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1월 28일 오후 3시 전북 부안군 변산면 바닷가. 늦가을 햇살 아래 갯마을 대항리의 언덕에 2800여 인파가 운집했다. 대통령 등 주요 인사 16명이 나란히 서 발파단추를 눌렀다. 폭음과 함께 바다 위에 오색 구름이 피어올랐다. 수백 발의 폭죽과 수많은 풍선들이 하늘을 뒤덮었다. 새만금사업을 기공하는 순간이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현장에서 "우리 역사상 최대의 국토개발사업으로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의 현장"이라며 "새 국토 위에 산업과 농수산업, 도시와 농어촌이 조화를 이루는 살기 좋은 고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잠룡(潛龍)으로 일컬어 온 이 고장은 이 대역사(役事)를 계기로 잠에서 깨어 서해안시대와 함께 웅비하면서 21세기 번영을 기약하는 땅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글로벌 녹색성장 '잠룡의 웅비'
그로부터 18년 5개월을 맞는 2010년 4월 27일. 대항리에서 둑으로 13.6㎞를 달려 건너편 신시도에서 새만금의 도약을 알리는 행사가 열린다. 비바람과 파도 속에 세계에서 가장 긴 33㎞ 방조제가 완성돼, 장쾌하고 웅대한 면모를 국민에게 안긴다. 새만금이 외곽 공사를 끝내 '동북아 경제중심', '글로벌 녹색성장기지'로의 꿈을 향해 비상(飛翔)을 선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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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중에서 내려다본 새만금 방조제 가력 갑문 구간. 갑문 위로 멀리 변산 쪽으로 뻗어 있는 게 1호 방조제이고, 아랫쪽이 2호 방조제다. 썰물을 맞아 바닷물이 외해(外海)로 흐르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27일 준공식을 갖는다. 착공 18년5개월 만에 이룬 대역사(大役事)다. /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방조제는 결집된 대한민국 국력과 기술의 대역사로 '바다의 만리장성'으로도 불린다. 군산~부안 바다를 서해로부터 갈라 국토에 편입시키면서 두 곳 통행시간을 20분대로 줄였다.
방조제는 평균 바닥너비 290m, 높이 36m로 바다 위 8.5~11m 높이로 솟았다. 방조제에 쏟은 돌과 바닷모래는 1억3000만㎥. 경부고속도로(418㎞) 4차로를 13m 높이로 쌓을 수 있다. 2006년 끝막이가 가장 큰 난공사였다. 최고 유속 초당 7m의 병목에서 한 달 간 밤낮 없이 돌과 모래를 퍼부어 둑을 전진시켰다. 신시(368m)-가력(288m)배수갑문 축조도 대형 공사였다. 각 10쌍의 수문 중 바다 쪽 쇠문짝은 폭 30m, 높이 15m에 무게 484t에 이른다.
◆군산-부안 통행 20분대 단축
방조제 완성과 함께 상부에 4차로, 안쪽 호안에 2차로가 열렸다. 도로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 기상정보를 센서로 감지, 전광판에 내보내면서 안개와 강풍, 노면결빙 때는 통행을 제한한다.
두 갑문에선 초당 최대 1만5862㎥의 물이 드나든다. 새만금은 내부 수질이 좋아질 때까지 바닷물을 드나들게 한다. 미래 담수호는 해면보다 평균 1.5m 낮은 수위로 관리되면서 도시·산업 용수를 공급한다. 정부는 이곳 담수를 뱃놀이 등 친수(親水)활동이 가능한 수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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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끝막이를 했던 2호 방조제(가력도~신시도) 바깥 바다는 수심 25m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30만t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곳이다. 정부는 이곳에 우선 2020년까지 3~4선석(船席)의 신항을 조성키로 했다. 1호 방조제(가력도~대항리 4.7㎞)는 1998년 가장 먼저 완성됐으나 안쪽 호안에 난 도로를 정상부로 높이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산업용지 하반기 첫 선분양
정부는 새만금 내부 땅들을 8개 용도로 활용하되, 동진 수역 67.3㎢에 국제업무·산업·물류·관광레저 등 기능을 복합한 명품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 도시 조성 등 5개 선도 과제로 내부개발을 견인키로 했다.
내부개발은 이미 방조제 진입부 양편에서 작년부터 진행 중이다. 군장산업단지 옆 산업용지와 대항리 앞 '게이트웨이'다. 산업용지는 첫 공구 매립이 90% 진행돼 2012년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하반기 선분양하고. 게이트웨이는 3호방조제(신시~야미도) 안쪽 다기능부지와 함께 관광휴양시설을 갖춘다.
새만금 안쪽은 방조제 끝막이로 수위가 낮아져 108㎢가 땅을 드러냈다. 정부는 연내 이 땅을 호수와 분리하는 방수제(防水堤) 축조에 나선다. 2020년까지 수출화훼단지 등 고부가가치 농업용지와 농촌도시로 만든다. 정부는 내부개발에 21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가운데 기반시설비-수질개선비를 제외하고 용지조성비 13조원은 민자로 조달할 계획이다. 정부는 투자유치를 위해 항만-고속도로 등 인프라를 적기에 갖추면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땅값도 낮춘다고 밝혔다.
◆9월까지 수질대책 마련
새만금의 성패는 수질개선에 달렸다. 왕궁축산단지가 가장 큰 난제다. 300농가의 돼지 12만 마리가 매일 배출하는 분뇨 1000여t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만경강에 흘러든다. 단지 이전이 최선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으나 부지매입에 2000억원 이상 소요될 사업에 농식품·환경·보건복지부와 전북도 가운데 누구도 나서지 못했다. 정부는 이곳을 포함해 새만금 전체의 수질개선 대책을 오는 9월까지 마련하겠다고 했다.
방조제는 27일 오후 준공식을 갖는다. 정부와 전북도, 한국농어촌공사는 국민과 함께 새만금의 도약을 염원하는 '깃발축제'를 펼친다. 정부는 새만금 개발을 2030년 끝내기로 했다.
내부개발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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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만금 종합실천 조감도. / 총리실 제공
―면적: 401㎢(땅283㎢, 호수118㎢)
―단계개발: 2020년까지 71.4%, 이후 28.6%
―용도: 명품복합도시(23.8%), 농업용지(30.3%), 산업·과학연구·신재생에너지용지(21.9%), 도시(5.1%), 생태환경용지(15%) 등
―사업비: 민자포함 20.8조원(기반시설 4.8조원, 수질개선 3조원, 용지조성 13조원)
[새만금 날개 펴다] 33만 깃발 물결에 '새만금 염원' 모은다
5월 6일까지 '새만금 깃발축제'
'새만금을 생명과 번영의 땅으로!' 깃발들의 소리 없는 외침에 푸른 바닷바람이 응원의 아우성을 보낸다. 고군산 신시도 안쪽 바닷가 넓은 언덕에 수많은 깃발이 물결처럼 나부끼고 있다. 방조제와 함께 솟은 땅 위로 울긋불긋 깃발들이 울타리와 조형물, 정원, 동산들을 만들어냈다.
새만금 방조제 준공에 맞춰 새만금 성공을 향한 염원을 모으는 '새만금 깃발축제'가 27일 오후부터 5월 6일까지 신시도 광장에서 열린다. 축제 기획단은 "희망과 소통의 상징인 깃발로 새만금의 꿈과 비전을 그려내는 대형 판타지"라며 "새만금 새 역사를 향해 국민 공감을 모아 33만장의 깃발로 광장을 채워가겠다"고 밝혔다.
◆새만금 테마들로 '깃발 판타지'
축제는 광장 5만㎡의 중앙에 '희망나무'를 세우고 '바람의 언덕' '대지의 문' '물의 정원' '소통의 광장' 등을 테마로 '지붕 없는 미술관'들을 배치했다. 국내외 작가 220명과 국민이 만든 깃발들이 조형물들과 4각 울타리로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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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이 9m의 깃대 180개가 깃발 9000장을 달아 폭 60m의 태극기를 연출했다. 새만금은 천안함 전사자들이 수호했던 국토의 막내다.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희망나무는 '인간중심 도시'로서 새만금을 상징한다. 국민 10만명이 보내온 희망메시지를 깃대 2010개에 매달아 가로·세로·높이 각 33m로 세웠다. 축제는 27일 오후 방조제 준공식 참석 인사들이 이곳에 희망메시지를 달아 조형물을 완성하면서 시작한다. 준공식엔 세계 80개국 주한대사 부부들도 참석한다.
바람의 언덕은 '녹색성장 도시'로서 새만금의 비전을 드러냈다. 바람개비 1000개를 꽂은 동산 곁에 붉은 깃발의 터널을 만들었다. 미로를 통과하면서 바람으로 온 몸을 씻으며 탄생의 기쁨을 만끽하게 한다. 이곳 지름 12m의 원형깃발은 은박필름들을 매달아 태양과 물의 빛을 흩날린다. 대지의 문은 새만금과 생명·자연의 소통을 기원한다. 깃발·꽃잔디 조형으로 생태계의 보배인 무당벌레를 만들면서 솟대·장승·옹기·농기구 등 오브제로 자연과 공존해온 조상의 삶을 상징했다. 이곳에선 새만금과 함께 키워갈 꽃씨도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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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로·세로 높이 각 33m로 솟은 '희망나무'.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한반도 모습의 연못가에는 G20의 국기·심벌·국화(國花)와 전국 247개 시·군·구 깃발이 나부낀다. '세계적 수변도시'로서 새만금을 표현하는 물의 정원이다. 그 맞은편 소통의 광장에선 새만금이 조선 의장기와 군기들로 역사와 마주케 하고, 세계 32개국 작가들의 창작 깃발들을 모아 '글로벌 도시'를 향한 포부를 드러낸다. 전통 깃발 190점은 국립중앙박물관 고증을 거쳐 제작했다.
◆'천년희망의 배'국민과 만든다
광장 남쪽에선 높이 9m의 깃대 180개에 깃발 9000장을 매달아 폭 60m의 태극기를 연출했다. 태극은 대형 깃발 114장의 물결로 동쪽 울타리도 채웠다. 전북 서예가 50명은 길이 7m로 축하 휘호 깃발들을 만들었다. 프로 스포츠구단 깃발 1300장은 공중에서 스카이 카펫을 이룬다. 축제장은 입구부터 깃발 2만장이 8×200m로 축제 타이틀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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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공연은 모두 취소했다. 새만금은 천안함 전사자들이 수호했던 국토의 막내이자 미래다. 전북 시·군들은 홍보관과 향토전통음식체험관들을 북쪽 깃발 회랑에 차렸다. 깃발축제는 국민들이 무대 옆에서 깃발을 만들고 메시지도 새기게 한다. 이 깃발들은 광장 동쪽 땅에 '천년 희망의 배'를 만든다. 전북의 전통 깃발 퍼포먼스인 '기세배'와 새만금가족희망걷기대회 등 행사도 진행된다.
김해곤 깃발축제 대표작가는 "새만금의 거대한 미래 콘텐츠에 맞춘 유례 없는 대형 깃발 제전으로, 펄럭이는 깃발을 매개로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새만금을 향한 염원을 새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방조제는 축제장에 5000대, 주변까지 모두 9000대를 세울 임시 주차장을 두면서 셔틀버스 80대가 33㎞ 전구간을 연속 왕복하게 했다. 한 가닥의 길로 자칫 정체될 수 있기에 버스를 애용해달라는 당부다.
서해 바닷가 질마재엔 미당 서정주 유년의 8할을 키운 갯바람이 분다. 이 야트막한 고개를 도시 순례객들이 걸어 넘는다.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와 가수 김창완씨 등 일행 20여명은 이달 초 자전거 트레킹을 하며 미당시문학관 옆 안현마을에서 묵어갔다. 고창군이 작년 9월 답사길로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길'을 열면서부터다.
100리길은 고인돌 447기가 모인 구릉에서 오베이골 생태숲, 운곡저수지, 인천강, 질마재, 하전 갯벌을 지나 낙조대와 선운사 녹차밭·동백나무숲으로 구불구불 이어진다. 여로 주변 식당에서 복분자주와 풍천장어를 시식하면서 인천강과 선운산, 1500년된 소금길, 고창에서 태어난 인촌 김성수와 미당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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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 비응항. 2007년 새만금 방조제 진입부에 조성돼 관광어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오른쪽이 방조제이고 그 아래가 활 어 선어 경매가 열리는 종합 위판장이다. /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고창은 선운산과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군, 고창·무장읍성, 동리 신재효의 판소리 유적 그리고 공음 학원농장 일대 청보리밭이 국민 명소로 급부상했다. 복분자술과 풍천장어는 이곳을 웰빙 관광의 명소로 부상시는 데 그 몫을 톡톡히 했다.
복분자는 2000년 고창에서 35㏊로 시작, 재배면적이 10년 만에 41배인 1459㏊(5263농가)로 늘면서 지역 산업구조를 개편해버렸다. 모두 49개 업체가 복분자를 술과 음료, 아이스크림, 떡, 냉면, 화장품으로까지 가공하면서 연간 부가가치가 1400억원대에 이른다. 고창의 1, 2차 산업에서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군은 밝힌다.
이 복분자를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도약시키면서 3차 산업까지 아우르겠다는 게 새만금시대 고창의 핵심 관광전략이다. 군은 "복분자 전문 농공단지 및 관광·휴양시설 클러스터인 '원스톱 복분자타운'을 선운사 인근에 약 40만㎡로 조성하면서 복분자의 부가가치를 3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다.
복분자타운엔 복분자 가공업체 20여곳을 집적하면서 테마파크와 국민여가캠핑장, 황토웰빙체험센터도 짓는다. 복분자와 어울리는 풍천장어의 신 식품 개발 및 체험·유통 거점으로 대형 웰빙식품센터도 들어선다. 군은 이들 시설 모두를 연내 착공, 2012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복분자 재배·가공기술을 높이면서 세계 식품시장 트랜드에 맞는 맞춤형 건강식품 등을 개발할 복분자연구소부터 착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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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9일까지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일대 100만㎡에서 펼쳐지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 올해 7회째로 보리떡-비빔밥 시 식과 공연 등이 다채롭다. 경관ㆍ관광농업의 모델이 되고 있다. /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고창은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3개의 골프장을 보유한다. 선운레이크·고창CC에 이어 고창웰파크시티가 작년 12월 착공됐다. 이 시설은 고창군이 10년 넘게 개발이 중단된 온천부지 142만㎥에 유치했다. 휴양·레저·의료가 함께 하는 은퇴자 자족마을도 2012년까지 건설된다. 실버타운·온천휴양병원(1000병상)·대형할인마트·아울렛과 골프장(18홀)·온천호텔·스파리조트·콘도(250실)·골프펜션·테라스펜션 등에 승마장·산림욕장도 갖춰 체류관광 거점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심원·부안면 일대 폐양식장과 폐염전 79만㎥도 2012년까지 갯벌로 복원된다. 1990년대 새우 등 양식장이 문 닫은 뒤 일부 둑이 무너진 채 방치된 이곳에 염습지 및 염생식물원, 해양수목원, 칠게 서식지, 갯내음 데크, 철새 조망 공간 등을 만든다. 군은 갯벌이 복원된 이곳에 하전·만돌 갯벌체험장과 연계한 생태공원을 조성하면서 갯벌 미네랄 자원을 산업화하는 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고창에선 지난달 말 구시포~동호해수욕장 사이 6.5㎞ 해안 철조망이 모두 철거돼 고창 명사십리 바닷가를 고스란히 조망할 수 있다. 철조망은 간첩 침투를 막기 위해 1970년 설치됐으나 최근 도입한 열상감시장비(TOD)가 경계력을 높이면서 그 임무를 마쳤다. 군은 폭 30~40m의 모래사장과 모래언덕, 기암괴석, 소나무숲으로 빼어난 해안 경관을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하며 관광객이 머물 시설도 만들어가기로 했다.
[새만금 날개 펴다] 방조제와 변산 비경으로 관광 시너지 최대화
부안군
부안은 새만금 1호 방조제가 1998년 완공되고 새만금전시관이 들어서 '새만금 맛보기 관광'이 이미 시작된 곳. 국립공원 변산반도의 천혜 경관과 새만금 1호 방조제가 시너지를 일으켜 벌써부터 주말 등엔 인파로 붐벼왔다. 이곳이 방조제 개통에 맞춘 관광 인프라로 이달에만 1개 시설을 완성하고 1개 시설을 기공했다. 바로 내달 초 개관할 마포리 누에타운과 모항의 가족호텔이다.은 새만금 1호 방조제가 1998년 완공되고 새만금전시관이 들어서 '새만금 맛보기 관광'이 이미 시작된 곳. 국립공원 변산반도의 천혜 경관과 새만금 1호 방조제가 시너지를 일으켜 벌써부터 주말 등엔 인파로 붐벼왔다. 이곳이 방조제 개통에 맞춘 관광 인프라로 이달에만 1개 시설을 완성하고 1개 시설을 기공했다. 바로 내달 초 개관할 마포리 누에타운과 모항의 가족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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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초 개관하는 부안군 변산면 마포리 누에타운. 누에ㆍ곤충 체험관이자 부안 참뽕산업 48개 상품 박람회장으로 인근에 스파와 펜션도 유치한다. / 부안군 제공
누에타운은 오디·뽕잎 등으로 48가지 가공상품을 만드는 '부안 참뽕산업'의 상설 박람회장이다. 국도 30호선 내륙의 양잠 거점 유유마을에 들어섰다. 높이 18m 뽕나무 모습의 구조물을 중심으로 누에·곤충과학관과 탐험관, 체험관 등을 갖췄다.
이곳에선 '오디 세이크'와 '뽕잎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으며 오디 비누·화장품도 제작할 수 있다. 군은 "국내 굴지의 뽕재배 기반(390㏊)을 살려 새만금 관광 체류 거점을 만들기 위해 이곳에 민자를 유치, 펜션을 지으며 참뽕연구소도 연내 착공한다"고 말했다.
변산반도에는 대명리조트(격포)말고는 관광객이 머물 대형 숙박시설이 없어 휴가철과 주말에 객실 확보가 어려웠다. 모항 관광지의 가족호텔은 전북도에서 세운 전북개발공사가 지하 1·지상 10층, 연면적 1만2146㎡(객실 112실) 규모로 내년 11월 개장한다. 이 호텔은 바로 곁에 백사장과 아름드리 소나무숲, 갯바위 낚시터, 갯벌체험장을 갖췄고 변산 해안도로 드라이브로 새만금과 20여분 거리여서 새만금 체류 관광객을 크게 늘릴 것으로 군은 기대한다.
해수욕장과 채석강, 부안영상테마파크를 주변에 거느린 격포항은 부둣가에 횟집 타운도 갖췄다. 관광공사는 이 일대를 '바다여행의 종합선물세트'라고 소개한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이곳에 해양산책로와 해상 낚시공원을 완성하고 방파제 리모델링을 마쳐 관광어항(다기능어항)의 면모를 드러냈다.
연내 해상 산책 교량 등 사업까지 끝나면 부안군은 곧바로 민자를 유치, 호텔과 함상공원 등을 추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격포항 남쪽 방파제에 요트 40척이 정박할 계류장도 연내 시설키로 했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을 돌아나오면 그 바깥이 곰소항이다. 서해 칠산어장의 싱싱한 생선에 곰소만 천일염을 버무려 빚은 젓갈 단지로 이름 높다. 군은 이곳 해안매립지 8561㎡에 곰소젓갈발효식품센터를 연내 완성한다. 새만금 관광객들에게 본격의 곰소젓갈을 선보이며 젓갈과 김치까지 담가가게 하면서 저염 젓갈 등 다양한 신상품도 개발한다.
곰소항에서 승용차를 동쪽으로 5분여를 몰면 줄포만 습지에 닿는다. 올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이곳에 연내 갈대숲 탐방로와 수변데크가 완성된다. 군은 습지 인근 줄포·우포리 68만㎥에 야생화단지, 갈대수로를 조성한 데 이어 2013년까지 머드체험장과 갯벌생태학습관 등을 지어 줄포자연생태공원을 완성할 예정이다.
군은 작년 가을 새만금전시관에서 모항해수욕장까지 33㎞ 해안 도보 여행길로 '마실길'을 열었다. 해안초소길과 변산·고사포해수욕장, 썰물 때 바닷길이 열리는 하섬, 적벽강, 격포를 잇는 길로 벌써부터 답사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해안 생태문화 탐방객들을 위한 데크와 목책펜스 등 안전시설과 쉼터를 계속 조성하면서 이 길을 연내 줄포자연생태공원까지(64㎞) 연결하기로 했다.
부안은 우반동에서 반계 유형원이 20년간 머물며 조선 실학의 물꼬를 텄고, 시인 신석정이 현실에 입회(入會)하며 전원·목가시로 이상향을 그렸다. 석정이 태어난 부안읍 선은리에 그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문학관이 건립되고 있다. 부안은 전남 강진과 쌍벽을 이룬 고려청자 산실로 유천리 도요지(사적 제69호)에 연내 대형 청자전시관을 개관한다.
[새만금 날개 펴다] '첨단농촌 에코빌리지' 미래 농업관광 1번지
김제시
김제시는 광활면 창제리 앞 새만금 간척지에 울긋불긋 봄꽃들이 피어 갯바람에 살랑인다. 4만㎡의 구근화훼원으로 작년 11월 심은 튤립 아이리스 히아신스 수선화 등 100만 그루가 꽃봉우리를 피워내 도시민들을 부른다.
창제리 앞 갯벌은 2006년 4월 새만금 방조제 끝막이와 함께 바닷물이 물러났다. 이곳에선 한국 농어촌공사가 시범 제염 및 농지기반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고, 농촌진흥청도 사료작물을 시험 재배하고 있다.
한국 쌀농사 1번지인 김제는 광활 들판 너머 새만금으로 땅을 넓힌다. 새만금 내부 방수제도 연내 이곳에서 착공돼 2020년까지 첨단 농촌과 농촌도시가 들어선다. 수출농업기지와 자연순환형 유기농단지, 농산업클러스터, 바이오에너지생산단지 등은 저탄소 녹색농업의 모델이자 김제의 새 관광자산이 된다. 유기 낙농·한우단지, 첨단유리온실, 에코 빌리지(eco-village)들은 방수제 및 연결도로, 자전거도로로 대형 수목원과 생태공원까지 연결돼 농업생태관광의 새 시대를 연다.
광활 간척지는 고부가가치·수출농업에 나설 대규모 농업회사부터 유치했다. 지난 14일 농산무역과 ㈜동부그린바이오, ㈜초록마을이 입주를 위해 김제시와 협약했다. 이들 업체는 이곳 700㏊를 매년 평(3.3㎡)당 969원의 임대료로 30년간 빌려 첨단 영농·가공·유통으로, 농식품수출 100억달러를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김제에는 한국 최고(最古)의 수리시설로 백제 비류왕 때(330년) 벽골제(碧骨堤·국가사적 제111호)가 축조됐다. 제방 일부와 5개 수문 중 2개가 남아 한국 농경문화 본고장의 면모를 보여준다. 시는 매년 지평선축제를 열어온 이곳에 농경문화박물관과 농경사주제관·체험관 등에 이어 관광체류시설을 확충, 4계절 관광지로 부상시키려 한다.
벽골제 관광체류시설은 전통가옥 체험시설과 민속마을·놀이광장·생태숲·쉼터 등으로 구성된다. 전통가옥은 초가 1채, 기와집 2채로 건축을 마쳐 7월부터 가족·단체 숙박체험객을 40명까지 수용한다. 시는 초가 등 14동으로 이곳에 민속마을을 조성, 올 가을부터 전통음식점과 찻집 공예 공방 등을 운영한다.
시는 1920년대 수로공사로 훼손돼 취락이 들어선 벽골제 동쪽 제방 부지 12만5000㎡를 매입, 제방 2.5㎞를 정비하면서 문화재 구역도 30만3000㎡로 늘렸다. 시는 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키 위해 수문 유적 등을 추가 발굴·정비하면서 벽골제에 얽힌 설화와 놀이도 복원할 계획이다.
김제 평야는 국내에 유일하게 지평선이 흐르는 들녘이지만 관광 거리는 빈약했다. 시는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의 무대인 죽산면 내촌·외리마을에 내년까지 문학마을을 조성한다. 일제 강점기 민족의 수난과 독립운동을 테마로 아리랑의 무대를 재현한다. 약 3만㎡에 일제 주재소·면사무소·미선소(米選所)·우체국과 초가 마을을 재현하면서 그 시절 생활상을 엿보게 한다.
이곳에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하얼빈 역사를 본뜬 문예관과 연해주의 김제이민자 망명촌도 만든다. 시는 이 문학마을을 시작으로 광활 들녘과 하시모토 농장, 광활 간척공사장, 김제역, 금구 금광, 모악산 금산사 등 13곳을 기행벨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벽골제 인근 4만㎡에 국립 농업생명청소년수련원도 유치, 올해 사업을 본격화한다. 백산저수지에 가족휴양공원을, 검산체육공원에 스포츠관광단지를 조성하고 벽골제에 접한 국도 29호선을 경관거리로 조성한다.
시는 정부가 6년째 최우수축제로 선정한 지평선축제를 매년 가을 열어오면서 쌀 말고도 배·파프리카·포도·감자·한우까지도 지평선 브랜드 상품에 편입시켰다. 겨울 소득작목인 '지평선 황금보리'로 만든 소주·국수·된장도 연내 출시한다.
[새만금 날개 펴다] 新산업허브, 근대문화거리 돌고 64개 섬 유람
군산시
군산과 김제 부안 고창은 수도권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2시간 반이면 닿는다. 새만금과 함께 서해안 관광시대의 주역으로 부상키 위한 포부를 오래 다져온 곳이다. 방조제 준공 이후 밀려올 국내·외 손님들을 맞기 위해 기존 관광자산들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새만금과 연계, 특색 있는 새 관광 콘텐츠들을 속속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골리앗 크레인이 들어서고 300여 업체가 몰려와 공장을 지으면서 서부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새만금과 함께 한국의 미래를 짊어진 기업도시지만 1899년 개항 이후 근대사의 영욕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 내항은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의 쌀이 대량으로 일본에 반출된 곳으로 그 현장들이 남아 있다. 썰물 때 배를 정박하는 뜬다리부두와 대형 미곡창고, 옛 군산세관, 조선은행, 나가사키18은행, 해망굴, 일본식 절집인 동국사 등이 그것이다. 명산-신흥동 구시가지는 포목상 히로쓰의 가옥 등 일본식 주택 100여채가 늘어섰다.
군산의 첫 새만금 관광프로젝트는 구도심 활성화와 연계, 이 근대 유산들을 관광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카바레로 운영되다가 문 닫은 조선은행과 창고로 쓰이던 나카사키18은행 건물을 매입했다. 각각 기초과학관과 미술관으로 개조한다. 옛 세관엔 이미 관세박물관이 들어섰다. 시는 일본식 주택가 일대 2.5㎢의 가로와 건물·울타리·정원을 정비, 근대 역사문화거리로 가꾸고 전통·근대생활 체험공간도 조성한다.
시는 내년 중 내항에 시립박물관도 개관한다. 작가 채만식 고향이자 소설 탁류의 무대로서 피폐했던 당시 서민 생활상을 재현하면서, 환황해 물류허브로서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담는다. 군산은 고려 이후 진성창, 군산창 등으로 불리며 세곡을 수도로 운반했고, 2002년엔 비안도·십이동파도 근해에서 다량의 고려청자 및 그 파편들을 건져올리기도 했다.
시는 옛 연안터미날에 '진포해양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고려 말(1380년) 금강하구에서 왜구를 섬멸한 최무선의 진포대첩을 기리는 공원으로 4200t급 함정과 장갑차 탱크 자주포 전투기 등 퇴역 군장비들을 전시하고 있다. 퇴역한 위봉함은 내부를 한국과 세계의 명(名)해전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8월까지 리모델링한다.
새만금 어귀에는 토사가 쌓여온 군산 내항을 대체할 비응항이 새로 조성됐다. 이곳이 작년 가을 수산물 종합위판장을 가동하면서 서해 거점 관광어항으로 부상 중이다. 꽃게 멸치 갈치 조기 고등어 등 선어와 우럭 농어 광어 놀래미 도미 등 활어의 경매부터 볼거리다. 상가·숙박·업무용지 300여 필지에 횟집 여관 등이 속속 들어선다.
비응항은 고군산군도와 뱃길로 이어진다. 64개 섬으로 이뤄진 고군산을 향해 유람선이 떠난다. 비응항 서편 해안과 신시도에는 리조트형 마리나항이 조성된다. 정부가 최근 마리나항 입지로 고시, 요트 100~200척의 계류시설과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군산에는 이를 겨냥, 레저용 선박업체 3곳이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시는 2012년까지 새만금 인접 내초도동에 오토캠핑파크(2만2500㎥)를, 야미도에 어촌관광단지(3만㎥)를 조성한다. 오토캠핑장은 캠핑카 30대, 텐트 100기를 세울 공간과 캐빈(cabin) 10동을 조성하면서 야외공연장과 체육시설도 설치한다. 야미도 관광단지에선 어업생활을 체험케 하는 워터프론트와 펜션단지, 전망대를 세우고 바다낚시도 즐기게 한다.
정부는 군산 내항 준설토로 새만금을 매립하기 위해 금강하구 경포천을 새만금과 연결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시는 새만금 매립이 끝나면 이 운하가 금강하구-새만금호-고군산군도-현대조선소-내항을 잇는 유람코스가 될 것이란 기대다.
군산시내에는 서해를 조망하는 월명공원과 은파관광지, 금강호 철새조망대, 채만식문학관 등 명소가 자리잡았다. '군산 방문의 해'였던 2008년부터 시티투어버스를 운행하는 등 관광 기반을 넓혀왔다. 벌써 군산-스다오 항로를 통해 중국 단체관광객도 이어지고 있다. 이학진 시장직무대행은 "새만금과 함께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시 공무원 모두 관광가이드로 양성 중이다"고 했다.
[새만금 날개 펴다] 보리밥·영화·한지… 볼거리·먹을거리 가득
새만금 옆 봄 축제들
봄 빛 무르익는 계절, 깃발축제는 새만금 배후 시·군들의 축제와 손을 맞잡는다. 새만금 주변에서 하루쯤 묵어가며 가족끼리 오붓이 상춘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 푸름 짙어가는 보리밭길, 산길, 도회 골목길을 걸을 수도, 영상과 전통문화에 흠뻑 젖을 수도 있다. 전북은 가는 곳마다 맛깔나고 푸짐한 음식들이 차려지는 맛의 본향이다.
①고창 청보리밭축제=5월 9일까지 공음면 학원농장 일대. 100만㎡ 구릉에 펼쳐진 보리밭 사잇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하고 추억과 만난다. 보리개떡 만들기, 보리피리 불기, 시골길 자전거-꽃마차 타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 보리개떡과 보리된장·봄나물을 넣은 보리비빔밥은 향수를 불러온다. 보리언덕 아래 장터가 펼쳐지고 통기타·국악공연과 시낭송회도 열린다. 선운사-고인돌군-고창읍성을 돌며 풍천장어와 복분자주도 즐길 수 있다. (063)560-2600
②전주 국제영화제=29일~5월 7일 고사동 영화의거리. 올해 11회째로 박진호 감독의 '키스할 것을'로 개막, 49개국 209편의 영화를 펼친다.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영화의거리 극장 등 14개 상영관에서 상영한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독립·예술영화 가운데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지닌 신인영화와 다큐멘터리, 단편영화 등을 중심에 둔다. 다양한 문화체험과 이벤트도 준비했다. 전주에선 유혹하는 음식이 너무 많아 고민이다. (063)288-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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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한지문화축제의 한지퍼레이드. 각종 한지 조형물들을 들고 시민들이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전주시 제공
③군산 꽁당보리축제=5월 1~5일 산북동 문창초등교 주변 보리밭. 군산 보리농가 800여가구가 수확을 앞두고 '군산흰찰쌀보리' 음식을 도시민과 나누는 축제다. 보리밭길 포토존과 미로·바람개비·허수아비 등이 발길을 이끌며 보리 구워먹기, 보리방아 찧기도 체험케 한다. 보리개떡·빵·국수·술 등 다양한 흰찰쌀보리 음식들도 선보인다. 보리 짚공예·꽃꽂이도 펼쳐지고 공연도 다채롭다. 군산내항과 비응항에선 싱싱한 수산물이 기다린다. (063)450-3081
④전주 한지문화축제=5월 1~5일 한옥마을 일원. 한지와 함께 하는 전통 및 현대 생활문화를 전시·체험·공연·이벤트로 펼친다. 한지패션쇼·한지공예대전에 한지뜨기·한지공예·한지소망등 달기·목판인쇄·한지과학탐험 등 체험거리가 다채롭다. 한옥마을 일대에 한지 조형물로 테마파크를 만들고 한지상품 벼룩시장도 운영한다. 전주 한옥마을은 곳곳이 경기전·오목대·풍남문 등 조선조 유산이고, 한옥 등 전통체험시설도 두루 갖췄다. (063)271-2503
⑤지리산 바래봉철쭉제=5월 23일까지 남원운봉읍 바래봉. 5월 바래봉은 철쭉 군락 100만㎡가 선홍빛으로 타올라 정상으로 향한다. 꽃 물결에 파묻혀 1165m 정상, 그리고 세걸산까지도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바래봉 입구에선 산나물 등 장터가 펼쳐지고 지리산 흑돼지 구이를 맛볼 수 있다. 이 산기슭은 1970년대 목장터로 승마도 할 수 있다. 아랫마을 용산리 허브단지에선 캐모마일·페퍼민트 등이 꽃 피워 짙은 향을 내뿜고 있다. (063)625-4537
[새만금 날개 펴다] 외곽 20년 마치고 명품개발 20년 새장정
2020년까지 전체 용지의 71% 개발
9개 섬, 베니스같은 수변레저도시로
새만금 사업은 지난 1월 정부의 종합실천계획으로 새 윤곽을 드러냈다. 정부는 새만금의 땅 283㎢에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명품복합도시와 농업-산업-과학연구-신재생에너지-도시-생태환경 등 용지를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1단계로 2020년까지 전체 용지의 71.4%(202.13㎢)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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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시도에서 바라본 배수갑문과 33센터. 방조제 주변 빈터들은 200만㎡의 메가 리조트와 연계, 테마관광 시설이 들어선다. 김영근 기자kyg2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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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명품복합도시=새만금 대표도시이자 성장 엔진으로 면적이 67.3㎢다. 산업과 관광레저 국제비즈니스 등 기능을 특화하고 결합해 베니스·암스테르담과 같은 수변레저도시, 글로벌 도시를 만든다는 비전이다. 5조원이 투자될 사업으로 2020년까지 31.3㎢, 이후 36㎢를 개발한다는 청사진. 방사형 도시구조로 북쪽 첨단·녹색·미래융합기술 산업권역과 국제업무권역, 그리고 특화된 테마의 9개 섬으로 이뤄진 레저생태권역이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고품격-친환경-고부가가치 복합도시로 경전철 등 녹색 신교통수단을 도입하면서 신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자원순환시스템도 갖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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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개선 대책=정부는 새만금을 '물의 도시'로서 당초 농업용수(4급수) 기준에서 관광레저와 쾌적한 생활이 가능할 만큼 수질을 높인다고 했다. 만경·동진강에 2020년까지 34곳의 화학적 인(燐)처리시설을 갖추고 마을하수도를 대폭 확충키로 했다. 2015년까지 전주·익산·김제·완주에, 2020년까지 군산·정읍·부안에 초기 빗물을 모아 정화한 뒤 방류하는 시스템도 갖춘다. 상류 하·폐수처리시설 방류수의 인(T-P)농도를 0.2㎎/L(현행 2~8㎎/L)로 강화하고, 용담·섬진댐의 방류량을 늘리며 금강물을 새만금호에 끌어오는 방안도 검토한다. 왕궁지역 등 오염부하가 큰 곳에 대해선 근원적 해결 대책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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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 투자=새만금엔 환황해권과 한반도, 전북이라는 3개 광역 교통물류망이 중첩된다. 국제 물류망으로 바다에 신항만을 건설하면서 항공은 우선 군산공항에 국제선을 띄운다는 계획. 국내 교통망으로 새만금~포항 고속도로 중 새만금~전주(39㎞) 구간을 먼저 건설하면서 새만금~군산(21.7㎞) 철도를 놓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새만금 내부 간선도로망은 방사-격자형 체계로 남북 4~8차로 3개 축, 동서 4~10차로 4개 축, 명품복합도시 내부 순환로 1노선이 구상됐다. 정부는 새만금 농업용수는 담수호에서, 생활용수는 부안댐과 용담댐에서 끌어오고, 산업엔 군산공업용수(금강하구)를 활용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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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개발 선도 5개 사업=정부는 새만금의 창의적 비전을 보여주면서 개발 수요 및 효과가 높은 분야 5가지를 선도사업으로 내세웠다. △방조제 게이트웨이와 산업단지 조성 △방조제 다기능부지 및 여유부지 명소화 △내부 방수제 축조 △만경-동진강 하천종합정비, 그리고 △내부 매립토 6억㎥를 조달하는 사업이다. 방조제 및 다기능부지 명소화는 민자로 방조제를 관광자원화하는 프로젝트다. 1호 방조제 안쪽 도로를 정상부로 높이는 사업도 지난 2월 시작했다. 내부 담수호와 토지를 가르는 방수제는 우선 농업용지·농촌도시 구간 54㎞를 2015년까지 축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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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조달과 투자유치=정부는 내부개발 사업비를 용지조성비(13조원) 기반시설 설치비(4.81조원), 수질개선비(2.99조원)를 합쳐 20조8000억원으로 추정한다. 기반시설 확충에는 국·지방비를 투입하고, 나머지는 민자로 개발하되 수익성이 떨어져 투자 유치가 어려우면 공공이 초기 투자를 분담하는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다. 부처마다 부지 용도별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고 투자인센티브를 주면서 함께 마케팅에 나선다. 매력적인 국제 기업도시로서 저렴한 분양가를 제시하고 외국인 주거단지와 외국 교육기관도 만들 계획이다. 이와 관련된 제도 및 새만금특별법도 계속 보완·개정한다는 것이다.
종합실천계획은 개발 목표와 토지 용도를 정했을 뿐이다. 더 구체적인 계획은 마스터플랜을 통해 제시한다. 매립토 조달방안은 6월, 수질개선 방안은 9월 완성한다. 투자유치 계획도 내년 3월까지 마련한다. 신항만과 새만금~포항 고속도로는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 단계. 새만금 개발계획은 마스터플랜 이후 권역별 세부 설계까지 나와야 입체화된다. 정부는 부처로 분산된 개발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새만금 개발청 설치도 검토 중이다.
[새만금 날개 펴다] 새 문명을 여는 물의 도시 여기는 아리울입니다
정부는 새만금 명품복합도시를 디자인하며 세계인이 발음하기 어려운 새만금의 글로벌 이름을 '아리울(Ariul)'로 정했다.
명품복합도시는 방사형 구조로 '물의 도시'로서 상징성과 기능간 연계성을 살렸다. 단계적 개발을 수월케 하고 매립 비용을 줄이기 위해 수심도 고려했다.
아리울은 '물의 도시'란 뜻이다. '아리(ari)'는 물, '울(ul)'은 울타리·터전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정부는 새만금을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The City of Neo Civitas)로 만들겠다며 그 슬로건을 'Creating Tomorrow'로 정했다.
[새만금 날개 펴다] "선진국 대사 모두 큰 관심 최적투자에 높은 수익 제시"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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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실 제공
새만금 내부는 용도에 따라 정부 8개 부처와 전북도가 함께 개발한다. 이들 부처 등의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조정하며 진로를 뚫는 게 새만금위원회와 국무총리실이다. 총리실과 관계부처에선 이 사업 마스터플랜을 연내 마무리 짓기 위해 100여명이 매달려 있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이자 녹색성장 거점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최적의 사업환경을 갖춰 투자 매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새만금 방조제가 마침내 완공됐네요.
"19년 비바람 속에서 성취한 대역사입니다. 2003년 새만금 반대 삼보일배 행진에 현직 장관까지 격려하는 것을 보고 매우 가슴 아팠던 기억도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새만금을 농지 중심에서 산업·관광 등 복합용지로 개발키로 과감히 전환했습니다. 새만금을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사업으로 재탄생시키면서 종합실천계획도 세웠어요. 방조제 준공으로 새만금이 세계를 향해 힘차게 비상할 날개를 가졌습니다."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라 했지요.
"새만금을 20~30년 후 한국을 이끄는 성장동력이자 세계적 자랑거리로 만들겠습니다. 새만금은 산업·관광·국제업무가 복합된 '글로벌 경제의 중심'이자 '복합문화관광의 메카'로 성장합니다. 종합실천계획에 새만금의 무한한 잠재력에 대한 확신과 실천 의지를 담았어요. 명품복합도시 등 5대 선도사업으로 내부개발을 이끌면서 연내 8대 용지 개발과 기반시설 구축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완성합니다."
―이 대통령은 새만금을 2030년 끝낸다고 약속했습니다.
"새만금은 영역이 방대해 2020년까지 1단계와, 이후 2단계로 나눠 개발합니다. 주관부처들이 2015년까지 주요 사업 예산을 국가재정계획에 반영, 차질 없이 추진토록 지원하겠습니다. 특히 명품복합도시는 핵심 전략지역으로 내년 개발을 본격화합니다. 2020년까지 새만금 땅의 71%를 완성하며 이 중 명품복합도시는 47%를 조성합니다. 국토·문화·지경·환경부 등 부처와 전북도 사이 공동사업체계를 구축할 겁니다."
―뱃놀이도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명품 새만금은 깨끗한 물을 확보하고 활용해야 가능합니다. 기존 수질대책을 어김없이 실행하면서 추가 대책도 세웁니다. 왕궁-용지 축산단지에 대해선 종합대책을 모색하고 있어요. 가축분뇨처리시설 보강과 휴·폐업 축사 매입을 추진하면서 장기적으로 수질뿐 아니라 주민복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하겠습니다. 수질확보를 위한 예산을 적기에 확보, 청정한 물과 자연, 사람이 어울리는 명품을 꼭 만들겠습니다."
―땅을 100년간 임대할 수도 있지요.
"지난주 주한 선진 12개국 대사를 초청해 새만금에 투자해달라 요청했더니 한결같이 높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새만금 개발의 관건은 투자유치입니다. 최적의 사업환경을 만들고 높은 수익을 내게 해야 합니다. 부지 용도별 특성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들을 발굴하면서 기업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이미 새만금특별법을 시행 중이며, 원스톱 서비스 등 체계도 마련 중입니다."
그는 "항만 공항 철도 도로 등 인프라를 적기에 구축하면서 토지 저가공급·장기임대 말고 기업에 다른 인센티브도 주기 위해 관련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업 활동뿐 아니라 쾌적한 생활을 위해 최적의 주거·교육·의료환경도 조성한다고 했다.
정부는 새만금 개발을 위해 네들란드 와 포괄적인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28일 정운찬 총리와 얀 페테르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