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대체 과제 영화 <바닐라 스카이(2001)>, <쇼생크 탈출(1994)> 감상문 – 김정담
1. <바닐라 스카이(2001)> 감상문
이 이야기는 데이빗이 커티스라는 심리 상담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바깥 이야기와 데이빗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결말부에서 커티스의 존재를 포함한 모든 것은 데이빗의 꿈 속의 일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자각몽 패키지’는 신청자가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자각몽을 꿀 수 있도록 돕는다. 데이빗은 자신의 망가진 외모 앞에 자신감을 상실하고 좋아했던 여자에게까지 버림받는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 자각몽을 꾸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인상적인 점은 영화 줄곧 청자의 역할을 하던 커티스 까지도 데이빗이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이라는 점으로, 커티스와 보내는 시간은 소피아와 보내는 시간에 비해 더 미래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처럼 장면을 병렬적으로 배치한 것 또한 모든 것이 데이빗의 상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며 놀라웠던 점은 실제로 꿈을 되짚어보려고 했을 때 정확한 줄거리가 기억나기 보다는 산발적인 이미지의 형태나 짧은 장면으로 기억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느낌을 영상의 형태로 구현해냈다는 점이다. 또한 결말부에서 결국은 데이빗이 현실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는 것도 인상깊었다. 그렇다면 그 상상 속에서 느꼈던 행복은 전부 가짜인 것일까? 가상의 세계에서는 행복을 찾을 수 없는 것일까? 데이빗과 소피아가 함께 ‘바닐라 스카이’를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실제 하늘이 아니라 모네의 작품을 하늘에 옮긴 것이다. 그들이 보는 것은 누군가가 아름답게 그려 둔 하늘이지만, 그들은 하늘을 보고 분명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그들은 누군가가 이미 묘사한 하늘만을 바라볼 수 있는 수동적인 주체가 된다. 현실을 보지 못하면서 상상 속에 안주하고 그 속에서 어떻게든 행복감을 찾아내려는 데이빗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자각몽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세계를 만들어 그 안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면, 왜 데이빗은 그 시스템을 거부한 것일까? 아마도 ‘외로움’ 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현실인 줄 알았던 것이 결국 모두 허구인 것을 깨달았을 때의 허망함과 공허함은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일이 모두 꿈임을 깨닫고, 따라서 그가 경험했던 모든 상호작용 역시 그 혼자만의 것이라는 것을 아는 데서 오는 무한한 외로움과 고독감은 그로 하여금 소피아나 커티스의 자아까지 연기하는 본인이 아닌 오직 데이빗 자신으로서만 역할 하는 주체를 향한 도약을 촉진했다. 따라서 이 영화는 데이빗이 자신의 얼굴을 잃으며 자아를 잃고, 다시 그의 자아를 회복하는 데서 나아가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닐라 스카이> 논제
1) 가상의 세계에서는 행복을 찾을 수 없는 것일까?
2) 데이빗이 자각몽을 거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2. <쇼생크 탈출(2001)> 감상문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앤디 듀프레인’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악명높은 쇼생크 감옥에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결국 감옥을 탈출하는 데에 성공한다. 인상적인 장면이 매우 많은 영화였는데, 그 중 앤디가 사무실 문을 잠그고 오페라 음악을 방송해서 감옥 내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장면이다. 죄수들은 고상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피커 아래 모여 음악을 가만히 감상한다. 이 장면에서 앤디가 모두에게 방송한 이 선율은 음악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그저 교도소 외부에서 가져온 음악이라는 사실에서 나아가 이 교도소에 모여 있는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사회에 분노를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한 줄기 희망이자 다시 사회 속으로 통합될 수 있는 마음의 길을 열어 주기 위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음악을 현실사회, 즉 교도소 밖 사회와의 연결고리라고 해석한다면 앤디 자신은 그 음악을 방송하는 사람으로서 비록 자신은 교도소에 갇혀 있지만 교도소에 속박된 사람은 아니라는 앤디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인상적인 장면은 앤디의 친구인 레드가 가석방 테스트를 받는 장면이다. 레드가 가석방 테스트를 받는 장면은 영화 내에서 여러 번 반복된다. 처음 레드는 자신이 사회로 나갈 준비가 되었으며, 자신의 죄를 모두 반성한다는 매우 모범적인 태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가석방이 거부된다. 앤디가 탈출에 성공한 이후 가석방 승인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하자 오히려 가석방이 승인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장면에서 과연 이들이 레드에게 원했던 것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모범적인 ‘죄수’의 모습일까 혹은 현실로 돌아갈 준비가 된 ‘인간’의 모습을 원했던 것일까. 결국 자신을 꾸미기 위해 썼던 가면은 오히려 교도소 경찰들로 하여금 가면 뒤의 모습을 의심하도록 만들었던 것일까. 레드가 가석방 이후 앤디를 찾아가 해변에서 그를 만나며 이야기는 마무리 되는데, 영화에서 내내 갈망하던 자유를 찾은 두 사람의 모습과 함께 넓은 바다를 보여주며 그들이 이제 누릴 수 있게 된 무한한 가능성과 자유를 보여주는 듯 했다.
<쇼생크 탈출> 논제
1) 교도소 수감자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대비되는 교도소장의 모습은 법의 위반과 도덕적 타락 중 어떤 것이 더 ‘나쁜 사람’을 만드느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도록 한다. 과연 ‘법 위반’과 ‘도덕적 타락’ 중 더 나쁜 사람을 만드는 것은 어떤 요소일까?
2) 레드의 가석방 테스트에서 교도관들이 레드에게서 원했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