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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島海 紀行
金 熙 宣(정읍 12기)
2019년 11월, 중국의 후베이성湖北省우한시武漢市에서 처음으로 발생하여 보고된 새로운 유형의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인 SARS-CoV-2에 의해 발병한 급성 호흡기 전염병,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줄여서 코로나19)로 본의 아니게 2년 넘는 은둔생활을 하다 보니 심신이 피폐해져서 돌파구가 언제일지도 몰라 암울한 나날을 보내던 터에 마음이 통하는 동기생들과의 1박 2일 남도여행은 삶의 활력소가 되어준 아주 소중한 기회였다.
관광진흥법 제48조의 4(문화관광해설사의 양성 및 활용계획 등)와 관광진흥법 시행령에 의거하여 운용되는 문화관광해설사는 2022년 현재 18기를 모집하였고 전국에 3천3백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에는 작년말까지 286명의 해설사들이 각 지역에서 관광객의 이해와 감상, 체험기회를 제고하기 위하여 역사· 문화· 예술· 자연 등 관광자원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여행을 함께 다녀온 전라북도문화관광해설사 12기 동료들은 2016년 5월 16일부터 6월 3일까지 3주 동안 국립전주박물관 대강당에서 100시간의 신규교육을 받았던 동기생인데 개강식에는 30명이 참석했었지만 교육 도중에 한 분이 그만두고 29명이 수료증을 받고 각 시·군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나 세월이 흐르다 보니 지금은 15명만 남아서 나름대로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전라북도문화관광해설사 12기 모임은 2016년 신규교육을 받을 때 처음 결성되어 7년 동안 변함없이 존속해오면서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하고 있어 다른 기수 해설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 재작년부터 기회가 되면 해외여행을 함께 하기로 약속하고 월 5만원씩의 여행자금을 갹출해 오던 중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 마저도 원활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코로나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자금 갹출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매년 한 번씩 가졌던 동기들의 정기모임도, 전북해설사협회가 주관하던 답사며 워크숍, 전라북도에서 시행하는 해설사 보수교육과 시연평가 등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답답하고 지루한 나날을 보내야 했었는데 2022년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차츰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어 각종 접객업소의 영업제한 시간과 사적 모임의 인원도 10명까지로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작년 연말부터 동기모임을 가져보려고 몇 번을 시도했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의 제약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었는데 3월 중순 어느 날에 새봄과 더불어 코로나19로 격조했던 동기들끼리 1박2일 나들이를 다녀오자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당초에는 목적지를 전남 진도일원으로 날짜는 4월 22일과 23일로 정했다가 나중에 경남 통영일원으로 목적지만 변경하여 예정대로 무사히 다녀왔다.
집행부에서 보내온 일정표에 따르면 첫날인 4월 22일은 오전 7시까지 전주종합경기장 주차장에 집결하여 7시 20분 출발, 10시 20분 통영여객터미널 도착, 10시 50분발 소매물도행 여객선을 타고 1시간 20분후 소매물도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트레킹을 즐기다가 16시 30분발 통영행 여객선에 승선 18시 도착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인 통영 베이콘도호텔에 여장을 푸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경비 절감을 위해서 렌트카를 빌려서 박양현 회장이 손수운전을 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전주까지는 각자의 차량을 몰고 가야하기 때문에 시간에 늦지않으려면 집에서 6시에는 출발을 해야 했는데 4월 20일 오후에 고창의 김효정 해설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길 22일 아침에 정읍에서 나를 태우고 전주까지 가겠으니 만날 장소를 정하라고 해서 태인 피향정 부근 공영주차장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는 그러잖아도 이른 시간에 전주까지 차를 몰고 갈 일이 걱정스러웠는데 한시름 덜 수 있었다.
4월 22일 새벽 5시쯤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있는데 5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고창에서 출발한다는 카톡이 오기에 서둘러 집을 나서서 태인으로 향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에 차를 몰고 태인에 가서 피향정해설사의집 앞에 차를 세워두고 가방을 들고 태인터미널쪽으로 걸어갔더니 김효정 선생이 와서 기다리고 있기에 김선생 차에 편승하여 전주종합경기장으로 가서 일행들을 만나 정해진 시간에 박양현 회장이 손수 운전하는 렌트카(스타렉스)를 타고 익산-장수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신미혜 해설사와 만나기로 한 함양휴게소로 갔다.
함양휴게소에는 무주에서 자기 차량으로 출발해서 달려온 신미혜 부회장이 기다리고 있다가 정성껏 준비해온 일행들의 아침식사며 간식들을 나눠주었고 여자분들은 신미혜 선생이 운전하는 차량으로 옮겨타고 남자들은 그대로 렌트카를 타고 통영 여객선터미널로 가고 있는데 우리가 탑승하기로 한 소매물도행 여객선 회사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상악화로 높은 파고가 예상되어 여객선의 출항이 어렵겠다는 내용이어서 일행들과 의논을 한 결과 소매물도행은 취소를 하고 거제도의 저도쪽으로 가보자는 의견이 많아서 통영 여객선터미널에 들러 소매물도행 예약을 취소하고 거제 장목항으로 차를 몰았다.
장목항 인근 식당에서 물회로 점심을 먹고 저도행 여객선에 몸을 싣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섬 모양이 돼지처럼 생겼다고 해서 일명 돼지섬으로도 불리는 저도猪島로 향했다.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 속해있는 저도는 면적이 13만 1,300여평에 이르는 작은섬인데 섬 전체가 동백과 해송, 팽나무 등으로 어우러진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200여m에 이르는 백사장 등 훌륭한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고 행정구역은 본래 경상남도 거제군이었으나 1975년 해군통제본부 소재지인 진해시로 편입되었으며 1993년 12월 대통령별장에서 해제된 뒤 다시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로 환원되었다.
저도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군 기지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 국방부가 소유권(국방부소유가 40만 1755㎡, 경상남도 소유가 3만2426㎡)을 갖고 있고 해군본부가 관리하고 있는데 1920년대 일제는 진해와 부산에 밀접해 있는 저도의 전략적 가치를 활용하고자 40여 가구 주민들을 강제로 내쫓고 통신소와 탄약고를 설치했는데 이후 6.25 전쟁기간 동안에도 연합군의 탄약고가 설치되는 등 유엔군 군사시설로 활용되다가 1954년부터 국방부가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1954년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저도를 여름휴양지로 선택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이 찾는 장소가 되었다가 박정희대통령 때인 1972년 대통령별장(청해대靑海臺)으로 공식 지정되면서 일반 시민의 출입이나 어로행위가 전면 통제되다가 1993년 11월 당시 김영삼대통령은 권위주의 청산 차원에서 대통령 별장 지정을 해제함에 따라 같은 해 12월 거제시로 환원되었다.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하면서 국방부 소유로 해군이 관리를 맡게 되었으며 대통령이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군장병과 가족들의 하계휴양소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일반인에 대한 출입이 철저히 통제돼 있어 거제시 등에서는 저도 소유권을 완전히 반환하라는 요구를 계속해 왔다.
이후 2017년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100대 국정과제로 ‘저도 반환 및 개방’을 공식화했지만 국방부와 해군이 군 안보문제 등을 들어 일부 개방을 주장했고 이에 2019년 9월부터 1년간 저도를 시범 개방하는데 합의가 이루어졌고 문대통령은 2019년 7월 30일 저도를 방문해 저도 개방 및 반환을 이르면 9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저도는 2019년 9월 16일부터 1년간의 시범개방을 거쳐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해군· 거제시로 구성된 저도상생협의체에서 개방방식과 범위 등을 논의하게 되는데 현재 저도에는 2층규모의 청해대 본관(연면적 171평)을 비롯해 경호원과 관리요원, 장병숙소, 자가발전소, 9홀 규모의 골프장, 인공백사장 등이 있지만 개방범위는 저도의 산책로와 전망대, 체력단련장, 해수욕장 일부로 대통령별장인 청해대와 군사시설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거제시 문화관광해설사의 친절한 해설을 뒤로하고 출항시간에 맞춰 장목항으로 향하는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거제를 떠나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한국의 나폴리 통영항 인근의 통영전통시장 안에 예약해둔 식당으로 와서 싱싱한 모듬회와 매운탕으로 저녁을 먹으며 반주를 곁들인 만찬을 즐기다가 숙소인 베이콘도호텔로 자리를 옮겨 여장을 풀고 일행들과 정담을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느라 밤이 깊는 줄도 모를만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어제 임원우 동기의 처남이 세상을 따났다는 부음이 전해지는 바람에 4월 23일 이른 아침에 임원우 동기는 첫고속버스로 상경을 한다고 여장을 꾸려 떠나고 일행들은 바닷가를 산책하 다가 통영까지 왔는데 제철 음식인 도다리쑥국을 안먹을 수 없다고 몇 군데의 식당을 전전하던 중 구수한 사투리가 정겨운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 도다리쑥국으로 속풀이를 겸한 아침식사를 하고 2일째 여정을 소화하기 위해 짐을 꾸려 욕지도행 여객선이 출항하는 통영 삼덕항으로 이동했다.
욕지도로 가려면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1일 5회, 삼덕항에서 1일 4회 운항되는 여객선을 이용해야 하는데 우리는 숙소에서 가까운 삼덕항을 택하기로 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추려고 서둘러 삼덕항에 도착해보니 모처럼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첫 주말이라서인지 주차공간이 꽉 차버려서 차를 세워둘 장소를 찾으려고 한참을 헤매다가 가까스로 차를 세워놓고 삼덕항에서 10시에 출항하는 욕지도행 여객선에 승선할 수 있었다.
경남 통영시 욕지면에 속한 욕지도欲知島는 예전에는 수목이 울창하고 온갖 약초가 뒤엉킨 골짜기마다 사슴들이 많이 살았다고 하여 녹도鹿島라고도 불렸으며 두미도頭尾島, 상노대도上老大島, 하노대도下老大島, 우도牛島, 연화도蓮花島 등 9개의 유인도와 30개의 무인도가 있는 욕지면의 주섬으로 이후 욕지항 안에 작은 섬이 거북이모양으로 목욕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욕지浴地라 하였다는 설이 있는데 100여년 전에 한 노승老僧이 시자승侍者僧을 데리고 연화도의 상봉에 올랐는데 시자승이 도道에 대해 묻자 욕지도관세존도欲知島觀世尊島라고 답하며 이 섬을 가리킨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1시간 20분만에 욕지도에 도착한 일행들은 대기하고 있던 소형 관광버스에 탑승하여 섬을 한바퀴 돌아보면서 버스기사의 구수한 해설을 귀담아 들으며 군데군데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에서 내려 인증샷을 남기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는데 욕지도는 본래 경상남도 고성군에 속했던 지역으로서 1900년 진남군에 편입되었고 1909년에는 용남군이라 개칭되었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용남군과 거제군을 통합하여 통영군을 설치하면서 원산면과 사량면을 병합하여 원량면 소속이 되었다가 1955년에 원량면이 욕지면과 사량면으로 분리되어 다시 욕지면이 되었는데 1995년에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 통영시가 됨에 따라 통영시 욕지면이 되었다.
2009년 기준으로 인구는 1,694명(남 889명, 여 805)이 거주하고 있으며 세대수는 866세대인데 취락은 면 소재지인 섬 중동부에 형성된 만입부灣入部의 완사면緩斜面에 있는 동항리에 집중분포하며 토지이용 현황은 논 0.13㎢, 밭 4.10㎢, 임야 9.10㎢이고 주민 대부분은 농업과 어업을 겸하고 있는데 중요 농산물로는 쌀보리를 비롯한 맥류와 고구마의 생산량이 상당하며 감귤과 마늘, 고추와 양파 생산도 매우 활발하다고 한다.
어업은 한 때 어업 전진기지가 될 정도로 활발하였으나 지금은 연안어업과 주로 전복, 미역, 고등어, 참치 등의 양식업이 대단히 성하여 높은 소득원이 되고 있으며 주요 수산물에는 멸치, 장어, 정어리, 방어와 미역과 톳도 소량 생산되고 있다는데 욕지도의 교육기관으로는 원량초등학교와 욕지중학교가 있고 해군부대가 주둔하는 군사요충지로 동항리 자부마을 뒷산에 집중적으로 자생하고 있는 100여 그루의 메밀 잣밤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43호로 지정되었고 동항리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있는 패총(조개무덤)은 경상남도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되어 있다는 설명을 듣다 보니 어느덧 욕지항 주차장에 도착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대부분의 식당들이 많은 손님으로 붐벼서 괜찮은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발품을 판 끝에 고등어회 전문식당을 겨우 찾아서 욕지도의 명물 고등어회 정식으로 점심을 먹으며 노독을 풀다가 다시 여객선을 타고 삼덕항으로 돌아와 세워두었던 차를 타고 통영 전통시장으로 와서 5시까지 자율적인 쇼핑을 하게 한 뒤 5시에 통영을 출발하여 오던 길을 되돌아 7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전주종합경기장 주차장에 도착해서 1박2일의 대장정을 마무리하였다.
경비 절감을 위해 그 좋아하는 술도 마다하고 장거리를 왕복으로 손수 운전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박양현 회장과 모든 일정을 주관하느라 애쓰신 신미혜 부회장, 그리고 동행해주신 임원우, 문성준, 정기영, 김효정, 윤인숙, 강종임 동기에게 함께해서 행복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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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2기 끈끈한 동기애를 또한번 느낀 동기모임이었지만 한번 맺어진 인연 영원토록 유지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임원진의 노고와 다소 불편한 부분이 있었을텐데도 적극 동조와 참여해준 각각의
동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12기의 일원임이 자랑스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동참해서 함께한 동기분들에 감사드리며 자료조사와 여행후기를 기록해주신 동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제서야 카페에 접하여 글을 접할수있네요 .
상세하게 지역의 스토리와 함께 글 올려주신 희선동기님께 감사드립니다
함께하신 동기님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신미혜 부회장님의 헌신적인 완벽한 준비로 만족스럽게
단합여행을 마쳤습니다.
오늘 다시(5/20일) 모임을 정읍칠보에서 개최하여 더욱발전되고
유익한 동기모임이 되기를 다시한번 다짐 하였습니다.
모두들 성숙한 해설사의 길잡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