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이렇게 글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는데, 제가 너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두서없이 쓰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왕 온 거 갈데까지 가보죠.
대한민국의 수많은 샐러리맨, 자영업자들 모두 나름데로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실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투잡스 카페회원님들은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일을 더 하므로써 추가적인 수입을 올리시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누구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지만 정작 이런 길을 찾기 위해 별도로실천을 하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회원님들을 존경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처할 수 있는 위험에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1. 일찍 죽을 수 있다. - 가족 부양에 대한 위험. 배우자는 그렇다치고 토끼같은 자녀는...
2. 암에 걸릴 수도 있다. - 꼭 암 뿐만 아니라 중병에 걸리게 되면 치료비, 요양비가 엄청나죠...
3. 너무 오래 살 수도 있다. - 오래사는 것은 분명 너무 좋은 일인데... 이제는 얼마나 오래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오래사느냐가 중요하겠죠...
제가 지금 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 과연 '내가 얼마나 오래살 수 있을까... 내 노후가 추하거나 불쌍하게 되지는 않을까?'입니다.
정말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할 때 오랫동안 편안히 살 수 있다면 좋을 것인데.. 그러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까요?
1. 편안히 살 수 있는 집 한채는 있어야 한다.
2. 60세까지 일을 한다면 퇴직 후20년간 먹고살 수 있는 정도의 재산이나 소득이 있어야 한다.
3. 기타 집안에 우환이나 자녀에게 재산을 일찍 물려줘야 하는 상황이 없어야 한다.
정말 집 한채는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부동산에 대한 재테크를 하실 때 최소한 실거주 관점에서 접근하시라는 말씀을 아랫 글에서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정년이 점차 연장된다 해도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함께 늘 것이므로 정말 20년 이상의 노후기간을 보낼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뭘하면서 20년의 시간을 보낸다? 이팔 청춘때야 늘 시간이 부족해서 걱정이었지 뭘 하든 심심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술도 먹고, 놀러도 다니고, 연애도 하고...) 그런데, 60세가 넘어 근력도 떨어지고, 활동성도 떨어진 상태에서 도대체 뭘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죠?
얼마전 필리핀이나 동남아 쪽에 은퇴이민을 가시는 분들을 봤습니다. 서울에서 생활에 필요한 경비 수준이면 그곳에서는 일주일에 서너번 골프를 치고, 가정부 부리고 살 수 있다고 하네요. 이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흠은 나이들면 젋었을 때에 비해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할 상황이 많은 데 그곳은 아직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지않고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을 가기도 힘들고 가게 되면 돈이 많이 든다네요.
제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된 이유는 최근의 일이고, 그 계기는 저랑 만나는 사람들로부터입니다. 제가 세무사사무소 개업을 한 이후 제 사무소를 방문해주신 분들 중에서 가장 많은 직업 군이 '보험모집인'입니다. 푸르뎅뎅(Prudential)보험에서는 엘피(Life Planner)라고 하고 잉(ING)생명, 메뚜기라이프(Met Life) 등에서는 에프피(Financial Planner)라고 불리우는 분들입니다. 목적은 우선 저에 대해 보험을 소개하고 궁극적으로는 가입을 하게끔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을 것이고, 다른 목적은 보험영업을 하다보면 세금문제를 뗄 수가 없는데 이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 보험을 이런 분들의 권유에 의해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세무사사무소 개업 직전에 모 보험사에서 한 달짜리 교육을 받은 바 있고. 전공이 수학인지라 보험사 계리인실에 근무하는 동기들이 많아 자연스레 보험에 대한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가입할 보험에 대한 마인드가 이미 정립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잠시 제가 가입한 보험과 이유를 말씀드리면,
1. 정기보험 - 보장성보험
이는 사망하면 사망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종신보험과 같지만 다른 점이라면 보장기한이 정해져 있고 이로 인해 보험금이 현저히 저렴하다는 것으로, 제가 선택한 기한은 60세까지, 사망보험금 1억원, 납입보험료는 월 7만원 수준입니다.(만일 가입당시 종신보험이었을 경우 보험료는 월 25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국내 H보험사에 가입)
종신보험이 아닌 정기보험을 가입한 이유는 일찍 죽는 것에 대한 위험은 60세 이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60세가 넘어서 죽는다는 것은 평균수명에 비해 일찍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아깝겠지만, 적어도 그 때까지 다른 수단으로 재산을 충적한다면 가족에 대해 미안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1억원과 2,30년 후의 1억원의 가치도 고려했습니다. 물론 정기보험을 추가로 가입하거나 다른 보험으로 60세 이전의 사망보험금을 높일 계획도 있습니다.
2. 건강보험 + 암보험 - 보장성 보험
질병에 걸려 입원하거나 수술을 하는 경우에 정해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입니다. 암의 경우에는 치료비가 많을 것이므로 별도로 암보험을 가입했습니다. 우체국 보험이 저렴하더군요. 둘 다 합쳐서 월 8만원 정도)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이라는 게 결국 '죽어야 돈을 받는' 보험입니다. 그러니 가장 보험을 통해 혜택을 보는 경우라면 '즉사'입니다. 교통상해보험에 가입한 경우라면 '주말에 교통사고로 즉사'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보험금을 받습니다.
행운이 따라 큰 질병에 걸렸지만 치료가 잘 되어 오랜 기간동안 더 살 수 있다면 좋을 것이지만, 생명연장의 상황이 중환자실에서라던가 고액의 치료비가 들어가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이는 불행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건강보험을 들게 외었습니다.
3. 연금보험 - 저축성 보험
목적은 분명 노후 대비이지만 그 때 당시에는 노후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분명하지 않았고 단지 저축을 장기간 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격이 급해서 10년간 납입하고 60세부터 받는 것으로 설계했습니다. 월 납입보험료 50만원. 보험사는 국내 S생명.
연금보험 가입시에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연금보험료를 내게되면 연말정산시 소득공제가 되는 것 아시죠? 그런데, 연금보험이라고 모두 소득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소득공제가 되는 연금보험을 '적격연금보험', 소득공제가 되지 않는 것을 '비적격연금보험'이라고 합니다. 가입하실 때 이를 정확히 확인하셔야 합니다. 제가 알리고 외국계 보험사의 연금보험은 '비적격연금보험'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적격연금보험에 대해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는 연금소득으로써 세금을 내야합니다. 비적격연금보험에 대한 연금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물론 보험료를 낼 때 세금을 내는 것과 연금을 받을 때 세금을 내는 것의 차이를 비교해야 할 텐데요, 일반적으로 '적격연금보험'이 유리합니다. 어차피 낼 세금 지금보다 나중에 내는 게 화폐의 시간가치만큼 이득일 것이고, 연금소득에 대한 세금이래봤자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연금보험료를 수백만원씩 불입할 만한 재력이 있으신 분들의 경우라면 정반대의 상황일 것입니다. 나중에 연금받을 때에 다른 소득이 충분히 있는 경우라면 연금소득으로 인해 세금이 더 늘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비적격연금보험'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저의 사례를 통해서 여러분들도 한번 생각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재테크라는 것이 부동산에 국한된 것만은 아닐진데, 이곳 재테크 게시판에서는 부동산과 관련된 얘기가 주로 인 것에 대해 균형감을 갖고 싶어 저는 지금쓰는 글에서 금융을 통한 재테크를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금융지식이 짧아서 직접 가입한 보험을 통해 먼저 소개하는 것입니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실거주 개념으로 접근하실 것을 권해드리면서, 가장 저렴하게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는 방법인 주택 청약관련 금융상품은 반드시 가입하시기를 바랍니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청약저축, 청약부금, 청약예금을 말합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세금혜택은 여기서 제외하겠습니다.
그리고, 주식투자와 관련해서는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를 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바쁘게 직장 생활, 사회생활을 하셔야 하는 상황에서 매일매일 자신이 선택한 종목의 주가를 일일이 확인하고 매수, 매도 의사결정을 하거나 타이밍을 잡는다는 것은 분명 무리입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주식투자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 잃었다는 사람 보다 망했다는 사람을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제 친구 두명은 각자 1억원씩 손해보고 바로 결혼하더군요. 제수씨가 하는 말, '결혼 당시에 부실채권을 인수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재산인 1억원을 손해본게 아니고, 미수(빚)로 투자했다가 망한 경우입니다. 경험있으신 분은 잘 아실 것입니다.)
요즘은 간접투자가 대세인듯 합니다. 미국이나 앞서 금융산업이 발전한 나라를 봐도 그렇고요. 아마 작년 초쯤에 적립식 펀드 가입하신 분들은 제법 재미 좀 보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간접투자에 대한 인식이 그나마 긍정적으로 정립되어 가는 분위기로 보입니다.
어떤 경우건 투자 기간을 길게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회가 오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금융상품 또한 인출 또는 환매가 용이한 지 여부도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금융상품을 통한 재테크의 목적은 결국 원하는 수준의 재산 형성과 소득의 유지입니다. 재산형성을 위해서는 종자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축과 같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고, 노후에 최소한의 안정된 소득을 유지하기 위해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배하기 위해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고요.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점은 연금의 경우 은행에서는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방카슈랑스를 통해 은행에서 보험사의 연금보험을 판매합니다만, 이는 판매대행에 불과합니다. 은행에서 연금을 취급하지 않는 이유는 금리에 위험에 노출되고 싶지 않기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은행의 예적금 상품은 대부분 3년이고 길어야 5년입니다.
마찬가지로 적립식펀드의 경우도 가입기간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해보지 않았는데, 제가 우려하는 것은 가입기간이 길지 않을 경우 가입 당시와 만기 당시의 주가지수가 같거나 떨어지는 경우에는 원하는 수익율을 얻지 못하거나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경기동향에 대한 명확한 이해나 전망을 갖지 못하는 경우에는 재테크를 '운'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한 10년 쯤 유지하면 안되나? 그러면 그 사이에 환매의 시기를 좀 더 폭넑고 유리하게 선택할 수 있을텐데...
에고... 또 말이 길어졌네요. 점심약속이 있는데, 시간이 다 되어서 오늘은 여기까지...
앞으로 제가 세무사업무를 하면서 접한 부동산과 금융상품 등의 재테크에 대해 소개하면서
절세의 관점에서 이를 연구하여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투잡스 회원님들! 넓은 이해심으로 미처 정리되지 않을 제 글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오호~ 좋은 글이네요...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것과 같아서 일순! 놀랐습니다. 제가 요새 고민하고 있는게 바로...'너무 오래사는것'이거든요. 물론 송세무사님의 견해대로의 오래사는것이겠죠. 그래서 늦게 나마 연금보험을 두개들었습니다.하나는 적격으로 월25만원짜리고,또하나는 비적격으로 20만원입니다.
그리고 종신보험도 하나들었죠옵션 다 넣어서 제일 큰걸로 . 삼성생명에서 그냥 들었어요. 지금 보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데 그래도 들어놓으니 든든하더군요. 그리고 펀드에도 투자를 했습니다 월 50만원씩 넣기로 했어요..요즘 제일 인기있다는 걸로 ㅎㅎ. 송세무사님과 비슷해서 일단 안심 ^^
너무나 귀한 글을 읽고 제 스스로를 되돌아봅니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마라"의 격언을 생각하며 금융에대한 책을 사러 서점으로 뛰어가렵니다~~고맙습니다~~송세무사님~~~
정말 너무 좋은 글입니다. 감사드려요 저도 연금성을 들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중입니다. 3월까지 들어두면 4월부터는 연금받는 금리조정이 있다고 하드라구요.. 10-15%인가.. 그래도 빠듯한 살림에 어떻게 해야할지 20마넌짜리라도 들면 나중에 70-80은 받는다든데... 해야겠져?
바쁜중에도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