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중고차'다운 중고차만 살아남을 전망입니다.
작년 11월부터 중고차 시세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 상황에 중고차를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봄이 되면서 중고차 수요가 부쩍 증가하는 현상은 매년 있었던 일이에요. 단, 작년에는 신차 출고 지연으로 인한 신차급 중고차에 몰렸던 관심이 올해에는 '중고차'다운 중고차, 즉 가성비 모델에 더 몰리는 양상이에요.
2023년 3월의 중고차 순위와 시세 움직임을 보면서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볼게요.
2023년 3월 중고차 시세
국산차 부문
이번 달 중고차 시세와 판매 순위는 지난 한 달간 첫차 앱 내에서 발생한 실거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예요. 2018년식, 주행거리 10만 km 미만의 국산차를 기준으로 시세를 산출했어요.
그 봄, 가성비 바람이 분다 🍃
반등하는 그랜저 & 아반떼
중고차 시장의 스테디셀러인 그랜저와 아반떼마저 겨울 내내 하락세에 흔들렸죠. 그러나 이번 달에는 두 차량 모두 봄바람을 타고 약간씩 반등할 모양입니다.
현대차 그랜저 IG는 전월 대비 0.7% 상승하면서 드디어 늪과 같던 하락세에서 빠져 나왔어요. 이미 신형 그랜저가 판매 중인데도 불구하고요. 아반떼 AD의 상승률은 0.2%로 보합세에 가까워요. 그러나 작년 8월 말 가격에 비하면 여전히 매물당 평균 170만 원씩 떨어져 있는 상황이에요.
현재 18년식 그랜저 IG는 1,600만 원부터, 아반떼 AD는 800만 원부터 첫차 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1천만 원 천하!
더 뉴 레이 & 코나
약진하는 국산차 행렬에 기아 더 뉴 레이와 현대차 코나가 빠지면 섭섭하겠죠. 경차 및 소형 SUV는 부담스러운 할부 대출에서 한 발짝 벗어나면서, 동시에 실용적이고 탄탄한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는 완벽한 선택지인데요.
이달 더 뉴 레이는 1.1%, 코나는 0.7% 가량 소폭 올랐어요. 그러나 두 모델 모두 신차 대비 최대 60%까지 저렴하답니다. 더 뉴 레이 중에서도 수요가 많은 '밴' 모델의 경우 최저 660만 원부터 840만 원 사이에 가격을 형성했어요. 뒷좌석을 제거해 적재 공간을 대폭 늘린 레이 밴 모델 실매물을 첫차에서 검색해 보세요.
✉️ 연진아, 나머지 세단은
이번달도 떨어졌어.
사실, 다시 태동하는 시세는 소수 모델에 불과해요. 공통점을 찾자면 판매 순위가 높고, 평균 2천만 원을 넘지 않는 모델들이 하락세에 브레이크를 걸었죠.
반면 평균 중고가 2천만 원 이상의 중형-대형 세단은 아직 떨어지는 추세예요. 순위에 이름을 올린 제네시스의 모든 세단이 하락한 것처럼요.
준대형 세단 G80은 4.1% 하락해 최저 2,350만 원부터 구매가 가능해요. G90의 이전 세대인 EQ900은 2.4% 떨어지면서 최저 2,530만 원부터, 중형 세단인 G70은 1.7% 떨어져 1,989만 원부터 구매할 수 있어요.
2023년 3월 중고차 시세
수입차 부문
중고 수입차 시세도 국산차와 동일하게 측정했어요. 2018년식, 주행거리 10만km 미만 차량들의 가격만을 기준으로 시세 및 판매 순위를 분석했습니다.
조금이나마 상승하던 국산차 시세와 달리, 수입차는 하락세가 지배적인 시황이 눈에 띄어요.
지금 무슨 차 사고 싶으세요?
🎧 벤츠의 E-클래스요
프리미엄 수입차는 세그먼트별 타깃층이 비교적 명확해요. 그만큼 가격 편차가 큰데요. 중고 시장에서는 가격 편차가 좁아지고, 그로 인해 하위 세그먼트 수요가 잡아먹히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해요.
'중고 C클 vs. 무리해서 E클' 글에 대부분 '닥후'를 외치는 장면을 종종 목격한 적 있을 거예요. 그래서일까요? 벤츠 E-클래스 5세대는 이번 달 유일하게 시세가 올랐어요. 최저 2,800만 원부터 구매할 수 있는 E-클래스는 평균 30만 원씩 오르며 강보합 양상을 띠었어요.
이를 제외한 C-클래스 4세대, GLC-클래스, S-클래스 6세대는 아직 내리막길을 서행 중이에요. 18년식 C-클래스의 평균 가격대는 2,600만 원대 수준인데, E-클래스의 평균 가격대가 3,600만 원이니 자연스럽게 수요가 치우칠 수밖에 없겠죠.
이달의 꿀차! 🐝
18년식 디스커버리 스포츠
럭셔리 SUV 명가 랜드로버는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브랜드예요. 그중 고급 라인업의 레인지로버와 보급형 라인업인 디스커버리로 모델이 나뉘게 돼요. 또, 그 밑으로 기본 디스커버리와 중형 콤팩트 SUV로 발매된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있죠.
이달 시세가 가장 가파르게 떨어진 건 바로 이 18년식 디스커버리 스포츠 모델이에요. 한 달 사이 무려 매물당 148만 원씩 낮아졌어요. 같은 조건의 신차와 비교 시 70% 감가된 최저 가격은 1,799만 원부터 시작하는데요. 아무래도 A/S 서비스와 관련된 랜드로버 브랜드만의 괴담(?) 그리고 종료된 보증 덕분에 대폭 절감된 예산으로 구매가 가능해 보여요.
수입 SUV를 고민하고 있다면 꿀같은 가격의 디스커버리 스포츠에 첫차 워런티를 추가해 보세요. 수리 걱정 없이 랜드로버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예요.
1%가 채 되지 않는 상승률이지만 중고차는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어요. 당분간은 이 미미한 오름세가 이어질 것 같아요. 날이 따뜻해지는 봄부터 여름까지 이동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니까요. 구매 계획이 있다면, 가격이 더 오르기 전 발빠르게 준비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