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과 복음 2

[위드]

예수를 믿는 성도들도 세상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곧장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 까에 자유하지 못합니다 생명보단 생존에 얽매여 산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성경은 모이기를 힘쓰라고 합니다. 말씀이 있는 곳으로 불러내십니다. 여러분이 성도라면 하나님은 침 삼킬 틈 없이 여러분을 돌보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에 끊임없이 개입하셔서 여러분을 책망하시고, 위로하시고, 인생 막대기 사람 채찍으로 두드려 패시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담과 가시로 막으시면서 원치 않는 곳으로 띠 띠워 데려가시는 것입니다. 이땅에서부터 영생을 살고있는 성도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시는 하나님의 열심입니다.

이렇게 말씀의 사건으로 인생을 살아내면서 우리에게는 변화가 생깁니다. 달라짐이 있습니다. 오늘 제목이 ‘법 아래 있지 아니하고 은혜 아래 있음이라’인데 은혜 아래에 있다는 말은 은혜의 왕 노릇 안에 있다는 말입니다. 로마서 10장에는 “예수는 우리에게 의를 이루기 위하여 율법의 마침이 되셨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서 성도는 살고있는 영역이 법(율법의 저주) 아래에서 은혜 안으로 옮겨진 사람들입니다. 율법의 정죄와 상관없는 삶을 살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죄를 짓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어떤 행위도 정죄를 받지 않는 그리스도 안으로 옮겨졌다는 뜻입니다. 말씀이 우리와 동행을 하면서 이런 현실을 계속 확인을 시켜 주십니다.

그런데도 복음 알았으니까 막 산다는 말을 할 수가 있을까요? 그런 자들처럼 고개 빳빳이 들고 눈에 힘주고 살지 못합니다. 은혜를 알았다는 말은 면목 없이 빈손으로 십자가 앞으로 나가는 겁니다. 그리고 자기를 다듬는 대신 주님의 십자가 뒤에 숨는 거에요. 그걸 믿음이라고 합니다. 그들에겐 주가 계시니까요

사람들은 복음을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에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납니다. 먼저는 갈라디안식 신앙 알미니안주의처럼 은혜 더하기 선택적 율법 행위, 다른 하나는 율법은 구원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율법으로부터 자유 해야 한다는 율법폐기론, 무율법주의입니다. 이것이 초대교회 때부터 나타났던 영지주의지요. 육신은 악하고 더러우며 육신에서는 죄밖에 나올 게 없으니까 신령한 영적 지식을 소유하여 그것으로 구원받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몸은 복음을 담을 그릇조차 되지 못해요. 그래서 말씀이 먼저 그런 우리의 육을 해체하면서 새 그릇을 만드시는 것입니다. 그걸 새 피조물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율법에 대한 오해는 율법의 마침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한 겁니다. 창세전에 약속하신 은혜의 복음에 대한 무지가 아담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지요. 그래서 세상이 예수님을 미워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세상을 악하다고 하십니다.(요7:7) 이런 복음에 대한 반발과 미움은 누구에게나 다 있는 거에요. 어떤 특정인들만의 잘못이 아니라 선악과 따먹은 우리에게 내재되어있는 하나님에 대한 반발이며 죄의 책임을 타자에게 미루고 싶은 아담의 속성입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우리에게 복음이 주어졌을 때 위의 두 가지 반응이 다 나타납니다. 전자는 복음을 내가 사유하려는 욕심, 나의 땀 한방울이라도 투자해서 내 구원으로 챙기겠다는 욕심입니다. 값없이 주시는 은혜에 대한 부정입니다. 그래서 구약에 보면 하나님은 성전을 지을 때도 땀을 흘리지 못하도록 명령하셨습니다. 철 연장으로 돌을 다듬지 못하게 하셨고, 땀을 흘리지 않도록 베옷을 입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본성은 그런 것들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예수를 믿어도 내가 믿어야 하고 구원을 받아도 내가 받아야 합니다. 아담에게서 난 모든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은혜의 구원,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일방적 선택인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들의 자기구원을 위한 어떤 선택도 부정합니다. 그런 인간을 죽여서 살리는 것이 구원이라고 한단 말입니다. 그래서 고린도 후서에보면 구원받은 성도의 삶에 대해 “사망은 우리 안에서 역사하고 생명은 너희 안에서 역사한다”고 하는 거에요.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원리입니다. 예수 믿어서 남 주는 것이 천국에서의 삶의 원리입니다. 그렇게 천국은 하나님의 희생과 섬김으로 영원한 나라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모여서 말씀을 나누는 것도 하나님 자기 피로 우리를 사신 그 하나님의 은혜를 알기 위함입니다. 모일때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이야기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그 십자가 은혜의 필연성을 우리는 너무 쉽게 너무 자주 잊어버리니까요. 그래서 십자가지신 그 하나님을 아는 것이 영생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아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허락된 것이 아니거든요 어던 인간도 스스로 그분을 아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성령이 아니고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땅을 다녀가신 하나님을 증거하고 계시하는 것이 성령이 하시는 일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언어와 문자로 하나님을 기록한 성경은 반드시 문자 층 아래에 있는 진리의 층을 깨닫게 하는 성령의 조명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즉 성경 세계의 문이 열리는 것은 반드시 비번이 필요한데 그 비번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언약의 피뿌림을 받은 자들에게만 허락된 진리의 세계입니다. 창세전에 섰던 십자가, 그 아들의 죽음을 통과하지 않는 자들에게 성경은 절대 열리지 않습니다.(갈2:20) 성경을 백 독, 천 독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읽고 싶은 것만 읽을 뿐입니다. 예수님이 그러셨잖아요 그 눈이 나쁘면 온몸이 어둡다고..

만대로부터 비밀이신 예수에 대해 눈이 열리려면 먼저 그 분을 담을 수 있는 새 피조물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십자가 언약의 죽음 안에서 새로운 생명이 나누어진 자들입니다(고후4:10-12) 그런 하나님의 일방적인 선택으로 말미암는 새창조의 실행 없이는 어느 누구도 주님과의 관계를 만들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인간들이 자기구언을 위해 기껏 한다는 짓이 십자가의 은혜에 인간의 행위를 더하는 것들이고 아니면 자기 욕망을 합리화 하는데 복음을 이용하는 영지주의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복음이 주어지기 전에는 인간들 세계에 문제가 없습니다. 다들 착합니다. 윤리도덕이나 법정신으로 위장하고 있는 자들이 말씀 앞에 세워지기 전에는 모두 착해요. 그런데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말씀이 주어지자 세상은 죄 아래 가두어진 세상으로 드러나 버린 것입니다. 한마디로 죽은 세상이에요 그래서 세상은 이땅에 오신 예수님을 살해해서 세상밖으로 추방해 버린 것입니다. 저 인간이 있는 이상 세상은 하나님의 심판 아래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거에요

(시편 2편)

1 어찌하여 이방나라들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헛된 일을 꾸미는가

2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그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대적하며

3 우리가 그들의 맨 것을 끊고 그의 결박을 벗어 버리자 하는도다

이런 세상 현실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피로사신 교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이란 그분이 세상을 사셨던 그 운명에도 연합된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일하게 세상으로부터 미움과 핍박을 받게 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 자들이 기름부음을 받으신 분과 한 몸된 교회란 말입니다. 그것 없이는 세상과 구별된 거룩도 없는 거에요.

성도만 고난의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지요 세상 모든 사람들도 고해의 인생살이를 살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들고 성도가 다른 것은 그 고난의 해석이 다른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누구나 인생살이가 고생스럽지만 성도는 모든 고난을 주를 위한 것으로 하나님이 여겨주시는 것입니다. 그것을 사도는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내 육체에 채운다’고 한 것입니다.

우리가 광야 인생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스데반 집사가 말한 광야교회입니다 성도는 그 광야를 통과하면서 세상에 없는 말씀과의 동행, 생수를 내는 반석과의 사귐이 있게 됩니다. 세상이라는 메마른 땅을 통과하면서 마침내 나에게는 주가 계시고, 그분이 자기 몸을 내어주시기까지 나를 사랑하셨음을 알게 됩니다. 그 사랑이 먼저 부어짐으로 마침내 그분께 우리 존재 자체를 의탁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일날 교회 가고 헌금 몇푼 바치고 그런 종교행사가 아니라 나의 존재 자체가 그분 것이라는 것을 고백하고 그 이름 앞에 온전히 무릎 꿇고 내가 아닌 당신이 주님이심을 시인하게 되는 것을 성경이 하나님의 영광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빌2:10-11)

선악과를 물고 태어난 우리는 자기 자신 이외의 어떤 상대에게도 자신을 의탁할 수가 없는 자들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를 믿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거에요. 그래서 예수를 주와 그리스도로 믿는다는 말은 먼저 나를 믿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믿음은 종교 차원의 믿음이 아니라 ‘나 없음’ ‘그분만 있음’의 믿음입니다. 우리의 처음자리를 아는 것입니다. 생사여탈권을 가진 분께 나를 완전히 의탁하는 것입니다. 나의 목적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대로 그리스도 안에서만 있음이 되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의 개념입니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해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해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롬14:7-8)

이말씀은 우리의 행위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의 정체성은 이런것이라는 뜻이고 내가 반드시 너희들을 주의 소유된 경건한 자로 만들어 낼 거라는 선언인 것입니다.

그렇게 성경이 말하는 경건(유세베이아)은 술 담배 안 하고 유흥을 즐기지 않는 그런 정도가 아니라 왕의 행차 앞에 납작 엎드린 상태를 경건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나에게 주가 계심을 아는 것인데, 그 주님은 자기 피값으로 나를 사신 생명의 주를 아는 것입니다. 바울은 그 주님의 사랑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와 길이를 알아가는 것이 구원의 현재성이라고 했습니다.

성도는 반드시 자기를 피로 사신 분에게 자신을 의탁하게 됩니다. 성도의 일생이 그를 위한 사건으로 채워지는 것입니다. 저는 당신께 드릴 것이 없고 당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를 지금 당장 지옥에 보내셔도 할 말 없는 죄인입니다. 그러나 면목 없지만 당신이 낙원에 계실 때에 저를 기억해주세요... 라고 한 십자가 옆의 강도가 모든 성도의 모델이란 말입니다.

갈라디아 교회와 오늘날 교회가 다른 것이 없습니다. 세상도 달라진 것이 없고 우리 인간도 달라진 것이 없고 세상교회들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지상 교회는 세상신에 장악된 종교집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도가 편지를 쓴 당시의 교회들의 문제를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다른 복음, 다른 예수가 유통되고 있는 세상교회입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 하나님의 사람들을 위해 허락하신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것을 하나님의 집에서부터 심판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한 것입니다. 다른 하나님을 섬기고 십자가의 원수로 행세하도록 내어버려 두심이 곧 심판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과 함께 큰성 바벨론 길가에 선 증인은 그들을 향해 외치는 것입니다.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가 받은 재앙들을 받지 말라”

복음에는 세상에 없는 게 있습니다. 세상 종교에 없는 이질적인 게 있습니다. 인간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은혜의 필연성입니다. 한마디로 인간 구원의 불가능, 전적 무능함, 자격 없음이 복음 안에 들어있습니다. 그러니까 복음은 모든 사람에게 기쁜소식이 아니란 말이지요. 오히려 보편적 인간에게 분노를 자아내고 심하면 살해 의지까지 불러일으키는 것이 십자가복음인 것입니다.

우리는 ‘오직 은혜’라는 것이 보편적 아담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하나님의 구원방식임을 신앙생활을 통해서 또 세상과의 충돌을 통해 점점 확인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은혜’를 입에 쉽게 올릴 수 있었는데, 막상 은혜를 살아내면서 보니까 우리로서는 그 은혜를 은혜로 받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오직 은혜로만 구원을 받는다는 현실은 세상 종교인들처럼 입에 달고 살 수 있는 게 아니고 그렇게 기쁘고 감사할 수만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육은 끊임없이 은혜의 복음을 거부하고 싶고 나의 가능성, 율법행위의 가능성으로 하나님앞에 당당하고 싶어하고 나의 노력이 들어간 내 구원을 내것으로 챙겨가지고 싶어한다는 것을 시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본성상 복음은 우리 인간과 충돌하게 되어있는 복음이에요. 그것을 고백하기 위해 성도에게는 세상 교회의 종교생활도 필요한 것입니다. 이것이 아닌 그것을 배우는 기간입니다.

어떤 인간도 하나님의 구원방식에 개입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구원은 우리 소관이 아닌 거에요 그래서 하나님은 생명나무로 가는 길을 천사와 화염검으로 막아놓으셨습니다. 그럼에도 선악열매를 먹어버린 인간들은 생명나무에까지 손을 뻗치려고 하는 겁니다. 그게 인간들의 종교성이에요. 개나 고양이가 절에 다니고 교회다니진 않잖아요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게 인간의 마음이란게 그런 뜻입니다. 그런 죄인들이 결국 이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입니다. 왜 우리를 우리의 구원 가능성을 부정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