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악지>는 삼국 속악으로 분류된 중에서 백제 노래 5편을 소개하고 있다. <선운사>, <무등산>, <방등산>, <정읍>, <지리산>. 그중 이 노래는 현전하는 백제 유일의 가요로 한글로 기록되어 전하는 最古의 가요이다.
<정읍사>는 기다림의 시정이다. <선운사가>는 부역 나간 남편이 기한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를 않아서 그 아내가 선운산에 올라가 바라보며 부른 것으로 제재가 이 노래와 흡사하다. 즉 백제의 노래는 모두 기다림의 애타는 마음을 표출한 것이다.
또한 망부석으로 남아 있는 설화는 중세기의 사회에 있어서 애타게 기다리는 여심의 응고체이다. 따라서 이 노래의 망부석은 떠돌이 장사로 살아가는 소민들의 생활 사정과 그들의 진솔한 감정이 나타나 있는 것이다.
이 노래의 원문에서 길을 나간 남편의 신상을 걱정하는 대목은 "어긔야 즌대(아래아)를 드다 (아래아) 욜세라"라는 한 구절뿐이다. 즉 남편이 밤길에 해를 입지나 않았을까 걱정한 나머지 진흙탕의 수렁을 비유하여 노래를 부른 것이 바로 창작 동기인 것이다. 따라서 '즌대'는 험악한 세상을 만나서 재난에 휩쓸리는 계제를 가리킨다.
이 노래의 서정적 자아는 불안한 심리를 극히 자제하여 어조를 아주 침착하고 담박하게 펼쳐 낸다. 달아, 하늘 높이 떠서 멀리멀리 비쳐 주소서 하는 호소로 서정의 발달을 삼고, 중심단락의 '즌대'라는 한마디 속에 일체의 의구심을 감추어둔 다음, 가는 길이 어둡지 말기를 소망하는 말로 서정의 끝맺음을 가고 있다. 감정의 절제와 표현의 함축에 의해서 기다림의 애절한 마음이 오히려 진실하게 다가오니 작품은 고도의 서정성을 성취한 것이다.
이 작품이 현전하게 된 경위는 鄕樂의 하나인 舞鼓呈才의 진행과정에서 부르는 노래로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노래는 중종 13년(1518)에 탈락되었다. 이 노래 대신 <五冠山>이 효를 주제로 하고 있다 해서 편입되었다. 그러나 정조 19년(1795)에도 연출된 것을 보면 계속적으로 불려진 사실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