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 총길이 145km로 그리 길지 않음에도 아직 졸업을 못하고 있다.
계룡산 구간은 위험하니 혼자 가지 말라고들 말하는데 내 일정에 맞는 산악회가 없어 혼자 진행하기로 한다.
9월12일 우천 소식이 있어 망설였는데 오전 중에 그치는 것으로 예보되어 진행하기로 한다.
수원에서 첫 기차를 타고 계룡역에 도착해 택시로 날머리까지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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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에 계속 비가 내려 염려스러웠는데 8시30분 들머리에 도착하니 비가 그친 듯 하여 다행이라 생각하고 출발한다.
산행하면서 경고문이 여러개 보여 이곳이 군사지역이란 걸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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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까지만 해도 가시거리 길고 날씨가 개이는 듯 했지만 이후부터 보슬비가 내리더니 시간이 갈수록 점점 굵은 비가 산행 내내 계속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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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할 방향 정상쪽에는 안개가 자욱하다.
출발후 8.5km지점부터 비탐구간으로 접어드니 통행이 없는 곳이라 길도 좁고 새벽에 내린 비로 잔뜩 물먹은 풀과 잎사귀들때문에 등산복과 등산화가 물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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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석문을 지난 후 경사길을 오르는 중 직선방향 사면을 따라 걷는 길과 우측 능선쪽을 향하는 두갈래 길이 나오길래 정맥길은 능선 따라 진행해야 한다는 진리를 믿고 우측길로 접어들었는데 알바였다.
점점 길이 험해지길래 느낌이 안좋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절벽이 나타나 GPS를 보니 길에서 벗어나 있어 되돌아 가려니 부슬비와 안개로 날씨도 안좋은데 힘들게 올라온 것이 아까웠다.
위험해 보이지만 우측 암벽쪽을 치고 오르면 금방 능선길로 접어들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스틱을 접어 배낭에 꼽고 암벽을 기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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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 올라선 후 앞에 보이는 것이 계룡산 최고봉 청황봉(천단)이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안개 때문에 흐려서 가까이 가보니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두겹으로 철조망을 설치해 놨기에 철조망을 통과 할 수도 되돌아 갈수도 없어 1차 멘붕이 온다.
되돌아 가는건 오르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될 듯 하여 철조망을 넘기로 하고 이러저리 살펴본다.
철조망 중간은 도저히 통과가 어려울 듯 하고 휀스를 손으로 잡고 중심을 잡으면서 넘으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휀스와 철조망이 만나는 곳을 선택해 실행에 옮긴다.
휀스를 부여잡고 철조망을 밟으니 주변의 철조망들이 내몸으로 쏠리며 낚시바늘 처럼 날카로운 철가시들이 옷 여기저기 달라붙어 움직일 수가 없다.
한손은 중심을 잡아야 하기에 놓을 수 없고 한손으로 최대한 떼고 안떨어지는 것은 옷이야 뜯어지던 말던 그냥 잡아다니면서 간신히 철조망을 넘는다.
천단에 관심 있던게 아니고 군인들에게 들키면 안좋을 수도 있어서 빨리 통과하려 반대편으로 가보니 넘을 수 있는 만만한 곳이 없다.
높게 설치된 휀스 위로는 또다시 철조망이 있어 도저히 통과가 불가했고 철계단 난간대 옆 이중으로 설치된 철조망도 빈틈이 없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 2차 멘붕 상태가 된다.
정신을 가다듬고 계획은 없었지만 이왕 들어온거 그 어렵다는 천단을 알현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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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로 인해 조망이 없는 것이 아쉽다.
몇번을 왔다갔다 하면서 철조망 넘을 만한 곳을 찾던 중 그래도 이전처럼 휀스와 철조망이 맞닿은 곳이 중심을 잡기에 유리할 듯 하여 그곳을 넘는다.
넘고 나서는 한동안 급경사 내리막 길이라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흙과 돌들이 같이 미끄러져 중심잡기가 쉽지 않다.
GPS상 선답자 루트가 있는 방향으로 가다보니 어느순간 길이 나오는데 원래 천단을 몰래 다녀오는 사람들도 우회한 후 이길로 올라갔다 되돌아 오는 방법을 선택하는데 나는 절벽을 기어올라 반대편으로 진입한 것이다.
디젤과 잘하세랑 설악태극종주 하면서 달마봉 근처에서 길을 잘못들어 멘붕에 빠졌던 이후 오랬만에 멘붕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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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쌀개봉으로 진행하면서 만나는 칼바위 능선은 후기를 읽을때는 무서울 것이라 생각되었는데 생각외로 길이도 짧고 그리 위험하다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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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는 빗줄기가 굵어져 스마트폰을 비닐에 싸서 배낭에 넣는다.
충전잭에 물기가 닿으면 충전이 안되며 밧데리가 방전되어 GPS를 확인할 수 없으면 사실상 산행이 불가능하여 비올때 젖지않도록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이 통천문을 지나 좌측 오르막 길을 오르면 쌀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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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개봉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절벽과 만나는데 로프없이는 하산이 불가능 한 곳이라 백하여 다른 길을 찾아본다.
GPS가 있지만 20M정도 오차가 있어서 길이 흐릿한 곳에서는 종종 찾기가 어려운데 이곳이 그런 곳이다.
감으로 이곳조곳을 가본 끝에 사진으로 많이 봤던 로프구간에 다다랐는데 막상 이곳까지 길 찾기가 어렵지 로프구간은 수월하게 내려온다.
비탐길에서 로프가 있다고 하여 모든 체중을 로프에만 의지하는 것은 위험하다.
오래되어 삭은 로프가 있어 끊어질 수 있기 때문이며 로프는 끊어 질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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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는 그리 어려운 코스는 없으며 관음봉 아래에서 비탐구간을 벗어난다.
천단 출입금지 이후에는 관음봉이 계룡산 최고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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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봉을 지나 15.7KM지점인 금잔디고개에 도착하고 금줄을 넘어 또다시 비탐구간으로 들어선다.
비로인해 배낭에 넣은 GPS를 보지않고 가다보니 두번 짧은 알바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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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10분 오늘의 날머리인 윗장고개에 도착해 산행을 마무리 한다.
첫댓글 철책 그높은데를 어케 넘어서 천단을 오르셨는지 ㅜ
반대편 철조망은 그나마 쉽게 올라갈수 있는 루트가 있는데 ㅎ 날씨도 안좋은데 고생하셨네요 그래두 계룡산에서 기가 젤 쎈곳을 다녀오셨으니 남은구간 무탈하실겁니다^^
산이 대장님이 철조망 통과 루트를 아시는 줄 알았다면 조언을 좀 얻고 갈걸 그랬네요. 이제 호남만 남았는데 주로 산악회 이용할 것이니 안전할 겁니다^^
그렇게 바위를 무셥하더니
그래도 안전하게 다녀오셨서 다행입니다
암쪼록 안전산행 하시길요~^^
바위 타는거 무섭고 싫지만 다니다 보니 어쩔수 없이 통과해야 할 때가 있네요^^
대단한 포빛친구~~~
몸 조심하게나~~~
계룡산 천단 기 팍팍 받고 안전산행 하시게~~
화이팅!!!
그레이 친구 늘 관심주니 고맙구만~
계룡산 기 받은걸로 쭈욱 안전산행 할께^^
천단은 엄청기가센곳인데.
기 약한사람들은. 천단갔다와서 아픈사람들도 종종있어...
계룡산 젤 힘든구간 지났으니 이제 탄탄대로~~
아자아자~~홧팅
기가약하면 아플수도 있구나 난 그렇진 않으니 기 센 걸로~
금남은 두구간 남았는데 부담은없어.
마지막 한 구간은 호남끝나고 9정맥 졸업을 이곳에서 하려고 남겨놓을까 생각중^^
대단해요
울칭구~^^
완죤 칭찬합니당 ㅎ
무모함도 있으니 칭찬받을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되니 어떤 오지를 가더라도 안전하게 산행할 자신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