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이야기.. * 김치의 정의 * 김치는 주원료인 절임 배추에 여러 가지 양념류(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및 무 등)를 혼합하여 제품의 보존성과 숙성도를 확보하기 위하여 저온에서 젖산생성을 통해 발효된 제품 --------------------------------------------------------------------- ** 김치의 역사 **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의미의 ‘침채(沈菜)’는 ‘팀채’, 혹은 ‘딤채’로 발음되었는데 구개음화로 인해 ‘짐치’가 되었다가 오늘날의 ‘김치’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김치류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삼국지’(위지동이전) 고구려조로 “고구려인은 술빚기, 장담그기, 젓갈 등의 발효음식을 매우 잘한다”고 씌어 있어 이 시기에 이미 저장발효식품을 생활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문왕이 683에 왕비를 맞이하면서 내린 폐백품목 가운데 간장, 된장, 젓갈류가 들어있어 발효식품이 널리 퍼졌음을 알려준다. 즉 김치류는 3000년 전부터 중국에서 ‘저(菹)’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전래되어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제조방법이 변천 되어왔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치류는 무를 주원료로 한 동치미, 짠지, 장아찌가 주를 이루었을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통배추와 고춧가루를 주원료로 한 김치류는 조선시대 중기 이후 즉, 배추와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보급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 ** 지방별 김치특성 ▒ 강원도 배추김치를 담글 때는 주로 절인 배추에 소를 넣어 만드는 방법을 사용한다. 배추는 감칠맛을 내기 위해 멸치국물과 새우젓국을 합한 국물에 살짝 담궜다가 사용한다. 소로는 생오징어 채썬 것과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잘게 썬 생태살을 사용한다. 이것을 생우젓국에 무쳐 간을 맞추고 거기에 멸치를 달여 받친 국물을 붓는다. 그밖에 크게 채썬 무를 고춧가루로 버무려 켜켜로 넣거나 생태 머리와 뼈를 켜켜로 넣기도 한다. 영동(嶺東)지방에서는 오징어, 북어, 명태를 많이 넣고, 영서(嶺西)지방에서는 소금과 가는 고추만을 사용한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무청김치, 얼갈이 배추김치, 콩나물김치, 무오리 북어짠지, 창란젓 깍두기 등이 있다. ▒ 경상도 마늘과 고춧가루를 특히 많이 사용해 상당히 맵다. 이는 부패를 방지하고 지방 성분의 산패를 막기 위함이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상하지 않도록 소금을 많이 사용하며 멸치젓과 생갈치를 주로 사용하고 생강은 적게 넣는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우엉김치, 부추김치, 고추김치 등이 있다. ▒ 경기도 싱겁지도 짜지도 않은 중간정도의 김치로 소박한 성격을 띤다. 생태우, 생태, 생갈치 등으로 감칠맛을 내고 젓갈로는 새우젓, 황석어젓 등을 주로 사용한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개성의 보쌈김치가 널리 알려져 있고, 그밖에 수삼 나박지김치, 마늘김치, 꿩김치, 숙김치, 고구마줄기김치, 순무김치, 용인오이지, 백김치, 장김치, 수삼채 김치 등이 있다. ▒ 서울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중간 정도의 맛을 내며, 종류가 다양하다. 새우젓, 황석어젓, 조기젓 등 담백한 젓국을 많이 쓰며, 생새우와 생갈치 등도 많이 사용한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통배추김치, 숙깍두기, 장김치, 감동젓, 나박김치, 오이김치, 석류김치 등이 있다. ▒ 전라도 기후가 온난하고 해산물이 풍부해서 젓갈을 많이 넣어 짠맛이 진하도 맵다. 고추를 분마기에 다대기 모양으로 걸쭉하게 갈아 여기에 젓갈을 듬뿍 넣은 고추양념을 만들어 사용한다. 시원한 맛을 살리기 위해 찹쌀풀을 쑤어 넣기도 하고, 젓국은 멸치젓을 가장 많이 쓰며, 조기젓, 새우젓도 사용한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나주의 동치미, 해남의 갓김치, 고들빼기 김치, 맵고 짠 김장김치가 유명하다. 그밖에 깻잎김치, 어리김치, 가지김치, 파래김치 등이 있다. ▒ 제주도 양념이 귀해서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고 양념은 적게 쓴다. 기후가 따뜻하기 때문에 재료가 싱싱해서 양념으로 맛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주도 김치는 양념맛보다 재료의 참맛이 우러나온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퍼데기김치, 유채나물김치, 당근김치, 전복김치, 귤물김치 등이 있다. ▒ 충청도 조기젓, 황석어젓, 새우젓을 많이 사용하며 양념을 적게 사용한다. 간은 중간정도로 소박하며 부재료로 갓, 파, 청각, 미나리, 삭힌 풋고추 등을 많이 이용한다. 흔히 김치를 짠지라 해서, 배추로 담근 것은 배추짠지, 무로 담근 것은 무짠지라 하며, 큰통에 소금을 켜켜로 넣고 여러 항아리로 담그는 것이 특징이다. 석박지는 배추와 무를 굵직하게 썰어 깍두기처럼 버무려 젓국 달인 국물을 부은 김치다. 열무짠지는 주로 여름철에 담그는데 열무를 소금에 절여 풋고추, 홍고추, 실파를 넣고 버무려 항아리에 담가서 소금으로 간을 하고 찹쌀풀을 쑤어 넉넉히 부은 후 익힌다. 총각김치는 다른 지방보다 양념을 적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돌나물김치, 시금치김치, 가지김치, 굴석박이, 겉절이, 애호박김치, 공주깍두기 등이 유명하다. ▒ 평안도 간은 대체적으로 싱거운 편이며, 젓갈은 조기젓, 새우젓을 많이 사용하지만 전라도, 경기도 보다는 적게 사용한다. 예로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많아 음식이 큼직큼직하고 먹음직스러우며 푸짐하고 많이 담는 것을 좋아한다. 김치소는 적게 사용하나 국물을 많이 쓰며, 고춧가루를 적게 사용하는 대신 쇠고기 육수를 부어 담기 때문에 시원하고 감칠맛이 난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가지김치, 꿩김치, 백김치, 동치미가 있는데, 이 중 백김치가 가장 유명하다. ▒ 함경도 매운맛과 소금간은 그다지 강하지 않아 담백하고 음식모양에 있어서 기교나 장식이 적고 큼직큼직하다. 주로 소금으로 간을 하며 새우젓과 멸치젓을 조금씩 사용한다. 젓갈보다는 생태나 생가자미를 썰어 고춧가루로 버무려 사용하고, 김치국물을 넉넉하게 붓는데 익으면 시고 상큼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가자미식혜, 명태식혜, 대구깍두기, 콩나물김치 등이 있다. ▒ 황해도 간은 중간정도이며 독특한 맛을 내는 고수(미나리과에 속하는 1년생 풀)와 분디(운향과에 속하는 낙엽 교목의 열매. 원형으로 유지의 원료와 식용, 약재로 쓰이며, 함경북도를 제외한 전국에 자생하고 있다)를 쓰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재료들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배추김치에는 고수가 좋고 호박김치에는 분디가 제일이다”는 말이 있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동치미, 감김치, 고수김치, 호박김치 등이 있다. ---------------------------------------------------------------------- ** 김치를 맛있게 먹으려면 ** 김치를 맛있게 먹으려면 0~5℃ 정도가 좋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겨울에도 김치가 얼지 않도록 적당한 온도가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김칫독을 땅에 묻어 보관하였는데 이것을 김치광이라고 한다. 땅속은 온도의 변화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겨울철에도 김치의 신선도를 한동안 지속시킬 수 있다. 이러한 방법에서 자연의 섬리를 그대로 이용한 우리의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 ** 삼국시대의 김치문화** 우리 민족이 고대부터 채소를 즐겨 식용하였고 소금을 만들어 사용하였다는 사실, 젓갈과 장 등의 발효 식품이 만들어진 시기 등을 고려할 때 삼국시대 이전부터 김치무리가 제조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김치무리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동이전" 고구려조이다. “고구려인은 술빚기, 장 담기, 젓갈 등의 발효 음식을 매우 잘한다"는 기록은 이 시기에 이미 저장 발효 식품이 생활화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또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의하면 신문왕이 683년에 왕비를 맞이하면서 내린 폐백품목 가운데 간장, 된장, 젓갈무리가 들어 있어 발효 식품이 상용되었음을 보여준다. "삼국유사"에도 소금에 절인 김치와 젓갈이 나오지만 양념이 가미된 담금 형태의 김치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이 시기에 산출된 채소인 순무, 외, 가지, 박, 부추, 고비, 죽순, 더덕, 도라지, 고비 등으로 소금에만 절인 것이 주된 김치무리였을 것이다. 그밖에 이들 채소를 장에 절인 형태, 초에 절인 형태, 술지게미에 절인 형태, 소금과 곡물 죽에 절인 형태 등이 있었다고 추축된다. 이런 절임법은 오늘날의 장아찌형으로 우리나라는 풍부한 해산물과 양질의 채소, 훌륭한 발효 기술로 장아찌형 김치무리와 생선, 곡물, 채소, 소금으로 이루어진 오늘날의 가자미식해, 북어식해 같은 식해형 김치무리가 존재하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 한편 백제 문화로서 서기 600년경에 창건된 익산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토기 중에는 100센티미터 이상 되는 대형 토기들이 있다. 이것들은 대체로 승려들이 생활하였던 곳에서 출토되었다. 크고 형태가 비교적 완전하게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의도적으로 땅을 파고 묻어 사용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대형 토기는 겨우살이에 대비한 김장독과 같은 용도로 사용되었으리라 추정되며 삼국시대 김치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한 유적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신라시대 성덕왕 19년(720)에 세워져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있는 법주사 경내에 있는 큰 돌로 만든 독은 김칫독으로 사용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김치무리를 만들어 저장한 것으로 생각하면 김장의 기원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 *** 고려시대의 김치문화 ** 고려 초기는 사회 전반에 숭불 풍조가 만연하여 육식을 절제하고 채소요리를 선호하였다. 전시대의 김치 형태에서 순무, 무, 가지, 오이, 부추, 미나리, 고비, 아욱, 박, 고사리, 도라지, 토란, 대산(大蒜),죽순, 형개, 동과(冬瓜,동아), 산갓, 황과, 산추, 파, 생강 등으로 재배 채소의 종류가 더욱 많아지고 나박지형의 김치가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김치에 있어 절임 형태의 김치무리와 함께 새롭게 개발된 국물 있는 김치무리 곧 동치미류가 등장하여 분화된 형태를 보여준다. 이 시기에도 단순 절임형 김치무리에 마늘 등의 양념과 천초, 피, 귤피(橘皮) 등의 향신료가 가미되는 양념형 김치무리가 등장하게 된다. "동국이상국집"의 "가포육영(家圃六泳)"에는 “무청을 장 속에 박아 넣어 여름철에 먹고 소금에 절여 겨울철에 대비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장아찌와 김치가 분리된 것을 나타낸다. 또한 겨울을 대비한다는 것으로 보아 김장의 풍습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때의 소금에 절인 김치류는 오늘날의 짠 무를 물에 희석하여 먹는 나박지, 동치미 등의 침채류를 생각할 수 있다. 고려 말 이달충(李達衷)이 지은 "산촌잡영(山村雜詠)"이라는 시에는 “여귀풀에 마름을 넣어 소금 절임을 하였다."는 구절이 있어 김치무리 야생초를 이용하여 제철 김치의 맛을 즐겼음을 보여 주기도 한다. 또 "목은집(牧隱潗)"에 나오는 이색의 시구에 `침채(沈菜)', `산개염채(山芥鹽菜)', `장과(藏瓜, 된장에 담근 오이장아찌)' 등이 나온다. 여기에서 김치란 우리말의 직접적인 한자 표기인 `沈菜'가 선보이고 있으며 장아찌가 문헌상으로 처음 소개되고 있다. 한편 "고려사"-"예지(禮志)"에 `근저(미나리 김치)', `구저(부추김치)', `청저(나박김치)', `순저(죽순김치)', 등의 김치무리가 있었다. 이러한 제향음식(祭享飮食)과 관련되는 김치류 외에도 더 많은 종류가 있었을 것이다. 고려 사회에서의 김치는 앞서 밝힌 채소류가 주원료로 쓰인 단순 절임형 김치무리가 일반적이었을 것이며 그 밖에 장아찌형, 나박지형 김치와 양념이 가미된 김치무리가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김치의 원료에 있어 배추가 주재료로 된 통배추김치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있다.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 쓰여진 숭채(배추)는 약용으로 사용되었고 김치로 이용됨 ----------------------------------------------------------------- ** 조선 초기의 김치문화 ** 조선시대에는 초기 문예진흥책과더불어 정엽, 인쇄술, 천문학, 등의 산업이 급격히 발달하였다. 따라서 채소류의 재배도 더욱 풍성해지면서 김치류의 제조도 활발해졌고 인쇄술의 발달에 따른 농서(農書)의 폭넓은 보급 덕분에 채소 재배 기술이 향상되었다. 또 외국에서 여러가지 채소가 유입되어 김치 재료가 다양해졌고 여러형태의 담금법도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조리 방법을 기록한 여러 문헌에는 순무, 무, 오이, 가지, 동아, 산갓, 죽순, 파 등이 김치의 주재료로 쓰이고 있다. 김치는 각 지역 산물에 따라 다르게 변화하였기 때문에 향토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편 꿩(생치, 生稚)이 김치의 재료로 이용되는 등 채소에 육류가 가미된 형태를 보여 주기도 한다. 김치는 단순 절임의 장아찌형과 싱건지 형태의 김치가 있으며 나박지형, 동치미형 물김치까지 등장하고 있다. 김치의 국물색을 낼 때는 맨드라미나 잇꽃, 연지 등으로 붉은 색을 내기도 하였다. 또 김치에 양념 사용이 많아져 주재료와 부재료의 구분이 뚜렷해진다. 조선 중기 이후의 김치 조선조 중기 이후에는 상업의 발달에 따라 상품 작물의 재배도 활발해졌다. 각종 전래 채소와 과수 재배, 원예 작물과 약초가 널리 보급되었고 이것들이 김치의 주재료, 부재료로 이용되었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전래 식품으로는 호박, 고추, 옥수수, 고구마, 동아, 사과, 수박 등인데 특히 17세기 초에 유입된 고추는 우리 식생활에 큰 변화를 주었다. 고추가 김치 양념의 하나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이전의 담백한 맛의 김치무리가 조화미(調和味)로 바뀌게 되었고 주재료와 양념 재료의 종류가 늘어나게 되었다. 고추는 "지봉유설(芝峰類說)"(1613년경)에 그 기록이 보이나 김치에 이용되었다는 문헌기록은 "산림경제(山林經濟)"(1715년)에 처음 보이기 시작한다. 특히 김치에 고추가 들어가면서 젓갈이 다양하게 쓰이게 되었다. 식물성 재료에 동물성 재료를 첨가하여 맛과 영양의 조화를 이루게 되었으며 김치의 감칠맛을 더욱 향상시켰다. 김치의 주재료도 배추와 무가 많이 사용되기 시작한다. 특히 김치의 대명사인 통김치는 배추의 품종개량이 이루어져 반결구형, 결구형 배추가 등장하기 시작한 19세기부터 대표적인 김치가 되었다. 김치 담그는 법도 장아찌형, 물김치형, 소박이형, 섞박지형, 식해형 김치 등으로 다양하게 발달하였고 제조방법도 퇴렴하여 김치를 담는 2단계 담금법으로 발전하였다. 대략 고려시대의 절임형 김치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하였던 단순한 양념이 이시기에는 본격적으로 사용한 김치 담그는 법으로 발달하여 보편화되기 시작한다. "음식디미방"(1670년경)은 마늘 김치에 천초가 양념으로 사용되었고 또 육류인 꿩을 오이와 함께 담근 생치 김치가 기록되어 있다. 1766년경에 발간된 "증보산림경제"에 무려 41종의 김치무리가 다양한 형태로 수록되어 있어 대단히 귀중한 문헌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이책에는 오늘날 김치의 대명사인 배추김치가 `숭침저'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이 배추김치는 생선과 고기가 곁들여진 것이 특이하다. 또 무의 뿌리와 잎이 한데 붙은 채로 담근 오늘날의 총각김치의 원형이 선보이며 가지, 오이의 세 면에 칼집을 내서 고춧가루와 마늘을 양념으로 하여 소를 채운 소박이형 김치, 배추를 무와 한데 섞어 담근 섞박지, 동치미 등이 문헌상 처음 소개되고 있다. 놀랍게도 배추나 무 등을 익혀서 김치를 담가 치아가 좋지 않은 노인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한 숙(熟)김치도 있다. 그 밖에 채소에 곡물과 생선, 소금으로 숙성시켜 만든 식해형 김치, 새우젓을 사용한 젓갈김치, 초절이김치, 짠지 등 다양한 형태의 김치무리가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헌상 고춧가루가 김치에 이용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특이하며, 김치를 땅속에 묻은 독 속에 꼭꼭 눌러 담아 보관하였다. --------------------------------------------------------------------- ** 김치의 천연재료 ** 김치는 들어가는 양념과 젓에 따라 각기 독특한 맛을 내므로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가에 따라 다양한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김치의 맛과 멋을 내기 위해 이용한 천연 재료와 양념을 소개한다. - 대추 통째로 넣어 시원한 맛만 우려내요 - 멸치 물김치 담글 때 멸치 우린 물을 사용하면 국물이 맛있어요 - 깨 통깨는 고명과 양념으로 많이 쓰여요 - 밤 편이나 채로 쳐서 고명으로 사용해요 - 다시마 멸치와 함께 끓여 식힌 후 물김치 국물로 써요 - 찹쌀 물김치 담글 때 찹쌀풀을 쑤어 국물로 사용해요 - 석이버섯 김치의 재료로는 쓰지 않고 고명으로만 사용해요 - 표고버섯 등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는 것이 좋아요 - 고구마전분 찹쌀가루, 콩물과 함께 풀을 쑤어 국물을 내요 - 고춧가루 햇볕에 잘 말린 태양초가 빛깔이 고와요 ** 김치 담는 과정 1. 가꾼다 배추, 무우 및 채소를 밭에 씨앗을 심어 잘 키운다. 2. 다듬는다 다 큰 야채를 좋은 것만 골라 잘 다듬는다. 3. 씻는다 다듬어 놓은 야채를 세벌 씻고 맑은 물에 여러 번 헹구었다. 4. 썬다 우리나라는 채소를 조리할 때 가급적이면 쇠칼로 써는 것을 피했다. 5. 간다 고춧가루, 젓갈, 마늘, 생강등을 절구독 넣고 간다. (요즘은 믹서기에 갈기도 한다.) 6. 절인다 야채를 소금물이나 소금에 절인다(야채에 조금씩 서서히 간을 배게 하는 과정) 7. 담근다 김치 맛의 오묘함은 양념들의 다양한 배합에 따른 것이다. 8. 삭힌다(발효식히기..) 한국 특유의 `삭은 맛’은 음식의 발효로부터 온다. 9. 갊는다 응달에 놓인 독은 김치를 서늘하게 보존하는 데 가장 알맞은 그릇이다. 10. 묻는다(옛날 시골에서 사용하는 방법) 흙의 단열효과를 이용해, 오래 보관하는 김치독은 땅에 묻었다. 요즘은 냉장고나 김치냉장고에 보관하기도 한다. 11. 덮는다 (옛날 시골에서 사용하는 방법) 짚은 보온 보습 통풍성이 뛰어나, 채소류의 보관재료로서 적당했다. ------------------------------------------------------- http://www.kangskimchi.com/sub04_01.htm ---------------------------------------------------------------- **김장의 역사와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 (김장의 역사) 문화가 학습을 의해서 전달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김치문화도 학습에 의해 전달된다. '김치'라는 유형적 물질과 김치를 만들고 먹는 데 필요한 조직적인 '지식'이 김치문화를 형성하여 전통 이라는 특성으로 전승된다. 김치문화의 전승은 주로 '김장'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김치문화의 본질을 살피는 데 김장은 중요한 주제가 된다. 따라서 김장의 역사와 전통적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문화에서 '김장'이란 행사가 추억이나 기록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현재에 이르러 김장을 하지 않거나 그 양이 현저하게 줄고 있기는 하나 본질적인 김치에 담긴 의미만은 변하지 않는다.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에도 당시의 김장 모습을 적은 기록이 나온다. 여기에 나오는 김장김치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다. 우선 무와 배추를 주재료로 한 김치류, 동치미, 막김치, 그리고 장김치가 나온다. 이는 최근의 김장김치로 서울지방에서 배추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동치미를 담그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새우젓에 관한 기사 등은 오늘날의 서울지방 김장 모습과 거의 흡사하다. 일제시대에 나온 방신영(方信榮)의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은 '김치 만드는 법'을 '김장김치'와 '보통 때 먹는 김치'로 구분하여 적었다. 김장김치의 종류로 통김치, 석박지, 젓국지, 쌈김치, 짠지, 동침이, 깍두기, 지럼김치, 채김치를 들었다. 통김치는 배추의 양을 한 집에 백통을 잡을 정도로 으뜸으로 쳤다. 1970년대까지 김장김치의 종류는 배추김치, 동치미, 깍두기, 총각김치, 짠지였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면 이 중 짠지가 김장김치 종류에서 사라진다. 결국 겨울에도 채소를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채소 재배기술의 발달과 경제적 안정으로 인하여 채소저장음식으로서의 짠지의 기능이 퇴화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장의 양이 줄고 김치의 종류가 배추김치 위주로 변했다. 주변동 요인으로 일반적으로 식품의 양이 다양해졌고, 생업방식이 농업중심에서 산업주심으로 바뀌었다는 점, 그리고 주거공간은 농촌형 주택에서 도시의 아파트와 같은 규격화 공간으로 변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또 가족단위의 핵가족화, 여성의 사회진출과 입맛의 변화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김장의 양이 줄어들고 집에서 김장을 하지 않는 집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 대부분의 집들은 아직 적은 양이지만 김장을 하고 있다. 김장은 침장(浸藏)에서 나온 말이다. 최남선의 『고사천자(故事千字)』를 보면 "늦은 가을이나 겨울 초입에 배추와 무가 성숙하고 기온이 강하하여 내구적 엄치(掩置)가 가능한 시기를 타서 거의 향후 수년용의 잡저(雜菹)를 일시 지조(漬造)하여 냉암(冷暗) 저장하는 것을 짐장 혹은 김장이라 하여 침장(浸藏)의 글자를 관용한다." 고 하였다. 그는 김장이란 채소를 겨울에 저장하는 행사로 이해했다. 김치에 관한 우리나라 최고의 문헌이라 할 수 있는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나오는 김치 관련 기사도 엄밀하게 말하면 김장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에는 '순무를 소금에 절여 가을에서 봄까지 9개월을 먹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현재의 김장 모습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를 알 수 있는 문헌은 19세기 정학유(丁學游)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와 홍석모(洪錫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이다. 『농가월령가』는 19세기 초 경기도 동부지역의 농가에서 살펴야 할 일들을 월령식으로 적은 것으로 10월조 중 김장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 여기서 김장은 음력 10월 입동쯤에 한다. 김장의 주재료는 무와 배추이다. 부재료로 쓰이는 것은 고추, 마늘, 생강, 파이며, 젓갈을 사용하여 담근 젓국지와 장에 박아 담근 장아찌가 보인다. 김장김치를 보관하는 방법으로 양지에 김치광을 짓고, 종두리나 항아리를 짚으로 싸서 땅에 묻었다. 예전에는 입동이 지난 후 며칠 안에 김장을 담았다. 입동이 가까워지면 이웃집과 김장날을 의논하여 정했다. 한집의 김장 기간은 보통 3일이었다. 이에 쓰이는 소금은 봄에 미리 한 가마니를 구입하여 두었다. 봄에 이를 장작나무 두 개를 나란히 해서 그 위에 받쳐 둔다. 간수가 빠져야 소금맛이 난다고 해서 그랬다. 고추도 추석 전에 미리 마련하였다. 양력 10월이면 중두리를 마당에 묻기 위해 땅을 팠다. 독을 가마니로 싸고 그 주위에는 톱밥을 채웠다. 독 입구는 지면보다 한 뼘쯤 높였다. 날씨가 더 추워지면 독이 밑으로 빠져서 그랬다. 김장날이 정해지면 배추와 무를 골랐다. 보통 배추 200포기, 무 150포기 가량을 샀다. 여기에 파, 갓을 준비했다. 저녁에 배추를 다듬어 절였다. 전날 소금물에 절여 항아리에 재워 두고, 다음날 새벽에 다시 일어나 뒤집어 주었다. 이튿날 배추를 꺼내어 물어 씻는다. 오후에는 무, 파, 갓 따위를 양념으로 쓰기 위해 채를 썰어 둔다. 무도 깍두기용, 동치미용, 그리고 총각김치용을 이때 절여 둔다. 셋째 날 마당에 양념들을 늘어놓고 절인 배추와 무 따위도 소쿠리에 담아 둔다. 이웃집 부인들이 김장을 돕기 위해 오면 그들은 양념을 버무리기 시작한다. 주인은 그것을 독에 넣는다. 땅에 묻어둔 독에 넣는 김치는 대부분 설이 지난 후 먹을 것들이었다. 양념을 적게 한 배추김치, 총각김치, 그리고 동치미를 독에 넣었다. 깍두기와 설 전에 먹을 것은 독에 담아 광에 넣어 두었다. 독에 김장김치를 다 넣고 나면 남은 양념과 절인 배추를 싸서 그날 일을 도와준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러나 김치를 주지는 않았다. 김장한 지 20일쯤 지나면 이웃들과 모여서 김장 김치 평을 했다. 이때 서로서로 김치를 보내주어 맛을 보았다.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 1) 채소류 배추 : 김장김치를 담그는 경우 원료배추의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즉, 육중이 많고 부드러운 품종은 겨울동안 먹는 데에는 좋지만, 봄철에 먹기 위해서는 조직이 단단하고 수분이 적은 품종이 오히려연부나 산패를 억제하여 저장성이 좋다. 또한 배추는 섬유질이 풍부하여 배변을 좋게 한다. 수분이 약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타성분은 비교적 적게 들어 있다. 또한 열량은 낮고 무기질과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무 : 무는 배추와 함께 우리 나라 2대 채소 중의 하나이면서 또한 세계적인 식품이기도 하다. 무의 성분은 대부분이 수분이고 영양성분은 아주 적다. 비타민 A, B, C는 푸른잎에 많이 함유되어 있고 특히 식물성 식품에 부족하기 쉬운 리신(lysine) 등의 필수 아미노산과 수크로우스 (sucrose, croten)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또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 소화를 들어주므로 식품 겸 약품의 2중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이 외에도 파, 오이, 미나리, 가지, 부추, 씀바귀, 상추, 도라지, 박, 시래기 등이 있다. 2) 양념류 마늘 : 마늘은 옛날부터 우리식생활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조미용 기호식품일 뿐 아니라 강장(强壯), 강정(强精)식품으로 널리 식용되어 왔고 약용(藥用)식품으로도 효능이 인정된다. 마늘 속의 아시린성분은 항균력이 뛰어나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생강 : 생강은 김치 등의 향신료로 널리 쓰인다. 생강을 김치에 첨가하면 상쾌한 향미를 갖게 된다. 또한 약리적인 효과도 뛰어나 한방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생강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매운맛은 위장을 적당히 자극하여 식욕을 돋구고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이 있다. 고추 : 고추는 매운 맛을 내는 향신료이다. 우리 나라 음식에 있어 고추는 다방면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김치는 고추를 이용한 한국 고유의 저장식품이라 할 수 있다. 고추를 첨가한 김치는 더 오랜 기간동안 저장할 수 있는 것은 고추의 방부 효과 때문이다. 이 외에도 갓, 달래 등이 있다. 3) 젓갈류 ·젓갈에는 생선살이나 오징어살 같은 근육을 주체로 한 것과 각종 어란과 같이 그 자체가 좋은 맛을 가지고 있는 것, 가다랭이나 해삼의 내장처럼 맛이 없는 재료를 가공한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새우젓, 조기젓, 어리굴젓, 오징어젓 등이 많이 사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