 있다. 그래서 따로 줄 필요가 없지만 열무와 얼갈이배추의 맛을 좋게 하려면 10아르 당 30kg 정도의 황가루를 골시비하면 좋다. 붕소가 부족한 흙이나 봄철 눈이 잘 안트는 곳에서는 붕사를 주어야 한다. 나머지 8가지 성분은 미량요소로 이 중 붕소를 빼놓고는 특별한 비료로 없어서 따로 주기가 어렵다. 이 성분들이 종합적으로 들어 있는 퇴비와 같은 유기물을 주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유기물을 주면 자연히 필요한 양만큼 공급이 되므로 미량요소 공급을 위해서도 매년 10아르에 1톤 이상 유기질 비료를 주어야 한다.
28. 천만 원짜리 나무, 왜 죽어갈까?
천만 원짜리 나무가 시름시름 죽어간다. 아무리 보아도 까닭을 알 수 없다. 나무병원 의사를 초빙했다. 의사는 나무를 한번 쓱 훑어보고는 땅 속을 파본다. 흙에 붉은색 점들이 깨곰보처럼 흩어져 있고 내려갈수록 회색으로 변하고 뿌리도 검게 죽어가고 있다. 의사는 말한다. “배수불량이 원인이군요!”
나무의사가 나무를 진단할 때 가장 먼저 흙을 파본다. 배수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 흔히들 뿌리는 흙 속에 묻혀 있기만 하면 잘 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건 큰 오해다. 뿌리가 숨을 쉬어야 식물이 살 수 있다. 과습해서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면 양분과 물을 흡수할 수 없다. 어떤 경우는 무심하게 흙을 복토해서 죽게 만든다. 흙이 깊을수록 산소가 희박해지고 뿌리가 갑자기 늘어난 흙의 무게에 짓눌려 흡수활동을 못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햇빛으로 물을 분해서 수소와 산소를 만든다. 수소는 이산화탄소와 결합해서 포도당을 만들고, 산소는 대부분의 밖으로 나가지만 일부는 뿌리로 내려가 양분과 수분을 흡수하는 에너지를 만든다. 그러나 그 양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뿌리 자신이 계속 산소를 호흡해야 충분한 흡수가 이뤄진다.
사람이 목욕탕 속에 들어갔을 때처럼 뿌리도 물에 잠기면 숨을 헐떡인다. 또 흙도 숨을 쉬어야 하는 것이 뿌리가 잘 살 수 있는 흙은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이 차서 환원상태가 되면 질소는 질산태(NO3-,)에서 암모늄태(NH4+)로 변한다. 암모늄태 질소는 벼에게는 양분이지만 다른 식물에게는 독이다(반대로 질산태는 벼에게 독이다). 암모늄 독 때문에 잎이 노랗게 변하고 심하면 낙엽이 된다. 산성인 우리나라 흙에서는 환원상태가 되면 알루미늄과 망간이 녹아 독이 되어 뿌리를 죽인다. 배수가 나쁜 환경을 좋아하는 작물은 벼 등 몇 가지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나무를 심기 전에나 농사를 짓기 전에 배수상태를 잘 관찰해야 한다. 심토에 붉은 점(철이 산화된 상태)이 있거나 회색 내지 검은 색(철이나 망간이 환원된 상태)이면 반드시 배수가 나쁘다는 증거다. 붉은 점이 있는 부분은 일 년 중 6달 이내, 회색 점이나 검은 부분은 6달 이상 물에 잠겨있다는 증거다.
배수가 나쁜 밭이 점질토이면 9~10m 간격으로, 그 외의 토성에서는 15~20m간격으로 유공관을 1m 깊이에 묻는다. 75cm이내면 트랙터 무게에 관이 깨지기 때문이다. 농사의 도사는 배수를 첫째로 꼽는 사람이다.
29. 키 워드- 이것만 알아도 농사에 보탬이 크다.
아래의 용어, 과부촌, 전기의자, 깡패, 폴리스(경찰), 노숙자, 국민주택, 방귀 귀신, 천사 등은 실제로 토양학에서 쓰이는 용어는 아니다. 다만 필자가 농업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이것만 이해를 잘 해도 농사에 큰 보탬이 된다.
전기의자(=과부촌): 모든 흙에는 전기의자가 있다. 여자(-)전기가 흐르는 의자(그래서 과부촌이기도 하다)이다. 그래서 남자(+)만 앉을 수 있다. 여자 전기의자가 많을수록 남자 손님, 즉 양분(비료)이 많이 앉을 수 있다. 우리나라 흙 100g에는 의자가 10개 있다(이 의자 수를 유식하게 말하자면 ‘양이온교환용량’이라 하며, 10개는 비유적으로 썼다). 흙 중에서도 모래에는 의자 반 개꼴로 있다. 세계 곡창지대의 흙은 50~100개가 있다. 토양개량제로 쓰는 제올라이트는 100개를 지니고 있다. 의자가 가장 많이 있는 것은 유기물이다. 유기물에는 의자가 250개나 있다. 우리나라 흙은 양분, 즉 비료를 많이 앉힐 수 없다. 그 때문에 흙의 의자 수를 늘리려면 유기물을 많이 주어야 한다.
깡패: 초대하지도 않은 남자손님이 의자에 앉는 경우가 많다. 수소이온(H+)이 그런 손님이다. 남자 손님 중에 가장 힘이 세서 빈 의자만 있으면 앉는다. 빈 의자뿐만 아니라, 이미 앉아 있는 손님(양분)까지도 끌어내고 앉는다. 말하자면 깡패다. 산성일수록 깡패가 많아지고 중성, 즉 7인 흙에서 가장 적게 있다. 이 깡패는 빗물과 식물이 싸는 똥오줌에 들어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흙에는 선천적으로 깡패가 엄청나게 많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흙의 원료인 바위가 산성인 화강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원도와 충청북도 일부 석회암지대를 제외하고 우리나라 흙은 산성이다. 문제는 이 깡패가 백해무익 하다는 점이다. 이 깡패는 비료가 의자에 앉지 못하게 방해하고 양분이 뿌리로 들어가는 것도 방해한다.
폴리스(경찰): 석회는 전기의자를 차지하고 버티는 수소깡패를 내쫒고 중화를 시켜서 작물이 잘 자랄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폴리스라 할 수 있다. pH 5.5~6.0에서 잘 자라는 작물은 감자와 감귤이고, 벼, 배추, 양배추, 파, 양파, 쑥갓, 부추, 잎들깨, 고추, 피망, 참외, 토마토, 오이, 가지, 수박, 딸기, 호박, 무, 당근, 생강, 고구마, 사과, 배, 포도, 복숭아, 유자. 대부분의 약초 등은 pH 6.0~6.5에서 잘 자란다. 보리, 콩, 시금치, 상추, 마늘 등은 이 보다 높은 pH 6.5~7.0에서 잘 자란다. 흙의 pH를 재보아서 이 보다 낮으면 석회로 개량해 주어야 하지만 6.5이상에서는 콩, 시금치, 상추, 마늘 등을 제외하면 더 줄 필요가 없다.
노숙자: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앉을 의자가 모자란다. 의자는 10개인데 비료를 30개 주면 앉을 자리가 없는 남는 비료 20개는 빈둥빈둥 흙 속을 방황한다. 잘 곳도 없어서 노숙을 한다. 노숙을 하면서 뿌리를 망가뜨린다. 노숙자가 많으면 염류농도가 높아지고 전기전도도가 높아진다. 갑자기 잎이 시드는데, 뿌리는 이미 한 달 전이나 그 이전부터 노숙자에 시달려 왔다. 너무 심하게 되면 잎이 시드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죽어버리고 만다.
국민주택: 노숙자가 들어갈 수 있는 집이 바로 국민주택이다. 흙의 노숙자들에게 가장 좋은 국민주택은 ‘녹비’다. 녹비는 왕성하게 자라면서 노숙자를 뿌리에서 불러들여 집을 마련해 준다. 일단 주택에 들어간 노숙자는 절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녹비를 베어서 그 자리에 놓아도 여전히 그 주택에 머무르면서 필요할 때만 서서히 밖으로 나온다. 그게 바로 양분이 되고, 비료가 된다. 그래서 국민주택(녹비)을 밖으로 내다 버릴 필요가 없다. 물론 안 썩은 볏짚이나 유기물도 국민주택이 되지만 녹비가 훨씬 더 많은 고급 국민주택을 마련해 준다.
방귀 귀신: 귀신은 있다고 믿는 사람을 괴롭힌다. 그러나 흙에는 진짜 귀신이 있다. 보이지는 않지만 수틀리면 머리를 풀고 밖으로 나온다. 귀신과 친해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하우스 흙이 방귀를 뀌면 귀신이 되어 밖으로 나와 하우스를 망친다. 귀신의 정체는 질소가스다. 귀신은 흙 속에 있는 질소비료와 가축분뇨에서 나온다. 흙의 pH가 5.5이하로 내려가거나, 7.5이상으로 올라가면 가스가 되어서 밖으로 나온다. 말하자면 pH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으면 질소 성분은 방귀 귀신이 될 수 있다. 노지에서는 질소비료만 손해 보지만, 하우스 안에서는 비료 손해는 물론, 귀신이 흙 속에서 뿌리를 1차로 해치고 2차로 지상으로 나와서는 잎을 해친다. 하우스에서는 염류장해보다 방귀 귀신 피해가 4배나 더 많이 일어난다. 귀신의 공격으로 하루아침에 이파리가 축 늘어졌다고 “아! 이제는 망했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즉시 흙의 pH를 재보고 대처하면 회복시킬 수 있다. 그래서 하우스 농사에서 특히 겨울철에는 산도측정기(pH측정기)로 자주 흙 상태를 점검해주어야 한다. pH가 낮을 때는 소석회나 석회포화액을 써서 올려주는데, 석회가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녹여서 공급한다. pH가 7.5이상으로 높을 때는 질산을 5천 배로 희석해서 사용한다. 이 과정은 까다롭기 때문에 전문가나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천사: 어려운 사람을 남몰래 도와주는 사람이 천사다. 흙 속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천사는 유기물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유기물은 ‘천사’로 전기의자가 흙의 25배나 많아서 비료(특히 질소비료)를 잘 받아서 저장하기 때문에 노숙자에게 집을 마련해 주는 꼴이다. 그 결과 염류장해나 가스피해를 현저히 줄여준다. |
II. 당면 문제- 조경수 고사원인과 대책
1. 과습과 뿌리장애
식물은 물이 없이 자랄 수 없지만 과습하면 자람이 멈추고 심하면 고사까지 한다. 왜일까?
비가 와서 침수가 되기 시작해서 완전히 뿌리가 잠기면 3일 후부터 잎은 누렇게 뜨고 낙엽이 일어난다. 그러나 뿌리는 이미 죽어가고 있다.
뿌리가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물과 양분을 빨아먹고, 잎이 만든 양분을 저장한다. 뿌리는 입이자 배설기관이기도 하다. 무얼 먹든 수소이온(H+)을 싸서 뿌리주변을 강산성으로 만든다.
여기서 침수 때문에 뿌리가 죽는 이유는 뿌리가 저장기관이기 때문이다. 잎에서 만든 양분은 포도당이다. 포도당은 자당(蔗糖)으로 되어서 줄기를 타고 뿌리로 내려간다. 뿌리로 내려간 자당은 에너지를 써서 물을 버리고 전분으로 된다.
포도당이나 자당은 단맛이 있다. 사람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병균도 좋아한다. 그러나 전분은 단맛이 전혀 없어 병균도 덤비지 않는다. 병균은 복잡하게 만들어진 전분을 녹여먹을 힘이 없다.
나무도 이 점을 아는지, 자당이 뿌리로 내려오면 재빨리 전분으로 만들어 저장한다. 단맛이 없으니 병균들도 덤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뿌리가 물에 잠기면 산소를 호흡하지 못해 에너지를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자당을 전분으로 전환하지 못한다. 뿌리 속에는 단맛의 자당이 가득하다. 뿌리 주변에서 살고 있는 병균들이 덤벼들어 자당을 먹는다. 실뿌리부터 썩지 않을 수가 없다. 뿌리가 썩으니 잎이 누렇게 변하고 낙엽이 된다.
흙을 깊게 파고 두둑을 높인다고 과습의 피해가 비껴가는 것은 아니다. 배수로를 파주는 것만이 최선이며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문제는 특히 배수가 나쁜 논을 묘포지로 만든 밭에서 보통 가장 많이 일어난다. 논 주변을 둘러가며 폭과 깊이를 30cm 도랑을 만들면 과습 피해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물론 밭의 중간 중간 배수로를 파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2. 식재 후 고사로 활착률 저하
이식하거나 묘포지에서 까닭 모르게 나무가 죽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 심는 구덩이에 미숙 유기물을 넣은 경우
미숙 유기물을 구덩이에 넣고 심으면 흙 속에 들어가 썩으면서 가스를 낸다. 가스가 나오면서 뿌리를 해치게 됨으로 특히 가스에 약한 새 뿌리가 죽고 나무 자체까지 죽는다. 따라서 심을 때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완숙 유기물을 넣는 것을 철칙으로 지켜야 한다.
나. 화학비료가 뿌리에 직접 닿는 경우
한 번은 필자가 체리 반 강의를 하는데 한 수강생이 스마트폰에 자신의 체리 밭 사진을 보여주면서 물었다.
“이게 몇 년 생인지 알아 맞춰 보세요.”
나는 3년생으로 보인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7년생인데요.”
왜 그렇게 안 컸느냐고 물었더니, 체리 묘목 장수가 심을 때 비료를 주면 죽으니 나중에 주라고 해서 퇴비는 물론 유기질비료도 전혀 주지 않고 심었다고 했다. 그는 결정적인 실수를 한 것이다.
화학비료가 뿌리에 직접 닿으면 뿌리 세포에서 세포액이 흘러나와 뿌리 자체가 죽는다. 그래서 화학비료를 주고 흙을 2~3cm만 뿌려(‘사이 흙’이라 함)주어 비료와 뿌리를 격리시켜 주면 문제는 전혀 없다. 새 뿌리가 나와서 시비층에 곧바로 닿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그는 이런 간단한 정보만 알았어도 지금은 돈방석에 앉아 있었을 것이다.
다. 가을 잎이 피해를 본 나무
나무는 8월부터 서리가 내릴 때까지 생산한 양분을 줄기, 뿌리 등에 저장해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 잎과 꽃을 피우는 데 이용한다. 가을에 병해충과 태풍 등으로 잎이 피해를 받으면 양분을 저장하지 못해 동해에 걸리고 심하면 겨울을 나는 동안 죽는다. 따라서 가을 잎을 잘 모셔야 한다. 잎이 피해를 받은 경우 요소 0.5%액(또는 4종 복합비료, 물비료)을 5~7일 간격으로 4번 뿌려주면 엽록소가 새로 생겨 저장양분을 많이 만들 수 있다.
라. 시루논에서 기른 묘목
시루논이란 모래가 많아서 시루에서처럼 물이 잘 빠지는 논을 말한다. 양분 또한 물에 녹아 빠짐으로 손실이 많아서 묘목이 겉은 멀쩡하지만 속이 허약해서 겨울을 나는 동안 동해를 받는다. 이런 논을 묘포지로 할 경우 미리 토양검정을 해서 부족한 성분을 과학적으로 보충해 주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유기물을 많이 넣으면 묘가 허약하게 자라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우량한 조경수 생산에 가장 안전하고 좋은 방법은 묘포지 흙을 분석해서 과학적으로 비배관리를 하고, 배수에 힘을 써야 한다.
참고서적 : 흙을 알아야 농사가 산다(이완주, 들녘)
흙, 아는 만큼 베푼다(이완주, 들녘)
이완주 박사님 강의 노트와 책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들이 명확해 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인이나 농민들에게서 들은 귀동냥이나 근거가 희박한 자료들로 인해 잘 못 된 상식을 갖고 있었던 것이 어느 정도는 해소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이완주 박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첫댓글 이사장님 수고 많으셨네요.
끝에 언급하신 이사장님의 말이 많이 와 닿네요.
아는 사람만 알지요. ㅎㅎ
설 명절 잘 보내세요~~
오늘도 주옥같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저도 감사합니다. 명절 잘 쇠세요~~
다시 복습하니 머리속에 쏙쏙 잘 들어옵니다.
감사합니다^^
그 나이에 공부하려면 쇳소리 좀 날텐데 쏙쏙 잘 들어온다니 대단합니다...ㅎㅎ
댓글 감사하고 설 명절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3회에 걸쳐 연재해주신 주옥같은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다가오는 설명절 즐겁고 흥겨웁게 보내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이사장님도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완결판 잘 봤습니다.
근데 비료주고 흙을 2~3(m만 뿌리란 말은 쉽게 이해가 안돼요,,,
문맥상 흙을 2~3cm두께로 덮으라는것 같습니다
그러면 비료와 흙은 완전격리 되겠죠~~
워낙 장문이다보니 미스난것 같아요~~
제말이 맞긴 한건가?? ㅎ ㅎ
@학훈아빠(김정식) 덮어주면 효과가 훨 좋다는군요.
학훈아빠 말이 맞습니다.
흙에 대해 무지했던 점을 깨우쳐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많은 배움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수목 생리학과 토양학을 정말 이해하기쉽게 풀어쓰셔서 자주봅니다
많은 회원님들이 달 달 외워서
본인농장에 꼭 응용,실천하면 바랄게 없겠어요
총회때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