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바퀴벌레
최 병 창
제자리로 되돌릴 수 있을까
지금 제 몫의
지느러미들은 햇살처럼 기웃거린다
한여름 땡볕의 무더위 속에서
숨바꼭질을 들킨 전사들처럼
먼 길 따라와 제 몸을 감추면서
부산한 하루를 시작하고
은폐와 엄폐의 꼭지사이에서
형형한 눈빛으로
제 몸을 부풀리며 설 설 설 넘나 든다
바르르르 떤다는 것이
드디어 마디마다
마침표에 물음표를 찍었는지
풀풀 거리는 발톱소리가
잠행의 살점으로 묻어난다
아차차, 불 맞은 체온처럼
물음표와 눈이 맞았는지
버선발로 뛰쳐나온
외씨 걸음이 제법 눈치마저 자상하다
물리고 잡히는 게 능사는 아닌 것
풍찬노숙은
바로 그것을 노리고 있었으니
제자리는 분명 아닌데
천하의 명당자리도
찬밥 한술 먹어치우던
무시로 제 몸을 제가 넘고 있다
하루보다 더 크다는 하룻날을 위하여.
< 2013. 08. >
토론토 (2014.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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