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어플리케이션과 함께하는 사용후기
Anycall SCH-B510을 3년 사용하고 난 후에야 이번 주에 휴대폰을 바꿨다. 사실 여러 풀터치폰, 옴니아 등을 구매했다가 곧바로 사용상의 불편함이나 치명적인 불량이 튀어나오는 탓에 다시금 조강지처 B510으로 돌아오곤 했었다. 터치폰을 쓰다가 결국 포기해버린 생각 저변에는 아이팟 터치를 몇년간 쓰면서 생긴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도 분명히 있기는 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이통사들의 거듭된 소인배식 머리 굴리기 덕분에 아이폰 도입은 이제 떡밥조차도 썩어 문드러져 있는 상황.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아이폰도 언젠가는 들어오겠지만, 며칠 사용해본 블랙베리는 아이폰과 별개의 시장 세그먼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르게 표현하면, 아이폰이 국내 출시되어도 배아프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만족도를 주는 기기라 생각한다. 자자, 먼저 장점부터:
반응이 빠르다.
WM기반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다. 역시 OS가 문제인것이지...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핸드폰의 반응속도에 필적하는 반응을 보여준다. 어플리케이션을 구동시킬때도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바로 실행된다. 구입 초기여서 빠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존 사용자들에게 물어도보고 사용기도 검색해보았지만 몇개월을 써도 반응속도가 느려지지는 않는다는게 중론이다.
기본기가 탄탄하다.
스마트폰을 입맛대로 제대로 쓰려면 초기 셋팅작업을 하기 마련이다. 그만큼 출고 상태로는 여러 사람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실 스마트폰을 출고상태로만 사용하는 것 자체가 그 잠재력을 십분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무조건 '탐구하는 자세'로 기기를 연구하고 카페를 뒤져서 이런저런 어플과 테마를 적용시켜가며, 때로는 벽돌을 만들어가며, 시행착오를 겪는게 당연한건가? '제조는 우리가 했으니 소프트웨어는 너네가 알아서해봐'식으론 곤란하다. -_-;; 반면 블랙베리에게도 심오한 셋팅의 세계가 있기는 하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고 초기상태에서 Blackberry Desktop Manager, Google sync 정도만 적용시켜도 필요한 모든 기능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다. (사실 내가 그렇게 쓰고 있다. 귀찮아서라기보다 현재 쓰고 싶은 기능을 부족함없이 쓰고 있기 때문)
이메일 기능이 기대 이상이다.
거의 실시간으로 이메일을 전달해주는 푸쉬메일기능을 사용해보니 기대 이상이다. 게다가 마소 오피스 기반의 모든 첨부파일도 열어보거나 간단한 편집이 가능하다. 단순히 '이메일도 된다'가 아니라 이메일 처리를 위해서 PC를 쓸 필요는 전혀 못느낄 정도. 내가 쓰고 싶어 내 돈 주고 사서 쓰면 몰라도, 회사에서 지급되어 BES로 사용하게 된다면 끔찍할 수 밖에 없을만하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업무관련 이메일이 들어온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나 이런 끔찍한 일이 현실인 사람들도 주변에 적지않게 있다. 우리 회사로 프로젝트 나와있는 컨설턴트들, 우리 회사로 출장 온 외국인들을 보면 참 안쓰럽기 짝이 없다. -_-;; 물론 나처럼 개인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쓴다면야 해당없는 일이겠다. 요는, 그만큼 블랙베리의 푸쉬 메일 서비스가 안정적이라는거다.
딱 떨어지는 세련된 디자인이다.
QWERTY가 들어갔음에도 복잡하다는 생각이 안든다. 매우 세련된 디자인이라고 생각된다. 전자기기 구입할 때 디자인을 꽤 많이 보는 편이다. 허나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매우 주관적인 부분이기때문에 여기까지.
자유자재 트랙볼
구입하기전까지는 트랙볼이 편할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예전 아범의 빨콩(적응하면 편하다지만 결국 적응하지 못했다)이나 옴니아의 핑거마우스(역시 끝까지 적응하지 못했다)를 생각했기 때문인데, 블랙베리의 트랙볼은 직관적으로 이리저리 굴리며 매우 쉽게, 매우 금방 적응해버렸다. 물론 트랙볼의 민감도 등을 별도로 설정 가능하다.
대낮에도 잘 보이는 액정
480*320의 해상도인 액정은 실로 놀라웠던 부분. 대낮 실외에서의 가독성은 정말 놀라웠다. 손바닥으로 그늘을 만들어 볼 필요가 없으니. 아이팟터치와 같은 해상도이지만 화면이 작아 더 선명해보이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아이팟터치에서 보기위해 MP4로 인코딩해놓은 영화나 미드를 감상하거나, 작은 글씨의 이메일을 읽을때도 답답함이 없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각종 인터페이스도 매우 직관적이다. 메시지를 읽다가 R을 누르면 답장, F를 누르면 포워딩, L를 누르면 전체답장, 메시지 목록에서 T를 누르면 맨위 메시지, B를 누르면 맨아래 메시지로 이동 등등 알파벳을 이용한 단축키 사용과, 쉽고 재미있는 COPY & PASTE 등 무궁무진한 기능이 보인다.
물론 단점들도 눈에 띈다. 허나 아직은 편파적일 수 밖에 없으므로 단점은 달랑 한 두 줄씩:
- 배터리 커버 유격 : 듣기로는 동일 모델 모두 겪는 문제라고 한다. 배터리 커버 안에 비상금을 넣는 방법 등으로 해결.
- 약해 보이는 액정 : 액정을 누르면 운다. 마치 초딩때 차던 전자시계를 꾹 누르면 멍들듯이. 나야 안누르면 되는데 남들이 터치방식인줄 알고 누를 때는 매우 난감하다.
- 안습 한글 폰트 : 처음 한글 폰트를 보고 눈앞이 하얗게 되었지만... 기본 폰트를 영문으로 바꾸고 쓰니 나름 봐줄만. 펌웨어로 개선이 될 부분이 아닐까.(지금은 OS5.0 버전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 높은 유지비용 : 개인용으로 나왔지만 무조건 써야하는 블랙베리 요금제가 14천원 붙는다. 게다가 통화료 외에 데이터 정액 요금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말 많은 스크트의 데이터요금제가 어떨지는 일단 한 달간 써보고 왈가왈부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기계값에 대해서도 말이 많긴한데 왠만한 최신 휴대폰의 경우 출고시에는 최소 60-70만원하는 걸 감안하면 블랙베리의 가격은 욕할 만한 높은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참고 필자는 기본요금 4만5천원에, 블랙베리폰을 약 28만원대에 가져온 1人!!!)
- 높은 A/S 비용 : 구입할 때 반드시 서명해야하는 사항 중 A/S에 대한 내용이 있다. 교품이나 철회를 밥먹듯이하는 다른 국내 휴대폰의 A/S를 생각하면 큰 코 다치기 쉽상일듯한 마치, 각서 비스무리한 내용들. 마치 '이래도 써볼래?'라고 묻는듯.
요약하면, 현재는 대만족중. 그러나 사용기를 쓰기에는 사용기간이 너무 짧아, '개봉샷 없는 개봉기'로 해두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본격적인 사용기는 겪어가면서 쓰기로-. (MMS는 8월 둘째주부터 서비스하여 해결 되었으므로, 과감히 뺏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