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났습니다.
총선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이긴걸까? 진걸까? 왜 서운하게 느껴질까?
앞으로의 정국, 여야대립은 어떨까?
걱정과 우려가 많으신듯 합니다.
오늘은 이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합니다.
<총선결과의 인식_개괄편>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이겼다"
이긴게 맞습니다. 그것도 압도적인 의석으로 이겼습니다.
전반적인 판세가 정권심판론으로 흘러갔고 조국혁신당의 파괴력이 얹혀지며
범진보진영의 의석수가 물경 188석을 헤아립니다. (범야권은 192석)
윤석열은 이제 물려받은 여소야대가 아니라 본인의 과오로 창출된 여소야대 국면으로 들어갑니다.
<총선결과의 인식_아쉬움편>
여러분들의 마음속 열망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선전했으면 하는 곳이 있었겠죠. 부산, 울산, 경남, 강원.
떨어졌으면 하는 사람이 있었겠죠. 권영세, 나경원, 안철수, 김은혜, 박덕흠, 권성동, 성일종, 조정훈, 이준석 등
붙어줬으면 하는 사람도 있었을겁니다. 전은수, 이지은, 안귀령, 나소열, 조한기, 서은숙, 남영희 등
각 후보들이 지지자들이 지역에서 쏟아부은 열정과 에너지를 알기에
각 빌런들이 어떻게 국회에서, 원외에서 뻘짓을 해왔는지 알기에 더더욱 아쉬움이 크실겁니다.
하지만 이미 선거는 끝났고 다만 기억을 해야할뿐입니다.
부울경에서 평균 득표율이 40%을 넘었다는걸.
TK에서조차 평균 득표일이 30%에 가깝다는걸.
부울경에서 TK에서 피눈물을 흘려가며 오늘도 열심히 지지하고 활동하는 이들이 있다는걸.
젊고 아름다운 청춘을 험지에서 밭을 일구며 헌신해온 후보자들이 있다는걸.
국민의힘은 쓰레기일수록 네임드고 네임드일수록 쓰레기라는걸.
<총선결과의 인식_의아함편>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으실겁니다.
출구조사와 여론조사에서 이기는 지역들이 왜 개표를 하며 지는 곳으로 됐을까?
정확한 분석은 어렵지만 생각의 단초를 제안해볼 수 있습니다.
총선을 즈음해서, 조중동과 보수유튜버 그리고 한동훈은 200석과 100석을 대비시켜 융단폭격하듯 보도를 쏟아내었습니다.
2찍들은 범진보진영의 200석을 막기위해 결집했을 테고
중도는 이쯤되면 이길테니 "나 하나쯤이야 뭐"라는 생각으로 국민의힘에 표가 몰렸을거라 봅니다.
애초에 2찍들은 양심과 지성이 없기에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때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정직하게 답했을테지만
중도는 다릅니다.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으나 마지막에 표심을 바꿨기 때문에
떳떳하게 여론조사/출구조사에 응하지 못합니다. 회피하거나 거짓말을 하게 되는거죠.
격전지일수록, 부동산의 수요가 높은 지역구일수록 이 경향이 뚜렷이 확인됩니다.
동작을(나경원vs류삼영)이나 분당갑을(안철수, 김은혜)에서 말이죠.
"어차피 민주당이 이길건데, 나 하나쯤이야 욕망에 표 좀 던져보지 뭐"
이게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의 200석 전망을 깨부숴버린 결정적 key일 겁니다.
전체 유권자의 비율로 따지면 3~5%정도가 움직였으리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비겁한 이기주의, 적당히 묻어가자 주의가 마지막에 발동한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꽃은 이번 선거 승리의 일등공신입니다.
여론조사를 통한 가스라이팅에 휘말리지 않도록 했고
한때나마 험지에서 희망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선거운동에 임하게 만들어줬죠.
기억해야할 진보진영의 소중한 자산들을 드러내어 주었습니다.
실제 여론도 꽤나 정확하게 잡아내었습니다. 비겁하게 숨어버린 이기심을 못잡아냈을뿐.
비싼건 정확한게 맞습니다.
<총선결과의 인식_절망편>
진보진영의 입장에서 바라보겠습니다.
이제 진짜 "윤석열이 잘했다고 믿는" 국민의힘 108명과 용와대를 상대해야 합니다.
여야의 협치는 당연히 없을거고 민주당에게 "입법독재, 의회독재"라는 프레임을 씌울겁니다.
용와대와 이재명의 대화도 물론 없을겁니다.
국정기조는 여전히 바뀌지 않을 예정이며, 채상병과 이태원에 대한 사과는 듣기 어려울 겁니다.
고물가 고금리로 고통받는 시민의 삶은 개선될 여지가 없을테고
지지율 국면에 따라 의미없는 재개발 약속만 남발하게 될 겁니다.
특검은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할테고
거부권은 대통령의 가치판단에 따라 이뤄질것이며
이재명과 조국을 향한 사법적 칼날은 정도가 더 거세집니다.
행정과 정부의 공백 그 어딘가에서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는 시민들은 계속 발생할 겁니다.
언론은 여전히 사실을 보도하는게 아니라 이익이 되는 뉴스만을 선별하여 보도할 겁니다.
권력기관은 그 권한을 최대치로 휘두를 것이며 그 모든것은 법치주의라는 미명하에 행해집니다.
진보진영은 이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진보진영의 지지자들은 3년간 끊임없는 프레임전쟁에 휘말릴겁니다.
바야흐로 "야만의 시대"가 본격적인 막을 올립니다.
<총선결과의 인식_희망편>
보수진영의 입장에서 바라봅니다.
죽여버리고 싶었던 이재명과 조국은 입지를 공고히 합니다.
의석수도 절대적 비율에서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사법으로 결판을 내고싶겠으나 그러기에는 김건희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총리와 일부 내각이 사퇴를했으나 동시에 재정적자 발표도 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이재명을 중심으로 뭉쳐있고 균열을 일으킬만한 종자들은 전부 외곽으로 내쳐졌습니다.
한동훈 하나로 책임전가하고 모른척하자니 지난 당무개입이 아직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준석은 귀신같이 부활해서 당선인 신분 첫날부터 들이받고 있습니다.
다음 당권주자들을 보니 나경원, 안철수, 김은혜, 권성동 등 비호감 네임드밖에 없습니다.
"안그래도 이재명, 조국 신경쓰이는데 국힘 내부에서는 믿을놈이 없다" 정도의 상황인 겁니다.
국힘의 고민거리는 곧 민주당의 기회입니다. 그래서 희망이구요.
물론 윤석열은 1%의 지지율이더라도 할 일을 하겠다는 사람입니다.
1시간의 논의에서 59분을 말하는 사람이고 그 말마저도 "격분"할 거예요.
더 좋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당무개입 실컷하고 김건희 보호하고 하고싶은것만 하시면 됩니다.
진보진영의 희망은 윤석열의 존재만으로 충족됩니다.
그 동안 시민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힘들테지만.
(부울경에서 놓쳐버린, 서울 격전지에서 놓쳐버린 자리가 이렇게나 아쉽습니다)
정치적으로도 꽤나 개선된 상황입니다.
공천혁명과 총선혁명으로 싸울줄 아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습니다.
당원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들의 비율 역시 높습니다.
이재명의 입지는 단단하고 보궐선거/구속심사/공천/선거를 거쳐 더 성숙해졌습니다.
이재명의 뒤를 이을 정치인 역시 정청래를 필두로 대기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당권을 둘러싼, 리더십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이 없으리라 기대합니다.
(물론 박용진과 이낙연들이 짖을테지만 패배자가 짖는다고 열차가 떠나지 않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시민들은 힘들겠지만, 국힘은 국힘하고 민주당은 민주당하면 됩니다"
<총선결과의 인식_위로편>
PK 지역의 진보진영 지지자분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헌신 덕분에 부울경에서도 당선을 논할 수 있게 됐습니다.
평균적인 지지율이 40%를 넘었고 훌륭한 후보들을 기억할 수 있게 됐습니다.
TK지역의 진보진영 지지자분들도 고생하셨습니다.
30%의 평균득표율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기적같은 수치입니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도 여러분들의 노력이 있다면 승리할 수 있을겁니다.
PK와 TK에서의 득표율 상승은 그 자체보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인구가 많고, 그 중 고령비율이 높으며, 스스로를 보수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그 험지 중 험지에서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판세를 휘저어주고
이재명과 조국의 바람을 일으키고 후보들과 지지자들이 신바람을 내면 기적은 이뤄집니다.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포기하고 의심하게 된다면 노력할 가치도 없게 됩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자들은 노력할 가치도 없게 되는 거니깐요.
훌륭한 후보를 놓친 지역구의 유권자들에게도 위로를 보냅니다.
전은수, 나소열, 안귀령, 이지은, 김병욱, 류삼영, 서은숙, 남영희, 조한기, 김중남, 최인호, 조택상, 최택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뚜벅뚜벅 앞을 향해 갈 겁니다.
마음껏 위로하고 마음껏 슬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시기 바랍니다.
또 바람이 불어오고 때가 올때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기회를 쟁취할 날이 머지않아 있을겁니다.
2찍 여러분들에게는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사람도 나가게 만들었고
평소 정치/시사에 관심없는 분들도 관심가지게 만들었으니 어찌 그 공이 없다 하겠습니까.
단, 조금이라도 더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서는
어휘와 문장을 다듬으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적어도 초딩만도 못한 어휘력과 문장력은 아니어야지요. 소통의 기본 아니겠습니까.
<총선결과의 인식_결론편>
이겼습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될때,
청와대를 갑자기 이전할때,
이태원 참사가 터졌을때,
서울폭우와 오송참사가 터졌을때,
물가가 폭등하고 있을때,
당무개입을 대놓고 할때,
채상병 사건이 터졌을때,
김건희가 명품쇼핑을 하고 가래침을 탁탁 뱉을때,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에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절망에 비하면 200석을 못해 아쉬워하는 지금의 감정은
얼마나 사치스러운 감정이겠습니까.
이겼으면 자랑스러워해도 되고, 자랑스러우면 칭찬하면 될 일입니다.
반성과 성찰은 진 놈의 몫이지 이긴놈의 몫은 아니니깐요.
우리는 타산지석의 지혜를 발휘하고
더 넓고 포용적인 전국정당이 되기위한 길을 가면 됩니다.
그리고 이재명 이후의 리더십을 발굴하고 키워가면 됩니다.
가다가 길이 어지러우면 유시민, 김어준, 이동형이 있을겁니다.
얼마든지 가셔서 정보를 얻고 길을 찾으면 됩니다.
앞으로도 슬기로운 이종생활을 통해 생각과 논리의 교류를 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길고 긴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4월 11일,
총선을 정리하며.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대구사람입니다. "TK지역의 진보진영 지지자분들도 고생하셨습니다." 이 한문장에 위로 받고 눈물 나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울산이 고향이지만 대구에서 7년간 살았습니다. 그 마음 이해해요
크게 이겼는데 우리의 희망이 너무 간절해 아쉬움이 남았나봅니다 잘 헤쳐나가길ᆢ무엇보다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는 진보연대가 되길 바래봅니다.
잘 정리된 좋은 글 읽으며 어지러웠던 제 마음도 정리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100점이 아니라고 90점을 혼내면 속상하잖아요😁
압도적인 대승에 고마울뿐입니다.
유독 밉상 몇몇이 살아난게 살짝 짜증나긴 하지만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특히나 영남권 지지자들과 거기에서 계속 고생하는 정치인들꼐 마음속이나마 위로를 보내고 싶네요.
그들이 결국 우리의 자산이요, 우리의 확장경로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겨도 진거같은 기분이었는데
좋은 글로 위안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돌부리 몇개가 있다고해서
우리 산천이 아름답지않은건 아니지요!
이글을 보니 좀 위로가
됩니다~좋은글 감사합니다
위로 다음에는 희망입니다!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틀린 말씀이 하나도 없네요..
오늘도 잘 읽고 높은 식견에 한수 또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에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필요한 법이니깐요!
정말 멋진 글이네요.
위로가 됩니다
위로가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기억할것!!
욱이도 살짝 끼워줘요 ㅋ
담엔 꼭 넣을게요!
정말 글 잘쓰시군요 샤이보수, 중도 너무 싫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