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찬란히 빛난다. 하늘이 깨끗하다. 하얀 뭉게구름이 흘러간다. 버스 타고 모란, 왕십리, 합정역서 전철을 바꿔 타고 어렵게 증산역에 도착했다.
친구가 예상보다 많이 기다리고 있었고 모두 반갑게 악수하고 웃고 반긴다. 모르는 친구도 있어 처음 상면한다.
증산역은 철로가 불광천을 따라 놓여있고 불광천을 흘러간 물이 홍제천을 거쳐 한강으로 내려간다. 나는 예전에 평화의 공원에서 마라톤을 하면서 이 부근의 불광천을 달렸던 생각이 난다. 많은 친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삼삼오오 웃고 떠들며 시내를 지나간다. 가파른 시멘트 포장길을 힘들게 오른다. 커다란 은행나무가 군데군데 높게 자라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10여 명씩 열을 지어 내려온다. 모두 반갑게 손을 흔들고 몇 살이냐? 어디를 가느냐? 며 반긴다.
증산체육공원에 들어섰다. 둥그렇게 모이라 해도 햇볕이 따가우니 행동이 느리다. 올커니 대장의 지도로 둥그렇게 모여 인원 점검하고, 번호하고, 자기소개하고, 처음 나온 사람 나와 인사시켰다. 40명이 모였다. 단체 사진 찍는다. 풀 한 포기 없는 운동장에 햇빛이 내리비친다. 축구장이 무척 더워 보인다. 꽃뿌리가 빵을 나누어 준다.
나무계단을 오른다. 커다란 나무가 둘러싸여 그늘이 있어 다행이다. 커다란 아까시나무가 있다. 산등에 오르자 정자가 있다. 평상도 놓여있다.
그런데 이곳에 평행봉이 여러 군데 많이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평행봉이 예전에 만들어진 구식인데 유달리 많다. 나도 고교시절 평행봉에 미쳐 열심히 한 적이 있다. 벚나무에서 버찌를 따 먹는 친구가 보인다. 단풍나무가 계속 있는 곳을 지난다. 단풍나무는 잎의 색이 여러 가지여서 숲이 모자이크한 것처럼 멋있게 보인다.
삼거리에서 쉬어간다. 보리리가 오이를 나누어준다. 우리는 지금 산의 등을 타고 올라가고 있다. 올라가는 왼편으로 고양 덕양구 항동공공주택지구이다. 산의 숲 사이로 아파트가 보인다. 커다란 소나무가 병충해에 시달렸는지 고사해가고 있다. 높이가 30여m가 될 것 같은 커다란 나무가 가끔 보인다. 그런 나무는 수령이 상당할 것 같다.
이름 모를 들풀이 있고 꽃이 많이 피어있는 호젓한 길을 걷는다. 벌 나비가 날고 비교적 키가 작은 꽃이 많이 피어있다. 친구들이 사진을 찍는다. 길 양쪽으로 적 단풍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심었다. 시간이 지나면 멋있는 길이 될 것이다. '포토아일랜드' 사진을 찍기에 좋은 곳이라는 뜻이다. 운동기구가 있고 소나무 낙엽이 쌓여있고 ‘이 육사의 청포도’란 시가 쓰인 게시물이 있고 많은 시가 군데군데 있다.
봉산 팥배나무 군락지를 지난다. 팥배나무는 팥 같은 배가 열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꽃도 배꽃과 비슷하다고 한다. 나무가 매끈하게 높이 자라고 있다. 팥배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이고 이곳에 5,000㎡의 산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12시 10분 정자가 한 채 있는 이곳에서 간식을 먹기로 했다. 희야, 심순애, 골드, 정임, 영스타, 윤석희, 윤한섭 7명이 자리를 만들고 같이 음식을 들었다. 소주, 순대, 김치전, 도토리 전, 떡,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사과, 카스텔라, 김밥, 두유, 가래떡, 음식을 들고 술을 마셨다. 술을 병뚜껑으로 조금씩 나누어 마시며 웃고 떠든다. 음식도 가지가지 여러 가지다.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신난다. 재미있다. 같이 식사한 우리끼리 사진도 찍었다. 여기저기서 음식 나누어 먹고 시끌시끌하다.
제일 뒤 기수 심순애와 희야가 가위바위보를 하여 심순애가 졌고 자리 청소를 하는 영광을 가졌다.
편백 심은 곳을 지난다. 상당히 넓은 곳에 편백이 자라고 있다.
사각 정자가 한 채 있고 가운데 둥그렇게 잔디가 자라고 있는 곳에 왔다. 올커니가 오이 하나씩 나누어준다. 그 주변을 커다란 나무가 자라 그늘을 만들어 준다. 훌라후프가 있어 제니, 상화, 희야, 꽃뿌리가 훌라후프를 돌린다. 잘 돌린다. 제니는 남편 회사의 모임에서 훌라를 돌려 상을 탄 적도 있다 한다. 선수 실력이다.
가는 곳곳에 운동기구가 있고 정자, 평상, 나무계단이 있다. 꾀꼬리 소리가 들린다. 서울시와 고양시 경계에 앵봉산이 있는데 꾀꼬리가 많이 살아 ‘앵봉산’ 또는 ‘꾀꼬리봉’이라 부른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꾀꼬리 소리가 들린다. 양마루가 맨발로 산을 걷는다. 초가집이 여러 가지 나무와 풀의 이름과 쓰임새를 가르쳐준다. 아는 것도 많다.
산악기상관측장비가 있는 곳을 지난다. 봉산 산악기상 관측소이다. 설명이 있으니 좀 읽어보면 좋으련만 모두 그냥 지나친다. 아까시나무가 있고 벚나무가 있다. 길옆으로 낙엽이 수북이 쌓여있다. 한발 한발 계단을 오른다. 힘이 든다. 그래도 쉴 수가 없다. 남이 가니 계속 같이 가야 한다.
2시 10분 팔각정이 있고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봉수대 2개가 있다. 광장 주변은 숲에 둘러 쌓여있다. 봉산이란 높이 235m로 봉수대가 있다는 의미와 남북으로 길게 뻗은 산줄기가 봉황이 날개를 편 모습과 같다는 뜻이라 한다. 이곳이 서울과 고양시의 경계다.
우리는 팔각정에 둥그렇게 앉아 시간을 보내다 정혜영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남녀가 어렵게 채팅이 되어 반가운 마음에 바로 만났다고 한다. 시간이 늦어 같이 한방을 쓰게 되었는데 여자가 “나를 꼭 지켜줘야 해”고 하자 남자는 어렵게 그 약속을 지켰다. 새벽에“이 등신아 다시는 연락 하지 마”라는 쪽지를 남기고 여자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서오릉로 고개 커다란 길을 건너간다. 육교에 꽃밭을 만들고 길에는 거적을 깐 녹지연결로를 건너 서오릉로에 내려왔다. 서울지방경찰청 806 의무경찰대 앞을 지나 걷는다. 고바우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걷는다. 세계문화유산인 서오릉 입구 부근에 있는 커다란 남원골 추어탕(02, 357 9255)에 도착했다.
서오릉은 예종, 숙종 등 왕과 왕비 다섯 능이 들어섰고 장희빈의 묘도 이곳에 있다.
나는 양마루, 영스타, 윤한섭, 보리리 네 명이 같이 식사했다. 술도 한잔 곁들이고 추어탕을 먹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4시 10분 식사를 마치고 길을 건 너 702A 버스(용두 사거리- 을지로입구역)를 타고 응암역에서 내려 집으로 향했다. 나는 왕십리에서 바꿔 탔고 다그래는 잠실역으로 갔다.
오늘도 많은 친구와 봉산 숲길을 걸으며 좋은 추억을 남겼다.
여러분은 저의 아주 소중한 친구입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참가한 친구
여친: 골드, 꽃뿌리, 나영, 너울, 다그래, 래경이창, 모계, 미림, 보리리, 부선이, 상화, 서연, 서투리, 순이, 승아,
심순애, 영은이, 온유, 장미, 정임, 제니, 제하김, 좋은날, 진수기, 채현, 희야(26)
남친: 고바우, 김태동, 나그네, 손오공, 쏘가리, 야화설, 양마루, 에어버스, 영스타, 올커니대장, 왕산, 윤석희, 윤한섭,
정해영,초가집(15명)
첫댓글 생생한 기록.너무 감사.
같이해서 즐거웠어,
고마워.
힘든산을 오를때나 편한숲길을 걸을때나 메모를 열심히 하더니 생생한 후기로 감동을 주시네~
다시 봉산을 오르는기분 감사요
난 넘어질까 땅만보고 걷느라 놓친부분을 자세히도 짚어 알려주어 고마워~~^^
같은 시간에 같이 느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
읽어줘서 고마워요.
또 같이해요.
후기작가로~인정 !!!
읽다보니 그림이 합쳐지넹~^^
수고~하셨어요 ^^
작가도 작가 나름이겠지.
고마워요.
역시 한섭친구의 후기글을 보아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어제의 둘레길이 복습이 된다니까
항상 읽어주어 고마워.
좋은 곳 안내해주느라 수고했어요.
윤한섭친구님~아름다운 봉산
둘레길의 아기 자기한 이야기가
봉산 둘레길을 다시 그립게
하네요...
늘 둘레길 후기글을 보면서
즐거움을 간직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훌라후프 돌리는 모습이 생각나네요.
벌써 추억이 되었네요.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하게 살아갑시다.
고맙습니다.
즐겁게 읽었습니다. 친구
앞으로 자주 만날 것 같습니다.
맨발로 걷는 것이 좋다는데 시작이 어려워.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