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요제'는 1977년에 MBC(문화방송) 주관으로 첫 1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젊은이들의 열정과 도전, 신선함 등을 무기로, 여러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면서 기성가요와 다른
새로운 컨텐츠를 선보여, 당시 가요계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킵니다.
1회때부터 '샌드 페블스' 의 '나 어떡해' 는 락밴드가 대상을 거머쥐어(TV서 롹을 한다고!!??)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대학가를 비롯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음악적 로망과 도전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이후 한 회 한 회 거듭될때마다 인기와 영향력은 더해져 갔고, 더불어 대학가요제의 위상과 권위도 높아져 갔습니다.
90년대까지는 '대학가요제'의 수상은 곧 스타 탄생이자, 신인 가수들의 '등용문'이 되기도 하였을 정도로 인기와 위상이 대단했습니다.
1981년은 제 5회 대학가요제로써
앞 선 4회때에 이범용&한명훈의 '꿈의 대화' 가 큰 히트를 쳤고,
(60년대생들이 술먹고 노래방 가면 꼭 이 노래 부르시지요. 근데 노래가 어마무시하게 깁니다 ( ㅡ.-)
'외로움이 없단다~ 우리들의 꿈속엔~~' )
대상 외에 '샤프' 의 '연극이 끝난 후' , 마그마의 '해야' 와 같은 곡도 대회가 끝난 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시대를 앞서 갔다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한국 가요'는 이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 로 치고 있습니다.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재즈풍의 멜로디에 색감 있는 창법, 이게 81년도에 나온 노래라니 ㅎㄷㄷ..
마그마의 '해야' 에는 최수종의 매형인 조하문이 있지요. 해야 뜨라~ 해야 뜨라~ )
그렇게 앞 선 4회때 신선하고 세련 된 명곡들이 많이 나온 탓에 5회 대회에 대한 기대는 한 껏 부풀렀고,
대중들의 열화같은 관심 속에 열린 대망의 5회 대상은
'한양대학교' 1학년 '정오차' 군이 거머쥐게 됩니다.
(이름이 특이한데 그룹명이나 예명이 아니라 본명임)
곡명은 '바윗돌' 로 본인이 직접 작곡, 작사 한 노래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한국적이고 철학적인 가사에,
국악적인 요소가 담겨 있는 듯하면서도 기본 베이스는 '락' 인,
묘(?)하면서 신나기도 한 노래였습니다.
대회가 끝난 후 '바윗돌' 은 TV와 라디오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정오차'도 TV와 라디오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인기를 구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대상을 수상한지 한달여가 지난 시점에서
'정오차'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는데, 거기서 아나운서가 이 노래에 대해 설명을 부탁였습니다.
그러자 '정오차'는 ...
//이 노래는 80년 광주에서 죽은 내 고등학교 친구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만든 노래 입니다.
바윗돌은 친구의 묘비를 의미 합니다.//
...라고 당차게 말합니다.
(ㅎㄷㄷ)
당시는 광주 민주화 운동(1980.05) 이 1여년 지난 때였으며,
5공 군부 쿠데타 정권은 518 당시 광주를 총과 바리케이트로 물리적 고립을 시키고,
이후 방송과 언론을 쥐어짜서 그 날의 진실을 광주밖으로 퍼져나가지 못하게 꽁꽁 숨기고 차단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탓에 실제 광주를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광주에서 무슨일이 일어났나를 80년대 중후반까지 제대로 알지 못했을 정도였지요. 심지어 광주에 간첩이 들어와 무장폭동을 일으켰다고 알고 있을 정도였지요.
아무튼 이렇게 군부는 군화발로 언론과 방송을 엄청나게 밟아 누르던 시기였는데,
광주일고 출신의 한양대 1학년생 입에서 나온 이 한마디에 방송국은 난리가 났지요.
(TV 녹화였으면 당연히 커트했을텐데, 라디오 생방이다 보니.....)
그렇게 방송국 본부장부터 담당 PD 까지 다 불려갔고,
정오차의 '바윗돌' 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학가요제 수상곡 중 금지곡이 되어 버립니다.
이후 정오차는 방송 출연은 물론, 모든 가수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고, 결국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다행이 어디 끌려가고 맞고 하시지는 않으신듯... .)
'젊음'이란 그 단어 자체만으로도
열정, 순수, 도전 그리고 부당과 불의에 순응치 않고 비판과 저항하는 뜨거운 심장을 상징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것은 음악적으로도 락 스피릿이나 힙합의 스웩의 밑바탕이 되기도 하구요.
(요즘 애들은 어디 술이나 약먹고 깽판치는게 락 스피릿인줄 알고, 돈자랑하고 욕 잘하는게 스웩인줄 알어. 라떼는 말야.... )
이 글에선 역사적 사실과 아픔 그리고 분노와 용기의 스토리 타래를 풀기보다,
서슬퍼런 시절에 한 젊은 음악인이 보여준 위대한 '락 스피릿'과 '스웩'을 기억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적거려 보았습니다.
바윗돌
작사. 작곡 : 정오차
노래 : 정오차
찬 비 맞으며 눈물만 흘리고
하얀 눈 맞으며 아픈 맘 달래는
바윗돌
세상 만사 야속타고 주저앉아 있을소냐
어이타고 이 내 청춘 세월 속에 묻힐소냐
굴러 굴러 굴러라 굴러라 바윗돌
한 맺힌 내 청춘 부서지고 부서져도
굴러 굴러 굴러라 굴러라 바윗돌
저 하늘 끝에서 이 세상 웃어보자 하하-
작성자 : 이종격투기 카페
니코로드리겠음
첫댓글 대학가요제 관련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추억의 스타분들 ㅎㅎㅎ
크..라인업 어마무시하네요
위인이십니다. 존경합니다.
와 노래 들어봐야겠네요
세상 만사 야속타고 주저앉아 있을소냐
어이타고 이 내 청춘 세월 속에 묻힐소냐
바윗돌 정오차
한참 디스코 쿵쾅거리던 시절에 이런노래 좋지요..
정오차 처음 뵈었군요
518 잊으면 안되는 역사!
멋지다
소중한 정보 감사!
이름도 멋지네요.
정오차
잘봤습니다.
기타도 잘 치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바윗돌 유튜브 조회수 1 올리러 출발~
옛날 대학교제 수준 엄청높았죠 본선만 진출해도 좋은곡들이 정말많았어요
바윗돌 데모하다 죽은 친구를 기리기위해 만든거라고 알고있었는데 518항쟁인줄은 모르고있었네요
80년대 메가히트를 쳤던 김원중님의 바위섬도 광주를 노래한 거라고 하더군요
연극이 끝난후가 이렇게 옛날노래였다니
가사도 너무 좋던뎅
정오차님 노래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ㅠ ㅠ
바윗돌이 그런 사연이 있는지 몰랐네요
이종에서 본 간만에 좋은 글 입니다
아 뭉클해지네.. 다 진짜 멋있는 곡들. 바윗돌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좋은 자료네요. 니코님 업로드 오랜만에 봐서 반갑네요
요즘 힙합헤세보다 비교할수없이 멋있네요
나름 대학가요제 출신들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분은 처음듣네요 너무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제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 방학이면
성당이나 교회에서 그당시 광주사태
사진,영상을 은밀하게 보여주고
보고 온 친구들은 끔찍한 사진 이야기 해
준 기억이 있네요.
노래방 최애곡 no3
와우 멋지십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노래도 참 듣기 좋네요. 개인적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을 참 존경스러운 역사라고 보는데 니코님 덕에 새로운 사실 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