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로 이주와서 제일 처음 반가웠던 것은 한밤중에 울어대는 장엄한 풀벌레의 합창이다 어릴적 시골에서 기억속에 묻혀있던 때묻지 않은 그 정겨운 소리
생각지도 못한 감동의 선물을 받았다 도심을 벗어난 지역도 아니고 그저 Buford시의 작은 주택가 안에서다 어느 저녁엔 반딧불이가 공원은 물론 집주위에서도 불꽃을 수 넣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창문을 비추는 화창한 햇살이 좋다
그렇게 아틀란타의 삶은 시작되었다
숙명처럼 살았던 시애틀에서의 30년 세월을 떠올려보면 언제 거기에 살았었나 뭐 했었나?!
여기 보금자리를 가꾼지 겨우 3개월 반인데 꿈에서 꿈을꾼듯 선명하지 않다 모든걸 다 비운다고 와서 그런가
시애틀은 아름답고 여름은 환상이다 일년 내내 아웃 도어를 즐길수 있어 좋았다
플로리다에서 2년을 살고는 지도를 펼쳐 “산과 바다와 호수가 어우려져 있고 비도 자주 온다니 멋과 낭만이 있겠네" 해서 아는 사람 전혀 없이 오직 지도 하나만 보고 단번에 떠났던 곳이다
돌아보니 인생의 황금기를 그곳에서 보냈다
작은집 작은 정원이지만 정성 다해 나무와 꽃을 심고 집안을 꾸미며 Dental Lab을 오픈해 열심히 일했다 캠핑과 자전거로 그 산과바다 호수를 헤집고 다니며 방황했던 젊은 한때와 달리 오직 한자리에서 한길만을 걸었다 속세에 있는거 한가지 빼고는 모두 멀리하고...
겨울 내내 계속되는 보슬비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하늘이 주는 진한 무드속에 사랑하는 아내와 낭만을 즐겼다 빈대떡도 부쳐 먹고..
지난 30년이 한 걸음 안에 들어 있다 시간에 잡혀있어 흘러간 세월은 이렇듯 짧게 느껴지나 보다 일억년을 살아도 마지막엔 마찬가지 일것이다
아무튼 한곳에 오래 사는것이 좋은 점도 있겠지만 너무 익숙해져 무덤덤하고 지루해지기 시작한지 오래됐다 새땅 새하늘이 그리웠다
그간 여러주 여러 도시들을 헤집고 다녔는데 마지막으로 방문한 이곳이 눈에 들어온다
첫째는 집 가까이에 공원이 있어야 했다 한인이 많고 겨울에 춥지 않고 도시가 안전하며 깨끗하면 됐다 그래서 선택된 아틀란타다
아직 짧은 기간동안 이렇다 할 불편은 못 느낀다 천국을 찿아 온것도 아니고 부족한것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맞추어 나가면 될것이다
타운 전체가 숲으로 둘러 쌓여 편안하고 아늑하며 조용하다 장점 많은 이곳이 왜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지 모르겠다 사는동안 주위에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으니..
좀 우려했던 더위도 이번 여름을 지내보니 더울땐 90도 언저리로 생각만큼 그리 덥지않고 습도도 한국에 살았던 경험과 DNA 때문인지 오히려 피부에도 편안하고 좋은 기분이다
한달 지날 즈음에는 날씨에 곧 적응되어서 늦은 오후에는 5분거리 공원 두곳서 걷기 운동도 하고 뒤뜰에선 선탠도 하여 비타민 D도 합성한다
집안에서는 에어컨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더운줄 모르겠다 중간사이즈 집인데 에어컨이 양쪽에 하나씩 설치되어 있다 참고로 구입한 집이 결코 비싼 집이 아니다 이곳 주택가격은 놀라울 따름이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인부들 오후두시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깊게 땅판다 살만 하다는 증거 아닌가
보금자리가 원대로 마련됨과 동시에 기다렸던 은퇴의 시간이 땡하고 귓가를 자극하며 울린다
인생 제3막의 무대가 올려 지고 있다 (1막 한국, 2막 시애틀, 1과2사이 막간에 잠시 남미) 고맙게도 주어진 세번째 그리고 마지막 걸음이다
어느때 부턴가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있는 삶이 답답하다 인간이 살아있는 한 멈추지 않고 숨쉬며 투쟁해야 하므로 자유를 못 누리고 생명을 넘어야 느낄수있는 진정한 자유도 이땅에서는 얻지 못할것이다 다시 태어나 구속 받고 싶지 않은 이유다
다시 태어날 일도 없겠지만 한번 살아 본것으로 충분하므로 만족하고 감사한다
지난날은 후회도 미련도 없다 앞날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모든걸 섭리대로 이미 통크게 받아 드렸으니 뭘 걱정하나 이렇게 쉬운걸....
아픔을 참고 또 참고 그렇게 끝까지 참다가 젊은 날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인내를 배워서 나도 끝날까지 열정과 참음으로 연이어 다가오는 파도의 물결을 헤쳐 앞으로나가자
그래서 일 하느라 꽉 막혀 할수 없었던 다른 시간을 만나보자 다른 나를 느껴보자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다지고 준비하여서 고상한 마무리로 털끝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마무리 하고 무대에서 내려오자
여름밤 만났던 풀벌레들이 사라졌다 간간이 귀뚜라미 또로록 소리가 다정하고 외롭다
내가 좋아 하는 시간이다. 살아 있는 순간이다!
지지난 일요일 모임을 준비하신 David님부부 감사함님부부 방문하신 듀크님 나너디에님 그리고 이창섭님 고주님부부 Bigman님부부 가나다라님부부 모두 늦게나마 감사 인사 드립니다 진심으로 반가웠습니다 보답하는 마음으로 허접한 글 하나 올립니다 회원 모든 분들 이 아름다운 가을에 멋진 삶 만들어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아틀란타가 우리 역이민 카페 회원님들의 미국내의 거주지의 대세가 될것이라는 예상을 했지요. 지금은 제가 예상한 그대로 입니다.^^ 그곳의 오프라인 모임도 활발한 편인데, 오시는 분들의 대부분이 미국의 다른 곳에서 이주하신 분들입니다. 가을 초입에 만난 Drummer님의 글은 담담하고 여유롭습니다. 넘거나 처지지 않는 그런 과유불급의 삶을 사시는 모습이 깊이 다가옵니다...
안녕하세요. 드러머님이 써 주신 글 속에서 풀벌레 귀뚜라미 소리 이야기는 모든 소란했던 잡음과 공해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난번 모임에서 뵌거 너무 반가웠습니다. 더군다나 동갑내기 갑장이라 더욱... 평강과 기쁨이 넘치는 생활 속에서 매일 행복 누리세요. 드럼만 잘 치시는게 아니라 글 전문으로 쓰시는 분 같아요. 혹시 수필가 ? 감동입니다.
첫댓글 아틀란타로 이주 하신분들의 만족도가 높더군요. 새 지역에서 행복한 삶 되시기 바랍니다. 잘 읽고 갑니다.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아틀란타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십니다
만족하시다니 함께 기쁘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삶 되세요!!!
가을이 시작하는 첫날, 아침에 받은 따뜻한 선물♡입니다
감동입니다!
인생을 담담히 노래하는 drummer님의 글을 대하니 반갑습니다. 역이민 아틀란타의 공동체에 합류하심을 환영합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아틀란타가 우리 역이민 카페 회원님들의 미국내의 거주지의 대세가 될것이라는 예상을 했지요. 지금은 제가 예상한 그대로 입니다.^^ 그곳의 오프라인 모임도 활발한 편인데, 오시는 분들의 대부분이 미국의 다른 곳에서 이주하신 분들입니다. 가을 초입에 만난 Drummer님의 글은 담담하고 여유롭습니다. 넘거나 처지지 않는 그런 과유불급의 삶을 사시는 모습이 깊이 다가옵니다...
짠해지는 글입니다. 눈으로 읽지 않고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사람과의 소통이 이렇게나 중요하다는 것을.
애틀란타에서의 만남,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드러머님이 써 주신 글 속에서
풀벌레 귀뚜라미 소리 이야기는
모든 소란했던 잡음과 공해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난번 모임에서 뵌거 너무 반가웠습니다.
더군다나 동갑내기 갑장이라 더욱...
평강과 기쁨이 넘치는 생활 속에서 매일 행복 누리세요.
드럼만 잘 치시는게 아니라
글 전문으로 쓰시는 분 같아요.
혹시 수필가 ?
감동입니다.
성찰의 글 토씨하나 안 놓치고 잘 읽었습니다. 아틀란타 삶에 축복을 드립니다...
저는 아틀란타에서 6시간거리 플로리다 잭슨빌로 이주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DRUMMER 님의 (북부) 플로리다, 시애틀, 아틀란타에 대한 개인적 소감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내가 좋아 하는 시간이다. 살아 있는 순간이다 " ...... 읽는 이의 마음에 기쁨을 주었읍니다.....감사합니다....
오랜만에 깊은 글을 접했읍니다.......
이민자로서.... 인생의 마무리장에 들어서며.....담담히 내어 놓은 .....마음에 와 닿는 훌륭한 글이였읍니다...
말씀하신 만족과 감사의 마음으로 계신 그곳에서 무한한 인생의 기쁨을 누리시기 기원드립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Pilot님 글로 안될것같아 제 전화번호 드립니다 425 299 8196 오후 시간때에 언제든 연락하시면 느낀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댓글 주신 floyd님 tulip님 bluesky님
법경화님 david님 orlimar님 제주아톰님 듀크님 가나다라님 pilot님 nola님
반갑습니다
첫 글을 정신없이 올리고 보니 어수선한 마음이어 이제 제대로 살펴봤습니다
글로 표현하는게 쉬운것이 아니네요
환영해 주시고 좋게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