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기 신도시 첫 주자인 화성 동탄1신도시에서 다음 달 또다시 대규모 입주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총 8개 블록에서 5700여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총 4만여 가구가 들어설 동탄1신도시에는 올 상반기 시범단지(6587가구) 입주에 이어 9월 말 2차 입주 단지 5729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우선 다음달 28일 쌍용스윗닷홈동탄예가·월드메르디앙·신도브래뉴 등 3곳이 입주에 들어가고, 한화 꿈에그린 등 나머지 4개 단지는 9월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요즘 동탄1신도시 아파트 시장은 ‘매매가 보합세’, ‘전셋값 약세’로 요약할 수 있겠다. 매매시장은 서울·수도권의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거래가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아파트 시세도 지난 연말과 비교해 100㎡형 기준으로 3000만~4000만원 가량 빠졌다.
이곳 아파트 전셋값은 시범단지 입주 초기 때문보다는 많이 올랐다. 하지만 2차 입주를 앞두고 전세 물건이 서서히 시장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올 초 시범단지 입주 초기 때와 마찬가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범단지 입주 마무리 단계…입주율 92% 달해
현재 시범단지 입주는 거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 7월 중순 시범다은월드반도아파트
단지 입주를 끝으로 시범단지 입주가 마무리된다. 29일 현재 6587가구 중 6074가구가 입주했다. 올 1월말 첫 집들이 이후 7개월 만에 92%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입주율이란 새 아파트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새 아파트에 실제 살고 있는 비율을 뜻한다.
특히 5월 31일 입주를 시작한 시범다은월드반도아파트(
월드건설과 반도건설 공동 시공)를 제외한 입주율은 100%에 육박한다. 거의 대부분의 아파트가 입주 막바지에 있는 것이다.
시범단지 입주가 거의 끝나가면서 신도시 외관도 이제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동탄1신도시는 아직은 입주 초기라서 편의시설이나 주거 환경이 다소 미흡한 편이다.
하지만 동탄2신도시 개발로 수도권 최대 규모 신도시로 부상할 예정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동탄1,2신도시가 합쳐질 경우 수도권 남부 주거 거점도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입주 물건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중견업체 물량 많아9월부터 집들이에 나서는 단지는 시범단지에 비해 아파트 브랜드 파워가 약한 편이다. 시범단지는
삼성건설·현대산업개발·포스코건설·롯데건설·금호건설·
한화건설 등 굵직굵직한 업체들이 시공사로 참여했으나, 2차 입주 단지는 중견업체가 지은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2-11블록(102~112㎡ 584가구)과 3-8블록(125~158㎡ 809가구)의 신도아카디아·신도파리지엔느, 3-9블록(99~115㎡ 700가구)과 2-14블록(125~201㎡ 568가구)의 월드반도아파트, 3-6블록의 경남아너스빌 122~152㎡ 622가구 등은 대체로 브랜드 파워가 약한 단지로 꼽힌다.
그밖에 3-7블록의 한화 꿈에그린2차 122~141㎡ 784가구, 2-13블록의 한화ㆍ우림 아파트 109~112㎡ 724가구, 2-12블록의 쌍용스윗닷홈 96~112㎡ 938가구는 어느 정도 브랜드 인지도 높은 단지에 속한다.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는 여느 아파트보다 10cm 가량 천정을 더 높인(2.4m)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집안의 개방감을 극대화했다는 게
한화건설 측 설명이다. 141㎡C타입의 경우 서비스(발코니)면적이 56㎡나 된다.
한화건설과
우림건설이 공동 시공한 2-13블록의 한화ㆍ우림 아파트는 단지와 인접한 중앙공원과 연계된 단지 내 조경이 눈길을 끈다. 지상주차장은 모두 지하로 들어가고 지상에는 각종 테마공원이 마련됐다.
경남아너스빌은 72만여㎡의 중앙공원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층 일부 가구를 제외하고는 공원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단지 뒤편은 중심상업지구여서 상가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다는 게 장점이다.
반도유보라는 반도건설과
월드건설이 같이 지었다. 이번에 입주하는 아파트 중 165㎡ 이상을 갖춘 단지는 3-9블록의 반도유보라 뿐이다. 168㎡가 86가구, 201㎡가 60가구다.
분양권 전매 금지…웃돈 꽤 붙어이번에 입주하는 아파트들은 아직까지 분양권 상태여서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민이나 직장 이전 등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곤 전매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아파트 분양권 값을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입주(등기) 후에나 시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거래도 당연히 뚝 끊겼다. 동탄1114공인(031-378-1701) 김광현 사장은 “정부가 분양권 불법 전매를 단속하고 있기도 하지만 지금은 워낙에 매수세가 없어 매물이 있어도 거래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에선 등기가 나고 거래가 가능해지면 시범단지 시세를 따라 잡을 것으로 내다본다. 시범단위와 바로 붙어 있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입지 여건이 다소 떨어지고 브랜드 파워가 약한 단지의 경우 시세가 주변보다 조금 낮게 형성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들 단지의 입주 후 시세는 분양가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주 단지 분양권 시세는 분양가보다 배 이상 오른 상태다.
시범단지 아파트 매매시장 ‘썰렁’지난 6월초 동탄2신도시 발표 초기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거렸던 시범단지 아파트 값의 경우 약발이 보름도 못가 금세 호가 거품이 거의 제거됐고 매수세도 뚝 끊겼다. 호가가 단기 급등하자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정부의 대대적인 투기단속까지 겹친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물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는 개점 휴업 상태다. 동탄1신도시 행복한공인(031-613-3000) 안재욱 사장은 “주택 수요자들이 앞으로 나올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에만 관심을 보일 뿐 기존 아파트는 쳐다보지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탄면 반송동 M공인 관계자는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이 자취를 감춘 게 아니라 양도소득세 부담 때문에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동탄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지금 팔면 보유기간이 1년이 안 돼 양도세율이 50% 적용된다. 양도 차익의 절반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양도세가 무서워 매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시범단지 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 115㎡형(34평형)의 경우 분양가는 2억5590만원(기준층 기준)이었는데, 현재는 5억4000만원 선이다. 분양가보다 배 이상 오른 것이다. 하지만 6월 초 동탄2신도시 발표 때 올랐던 가격보다는 3000만~5000만원 가량 빠진 상태다.
시범단지 삼성래미안 109㎡형(32평형)은 4억8000만원 선으로 분양가(2억3600만원)보다 배 이상 올랐으나, 입주 직후 형성된 가격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시범단지 내 아파트상가에 있는 K공인 관계자는 “매도인은 양도소득세 때문에 매수인은 입주 물량이 늘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 등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동탄2신도시 내 아파트를 ㎡당 240만원 선에서 분양하겠다고 한 것도 매수세를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시범단지 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동탄2신도시 100㎡형 아파트를 3억원에 분양받는 데 누가 프리미엄만 2억원 가까이 주고 동탄1신도시에 집을 사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올 가을 이후 동탄신도시 2~3차 새 아파트 입주가 줄을 잇는 데다 동탄2 신도시보다 입지 여건이 뛰어난 수원 광교신도시 분양이 내년 9월말로 다가온 것도 매수 예정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전세시장, 물량 쇼크로 하반기 약세 예상동탄1신도시 아파트 전세시장도 약세다. 1단계 입주 날짜가 다가오면서 전.월세 물량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도시 내 원주민공인(031-377-9777) 관계자는 “양도소득세에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집을 파는 대신 대거 전세로 돌려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에 입주하는 아파트 전셋값은 시범단지보다 100㎡형 기준으로 1000만원 가량 싼 편이다. 시범단지 포스코 더샵 109㎡형(32평형)은 1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1단계 입주 단지인 우림·한화아파트 109㎡형(32평형)보다 1000만원 가량 비싸다. 시범단지의 경우 입주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전세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에선 9월 말 이후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경우 전세시장이 물량 쇼크에 빠져들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동탄면 반송동 S공인 관계자는 “입주를 한 달 정도 남겨두고 있지만 벌써 전세를 내놓으려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입주가 임박하면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어 전세 수요자들은 서두를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입주 물량 많아…값싼 전세 물건 노려볼만동탄1신도시엔 9월 이후에도 입주 물량이 많다. 동탄1신도시에서는 9월 이후에도 아파트 2만여 가구가 단계적으로 입주한다.
오는 12월에는 서해그랑블 아파트가 집들이를 하고 내년 3월에는 주공 임대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된다. 내년 12월 입주하는 우미제일 아파트를 끝으로 일반 아파트 총 4만 가구의 입주는 마무리된다. 최근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는 2010~2011년께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 물량이 잇달아 쏟아질 경우 전세시세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 저렴한 값에 나온 전세 물건을 잡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