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라이트 헤비급 존 존스(25, 미국), 2458일 동안 타이틀 홀더였던 前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38, 브라질), 그리고 오는 8월4일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와의 타이틀전을 앞두고 있는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26, 브라질). 이 세 명의 파이터의 공통점은 그들 모두 무에타이를 익혔다는 것이다. 많은 UFC 강자들이 익히고 있는 이 무에타이란 어떤 무술일까?
무에타이는 태국 타이족이 인도차이나 반도로 남하하면서 몬족을 멸망시키고 그 곳에 터전을 잡은 10세기 경 생기기 시작한 ‘무어이보란’이 현대화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무에타이는 크게 람무아이와 크라비크라봉으로 나뉘는데 세계로 보편적으로 뻗어나간 것은 맨손 격투술인 람무아이다. 람무아이란 쉽게 말해서 신체 부위 중 단단한 곳(정강이, 팔꿈치, 무릎)등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강한 타격을 가하는 무술이다. 경기는 기본적으로 3분 5라운드로 진행하며 라운드 중간에 2분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금지되는 기술은 박치기, 급소공격, 물어뜯기, 걸어 넘기기 등이며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모든 기술들이 허용된다. 그리고 기술은 크게 손, 팔꿈치를 사용하는 ‘수기’와 발, 정강이, 무릎 등을 사용하는 족기로 나뉜다. 기술이름 중에 자주 등장하는 ‘맏’이란 주먹이라는 의미이며 ‘까오’는 무릎, ‘때’는 발차기라는 의미다.
종합격투기가 자리 잡기 전에도 무에타이가 알려지면서 불러온 충격은 대단했다. 입식 타격 중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무에타이의 공격장면에 많은 격투기 팬들이 환호했고 일본에서는 이 무에타이와 가라데를 결합한 킥복싱이라는 종목이 생겨나기도 했다.
종합격투기가 자리 잡은 이후 무에타이는 UFC 강자들이 자신의 타격능력을 보완하는 수련 무술로도 각광을 받는 중이다. 그라운드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레슬링과 주짓수 수련을 하는 것처럼 스탠딩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복싱과 함께 무에타이 수련에 힘쓰는 파이터들이 많아졌다. 그 중에는 무에타이의 매력에 푹 빠져 무에타이가 입식중에는 최강의 무술이라고 이야기하는 파이터도 있을 정도다. 스탠딩 능력 향상을 위해 무에타이를 수련한 파이터와 가라데를 수련한 파이터와의 대결은 두 선수의 자존심 싸움에서 그치지 않고 두 무술 사이의 자존심 싸움의 의미까지 갖게 되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솔직히 위대한 무에타이 챔피언이 위대한 가라데 챔피언을 이긴다고 믿는다. 그것은 많은 사례에서 증명되었다. 나는 위대한 가라데 챔피언을 패배시키는 더 위대한 무에타이 챔피언이 되고 싶다’ - (UFC 現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 2009년 6월 료토 마치다와의 경기를 앞두고)
UFC 경기에서 무에타이 기반의 파이터들은 상대의 하체를 무너뜨리는 로우킥과 주로 니킥으로 이어지는 빰 클린치, 그리고 팔꿈치 공격 이외에도 무에타이 수련을 통해 익힌 무에타이 특유의 리듬과 격투자세를 구사하며 상대를 제압한다. 존 존스가 2009년 2월 UFC 94 스테판 보너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니킥이나 앤더슨 실바가 UFC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던 2006년 4월 케이지레이지 대회에서 그가 보여준 빰 클린치에 이은 니킥 그리고 경기를 끝내버린 소위 ‘옹박 엘보우’ 장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가 UFC 142 채드 멘데스 전에서 멘데스의 안면에 적중시킨 니킥 장면 등은 무에타이 기술이 UFC 실전에서 적용된 대표적인 순간들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무에타이는 많은 세계 최고수준의 UFC 파이터 들이 타격능력을 키우기 위해 수련하는 무술로 많은 실력자들의 격투 베이스가 되고 있으며 실전에서도 자주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무에타이를 수련하는 파이터들이 많아지는 데에는 무에타이의 본고장 태국의 무에타이 열기가 식지 않고 계속해서 그 기술수준이 발전하고 있는 계속해서 진화하는 무술이라는 점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
10세기 경 ‘무어이보란’으로 시작된 무술 무에타이는 이제 태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눈이 쏠린 종합격투기 무대에서도 어렵지 않게 그 기술을 볼 수 있는 세계적인 무술이 되었다. 그리고 본고장의 인기도 여전히 식을 줄 몰라 지금 이 순간에도 무에타이의 성지 룸피니에서는 팬들의 엄청난 열광이 경기마다 이어지고 있고 또 다른 전설이 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