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i와 EG에 기반한 통합의식치유를 위한 기본 모형
2)의식치유와 치유기제, 치유요법
(1)의식치유
의식치유의 근본은 의식을 깨어나게 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30대 이상의 성인이 되면, 10대 후반에 신체적 성장판이 닫히는 것처럼 의식이나 영성의 성장은 거의 멈추고 의식의 틀이 굳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므로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굳어지거나 닫힌 의식 상태를 긍정적 열린 의식으로 전환시키고 의식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의식치유의 목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외면으로만 향하던 개인의 의식을 내면으로 향하게 하고, 무의식에 의한 의식의 흐름(욕동, 번뇌, 감정, 스트레스, 망상 등)이나 외부의 자극에 대한 자동반응을 성찰적으로 통찰하는 각성적 자각의 주시의식이 깨어나야 한다. 이러한 깨어 있는 알아차림 주시의식을 불교에서는 사띠(Sati: 念, 意念)라고 한다. 카밧진(1990)은 의식치유는 단편화와 고립화로부터 전체성과의 연결성으로의 의식의 전환이라고 하였다. 즉 카밧진에 의하면 치유란 자기 자신이 본래적으로 갖고 있는 완전성의 인식과 동시에 모든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연결성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띠ㆍ마음챙김에 의해 마음챙김 치유기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누구나 자기치유의 길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자기치유법에 따른 몸ㆍ마음ㆍ혼의 온전한 치유회복과 일상 속에서 소유적 삶과 존재적 삶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의식의 변화와 영적 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의식치유 중심의 훈련과 실천 그리고 수련이 요구된다. 윌버는 네 개의 핵심모듈(신체, 마음, 영, 그림자)이 깨어나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통합생활수련(ILP: Integral Life Practice)을 제시하고, 이미 매일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3분 모듈을 개발한 바 있다.
또한 의식치유는 다음과 같은 의미도 함유하고 있다고 본다. 인간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동안에 고통의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지복(至福)의 삶을 살 것인가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의식문제이므로, 의식치유란 현재의 무지와 무명으로 인해 잘못 각인된 부정적이고 장애적 의식의 고통상태에서 깨어나서 열린 의식으로 변환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종교에 귀의하거나 심신수련을 통하여 자기의식의 정화과정을 거침으로서 의식의 변화와 영적 성장을 실현하는 것도 의식치유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2)치유기제
아직까지 학술적으로 치유기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조효남(2020)에 따르면 전해져 내려오는 주요 치료치유법들이 암묵적으로나 명시적으로 치유기제를 일부 내포하고 있어서 별다를 심신장애가 없는 보통 사람에게는 쉽게 치유되거나 병리상태가 호전될 수 있지만 일시적인 치유일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치료치유법으로는 온건강으로 온전히 회복시키기는 어렵다. 반면에 의학에서는 내적 치유기제라 하여 인체의 자연치유능력과 항상성 회복능력을 치유기제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인체의 자기회복능력을 동어 반복적으로 생명의 자기치유 능력으로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하듯 치유기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명료하게 구분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본다. 현재 의학이나 심리학 분야에서 영어의'mechanism'을 기전, 기제, 메커니즘으로 옮겨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조효남(2020)은 치료기전과 치유기제를 다음 <표 7>로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조효남(2020)에 따르면 치료기전은 전문의에 의한 인체 생리학적으로 의학적 의료치료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고, 반면에 치유기제는 심신의 병리장애에 대한 치료치유적 변화를 가져오게 하려는 개인(주체)의 의지와 이에 따른 심의식(心意識)의 변화를 의미한다.
치료기전과 치유기제를 분류하여 정리하면 다음 <표 7>과 같다.
<표 7> Mechanism: 기전 대 기제
보다 치유원리적으로 말하자면, 치료치유기제에는 먼저 심인성 병리장애상태나 아건강적 심신의 기능저하 상태나 스트레스 상태로부터 온전한 건강으로의 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하기 위하여 치료치유효과를 심신 홀라키의 하향(top down)ㆍ상향(bottom up) 인과원리에 의해 온수준에서 발현하게하려는 개인의 인지자각적 의도와 의지, 각성적이고 성찰적인 알아차림과 자각 의식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치유기제란 이러한 각성적 자각의식에 따라 정신적ㆍ심적ㆍ의식적 변화와 변환과정을 거치며 새로이 구조화된 치유대응의식 체계를 일컫는다. 즉 몸의 치료기전은 일반적으로 전문의에 의해 환자의 의식과 심리와는 무관하게 의료적으로 이루어지므로 그것과의 차별성이다. 그러므로 치유기제는 자기치유가 가능하다. 만약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심신의 치료치유기제 형성을 위한 전문가와 치유대상자 사이의 신뢰와 소통 그리고 교감이 매우 중요하다.
정리하자면 치유기제란 심신의 병리장애를 심화 고착시키는 상향ㆍ하향인과의 홀라키적 악순환 고리를 치유의식의 각성과 자각에 따른 의식변화에 의한 선순환 고리로 반전시키는 것이다. 즉 자연치유력과 자기재생기능과 자기방어기제를 활성화시켜서 치유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치유기제가 바르게 발현작동하면 호전반응의 증가로 회복탄성복원력(resilience)이 강화된다. 그로 인하여 치유기제가 지속적으로 작동하여 항상성과 이상성이 유지되는데 이를 치료적 치유((therapeutic healing)라고 한다. 그리고 조효남(2020)은 자기치유와 치유사로서 치유대상자와의 관계에서 치유기제 발현의 필요ㆍ충분조건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치유기제발현의 원리는 심신치유기제의 필요ㆍ충분조건이 형성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이 치유기제의 필요조건이고 무엇이 충분조건인지를 알아야 한다. 심신치유기제 발현의 기본필요조건은 먼저 내담자(치유대상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 대한 인지적 무지무명에서 벗어나게 하는 각성과 자각 훈련이다. 그리고 치유사는 내담자의 심신의 병리장애와 불건강상태에 대한 온전한 진단과 평가에 따른 치유원리의 판단과 치료요법의 숙지, 기질과 성격에 맞는 치료법의 선택이다. 반면에 기본 충분조건은 온전한 건강(온건강)의식과 긍정적이고 확신적인 의지와 신념으로 건강을 파괴하거나 악화시키지 않는 생활태도로의 각성적 전환과 기본 치유기제의 지속적 실천 의지이다. 심신치유기제는 이러한 기본 필요ㆍ충분조건이 병리장애나 불건강상태를 점차적으로 호전시키는 선순환 자각의식기제가 임계 한계상태(항상성 회복역치)에 이르면 발현된다. 이를테면 자연의학과 자연치유의 치유기제발현의 필요ㆍ충분조건은 몸의 자연치유력이 발현되어 몸 스스로 치유되게 하는 인지적 각성과 자각에 의한 실천이다.
(3)치유요법
지금까지 공인된 치유요법들은 힐링이 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주는 데에 좋은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일시적인 치유이지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증세가 드러나곤 한다. 이는 각성적 알아차림과 성찰적 자각의식의 학습(인지)과 훈련의 부재로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식의 변화와 함께 치유기제가 발현될 때라야 근본치유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성인들에게 많이 노출되는 심인성 병리장애인 혼(자기)의 위축장애(자존감ㆍ정체성 상실, 콤플렉스, 트라우마, 우울증, 망상, 공황증 등), 심리장애(신경성 장애, 강박증, 과민성 스트레스 등), 감정정서장애(분노ㆍ화조절장애, 불안, 증오, 혐오증 등), 이상심리(성도착, 리플리증후군, 싸이코패스 등), 중독(도박, 알콜, 물질, 행위, 이념, 의식중독 등)장애 등이 있을 경우, 이는 단순한 스트레스 완화나 관리 치유요법만으로는 안 된다. 반드시 단계적으로 치유기제를 발현시켜야만 한다.
또한 사람마다 병리장애 스트레스의 심각성이 다르고 범주와 유형 그리고 계통도 다르기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추어 통합심신치유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하여 윌버가 제안하는 ILP 모듈[그림 11]과 조효남의 유위ㆍ무위 심신통합치유모듈[그림 12]을 활용하여 통합의식치유모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다음 [그림 11]은 윌버의 통합생활수련(ILP: Integral Life Practice) 매트릭스이다.
다음 [그림 12]는 조효남의 유위ㆍ무위 통합심신치유 모듈이다.
이와 같은 통합심신치유법을 통하여 홀론 의학적 상향ㆍ하향인과의 치유가 가능하게 되어 BMS(BodyㆍMindㆍSprit)치유로 일시적 힐링이 아닌 근본치료치유가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일시적인 치유가 아니고 항상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근본치유는 각성적 알아차림과 성찰적 자각의식의 학습과 훈련이 있는 통합적 치유요법을 통한 의식의 변화와 함께 치유기제가 발현되어야 한다. 단계적 의식치유기제가 발현되기 위하여 훈련과 수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본치유기제에서는 첫째, 잘못 각인된 인지 자각의식을 재인지할 수 있도록 인지(밈)적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가 어떠한 사건에 반응하는 것은 사건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다. 합리적이지도 않고 논리적이지도 않으며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적응적 인지구조의 문제일 때가 많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누구나 생후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지적 무지와 뇌(腦)와 체(體: 신체ㆍ백체ㆍ심체ㆍ혼체ㆍ영체)에 각인된 식(識: 의식ㆍ무의식)의 부정확성과 불확실성으로 착각과 오해 속에 살고 있다.
둘째, 각성적 긍정치유훈련이 있어야 한다. 부정적 의식과 자동 반응하여 올라오는 억압 무의식, 그림자(트라우마, 부정적ㆍ미성숙 방어기제) 등을 거부하지 말고 긍정적 인식으로 바꾸어 순간 각성긍정상태로 기분을 전환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는 즉각 알고 깨닫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사고하기를 계속 반복하는 각성훈련을 의미한다. 훈련의 방법 중의 하나로 홀랜드(Holland, J.C)는 적극적이고 유도된 긍정 심상을 추천한다.
셋째, 자기자애 자각의식훈련을 해야 한다. '괜찮아', '할 수 있어', '그대로도 충분해' 등 스스로를 격려하고 마음으로 또는 소리를 내어 되뇔 때 자기 정체성과 자존감이 회복될 수 있다. 이는 혼(자기)은 주체이고 뇌는 인지생성 발현에 실행체이므로 혼을 신명(神明)나게 하여 뇌의 실행으로 심신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벤슨(Benson)은 산만한 생각을 최소로 줄이기 위하여 어떤 음(音)을 마음속으로 반복하는 만트라(mantra)나 긍정적이고 중립적인 단어(can do it, Oh well, 하나, 평화, 사랑 등), 기도문(주기도문, 알라, 옴마니반메훔 등), 문구(법문, 성서구절, 성인의 성찰 글) 등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다음 단계는 일반치유기제로 혼의 각성과 위축을 치유하는 혼유(魂癒)훈련과 존재적 자아의식 회복훈련이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비로소 자기치유를 위한 고급치유기제인 MBSR마음챙김 수련과 AQAL알아차림 수련 그리고 메타인지자각 수련 등의 발현이 가능하다. 단 치유와 치유기제는 내인성 원인(유전, 정신ㆍ심리분열)이 있을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에는 전문 의사나 약물치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치유와 치유기제의 발현은 외인 성원인으로 인한 불건강한 상태일 경우와 치유의지가 있는 병리적 상태일 때라야 가능하다. 병리적 상태에서는 약물치료와 병행할 수 있음을 밝힌다.
<통합나선동역학과 에니어그램의 상관성에 기반한 통합의식치유모형에 관한 기초연구/ 이종의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통합치유학과 심신치유교육학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