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타 덴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여자 마술사다.
이미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 히키타는 1959년생이다.
늘 짙은 무대 화장을 한 얼굴만 봐서 그런지 그냥 인형같다는 느낌이
들뿐 여자로서의 매력을 풍기는 그런 인상은 아니다.
물론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지만.
일본인들도 히키타가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어서인지
유명 마술사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그가 최근들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관계 때문이다.
일본과 북한의 관계가 납북자 문제로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는 요즘. 김정일 위원장의 연인으로 히키타의
존재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일부 언론들은 지난해 9월 고이즈미 총리가 북한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기 전 히키타로부터 많은
충고를 들었다고 전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측근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근황은 물론 북한의
고위 인사들을 만났을 때의 행동 등 사소한 것까지 캐물었다고 한다.
히키타는 공항에서의 전용기 위치까지도 귀뜸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을 방문한 외국사절은 비행기에서 내릴 때 늘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위치가 된다는 것이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하지만 납북자 문제로 심기가 불편한 가운데 북한을
방문한 고이즈미 총리가 탄 전용기는 이같은 관례를 벗어났다.
이 것 역시 히키타의 충고를 들은 일본측의 의도적인 행동이었다는 흥미로운 분석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때 일부 기자들은 히키타에게 몰려가 회담의 전망을 묻기도 했다.
핵문제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은 히키타는
"그런 것은 제발 총리에게 물어보라"며 볼멘 소리를 내기도 했다.
96년 처음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히키타는 97년부터 북한의
초청으로 평양 공연을 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히키타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여 풍산개와
보석 가루로 만든 초호화 그림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히키타에게 북한에서 살아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었다.
97년부터 매년 4월 평양에서 공연을 한 히키타는 올해는 평양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납북자 문제로 북한에 대한 일본인들의 감정이 극도로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헐리우드에 애인이 있다"고 말한 히키타가 뭔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어 자못 흥미를 끌고 있다.
<도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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