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참 묘한 인연이네요....."
어떻게 나인줄 알았지?.....
지금도 수천명의 사람들이 나와 함께 이길을 지나가고 있는데....
어떻게...나인줄 알았을까....
그녀는 한동안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게요...정말...더러운 인연이예요...그렇죠?.."
하긴...설명할수 없겠지.....나도...한눈에 그를 알아보았으니까...
그가..어떤사람인진 몰라도...
어떻게 될진...서로 잘알고 있으니까...
"겨울인데도..참 따듯하네요.."
그가 좀 더 그녀곁으로 다가서며 말했다..
"우리가....죽기에는 참 많이 ...아까운 날이네요.."
그는 아무런 대꾸도 없는 그녀를 따라가며..시종일관 날씨에 관해 지껄였다....
해가 뜨면..몇시간동안만 이라도 이렇게 밖에서 해를 쬐고 싶어진다는둥..빨래는 이런날 해야 하는 거라는둥..이런날에 자기가 죽으면 천사가 내려와 자기를 지옥이 아닌 천당으로 데려 가줬으면 좋겠다는둥... 겨울이 오늘만 갔다면 자기는 항상 목도리는 하지 않을 꺼라는 둥.....그에 말이 쉽게 그칠것 같지 않자 그녀는 더빨리 걸으며 뒤도볼아보지 않은채 그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잊었어요??...우리에겐 지금이 마지막이예요.."
그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한참을.. 더걷다가 따라오는 기색이 없자 그제야 뒤를 돌아보았다...
".............안갈껀가요?....."
그들은 이제 길의 중심에서 벗어나 골목으로 빠지고 있었기에 아까처럼 많은 사람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녀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하며 가던길을 재촉했다..
"...싫다면 지금 돌아가요...난 일이 복잡해지는 건 질색이니까.."
"잠깐...기다려요...돌아가지 않아요..그럴수 없거든요...
이제 끝이라는 걸 잠시 잊었어요...."
잠시 잊었다구??어떻게 자기가 죽는걸 잊을 수 있지??...하긴...보통사람들이라면....자기가 죽는지도 모를텐데..머...이제 상관없어...
그녀의 얼굴은 차갑게 한번 미소짓고는 이내 굳어진채 고집스럽게 걸어갔다..그는 이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채 작은키에 걸맞는 종알걸음으로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30분 가량을 말없이 골목골목을 다니다 이윽고 지은지 채 일년도 안된듯한 2층주택건물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뒷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대문옆에 난 작은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그리곤 정원옆의 샛길로 돌아...새건물과는 어울리지 않는 낡은집에 또 한채 나왔다..그녀가 그집에.문을 열고 들어서자 바로 입식 주방이 하나 나오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나왔다..그녀는 그가 들어오자 문을 잠궜다..그리고 방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는
그가 방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또다시 문을 잠그고는 돌아섰다..
"이제...정말 마지막이예요...."
"그래요...나도 알아요...정말...이게 마지막이군요.."
그녀는 옷장안에서 하얀비닐봉투를 끄집어냈다..
(희망약국)이라고 쓰인 비닐봉투를 집어들자 약통이 투르륵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약통안에는 가득히 수면제가 들어있었다..
그녀는 한손가득히 수면제를 담아부었다...
그리고는...입안으로...한알이라도 흘려서는 안된다는 듯이...
한손으로는 흘러내리는 약알을 주워다시 입안으로 넣는것이였다..
그는 방한구석에 있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소주..고추장.....그리고 반동강난 오이...
그중에서 그는 소주를 집어들고는 그녀에게 건냈다..
그녀는 소주에 뚜껑을 열고는 소리까지 내며 반병을 약과 함께 삼켜버렸다...
그녀가 남긴 약을 그는 손에도 붇지 않고 바로 입안으로 털어넣었다..
그리곤 역시 그녀가 남긴 소주를 입안으로 부었다..
그녀가 자리에 눕자 그또한 그녀옆에 나란히 누웠다...
"아무도 내말을 믿지 않았어요...."
그녀가 등을 돌리며 나지막히 말했다..
"밤이면..항상 내방문을 걸어잠그고는 빨리 그가 죽어버리라고 빌었어요...어머니가 돌아오지 않는 밤이면 항상..
방문을 걸어잠궈도..그는 항상 내방으로 들어오곤 했어요..
어머닌...내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내가 자신에게서 그남자를 뺐으려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더이상 그집에선 버틸수가 없었어요..
그집을 나오고 나서도...나는 자물쇠가 세개 달린 집에서 살아도..
문이 두개인 집에 살아도...매일밤 그사람 꿈을 꿨어요...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는 밤이면 내몸뚱아리를 밑에 깔고는 낄낄대며 기뻐하던 모습을....한시도 잊을수가 없었어요...
나는 한시도 편하게 잘수가 없었어요...
이제는...벗어나고 싶어요...이제...."..
그가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는 한껏 몸을 웅크리고 돌아누워있었다..
"..나는..이렇게 하지 않아도....곧죽을꺼예요...
병원에서 더이상 살수 없을꺼라구 그랬거든요..
그냥 퇴원하래요...
그런데 왜...내가 지금 죽는줄 알아요?....
나는...내가 모르는 사이에 죽고 싶지 않아요...
오늘 죽을까 내일죽을까..전전긍긍하고 싶지않아요..
아마 그건..참 피곤하고 힘들고 피곤한 일일꺼예요..
차라리 이렇게 죽어버릴래요.."..
"세상에 남는 사람들은....다 변명이라고 생각 할꺼예요...
맞아요...다변명이예요...
그래도 다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사실...나 아까...잠깐...겁이 났어요...당신눈을 보니까..
닮은 누군가가...생각났거든요...
나를...사랑해주던,,누군가가,...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그사람뿐만 아니라...그누구도....
그사람 닮은 눈을 보니까....
아주 잠깐이지만...살고 싶었거든요..."..
......
그녀에 말을 끝으로 그들은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곁에는 그저 빈 소주병과 희망약국의 약봉지....그리고 영원히 그들을 잠재워줬을 수면제를 가득담은..그저 이제는 빈약통만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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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소설을 잘 못써요...
그래도 용기내서 조금 적어봤는데요...
읽어주신분들...고생하셨습니다^^;;
첫댓글 별로 고생은... 고생까진 아니었구요....^^ 용기 내서 또 써보세요. 잘 읽었습니다.
잼있네요. 죽은 이유가 조금 상투적이라 그렇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