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china21의 원장석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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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경쟁우위는 궁극적으로 두 가지 요소에 기초한다. 더 좋은(better) 물건을 내놓든지 더 싼(cheaper) 물건을 내놓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기가 어렵다면 적어도 한 가지는 갖춰야 시장에서 이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가능한 높은 가격을 받기를 원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을 원한다. 가격의 양면성이다.
마케팅에서 흔히 다루는 가격책정 방법 중에는 비선형 가격(non-linear pricing)과 다발가격 방법(pricing bundling)과 같은 것들이 있다.
소비자가 구입하는 양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이 비선형 가격책정이다. 3개를 사면 하나를 끼워준다든가 1개에 4백위엔인데 4개는 1천위엔인 경우다. 또 가방 하나 가격이 1천위엔, 노트 하나 가격이 1백위엔이지만 가방과 노트를 한꺼번에 사면 1천50위엔에 파는 것은 다발가격 방식이다.
요즘 중국 시장에서는 심리가격전략이 보편적이다. 실제로는 값이 크게 싼 것도 아니면서 심리적으로 많이 싸다는 느낌이 들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또, 소비자가 반드시 낮은 가격의 제품을 선호하고 높은 가격을 회피하는 것은 아니다는 가정에 따라 '기분좋은' 가격을 내놓기도 한다. 소비자들의 심리 속을 파고드는 전략은 가격의 높낮이에 관계없이 시장에서 히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숫자 8과 9를 이용한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숫자 8과 9를 선호한다. 8은 중국어 발음으로 '빠'가 되는데 '돈을 벌다'는 뜻의 '파차이'(發財)의 '파'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9의 중국어 발음은 '지우'다. '오래 지속되다'는 '지우'(久)와 발음이 같아서 역시 좋아하는 숫자로 꼽힌다. 이래서 8과 9는 중국에서 길조의 상징으로 통한다.
시장에 나가보면 원래 1,000위엔짜리 상품이 998위엔이나 988위엔의 가격표를 붙이고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중국인들이 하는 옷가게는 물론, 까르푸와 같은 외국계 소매유통업체에서도 흔하다. 998은 중국어로 '지우 지우 빠'(九九八)지만 심리적으로 '지우 지우 파'(久久發)의 느낌을 준다. 또, 988은 '지우 빠 빠'(九八八)지만 '지우 파 파'(久發發)를 연상케한다. 모두 오래도록 돈을 잘 번다는 뜻이 된다.
170위엔짜리 상품은 곧잘 168위엔에 팔린다. 168의 발음은 '이 리우 빠'(一六八)지만 소비자들은 '이 루 파'(一路發.계속 돈 벌다)를 연상하게 된다. 이 처럼 중국에서는 8과 9를 적절히 이용하면 훌륭한 '심리가격'(pychological price)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국내에 88이라는 담배가 있었다. 이런 상품을 중국에서 8.8위엔(약 1,320원)에 팔았다면 심리가격과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을 것이다.
▷비정수 가격표를 붙인다
국내에 흔한 경우지만 중국에도 가격의 끝 자리를 정수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정수(非整數) 가격이다. 실제로 중국은 화폐 단위가 낮다보니(1위엔은 약 150원) 소수점 이하 가격이 많다. 10위엔짜리 상품이 9.80위엔이나 9.70위엔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철칙이 있다. 끝 자리 수는 대개 5보다 큰 숫자로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9.60위엔이라면 소비자들이 싸다는 느낌을 갖고 흔쾌히 사지만 9.40위엔이라면 0.40위엔을 깎으려는 생각부터 하기 때문이다.
일용품이나 식품에 이런 비정수 가격이 많이 붙는다. 실제 가격 인하 폭은 크지 않으면서도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심리가격의 또 다른 방식이다.
▷1 2 3元店 - 균일가
모든 상품을 똑 같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이 방법의 효과는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만족도와 함께 선택의 여지를 넓혀주는 장점이 있다. 중국에서는 흔히 소상품(小商品)이라고 하는 작은 생활용품 판매에 널리 적용된다.
10위엔점과 8위엔점이 인기를 끌면서 1위엔점과 2위엔점도 생겨났다. 최근엔 '1, 2, 3위엔점', '1, 5, 8위엔점'도 나왔다. 진열대에 1위엔, 5위엔, 8위엔짜리를 구분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중국처럼 상품적채가 심한 경우, 판매상으로서는 재고 물량을 떨어내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불량품과 모조, 복제품이 많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의를 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