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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토 대학 본관 앞 광활한 잔디밭. 중앙도서관은 사진의 잔디밭 오른쪽 끝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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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만진 | 토론토 대학 본관 앞 광활한 잔디 운동장을 가로질러 왼쪽으로 곧장 가면 하버드대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장서량을 자랑하는 이 대학 도서관이 나온다. 말로 들어 예상한 것에 비하면 아주 소형 건물인 토론토 대학 도서관은 우리의 시대착오적 교육에 대해 일침의 교훈을 준다.
이 작은 건물은 끊임없이 출입하는 이용자들 때문에 등장 인물 없는 사진을 찍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만큼 도서관 이용이 활성화, 일상화되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토론토대학 중앙도서관 앞에선 사람 안 나오는 사진 찍는 게 거의 불가능해" 나중에 우리 나라로 돌아가서 본 대로 전하면 사람들은 얼마나 믿을까. 토론토대학 도서관 앞에 서서 우리의 도서관 운영, 활용 실태를 생각해본다.
토론토 대학 도서관 앞에서 우리 교육의 도서관, 독서 정책을 생각해본다. 대구 시내 405개 초·중·고 중에는 도서실도 없이 책을 교실에 분산하여 흩어 놓은 학교가 16개교(4.0%)나 된다. 도서실의 크기도 대부분 교실 2칸 이하(66㎡, 78.8%)여서 전교생들이 이용하기에는 매우 협소하고 불편하다(학생이 1천명인 경우 1인당 0.066㎡). 게다가, 말이 도서실이지 실제로는 입시 공부를 하는 독서실에 불과한 학교도 전체 405개교의 18.5%인 75개교나 된다. 특히 고등학교는 전체 84개교 중 39.3%나 되는 33개교가 도서실을 독서실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서실에 냉방 시설(에어컨)이 되어 있지 않은 학교는 또 얼마나 되나? 초등 66개교(전체 198개교 중 33.2%), 중학 26개교(115개교 중 22.6%), 고교 23개교(84개교 중 27.4%, 전체 397개교 중 115개교로 29.0%)에 이르러 날씨가 더워지는 때부터는 사실상 도서실 개방이 중단된다. 사서교사가 근무하는 학교는 전체 초·중·고·특수 405개 학교의 4.0%인 16개교에 불과하고, 사서보조교사를 합해도 10.3%인 41개교에 지나지 않는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는 각 학교에는 정원 외로 사서교사를 둘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교육청도(사서교사) 학교도(사서보조교사) 도서실 정상화를 위해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데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특히 초등학교는 198개교에 단 5명의 사서보조교사뿐이어서 아동을 위한 도서실 이용 교육은 더욱 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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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도서관 현관.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올려 찍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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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만진 |
| 도서실에서 일하는 학생 자원봉사자는 교당 평균 7.6명으로 초·중·고에 따라 큰 차이 없이 그런 대로 동아리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학부모 봉사자는 초등에만 교당 평균 15.4명으로 편중되어 있고 중학과 고교는 0.1∼0.3명에 불과하여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학생 1인당 장서수가 2권 이하인 학교가 28개교(전체 405개 학교의 6.9%)나 되고, 3∼10권 미만인 학교가 286개교(70.6%)로 학생 1인당 장서수가 10권 미만인 학교의 누계는 314개교(77.5%)에 이른다. 학생 1인당 평균 장서수는 초등 7.5권, 중학 6.8권, 고교 7.8권으로 모두 8권 미만이다.
대구 지역 학교 도서실의 허술한 운영 상태는 이렇게 초·중·고등학교에만 멈추지 않고 4년제 대학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그 심각성은 더욱 우려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행한 ‘2004 교육통계연보’에 의하면, 대구는 대학생들도 특히 서울, 부산, 대전에 비해 아주 낮은 독서량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 대학생들의 29.8%, 부산과 대전 대학생들의 73.5%에 불과한 도서대출 수준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대학생들의 4년제 대학 도서관 도서대출 정도를 100으로 할 때 서울 대학생들은 336, 부산과 대전 대학생들은 136을 기록했다.)
게다가, 특히 대학생들이 많이 보아야 할 학술잡지를 다른 대도시 대학들에 비해 대구 지역 대학들이 두드러지게 적게 보유하고 있는 점도 두드러진다. (대구 소재 대학의 전문학술지 보유량을 100으로 할 때 서울은 447, 대전 187, 부산 180. 광주 153, 인천 140을 기록했다.)
이렇게 따져보면, 세계 최고 수준의 토론토 대학 도서관과 우리의 독서교육, 도서관은 너무나 차이가 난다. 근래 지식기반사회, 평생교육사회를 맞이하며 도서관, 독서교육은 지나칠 만큼 많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 대구교육도 도서관․독서교육에 관해 새롭고 진정한 마인드를 가지고 매진해야 할 것이다. 하버드대에 이어 세계 2위의 장서 보유를 자랑하는 토론토 대학 중앙 도서관 앞에서 하염없이 그런 상념에 젖어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