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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설렘으로 밤잠을 설치고 이른 새벽 미리 준비해 둔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강남고속버스터미날에서 포항행 우등 고속버스에 쟌차와 몸을 싣었다. 4시간을 달려 포항에 도착하여 동해안을 일주하는 대장정의 라이딩을 시작한다. 탈것의 낭만은 속도와 반비례한다고 하지않았든가. 비행기보다는 기차여행이, 기차보다는 자동차가, 자동차보다는 자전거 여행이 더 낭만적이다. 설레임 가득안고 떠나는 긴 자전거 여행, 기분은 마냥 업이 된다.
1일차 : 9.16(수) 포항 - MB생가 - 930번도로- 화진해수욕장 - 장사해수욕장 -구계항- 삼사해상공원(당일 51km) 포항-MB생가-칠포해수욕장-강북선착장-오도리해수욕장-이가리 해수욕장-월포해수욕장 -장사해수욕장-구계항-삼사해상공원(당일 51km) 해안도로를 따라 본격적인 라이딩에 앞서 포항 흥애읍 덕실리에 있는 MB생가를 찾아보기로 한다. 시내를 벗어나자 신작로 길 양쪽으로 곱게 핀 코스모스와 황금빛 들판이 어우러져 어릴적 정겨운 시골길을 연상케한다. MB생가는 꾸미지 않고 소박한 시골집 본래 모습대로 관리하고 있는데 마당에는 고추를 말리고 있어 더 인상적이다. MB생가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동해안 라이딩을 시작한다. 칠포해수욕장에서 인증사진을 찍는다. 해변도로와 해수욕장이 반복적으로 계속 이어진다. 비취빛 바닷물과 어울러진 좁고 하얀 모래사장, 물위로 솟아있는 갯바위와 서로 다른 자태를 뽐내는 기암괴석, 파도소리와 갈메기의 울음소리-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의 합창으로 해변도로의 라이딩은 더욱 낭만이 고조된다. 삼사해상공원에 도착하니 날이 저물고 전망대 부근에 잠자리를 정한다.
2일차 : 9.17(목) 삼사해상공원- 강구항 - 영덕대개로 - 창포항 - 영덕해맞이공원 - 대탄항해맞이공원 - 축산항 - 대진항 - 대진해수욕장- 고래해수욕장 - 후포항 - 평해 - 월송정 - 기성망양해수욕장 - 망양휴게소 - 오산항 - 망양해안도로 - 왕피천 - 농업엑스포공원 - 현내항- 양정해수욕장 - 죽변항 ( 당일 90km, 누계 141km)
포항에서 속초로 출발하는 인증사진이다. 우리는 선택받은 전사들이다. 가다 지치면 거기서 다리를 뻗고 쉬고 가는거다. 오늘 어디까지 달려야 한다는 목표 지점도 부담도 없다. 전사들이여! 가자 광속으로 , 동해 고래잡으러 ㅠㅠㅠ
삼사해상공원은 대게로 유명한 강구항과 바로 연결 되어있다. 강구항을 한바퀴 돌면 창포항으로 이어지는 20번 해안도로가 나오는 데 " 영덕 대게로 "' 이다.
이 영덕대게로는 왼편으로 대탄 풍력발전소의 풍차가 보이고 오른편엔 아름다운 해안선이 계속된다. 동해바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갈매기와 벗삼아 라이딩하는 기분은 그냥 짱이다. 굳이 외국을 찾지않아도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의 풍광이 도처에 있다. 창포항을 지나면 영덕해맞이 공원, 대탄항 해맞이공원이 나온다. 동해안은 해맞이 공원이 많다. 아래사진은 영덕해맞이공원이다.
후포항을 지나 평해에서 7번국도를 타면(이 구간은 해안도로가 없다) 월송정에 도착한다. 월송정은 관동팔경의 제일경으로 신라시대에는 화랑들의 수련도장으로 고려시대 이후는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즐겨찾던 유람지인데 진입로에 있는 해송들은 누리꾼들이 뽑은 최고의 송림으로 꼽힌단다. 정자에 오르면 동해가 보이고 해맞이로도 유명한 곳이다. 지금은 주변이 보수공사가 한창이었다. 월송정(운암서원)이다.
눌자리를 찾아보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죽변항까지 달려가다 쟌차 라이더를 만난다. 객지인이 아니고 이곳에 사는 분이란다. 그 분 소개로 죽변항을 300여 미터 앞둔 그럴듯한 숙소를 소개 받는다. 눌자리도 그만이지만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는 아침식사가 그만이다. 직접 밭에서 재배한 가지, 호박 등 푸성귀로 만든 나물과 된장국, 두부가 일품이다. 가지수가 많치않는 부페식인데 집에서 먹는 식사와 별 차이가 없다(별 다섯개) 여행중 깨끗한 맛집과 편한 숙소를 구하면 기쁨이 배가된다. 죽변항 숙소앞 갈메기들이 한가롭다.
3일차 : 9.18(금) 죽변항 - 울진원자력본부 - 원덕읍 - 임원항 - 신남해신당공원 - 갈남갯바위 - 장호해수욕장 - 궁촌해수욕장 -공양왕릉 - 황영조기념관 - 초곡항 -근덕 - 맹방해수욕장 -삼척항 (당일 74km, 누계 215km) 울진에서 원덕 구간은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진입하는 구간이다. 강원도 길은 지금껏 달려 온 경상도 길과는 사뭇 달리 업힐이 심해진다. 7번 구국도의 봉화산길은 하늘휴게소까지 긴 업힐이 계속된다. 원덕 가곡천부터는 업힐과 다운힐이 계속 반복되면서 힘들게 폐달을 밟는다. 삼척까지 반듯하게 터널을 뚫어 새로 건설된 신국도는 자동차전용으로 오토바이와 자전거 통행을 금지시키고 있다. 오르막길은 끝이 없고 땀이 온몸을 적신다. 드디어 고갯마루의 신남 해신당공원 입구에 도달한다. 해신당공원은 남근숭배 설화를 주제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고 남근 조각상이 수없이 전시되어 있다. 매표소에 자전거를 맡겨두고 한바퀴 둘러본다. 군인도 아닌 것이 어이 철모는 썻으며 대나무도 아닌 것이 왠 마디는 있는고... ㅎㅎㅎ
해신당공원을 지나면 황영조기념관이 나오고 이어 조그만 어촌 초곡항이 나온다. 이 어촌 횟집은 자연산만 취급한다는 데 외진 곳에 비하면 손님이 많은 편이다. 초곡항에서 잡은 생선만으로 요리를 하는 걸로 약조가 되어 있어 위반시는 식당 문을 닫아야 한단다. 좀 비싸긴해도 우럭과 광어회, 메운탕이 일품이다. 삼척항이 멀리 바라보이고 바다에는 파도가 높게 일고 있다.
갯펄이 없는 동해안은 모래사장과 흰 파도가 해안선을 따라 한결같이 아름답고 위에서 내려다 보면 한폭의 풍경화처럼 감동을 준다.. 어둑해서 삼척항에 도착하니 어시장에는 휘황찬란한 불빛과 긴 파라솔 행렬 아래로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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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일차 : 9.19(토)
삼척항 -삼척해수욕장 - 증산해수욕장 - 추암촛대바위 -동해항 - 묵호항 - 묵호어시장 -
대진항 - 망상해수욕장 - 옥계해수욕장 - 금진항 - 심곡항 -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
정동진역 - 통일공원 - 송정해수욕장 - 경포대해수욕장 (당일 56km, 누계 321km)
삼척항에서 하루를 쉰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린다. 계속 달리지만 아침식사를
해결할 만한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증산해수욕장에 도착해서야 그럴듯한 식당을 찾아 청국장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밥 나오길 기다리며 휴대폰을 열어본다. 오마이 갓^^* 우리 이쁜 며눌님이 보내준 보약이다.
이뽀 이뽀 ^^* 라이딩이 아니었으면 이런 이쁜 멜을 받아 볼 수 있었을까...홧팅 !!!
증산해수욕장은 백사장 끝없이 넓고 여러가지 피서객을 위해 애쓴 흔적들이 보인다.
증산해수욕장에서 7번국도를 타고 조금 가면 추암해수욕장과 추암 촛대바위가 나타난다.
추암해수욕장은 겨울연가의 촬영지인데 지금은 시즌이 끝나 텅빈 백사장만 남았다. 하지만 오늘도
관광버스를 이용 많은 일본인 관광객들과 마주친다.
멀리 일본에서 이 곳을 찾아 온 이 분들은 여기서 뭘 찾고 뭘 생각하고 있을까...
그리고 돌아가면 가까운 주위사람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까....
묵호어시장을 지나 망상해수욕장 오토켐핑장 초입에 고래박물관이 있다.
울 전사들이 고래를 잡으러 동해로 오지 않았든가. 입장권을 사서 관람을 한다. 층별로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누어 지구상에 생존하였던 생물들의 모습과 연대기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수염도 자라고 피로도 누적된다. 몰골이 그렇다.
망상 오토켐핑장을 지나서 부터 쟌차도로 갓길이 거의 없는 업힐 국도다.
큰 트럭들이 너무 쎄게 달려서 몸이 흔들린다. 안전을 위해 끌바로 전진한다. 고개 마루에서 다시
라이딩 시작 옥계해수욕장이다 옥계해수욕장 - 금진항 - 심곡항까지의 해안도로는 정말 환상적이다.
전국을 돌아보진 못해지만 특히 금진항-심곡항간 해안도로는 아마 최고의 해안도로임에 틀림없을 것
같다. 심곡항에 도착하면 맛있는 감자 옹심이집이 있다. 산쪽으로 옹심이 집이 몇채 모여있는 데
음 - 옥수수 막걸리 - 지금것 먹어 본 막걸리 중 맛이 꿀맛이다.
감자전, 수수전, 옹심이 국수도 짱이다.
아래사진은 옥계 해수욕장을 지나오다 갯바위에서 낚시하는 분들과 잠깐 쉬어 가기로 한다.
심곡항을 지나 고개를 올라서면 바로 정동진에 이른다. 심곡항과 정동진 사이는 해안도로가 없다
통일공원 매표소 앞에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쟌차를 돌려 그냥 라이딩을 계속한다.
달리고 달려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어려운 고래잡이도 거의 끝나간다.
날이 어두워 경포호가 잘 보이지 않는다.
제5일차 : 9.20(일)
경포대해수욕장 - 경포호 - 사천해수욕장 - 연곡해수욕장 - 주문진항- 남애항 - 38휴게소 -
하조대해수욕장 - 하조대 -양양휴양소(당일 51km, 누계 321km)
아침 라이딩을 시작하면서 경포호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 경포대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술을 마시면 달이
다섯개가 뜬다는 풍류가 전해오지 않았든가
하늘에 뜬 달이 하나요, 바다에 하나, 호수에도 하나요, 술잔에 하나 그리고 하나는 어디다? 모르면
당신은 바부 ㅎㅎㅎ
경포대해수욕장에서 사천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쟌챠도로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큰길가 갓길에 만들어 놓은 여늬 쟌차도로와는 달리 해변가 소나무 숲속을 가로질러 쟌차 전용도로가 나있다.
이 쟌차도로를 만든 당신 - 당신은 어디서나 멋진 아이디어로 주변사람들을 행복하게 할께 틀림없다.
전국구에서 쟌차도로 중 최고다.
점심때에 맞춰 주문진 어시장에 도착한다. 작년 산행차 여기 왔을 때 문어맛이 그만이었다.
행여나 그 문어 맛을 볼까했는 데 요즘 문어수확이 별로란다. 어시장엔 곰치와 물메기, 홍게가 주를 이룬다.
홍게는 영덕대게에 비해 값이 저렴하다 어시장에서 홍게를 사면 삶아서 먹게 해주는 집이 따로 있다.
점심대신 홍게로 배를 채운다.
주문진 해안도로를 타고오다 남애항에서 7번국도로 갈아탄다. 해안도로가 없기 때문이다.
38선 휴게소에서 쮸쮸바를 하나 빨면서 휴식을 취한다.
하조대는 하조대해수욕장 안으로 들어가 우회전해서 해안가에 달려가면 거기 있다. 고려말 하륜과 조준이 이곳에
은둔하며 새로운 왕조를 새우려 했다가 나중에 팽당했다는 일화가 있는 곳이다.
아래는 하조대
제6일차 : 9.21(월)
양양휴양소 - 동호해수욕장 - 수산해수욕장 - 오산해수욕장 - 낙산해수욕장 - 의상대 -낙산사 - 대포항
- 영랑호 -척산온천 - 설악동 신흥사 - 청간정(당일68km, 누계389km)
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조금씩 내린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릴까 망설이다 우중 라이딩을 결심한다. 가벼운
빗속에서의 라이딩은 기분이 더욱 업된다. 라이딩 중 빗속에서 펑크가 난다. 비를 맞으며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
낙산사에 도착하니 비가 개고 걸어서 의상대, 홍련암을 찾아 기념사진을 찍는다. 대포항과 동명항을 지나
영랑호를 한바퀴 돌고 나온다. 영랑호는 언제 찾아봐도 아름다운 곳이고 호숫가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어제 밤엔 휴양소 앞 바닷가 갯바위에서 하모니카를 분다. 운치있다.
요즘 일주일에 한번 동네 문화센터에서 하모니카를 배우고 있다. 가르치는 분이 참 박식하고 재미나서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 음표 하나 하나를 보면서 하모니카를 배운다. 어린학생으로 다시 되돌아 간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의상대 앞이다.
미시령 고개를 타고 오르다 한화콘도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척산온천 앞을 지나 설악동으로 달린다.
속초는 산, 바다, 온천이 함께 있어 일년에 한두번은 오는 곳이다.
외설악으로 이어지는 터널까지 업힐이다. 이제 체력도 소진하고 끌바를 한다. 매표소앞에 쟌차를 두고
신흥사로 이동한다. 신흥사 입구의 대형 와불상 앞에는 많은 동남아 외국 관광객들로 북적 거린다.
사진은 신흥사 앞이다.
에필로그
이번 동해안 라이딩은 작년에 친구와 제주도 일주 이후 계획했고 마지막 단계에서 산악지형과 바람방향을 고려
출발지를 라이딩이 쉬운 속초로 할까 고민하다가 힘들더라도 동해바다를 오른편에 달고 맞바람을 맞으며 포항에서
업힐하는 정도를 택하기로 했다.
라이딩을 하는 동안 내내 가슴은 새로운 풍광 앞에 설레이고 어린아이 처럼 들뜨고 행복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친구와 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거- 그게 조상님의 은덕이든 하나님의 사랑이든 부처님의
혜량할 수 없는 자비로움이든 누구에게든 이런 선택과 축복받았음을 많이 많이 감사하고 싶었다.
여행이란 인생길과 같아 돌아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게 마련이고 또 다음의 멋진 여행을 준비하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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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녕하세요? 4박5일의 자전차 여행이 많이 힘드셨겠지만 영원히 잊지못할 뜻깊은 추억으로 남으실 것 같습니다. 경포대에 뜨는 다섯가지 달의 나머지 하나는 혹시 [눈]에 뜨는 달인가요? 아니면 저는 바부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즐거운 여행기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방가 방가^^* 오랫만이네요. 사랑하는 님의 눈동자에 뜬 달이 가장 아름다운
달이 아닐까요... 카페지기님 고생많으신데 건강하세요
휴우~~ 바부는 아니라 다행이네요. ㅎㅎ 맞습니다.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인간에 대한 사랑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도 자전거 여행으로 더욱 건강해지시기를 바랍니다.
참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하셨네요 좋은 친구와 마음을 나누고 여행을 같이 할수 있음은 인생의 큰 행복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이쁜 며느님 한데 문자도 받으시고 행복한 모습 반가 웠습니다 건강 하세요
최총무님도 간만이네요 카페지기님과 최총무님, 두분도 제 친구마냥 무지 가깝고 좋은친구 사이로 보입니다.
나이가 들면 좋은 친구보다 더 값진 재산은 없는가 싶네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