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몇번 소개한것 처럼 왕릉 도장깨기에 진심이 되어 버린 나는 수도권 근교에 있는 왕릉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만큼 한적하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 주변에 없다는게 첫번째 이유이고, 두번째로는 18개 지역에 흩어져 있는 세계 문화유산인 조선왕릉을 찾으면서 그 문화적 가치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리고 최근 능 근처에 아파트 건설 이슈로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 될 수도 있다는 아찔한 소식을 접하니, 더더욱 그 가치를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풍수지리를 중시했던 조선 사람들이 뛰어난 자연경관과 배산임수를 고려하여 만들었기에 주변 경관이 참 좋다. 도시의 허파와 같은 산림욕을 위해서라도 화성에 위치한 융/건릉을 방문하였다.
융/건릉
주소 : 경기 화성시 안녕동 187-39
운영시간 : 2-5월, 9-10월 09:00 - 18:00 / 6월 - 8월 09:00 - 18:30 / 11월 - 1월 09:00 - 17:30
전화번호 : 031-222-0142
입장료 : 개인 1000원 | 24세이하 or 65세 이상 무료 | 매주 마지막주 수요일 무료
주차 : 무료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주말에는 꽤 붐비므로 가능한 한적한 시간인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정조와 사도세자가 잠들어 계시는 화성 융/건릉
사도세자의 융릉과 정조의 건릉을 합쳐서 융건릉이라고 부른다.
융/건릉은 다른 왕릉과 마찬가지로 입구에서 왕릉까지 한참을 걸어가야 하고 두 왕릉 사이의 거리도 1Km정도는 되기에
두 왕릉을 모두 보는데는 넉넉하게 한시간 정도 소요되는 듯 하다. (입구에서 융릉까지 500m / 입구에서 건릉까지 700m)
1776년 아들 정조가 왕위에 오른 뒤에 사도세자의 묘를 풍수 좋은 곳인 화성으로 이장하게 되며,
‘낳아주신 은혜에 융숭하게 보답한다.’라는 의미의 ‘현륭원’으로 이름이 바꾸고 정조는 아버지가 잠든 이곳을 12차례 찾았다고 한다.
사도세자 묘는 왕세자의 신분이었지만 대한제국 고종이 장조로 추존하여 정식 왕릉으로 격상되어 ‘융릉’으로 부르게 되었다. 그 이후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도 함께 합장되었다.
왕릉을 방문하며 매번 느낀거지만 능을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몇몇 능을 제외하고는 보존을 이유로 능침 앞 출입을 금하고, 가까이 할 수 없음이 조금은 아쉽다.
타 지역, 특히 경주의 신라시대 봉분이나 백제시대 무령왕릉은 가까이서 관람이 가능한데 조선왕릉은 접근을 금지하는게 어떤 이유에서인지 궁금하다.
다른 장릉 / 영릉 / 선정릉 처럼 이 융/건릉에도 역사문화관이 있어서 조선왕릉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다. 걷기 좋게 되어있으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수원화성의 꽃, 놓치지 말아야할 최고의 명소
화성행궁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25
운영시간 : 09:00 - 18:00 연중무휴 (입장마감 17:30)
입장료 : 성인 1500원 | 청소년 및 군인 1,000원 | 어린이 700원 (스마트 매표소 18:00 - 21:00)
수원은 역사가 있는 도시라서 문화재들이 도처에 있다. 특히 이 곳은 오늘 오전에 방문했던 융/건릉의 주인공인 정조대왕이 아버지인 사도세자를 기리기 위해 수원신도시를 건설하고 수원화성성곽을 축조하면서 화성행궁을 건립하였다. 이 행궁은 조성 행궁 중 규모나 기능면에서 최고로 꼽히는데 일제 강점기의 역사 말살 정책으로 사라졌다가 1996년 복원공사 이후 2003년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후 화성행궁을 배경으로 한 '구르미 그린 달빛' , '그해 우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등과 같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 등에 나오게 되면서 최근 수도권 내 가장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수원 화성 코스 안내지도로 있는데 짧게는 1시간 반 - 3시간 소요 코스가 있어서 주요 건축물을 다 구경하려면 3시간 코스로
팔달문 - 서장대 - 화서문 - 장안문 - 방화수류정 - 창룡문 - 봉돈 - 재래시장을 성곽길 따라 일주해보면 된다.
행궁은 왕이 지방에 거동할 때 임시로 머물던 곳으로서 576칸에 이르는 화성행궁은 조선시대 행궁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정조는 1789년부터 1800년까지 11년 간 아버지의 묘를 찾았는데 이때마다 화성행궁에 거처하며 여러 행사를 거행했다고 전해진다. 그중에는 정조가 직접 나서 신풍루 앞에서 굶주린 백성들에게 쌀과 죽을 나눠줬다는 ‘진휼 행사’라는 것도 있다. 정조의 효심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조선 사회를 개혁하겠다는 원대한 꿈이 담겨 있는 곳이 ‘화성행궁’이다.
조선의 부흥을 꿈꾸던 정조의 혼이 있었지만 일제 강점기에 철거되었고, 1996년 복원공사를 시작해서 2003년에 다시 수원의 품으로 돌아왔다.
화성행궁을 재미있게 둘러보는 방법은 스탬프를 찍으며 행궁을 돌아보는 ‘스탬프 투어’가 있다. 남군영, 봉수당, 특중정 등에 들러 문화유산을 살펴보고 정조의 동선을 따라 걷는다.
용지는 매표소에서 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화성행궁은 10월 말까지 야간개장을 한다.)
정조의 어진이 모셔진 운한각은 다른 곳과는 다른게 소박하게 만들어졌는데 이는 검소한 생활을 강조하던 정조의 뜻이 담겨져 있다.
화성행궁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밤에 즐길만한 야간관광 100선안에 들어가는 유명한 명소이다. 화성행궁 야간개장 덕분에 선선한 가을밤 공기를 느끼고 왔다.
전통가옥이나 전통 건물은 조명을 받아 보는게 훨씬 분위기도 살고 예쁜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야간개장을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수원 화성행궁의 제일 메인인 곳이 봉수당인데, 이곳은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 열렸던 장소로 정조의 효심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의 아경명소는 행궁 뒷편으로 쭉 걸어가면 정자가 지어진 언덕배기를 오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이 정자의 이름은 미로한정이다. 미로한정은 화성행궁의 후원에 세워진 정자인데 정조 13년에 ‘육면정’으로 지어졌다가 ‘늙기 전에 한가로움을 얻어야 진정한 한가로움이다.’라는 시를 인용하여 ‘미로 한정’이라고 이름을 바꾼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순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수원에 내려와서 한가하게 노년을 즐기고자 했던 정조의 뜻이 담겨있는 곳이라고 한다. 올라가면 화성행궁을 한눈에 담으며 더불어 수원 야경도 보여서 도심 옛것과 현대적인 것의 공존의 멋을 느낄 수 있다.
화성행궁을 보고 수원의 명물인 수원 통닭거리 내 진미 통닭에서 치킨 한마리를 먹으면 오늘의 화성 코스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