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짓기 위해 외관 특화하고 조망권 극대화 건축비 늘어나고 내부 공간 활용도는 다소 떨어져
유선형·곡선형·나뭇잎형….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집 안 구조다. 이전의 네모반듯한 모양과는 딴판이다.
성냥갑을 연상시키던 아파트 외관이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내부 평면도 톡톡 튀는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조망권의 가치가 높아진 것도 이색 평면 등장의 배경이다. 나비에셋 곽창석 대표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평면 선택의 기회가 늘었지만 건축비가 늘어나 분양가가 비싼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이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에서 분양 중인 일산위브더제니스에는 눈에 띄는 V자형 평면이 있다. 이 아파트 전용 면적 94㎡는 전면부의 중간 허리가 꺾여 양끝 방이 살짝 마주 보게 설계됐다.
현대엠코가 최근 분양한 서울 상봉동 프레미어스엠코의 일부 주택(101㎡ A·D타입)은 바깥과 접하는 면이 곡선이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동부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서울은 잎사귀 모양의 평면을 선보였다. 나뭇잎이 거대한 건물을 감싸며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으로 외관을 꾸미면서 내부 평면도 잎사귀 모양이 된 것이다.
이색 평면들은 아파트 외관이 성냥갑 모양의 판상형이 아닌 뾰족한 탑 모양의 타워형 단지에서 볼 수 있다. 타워형 아파트는 ‘T’ ‘+’ ‘Y’ ‘□’ ‘W’ 등으로 건물 형태가 다양하다. 파격적인 외관에 맞춰 가구별 평면을 설계하다 보니 내부구조가 독특해지는 것이다. 동부건설 한상수 디자인팀 과장은 “랜드마크 건물을 짓기 위해 외관을 특화하고 조망 범위를 극대화하려다 보니 이전에 보지 못하던 평면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까다로워진 건축 심의도 업체들의 신평면 개발 경쟁을 부추긴다. 서울시는 아파트 동 모양과 위치 등을 제한하는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획일적이거나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아파트를 짓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단지 외관이 독특하지는 않더라도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기존 개념을 과감히 깬 평면도 선보인다. 한양은 최근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한 가구를 두 개로 쪼갠 ‘임대형 평면’을 선보였다. 한 개의 현관문을 통해 집에 들어서면 양쪽에 내부 현관문 2개가 별도로 설치돼 마치 2개의 원룸처럼 만든 것이다. 인천공항 근무자와 물류·관광산업 종사자 등을 타깃으로 한 임대사업용 평면을 내놓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달 분양한 래미안 광교는 수요자들이 기피하는 1층 가구를 복층형으로 설계했다. 일명 ‘더블 하이 리빙 스페이스’라고 불리는 2층 높이의 거실을 제공해 개방감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이들 이색 평면은 조망권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내부 공간 활용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가구 등이 대부분 사각이어서 둥근 부분이 많은 평면에선 공간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또 건축비가 많이 들어 분양가가 비싼 편이다. 아직까지는 소비자 반응이 미지근하다. 동양메이저건설이 지난 10월 인천 청라지구에서 공급한 동양엔파트도 7개 주택형 중 판상형인 117㎡D만 1순위에서 마감됐고 나머지는 3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프레미어스 엠코도 네모반듯한 평면의 중소형은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곡선형의 101㎡는 3순위까지 갔다.
브릭스에셋 김상태 사장은 “독특함은 있지만 낯설고 공간 활용도가 떨어져 호응도가 높지 않다”며 “하지만 30~40대 젊은 층의 반응은 나쁘지 않아 머지않아 ‘평면 프리미엄’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