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현이랑 주일학교 어린이 생일선물을 사러 저녁 8시경에 만났다.
한빛프라자에서 선물을 구입하고, 공짜를 좋아한다고 스스로 여수를 떨며 팥빙수를 사달라고 졸라서 뚜레쥬르에 가서 팥빙수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원래 시어머니들끼리 만나면 며느리 욕하고, 며느리끼리 만나면 시어머니 험담을 즐겨 하는 것처럼 우리는 그렇게 떠들고 있었다.
미현이는 솔찍담백한 성격이 매력인것 같다.
나는 못할 것 같은 말을 서슴없이 하는 성격이니 말이다.
미현이가 친척집에 가는데 나시 옷을 입고 가는 모습을 보고, 소매가 거기까지냐? 하며 한마디 던진 시어머니에게 요즘세상에 이런 옷 입는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느냐며 오히려 한마디로 일축해버렸다고 했다.
나로서는 상상이 안가고, 솔찍히 나도 그런 맘이 있어도 그런 표현을 직접적으로는 못할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부럽고,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왔다.
미현이 시어머니는 나랑 같은 교회를 다니기는 해도 대화를 나눌 기회는 별로 없었다.
그래서 외부로 표출되는 모습만으로 그 분을 추측하고 지냈던 것이 사실이다.
예배 때 열심히 들으시다 졸고 있는 모습, 항상 넉넉한 웃음, 편안한 모습이 내가 그 분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
그런데 미현이를 통해 알게된 그 분의 모습은 내가 많이 본받고 싶은 분의 모습이었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분이셨다.
조카들에게 고모인 그분에 대해 너무 좋은 분이다라는 말,
남동생에게 생신날 못 참석하게 되었다고 장문의 편지와 함께 배달된 선물,
하루도 빠짐없이 행사 때나 명절때도 예외 없이 다니시는 새벽기도,
건강관리를 위해 항상 하신다는 등산과 물 긷기, 꼬박꼬박 챙겨드시는 식사,
집에서 멍하니 앉아 있지 않고, 날마다 요일별로 버스를 타고 대학이나 기도모임, 각종 행사 참석하고,
결혼전에 넉넉한 생활을 했었음에도 결혼하여 가난한 살림을 하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한탄과 하소연으로 보내지 않고 그저 순종하심으로 살았던 삶,
혼자 생활하시니 궂이 필요치 않을 것 같은 가계부 기록을 오랜 동안 실천하여 장부가 쌓이고, 기록해놓은 가계부 옆에 일상을 간단히 기록하여 만든 자신의 일기 등등 나도 나중에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존경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 그 분의 모습이 내게 나의 생활을 다시한번 반추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