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도 ‘학군’ 정상화 노력 영국에서도 학군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발생,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2007년 1월 영국의 앨런 존슨 교육부장관은 공립학교 학생 선발 때 추첨제를 실시하고 각종 ‘보이지 않는 장벽’을 없애, 모든 학생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부모의 능력에 따라 자녀의 학교가 결정되는 기존 방식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영국의 명문 공립학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워놓고 있다. 우리는 강남 지역에 살면 강남의 고교에입학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국에선 그럴 수 없다. 학군 내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각종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하면 입학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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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 배정으로 명문학교 주변 집값 상승을 경험한 영국도 학군조정에 나섰다. 이를 보도한 2007년 1월 10일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지. |
영국의 소수 명문학교가 학생을 선발할 때 성적이 우수한 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가족을 면담, 경제적으로 학교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수학여행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374곳의 학교 중 약 25% 가량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잠재적으로 선택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문제가 제기되자 영국 교육부는 2006년 9월 이런 관행을 철폐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그러나 장벽을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사립학교와 달리 영국의 공립학교는 학교와 가까운 곳에 사는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근거리 배정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명문 공립학교 근처 주택은 교육열이 높은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집값도 비싸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의 2006년 3월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8학군’인 런던과 남동부 지역의 톱클래스 초등학교 인근 집의 프리미엄은 집값 평균의 25%에 해당하는 6만1000파운드(우리돈 1억405만원)를 호가할 정도라고 한다. 학교에서 100m 멀어질 때마다 프리미엄은 8% 가량씩 떨어진다고 한다. 주로 중산층의 자녀가 지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엄은 큰 편이다.
중산층 가정 출신의 학생들은 명문학교에, 가난한 집 출신은 성적이 좋지 못한 학교에 몰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전체 공립학교에서 무료급식을 받는 학생은 전체의 17%이지만 명문 공립학교에서 이런 학생은 전체의 3%에 지나지 않는다.
영국 교육부는 ‘장벽’을 제거하는 한편 신청자가 학교 정원을 넘는 경우 추첨을 실시해 학생을 선발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굳이 명문 공립학교와 가까운 곳에 살지 않아도 명문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제도는 2월부터 실시돼 2008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할 때부터 적용된다. 각 학교들은 이 기준에 따라 학생 선발에 관한 세부지침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이런 정책은 물론 반발을 사고 있다. 근처에 사는 학생을 멀리 떨어진 학교로 보내야하고 멀리 살고 있는 학생을 버스에 태워 수송해야 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비판이다.
‘더 타임스’는 2007년 1월 11일자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부모들이 평등이라는 명제 하에 자녀들에게 유리한 위치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좋지 않은 학교에 보내려고 할까? 물론 아니다. 그들은 아마 멀리 떨어진 시골지방으로 이사해 그곳에 있는 학교를 대신 ‘식민지화’ 할 것이다.” 도심 지역보다 넓은 시골 지역은 통학 문제 때문에 거주지 중심 배정원칙이 계속 적용될 예정인데, 학부모들이 이 틈을 파고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사는 이어진다. “부모들이 사악하기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자녀에게 최고를 제공하고 싶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자녀의 학교를 선택하고 학교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나쁜 학교는 발전하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을 것이다. 그것은 결국 모든 이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그러나 존슨 교육부장관은 ‘기회의 평등’을 강조하고 있다. 존슨 장관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교육부가 마련한 기준은 부모의 경제적 능력 등 개인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그들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갖는 시스템을 만든다”고 말했다. 교통문제 등 다른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모든 학생이 부모의 능력에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정책을 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첫댓글 이 많은 자료를 어디서 구하였는지 케빈님 역쉬 대단하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