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대학농구 참사(한기범 폭행)

[웅이훈이]

84년 3월13일 오후5시에 학생체육관에서 중앙대와 고려대가 봄철대학농구 결승전을 벌였습니다.

두팀 모두 전승으로 올라와 그야말로 용호상박의 명승부를 펼치며 후반 36분 15초가 지났을 무렵 스코어는 고대가 4점차로 앞서고 있었고 중대의 박경영의 슛이 성공되는 순간 공격자 파울이 선언되며 골밑의 중대 김유택(83)과 고대의 이신욱(83)이 말다툼을 벌이는 순간 중대 한기범(82)이 이를 말리려고 이신욱에게 다가서며 싸우지말라며 타이르자 이신욱이 짧은 욕설을 내뱉었고 격분한 김유택이 이신욱을 어깨로 툭 밀쳤습니다.

이때 고대 벤치에서 동료가 당하는줄 알고 격분한 후보들이 우르르 코트로 질주했는데 그 중 두명(84여ㄱㅅ와 83김ㅇㄱ)이 뒤돌아 서 있는 한기범의 목과 등을 붙잡아 넘어뜨리며 뇌진탕으로 잠시 기절한 한기범의 몸통을 발로 밟았습니다.

순식간에 고대 벤치워머들은 코트를 휘저으며 중대선수들에게 시비를 걸었으나 관중석에서 날아드는 소주병폭탄(그당시는 몰래 소주를 경기장에 가져갔음) 세례에 황급히 라커룸으로 대피했으며 한기범선수는 동료들에 업혀서 인근의 준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이튿날 중대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심판들은 짧은 회의끝에 고대의 기권패(몰수패를 선언당하면 준우승도 취소됨)를 선언했고 3분여만 잘 버티면 우승할수 있었던 고대는 벤치워머들의 그릇된 애교심으로 졸지에 더티농구로 낙인찍히며 우승트로피를 중대에게 헌납하고 말았고 중대는 가까스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게임 시작전 전문가들의 예상도 5대5로 나와 있었습니다.

멤버상으론 중대의 허재188(84루키) ㅡ강정수180(83) ㅡ박경영177(81) ㅡ김유택197(83) ㅡ한기범207(82)등 베스트5의 신장과 기량에선 중대가 좀 앞서지만 정재섭173(81) ㅡ최철권180(81) ㅡ전창진185(82) ㅡ김윤호193(82)ㅡ양중철193(81)의 베스트5가 모두 고학년에 농구대잔치를 치르면서  팀웍이 기가 막히게 잘 맞는데다 이신욱193 ㅡ임달식184ㅡ김윤석193 ㅡ김태유ㅡ김용국등 고대의 백업 멤버가 중대에 비해서 훨씬 두텁다는 이유로 백중세를 예상했던것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뚜껑을 열어보니 시소게임이 전개되며 후반(그당시 전반20분,후반20분)이 지나고 게임 막바지로 치닫자 긴장국면에서 고대의 벤치멤버들이 이기고 있는데도 지나친 애교심을 발휘하여 게임에도 패하고 이때부터 이상하게 꼬이면서 고대농구가 긴 슬럼프에 빠져드는 도화선이 되고 맙니다.(사실 이때 고대농구의 전력이 탄탄했어요)

그런데 결승전 폭행사건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때의 대학농구는 봄철과 가을철리그가 있고 MBC배가 막 시작되어  세개의 대회가 있었습니다.

봄철과 가을철 연맹전은 각각 3개조로 나뉘어 각조1,2위가 결선리그에 올라가는데 1위팀은 1승을 안고 2위팀은 1패를 안고 올라가서 다른 조의 4개팀과 맞붙는 라운드 로빈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대는 중대와 맞붙기 전날 숙명의 라이벌 연대와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연대는 유재학(82) ㅡ김인환(81) ㅡ박건연(81) ㅡ정덕화(82,허리부상으로 2년간 고생) ㅡ박성준(81)등의 베스트5에 루키 한만성ㅡ황상하ㅡ홍성택이 받치고 있었으나 포인트가드 유재학을 제외하면  포스트존을 비롯한 전체적인 전력에서 고대에 비해 많이 모자랐습니다.

그런데 후반전 연대의 패색이 짙어질 무렵 연대 벤치앞에서 서 고대의 전창진을 수비하던 연대의 한만성이 좀 심하게 파울을 하자 전창진이 화를 버럭 냈고 용산고 후배인 한만성이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고 끝나는듯 했으나 이번엔 정재섭이 끼어들어 훈계를 하면서 가볍게 한만성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이때  게임에선 패색이 짙고 고대한테 몇년간 성적이 좋지않아 쌓인게 많았던 연대선수들을 자극한 꼴이 된 정재섭의 행동에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너나 할것 없이 모두 뛰쳐나가 고대선수들에게 덤벼듭니다.(대부분 84루키들)

당황한 고대측에선 뒤늦게 벤치멤버들이 달려나와서 연대선수들과 치고받으며 육탄전을 벌였지만 패싸움에서 기선을 제압 당한 쪽이 훨씬 더 치도곤을 당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말았습니다.

패싸움이 수습되고 고대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지만 합숙소로 돌아간 고대 4학년들은 빳따를 치며 연대한테 선방을 맞은데 대한 질책을 간단히 하고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단단히 교육시켰다고 합니다.

그러니 결승전날 중대의 한기범과 김유택이 이신욱을 둘러싸고 말다툼을 벌이자 과민반응을 보이며 폭력을 행사했고 게임도 망치고 학교이미지도 실추시킨 꼴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그해 정기전에선 연대농구가 고대한테 패했습니다.

[웅이훈이]

충분히 그럴수 있습니다

[김정민]

비밀댓글 방법좀 알려주세요.

[웅이훈이]

그렇군요~~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농구만세]

연대 스포츠를 사랑하는 웅이훈이님의 글이군요.잘읽었습니다.

[김정민]

웅이훈이님! 비밀회원 댓글은 특별회원만 볼수 있나요?

[김정민]

아~이제 이해가 되네요. 저는 다음 블로그에 들어가서 본인임을 밝히고 공유하는줄 알았습니다.작성자와 답댓글자 싸이트 운영자만 볼수 있군요? 이해가 되게 설명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스크림]

한기범 폭행사건 저도.기억 남니다.
재미있는 일화 잘보았습니다

[웅이훈이]

다시는 신성한 농구장에 집단으로 난입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참사는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정민]

네! 옳으신 말씀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데로 저는 남상만이 당시 대학농구에 코트도 못밣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씁쓸합니다.

[김정민]

방금 들어온 소식이네요 축구에서 우리 연세대가 조선대를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선착했다고 합니다.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웅이훈이]

연대축구가 강팀 조선대를 꺾고 8강에 안착했군요.
연세축구 화이팅~~^^

[청계천 까치]

8강 상대는 어디인가요?

[웅이훈이]

건국대요

[이글스]

좋네요

[김정민]

네! 건국대 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