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식용 양식을 위해 들여왔다가 우리나라 생태계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 괴물, 바로 황소개구리다. 일반 개구리들은 물론이고 뱀이나 새들까지 범접하지 못하는 포스(?)를 풍기던 황소개구리는 한동안 각종 신문 및 TV 프로그램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며 ‘생태계의 파괴자’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알리스타 오브레임 (사진=K-1 공식홈페이지 제공) 오는 12월 5일(토) 펼쳐지는 K-1 WORLD GP 결승 무대에도 황소개구리가 한 마리 등장한다. 우리나라 생태계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던 황소개구리처럼 K-1 생태계를 뒤집어 버리겠다며 으르렁대는 괴물, 알리스타 오브레임이다. 그는 본래 입식타격기 K-1 선수가 아닌 종합격투기 선수다. 하지만 지난해 말 K-1 다이나마이트 대회에서 오브레임은 모든 K-1 팬들의 가슴 속에 자신의 이름을 ‘팡팡!’ 박아 넣었다. K-1의 신세대 챔피언 바다 하리를 K-1 룰 경기에서 1R KO로 눕혀버렸기 때문이었다. 2008년 내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K-1의 미래를 짊어질 새로운 호프로 자리매김했던 하리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허둥대다 무너졌다. K-1 팬들은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며 경악했지만, 운이 좋았던 것이라며 애써 마음을 추스르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오브레임의 폭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올해 요코하마 대회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레미 본야스키와 격돌, 3R 내내 경기를 리드했다. 비록 마지막 라운드에서 본야스키의 정타한 방을 허용하며 다운을 당해 판정패했지만, 내용에서는 오브레임이 앞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더니 급기야 9월엔 K-1의 상징과도 같은 피터 아츠를 쓰러뜨렸다. K-1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3인인 아츠, 본야스키, 하리를 이런 식으로 두들긴 오브레임은 이제 K-1 WORLD GP까지 제패해 ‘진정한 황소개구리’가 되겠다는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오브레임이 원래부터 이렇게 ‘극강’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선수는 아니다. 오히려 프라이드 시절 그는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인한 체력 부족 때문에 국내 팬들에게 ‘오분의 힘’ ‘조루 파이터’ 등의 굴욕적인 별명까지 얻었던 과거를 갖고 있다. 이 당시 K-1에도 두 번 도전했지만 모두 KO패했다. 하지만 프라이드 도산 후 K-1 히어로즈로 이적하며 체급을 올린 오브레임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했다. 약 7개월간의 육체 개조를 통해 무려 110kg에 가까운 근육질의 헤비급 파이터로 변신한 것이다. 과거에 역기를 조금만 들어도 몸무게가 늘어 웨이트를 거의 할 수 없었을 정도였다고 하니, 체계적인 영양 공급과 근육 운동이 이뤄지자마자 몸이 물 만난 고기처럼 쭉쭉 불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정상급 파워리프터들과 함께 300kg가 넘는 쇳덩이를 들고 훈련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오브레임과 맞섰던 모든 선수가 인정했던 그 강력한 힘, ‘오브레임 폭주’의 원천이다. 하지만 힘센 종합격투가들이라고 해서 모두 K-1에서 잘 싸울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힘만 믿고 달려들다가 후반에 로우킥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브레임이 이런 전철을 밟지 않고 K-1 무대에서 이토록 눈부신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데엔 그의 팀이 공헌한 바가 크다. ‘K-1의 파괴자’라 불리는 오브레임은 아이러니하게도 최강의 K-1 파이터들을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네덜란드 골든 글로리 팀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번 K-1 결승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8명의 선수들 중 무려 4명이 골든 글로리 소속이다. 그만큼 정상급의 스파링 파트너가 많다는 얘기다. 거기에 코치진도 너무나 화려하다. 일찍이 태국 무에타이 무대에서 다이아몬드란 칭호를 받았던 라몬 데커, 그 데커를 길러낸 스승이자 양아버지인 코 해머즈가 K-1 선수들의 특성과 파해법을 오브레임의 귀에 속삭여 준다. 그야말로 ‘준비된 황소개구리’ 아닌가. 링에 올라간 후에는 종합격투기 선수 특유의 강인한 육체를 이용한 전술이 빛을 발한다. 오브레임의 장기인 펀치나 니킥은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특별한 점이 숨겨져 있다. 바로 ‘몸으로 부딪히며 치는 타격’이다. 태클 및 던지기가 난무하는 종합격투기에서 온 오브레임은 팔을 휘두르는 동시에 단단한 자신의 몸을 상대 몸에 부딪히며 압박한다. 완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K-1 선수들은 자꾸 뒤로 밀리며 힘이 빠지게 되고, 카운터 타이밍도 잡지 못하며 오브레임의 페이스에 말려들게 된다. 오브레임의 숨겨진 무기라 불리는 클린치도 같은 맥락이다. 원래 K-1은 클린치를 금지하고 있지만 싸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엉키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고, 심각한 경고도 쉽사리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정상급 파이터들 같은 경우 클린치를 교묘히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피터 아츠가 좋은 예로, 자신이 불리할 때는 잠깐 잡아서 상대 흐름을 끊은 후 살짝 밀어내며 킥을 날리는 등의 기술을 잘 쓴다. 하지만 클린치가 아예 경기의 한 파트인 종합격투기에서 넘어온 오브레임의 힘과 잡기기술 앞에선 K-1 선수들의 교묘한 클린치 운영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아츠와 본야스키가 어린 아이처럼 몇 번이나 내동댕이쳐지는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K-1 심판진이 전에 없이 강하게 개입하지 않는 이상 비슷한 장면이 연출된 가능성은 99%다. 이번 월드 GP를 앞두고 오브레임은 ‘K-1은 종합격투기에 비해 쉽다.’고 발언을 해 나머지 7명의 공통된 표적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오히려 그는 여유만만하다. 자신의 우승을 100% 장담하면서도, 만일 떨어진다 해도 내년엔 본 무대인 종합격투기로 돌아가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 싸우겠다며 부담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직 K-1 경험이 부족한 극진가라데 파이터 에베르톤 테세이라가 첫 상대니 대진운도 괜찮다. 준결승에선 다시 한 번 바다 하리를 만나 KO시키겠다고 싱긋 웃는다. 과연 이 황소개구리는 장담대로 K-1 생태계를 뒤흔들어놓을 수 있을까? 12월 5일 5시부터 생중계되는(케이블 채널 XTM) K-1 WORLD GP 결승 토너먼트 방송을 통해 확인해 보도록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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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대환 해설위원님 해설 잘듣고 있습니다........... 멜빈하고 오브레임에게 맞을뻔하셨다구요? ㅎㅎㅎ 뭐 인생사가 다 그러거 아닙니까 .. 낼 해설 기대할께요.
와...명쾌하다...조금만 웨이트를 해도 근육이 늘고 몸무게가 증가해 버린다는 부분이 오브레임의 라헤시절 부족함을 설명해 주네요~ 300킬로 쇳덩이로 단련을 하고 있다니....
222 그러면 왜 첨부터 해비급으로 하지 않았을까요?
표도르가 있어서? ㅎㅎㅎ 그러고 보니 스포로 표돌이 따라왔네요~
일반인 시절에는 멸치였겠죠.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고 보니 근육이 팍팍 불어나는 타입이었던듯
형이 헤비급이라서 라헤에서 활동 했을껄요
라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신체적 우위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겠죠 머.. 윗분 말씀대로 형도 있었구요
형이 가장 큰 이유로 알고 있습니다
알렉산더도 오브레임처럼 형때문에 라헤로 갔다면ㅋㅋㅋㅋ
해설 잘듣고 있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고 내일도 좋은 해설 기대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김대환해설위원님, 최상용 캐스터 두분이 젤 잘하시는것같음. 프라이드때가 또 그립네요ㅠ 내일 멋진 해설 기다하겠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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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재미있고 흥미있는 해설 기대할게요 ^^
멋진 칼럼입니다. 그나저나 오브레임 이자식은 정말 괴물-_-
틀린 말 아닌데.. 종합격투기하고 입식만 하는 거하고 .... 당연히..
오브레임 내일 우승해라..
세미슐트가 원조.ㅎ 종합에서 죽쑤다가 입식에서 본좌가 된 카라테 베이스의 골든글로리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