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 2022년 6월 27일(월) 오전 7시 50분 설악 해맞이공원
2. 코스 : 설악 해맞이공원 ~ 대포항 ~ 외옹치항 ~ 바다향기로 ~ 속초해수욕장 ~ 설악대교 ~ 아바이마을 ~ 갯배선착장 ~ 속초항 국제여객터미널 ~ 동명항 ~ 영금정 ~ 속초등대 전망대 ~ 영랑호 둘레길 ~ 영랑호수윗길 ~ 범바위 ~ 장사항(19.7km, 약 7시간 20분)
해파랑길 제45코스(속초 구간)는 설악 해맞이공원을 출발해 아바이마을과 속초 등대를 지나 장사항에 이르는 구간으로 설악산과 동해바다, 호수, 어촌마을의 전통문화를 엿보며 걷는 길입니다~
새우튀김 골목, 싱싱한 활어회 및 대게로 유명한 대포항을 거쳐 외옹치항부터 속초해수욕장에 이르며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바다향기로를 거닐고,
아바이순대와 가을동화 촬영지로 유명한 아바이마을을 거쳐 갯배를 타고, 동명항 옆 영금정에 들렸다 360도로 육지와 바다, 금강산 자락까지 조망할 수 있다는 속초 등대전망대를 오르내린 후 낮과 밤의 풍광이 모두 아름다운 7.8km 둘레의 고즈넉한 영랑호를 되돌아나와 장사항에 이르는 코스입니다~
오늘도 하루종일 강한 비 예보가 있지만 오전 7시경 어부인과 함께 롯데리조트 속초를 출발, 트레킹 시점인 설악 해맞이공원을 향하는데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하지만 비는 다소 주춤하고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무척 후덥지근하게 느껴집니다~
오전 7시 40분 경 설악 해맞이공원에 도착, 인증샷을 마치고, 공원을 가로지르며 다양한 조형물들을 감상한 후 다시 대포항으로 향하는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설악 해맞이공원 버스정류장에 잠시 들렸는데 트레킹 시ㆍ종점인 장사항까지는 1, 7, 9번 시내버스가 15 ~ 30분 간격 운영중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은 무척 양호한 수준입니다~
다시 지나는 대포항은 예전 정겨웠던 어시장의 풍경은 찾기 어렵고, 규모가 커진 횟집 및 건어물 거리와 라마다 속초호텔, 대포항 방파제 바로 앞에 한창 건설중인 대형 생활숙박시설들로 현대화가 가속되고 있습니다~
대포항에서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어부인과 나누는 여유를 즐긴 후 다시 나선 차도변길에서 아담한 외옹치항으로 내려섭니다~
외옹치 항구 끝에 이르면 좌측 롯데리조트로 오르는 대나무숲 데크계단길과 우측 해안 데크길을 따라 속초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바다향기로 입구가 있는데 잠시 대나무 숲길을 즐기는 시간을 가진 후 정코스인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통해 트레킹을 이어갑니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외옹치항부터 속초해수욕장까지 속초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약 1.74km의 데크 및 해변길로 구성되어 있는데 속초사잇길 제5길 속초해변길과도 중복되는 구간입니다~
외옹치는 조선시대까지 옹진(瓮津)이라고 불리던 곳으로 7번 국도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대포에서 속초로 가는 고갯길을 이용하여 현재의 외옹치를 지나갔었는데 이 고갯길 옆에 밭뚝이 다닥다닥 계단 모양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밭뚝재' 라 하였던 것이 발음상 변화로 '독재' 라 불리었고, 그 결과 옹진이라는 고유지명 대신 외형을 기준으로 '바깥 독재' 라는 뜻의 한자 표기인 외옹치리(外瓮峙里)라는 행정구역명이 사용되었으며, 외옹치 지역은 속초시 팔경중의 하나입니다~
외옹치항을 감싸고 있는 듯한 작은 산 위 전망 좋은 곳에는 롯데리조트가 우뚝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다향기로 입구를 통과해 해안선으로 이어진 데크길을 따라 가며 해변의 기암들, 밀려오는 파도 및 먼 바다에 한가로이 떠있는 낚시배를 감상하다보면 곧 넓은 전망쉼터에 도착합니다~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는 데크길을 거닐며 외옹치의 유래 안내판을 일독하고 다시 튀어나온 해안의 기암들을 살피다 저 멀리 속초 해수욕장 앞 새들이 많이 서식한다는 속초의 제5경 조도(鳥島)와 제1경 속초등대 전망대도 당겨서 담아봅니다~
바다향기로 중간에는 오랫동안 해안경계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다 과거 남북간 화해무드로 철거된 안보철책선을 남겨두어 탐방객들이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바다향기로 데크길이 끝나고, 속초 해수욕장과 맞닿은 자그마한 외옹치 해수욕장에 도착, 하얀색 아치퍼걸러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는데, 7월 개장시까지는 수영금지 구역입니다~
조도가 마주 보이는 정자 쉼터를 거쳐 바다향기로 계단식 포토포인트를 지나는데 속초 해수욕장 먼 바닷속에는 여러 명의 해녀들이 한창 물질을 하고 있어 무엇이 잡힐까 자못 궁금합니다~
해변 모래사장에 설치된 여인상과 돌고래, 물고기 등의 조형물을 담고 어젯밤 총천연색 조명 쇼가 펼쳐졌던 우주관람차(허니문카)가 있는 속초해수욕장 광장에 도착합니다~
방파제에 올라 '산호초'의 환상적 꿈과 '물고기'의 역동적 희망 및 그것들을 귓가에 전해주는 '소라'를 형상화한 조형물도 감상합니다~
저 멀리 대형 선박이 정박중인 속초항의 전경을 바라보고, 잠시 머물고 싶은 해변가 하얀 카페를 지나자 속초항의 빨간, 하얀색 등대가 어느새 가까워집니다~
살신성인으로 선원들을 구조하고 순직한 하나호 선장 유정충님의 동상을 거쳐 아트플랫폼 갯배를 지나고 설악산의 장엄한 울산바위를 조망할 수 있는 설악대교로 오릅니다~
설악대교에서 해당화 군락이 있는 해변길로 내려와서 아바이순대와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유명한 아바이마을길을 통과하는데 구수한 토속 순대 냄새가 도보객의 발걸음을 느리게 합니다~
아바이마을 끝에 있는 가을동화 은서네집을 뒤로하고 갯배선착장으로 이동, 어부인과 단둘이 갯배(배삯 500원)를 타고 뱃사공을 도와서 내항을 건너는데 수시로 어선이 드나드는 해수로라 다소 위험하기도 합니다~
건너편 속초시내 갯배선착장에 도착, 쉼터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속초의 단골 88생선구이집에 들려서 즉석 생선구이로 점심을 맛나게 즐기고 가는데 빠른 손놀림으로 생선을 구워내는 외국인 종업원들의 실력에 깜짝 놀랍니다 ~
점심식사를 마치고 생선구이집을 나서자마자 오뉴월 개똥장마 장대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하는 바람에 어부인과 인근 건물 주차장으로 긴급 대피해 빗줄기가 다소 잠잠해지길 한 동안 기다립니다~
빗방울이 잠시 가늘어져 다시 발걸음을 이어 가다 오늘이 축제 마지막날이자 연일 쏟아지는 장대비로 거의 파장 분위기인 속초 오징어축제장을 지납니다~
속초항에 접어들어 속초해양경찰서 함정전용부두와 속초해양경찰서를 차례로 지나고, 코로나19 발생전에는 러시아행 여객선의 운행이 활발했던 속초항 국제여객터미널을 마주했는데 대형 페리 여객선 한 척이 정박되어 있는 항구는 무척 한산해 보입니다~
동해에서 해가 밝아오는 항구라는 명칭대로 일출장소로 유명한 동명항을 지나고, 해안가 벼랑 바위산 위에 위치한 영금정을 오르내린 후 동명해교를 건너 영금정 해돋이정자에도 잠시 들려 영금정 앞 바다의 풍광을 담아봅니다~
영금정(靈琴亭)은 속초시 동명동 속초등대 밑의 바닷가에 크고 넓은 바위들이 깔려있는 곳으로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면 신묘한 율곡이 들려 신령한 "거문고" 소리와 같이 아름답다고 하여 영금정이라 유래되었고, 벼랑 위 영금정 정자 아래에 있는 약 50m의 동명해교를 건너 구름다리 끝에 이르면 해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해상에 영금정 해돋이 정자가 있는데 벼랑 위 영금정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또 다른 시원한 느낌의 바다를 직감할 수 있으며, 해가 지면 동명해교부터 해돋이정자에 이르는 바닷길은 화려한 조명으로 채색되어 멋진 풍광의 밤바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영금정을 되돌아나오자 구멍 뚤린 하늘에서 다시 굵은 비가 쏟아지지만 속초 8경중 제1경 속초등대 전망대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지라 미끄러운 급경사 계단을 조심해서 오르기 시작합니다~
속초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설악산의 경관은 물론 맑은 날이면 해안선을 따라 멀리 금강산 자락까지 조망할 수 있다지만 오늘은 등대 바로 밑 쉼터에서 비를 피할 겸 잠깐의 다리쉼 후 데크길을 따라 바로 해안로로 내려가서 고성에서 삼척에 이르는 해안 절경을 품은 '낭만가도' 안내판과 거문고 조형물을 마주합니다~
다시 등대해수욕장 해안길을 따라 가다 속초 맛집 중의 하나인 봉포 머구리집을 지나고, 동해안의 대표적인 석호인 영랑호 입구에 도착해 약 7.8km에 달하는 영랑호둘레길로 발걸음은 이어집니다~
영랑호(永郞湖)는 강원 속초시 북쪽 영랑동, 장사동, 금호동, 동명동 일대에 있는 둘레 7.8㎞, 면적 1.21㎢, 수심 8.5m의 자연호수로 백사가 퇴적하여 발달한 석호(潟湖)이며, 영랑교(永郞橋) 밑의 수로를 통해 동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장천천을 통해 유입되는 민물과 동해로부터 유입되는 염수가 남북에 공존하는 호수로 속초시에는 영랑호와 남쪽의 청초호(靑草湖)가 있는데 '영랑호' 라는 이름은 삼국유사의 기록을 근거로 신라의 화랑 영랑이 이 호수를 발견했다 하여 붙여진 것으로 전해지며, 신라시대에 화랑인 영랑·술랑(述郞)·안상(安詳)·남랑(南郎) 등이 금강산에서 수련하고 무술대회장인 금성(金城, 경주)으로 가는 도중 이 호수에 이르렀는데, 영랑은 맑고 잔잔한 호수와 웅장한 설악의 울산바위, 그리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범바위가 물 속에 잠겨 있는 모습에 도취되어 무술대회에 나가는 것조차 잊고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렀다고, 그 이후로 영랑호는 화랑들의 수련장으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영랑호 남동쪽 초입부터 시작되는 둘레길로 접어들면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지압 보도, 풍광을 눈앞에 직접 마주하는 수변데크길, 폭신한 우레탄 보도를 선택해서 걸을 수 있는데 우선 지압보도로 걸으며, 드넓은 호수의 풍광을 담아보는데 흐린 날씨에도 제법 많은 도보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속초의료원을 지나고, 수변데크길을 즐기다 해병혼 해병대전우회를 거쳐 울창한 전나무 힐링 숲길을 통과하며 영랑호 표석도 마주합니다~
영랑호수윗길 입구에 도착, 우중 트레킹으로 다소 힘든 기색의 어부인은 수윗길을 통해 영랑호를 천천히 건너게하고, 저 멀리 웅장해 보이는 영랑호의 명물인 속초8경중 제2경 범바위로 향합니다~
범바위 입구에 도착, 영랑정에 잠시 올랐다 멀리서 보면 마치 범을 닮았다는 범바위에 직접 오르면 범 보다 대형 고래에 가까운 형상으로 반 이상이 호수에 잠겨 있다고 하고, 멀리서 보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에 절로 감탄하게 되는데 범바위의 핵석과 토르(tor)는 지질 다양성을 보여주는 지질자원으로, 보존의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영랑호수윗길의 원형광장에서 머물다 이미 호수를 건너서 기다리고 있을 어부인과 조우하기 위해 범바위에서 내려와 길을 재촉하는데 이곳부터는 속초시의 아름다운 자전거길이기도 합니다~
영랑호 습지생태공원과 창천마을 입구를 거쳐 대형 쉼터정자를 지나는데 폭우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죽은 소나무 위에 가득한 백로둥지들을 거쳐 영랑호수윗길 맞은 편 입구에서 기다리던 어부인을 다시 만나, 2019년 동해안 대형 산불시 소실된 후 아직 복구되지 않아 현재까지 출입이 금지중인 영랑호리조트 별장 폐가의 처마 밑으로 이동 후 거세게 내리는 빗방울을 잠시 피하고 갑니다~
오랜 기다림에도 비가 그치지 않아 다시 발걸음을 내딛었지만 수중 정자를 경유하는 아름다운 데크길은 다음을 기약하며, 눈으로 걷습니다~
영랑호에 반쯤 잠긴 화강암 핵석(corestone)들과 공룡머리 형상의 바위를 거쳐 부지런히 걷다보니 어느새 영랑호둘레길 입구 영랑교에 도착, 차도를 건너 속초해변으로 되돌아나와 잠시 해변길을 따라 장사항으로 향합니다~
우중 트레킹으로 폭우를 피하느라 발걸음이 많이 지체되어 시점을 출발 후 약 7시간 20분이 소요된 오후 3시 10분 경 제45코스 종점인 장사항에 도착하며 오늘의 트레킹을 마무리합니다~
트레킹을 마친 후 시내버스를 타고 속초해수욕장으로 이동해 비에 젖은 트레킹화를 개운하게 벗고, 시원한 바닷물에 발을 적시며 해변을 따라 무사히 숙소로 향합니다~
첫댓글 며칠전 다녀온 속초, 다시 그림으로 보니 반갑습니다. 여행사로 다녀왔기에 대포항에서 쭉 걷지는 못했어여. 아름다운 와옹치바다향기길과 영랑호수위길에서 추억거리 남겼었지요. 우중도보 조금은 아쉬웠겠습니다. 영랑호수윗길에서 보는 백두대간 능선이 참 아름답지요. 수고하셨습니다. 2편 3편이 더 있겠지요. 감사합니다.^^*
수명산님!
얼마전 좋은 날씨에 다녀오신 외옹치 바다항기로와 영랑호의 추억이 있으시지요~
해파랑길을 걷다보니 약 8km의 영랑호둘레길을 우중에 걷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3일내내 비가와서 차로 고성통일전망대를 다녀왔습니다~
오는길에 들리려했던 백담사는 도로가 유실되어 셔틀버스가 운행이 불가해, 탐방이 중지중이었습니다~
격려해 주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카야. 속초에 오셨군요. 아마도 제가 설악산 공룡능선에서 바라보았던 한 곳을 분명 지나가셨을 것 같고요. 강원도 해안 도시 중에서 가장 멋진 곳을 걸으셨군요. 부럽습니다. 사모님하고 걸으시면서 즐거운 시간 많이 보내셨길 바라고, 또한 속초는 먹거리가 많으니 푸짐하게 드셨지 않을까 싶습니다.
땡볕에 걷는 것이 좋은지, 우중이 좋은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장점만 생각하며 걷는 것이 좋은 방법 같은 생각입니다. 토요일에 땡볕에 도로를 걸어보니 정말 더워서 죽을 것 같더군요. 예전 원주 굽이길에서 도로에서 퍼진적도 있었습니다.
푸른 바다도 좋지만, 잿빛 바다에 구름이 끼어 있는 모습도 한폭의 그림이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소그미님!
오랫만에 이른 여름 휴가와 트레킹차 속초에서 며칠 묵었는데 장마비를 만나는 행운(?)이 있어서 트레킹 보다는 맛집 순례를 하다 온 것 같습니다~
흐린날씨지만 해파랑길을 걸으며 설악대교와 영랑호에서 설악산 울산바위를 볼 수 있었고, 고성통일전망대에서 북한 해금강과 비록 흐릿한 형상으로나마 금강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어제 경기둘레길 제21, 22코스를 걸었는데 너무 더워서 청평계곡으로 내려오자마자 웃통을 벗고 계곡물에 등목을 했습니다~
항상 격려해주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