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
큰고모 소천 소식 듣고 슬픔 중에 있는 가족들에게
철원서 2박3일 예비군훈련 마치고
홍성의료원으로 달려온 아들
합격소식 갖고 왔다.
장례 마치고 오니
백합향기 가득하고 장미꽃 가득 담긴
커다란 꽃바구니 예쁜 카드 배달되어 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모님의 정성과 보살핌으로
자랑스런 아들, 딸들이
우리가족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수많은 어려움들을
충실한 동반자가 되어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사회 첫 출발을 축하드립니다.
2006년 6월 22일
-0000 000 000-
"축하합니다!"
꽃바구니 전해주는 경비아저씨는
카드 속에 담긴 축하말씀 읽었나보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강원도 길 한걸음에 달려간 외손자
축복 받으며 사회로 내딛는
첫 발걸음
복에 복을 더하사
요셉과 함께 하시며 형통케 하셨던 복 내려주시길
존귀한 도구로 쓰임받기를
좋으신 하나님께 부탁드린다.
3박4일
봄날 아들 결혼식에 다녀가긴 했어도
떠나있던 딸 맞는 기분은 늘 각별해
공항 갈 때면 꽃다발 준비한다
보랏빛 국화로 마음 전했다
한 달 휴가 온 딸 서른 살 기념하려고 여행길 올랐다
모녀가 산뜻하게 동경나들이 나선 건
남편도 전날부터 일주간 쿄토 출장 중
시즈오까 공항서 하코네 이동
오와쿠다니 계곡서 쿠로다마꼬 한 알 먹으며
7년 젊어지길 기대하고
얼지 않는 아시호수서 해적선 탔다
순식간에 구름 걷히더니 후지산 얼굴 내미니
모두가 환호를
밤에 오른 도쿄전망대
63빌딩보다 7미터 낮은 209미터
밤거리 화려하다
호텔서 연박하니 주변은 우리 땅
무지루시료힝 본점 들러 무지하게 많이 보고
뚜벅이로 이세탄 마루이 백화점 나들이
신쥬크역 걷다가 소문난 우동집에서 식사를
천황 일가 사는 황거(고쿄)에 들러
아치형 다리가 물에 비치면 안경 같다는
니주바시에서 사진 박았다
천황 가족 위해 일 년에 200엔씩 세금내면서
천황 위엄 인정하는 나라 학습원 다니는 사람들
평민과도 인연 맺는다
긴자거리 내려 교자만두 얼른 먹고
330년 된 미츠코시백화점 들렀다
아사쿠사는 동경서 가장 오래된 사찰
인사동거리처럼 100여 점포 붙어있어
고구마 간식 맛보고
후지산 오합목(고고메)로 3시간 달려가니
얼핏 지나가는 사슴
화산재더미에 서 있는 나무 단풍잎으로 물들고
간간히 핀 꽃들 향기 올린다
횃불 지펴 오르며 꺼지는 지점이 일 합목
십 합목이 정상인데 관광객들 오 합목에서 하차했다
3시간 넘게 달려 이와타 그랜드호텔에 닿아
2000미터 지하에서 퍼 올린 흑갈색 온천수로
피로 씻었다
시즈오카 차 밭에서 이슬 말리는 풍향계 돌아가듯
사랑하는 딸과
서로를 축복한 행복한 나들이었다
가족여행
묵호에서 한겨레호 타고 울릉도 갔다
바다 위 달리기 2시간 20분
여객선 기다리는 인파 헤치고
피켓 든 관광사 직원 만나다
두 대 밖에 없다는 37인승 버스 타고
9000명 살고 있는 울릉도 육로관광
두 개 신호등, 두 개 주유소
중학교 고등학교 지나 나리분지도 보고
해변 따라 다니다
대아관광리조트호텔에 짐 풀고 해풍 안고 잠들다
케이블 카 타고 독도 바라보고
박물관 들러 옛사람도 만나고
새우깡 즐기는 갈매기들과 놀다가 해변 가요제 구경하다
봉래폭포에선
지금도 발 시린 세 줄기 물 떨어지고
바위틈서 나오는 천연 에어컨도 가동 중
수영장에서 물개 놀이하는 남편과 아들
햇볕 무서워
딸아이와 난 손만 흔들었다.
또 뽑기 할아버지는 번호 뽑기로
설탕물 녹인 과자 주는데
오라비가 뽑아준 제트기와 마징가제트 들고
딸아이 한길도 넘게 뛰며 좋아라한다
뽑기 들고 아이와 사진 박은 할아버지는
딸아이 짐에 끼어 파리로 간다.
호박엿, 젤리, 오징어, 부지깽이나물, 명이장아찌
향 없는 울릉도 더덕
홍합 밥, 약 먹은 소 생등심 허리 살 키우고
3시간 20분 물결 타고 다시 온 묵호항
교환유학생으로
이스라엘과 영국에서 보낸 아들은
여행 끝에 얻은 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은
집이라는 것이다
신혼여행 보내던 날
여행길에 먹으라고
사탕과 초콜릿 든 봉투 건네며
카드에 몇 자 적어 넣었다
아들에게
개구리 펄쩍 뛴다는 경칩날
결혼한 아들에게 박수 보낸다
늘 그리했듯이
하나님과 아빠 엄마의 기쁨이 되고
자랑되는 아들 되기를 기도 하마
즐거운 여행길 되거라
며느리에게
내 모스처럼
포근하고 따뜻한 봄날
우리 며느리 되어준 너에게
주님의 이름으로 마음껏 축복한다
너를 통해 이어질
우리 후손들이
하나님을 경외하며
주님 뜻대로 사랑하며 사는
지혜로운 자손 되기를 기도 하마
즐겁고 행복한 인생길 되거라
며느리 선물
클럽 ES 통영리조트라고 했다
더없이 좋은 봄날
한려수도 일출과 일몰벚꽃 나들이 하시라 권한다
며느리 전화에 냉큼 대답하고 신문을 뒤적였다
'통영미륵도 케이블카 타고 한려수도보기'
아침 7시 30분 버스에 올라 아침을 먹고
잠시 졸다보니 통영이다
충무교 양쪽에 활짝 핀 벚꽃
해저터널 걸으며
조상들 귀히 여기는 일본인 생각했다
케이블카 타고 1975미터 미륵산 오르니
어우러진 섬과 바다 한눈에 들어온다
그렇지. 그러니 100만 명이 벌써 다녀간거야.
한 시간이면 1000명을 나른다는 47대의 케이블카
나폴리항 카프리섬에서 탔던 케이블카 생각났다
일행들과 헤어져 달아공원 지나 수산과학관 올라가니
클럽 E S 리조트 보인다
붉은 해덩이 저녁나절 화려한 몸짓
하늘도 바다도 황금빛이다
하루 해거름 아쉬운지 주춤대더니
붉은 눈자위 이내 바다 속으로 빠진다
일 마치고 내려온 남편 손잡고 산책하니
달님도 따라 온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오션 뷰
원색접시, 밥공기 신혼 같아
이탈리아풍의 인테리어에 갇혀 한밤 지내고
일찌감치 등산했다
수줍게 핀 진달래 눈 맞추고 어깨 낮춰
토끼랑 꿩에게 아침인사 나눴다
통영시티투어 예약하니 수산과학관으로 온 버스
입담 좋고 박식한 기사 충렬사며 향토역사관
세병관 들러 통제사 이야기 술술
한강 있던 거북선 여장부 박경리가 오게 했다며
충무공이순신 이야기 한참이다
어제 갔던 해저터널, 미륵산 다시 올라
멍게비빔밥, 도다리쑥국, 멸치 회 무침 맛있게 먹고
꿀빵, 꼴뚜기, 말린 굴 사들고 고속버스 탔다
14만 명 살고 있는 통영엔
시인, 소설가, 음악가, 화가, 조각가 인재도 많아
한산대첩, 섬 문화, 국제음악제 축제도 많다
김춘수, 김용익, 박경리, 윤이상 살던 곳이니
미련이 남아 가끔 기웃거려야지
며느리가 마련해 준 특별한 여행
밤늦게 닿은 반포터미날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