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사기죄로 3년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의뢰한 여자분이 있었습니다.
항소심에서 형을 더 깎아줄 자신이 없다고 하자 다른 변호사님을 선임하였는데 상담과정에서 마음에 들었는지 그뒤로도 자주 연락을 하고 사무실에 찾아와서 인생상담도 하여 기억에 남는 의뢰인입니다.
이 의뢰인의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 둘을 키우며 살고 있던 의뢰인은 여자 혼자 몸으로 세상을 살기가 힘들자 사기로 돈을 모아 편하게 살기로 마음을 바꿔 먹고 부동산투자를 한다면서 여유자금이 있는 부인들을 접촉하여 함께 부동산 투자를 하자고 하고 피해자 3명으로부터 각자 10억원씩 30억원을 모아 자신이 관리하다가 어느날 피해자들에게 다른 사기꾼에게 모은 돈을 모두 사기 당했다고 하면서 돈이 없다고 뻗댔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돈으로 10억짜리 모텔 2개, 평택에 토지 8,000평을 10억에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사두고 관리하였습니다.
피해자들의 고소로 조사를 받게 되고 결국은 사기죄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갑상선 암으로 수술을 받고 아이 둘을 혼자 키우고 있는 사정 등을 제시하면서 판사에게 읍소한 결과 1심에서 당시로는 드물게 피해금 10억원에 1년씩 3년의 형을 선고받은 것입니다.
항소도 상고도 모두 기각되고 청주여자교도소에서 3년을 꼬박 복역한 뒤 출소해보니 20억원을 주고 산 모텔 2개는 아직도 그대로 20억원인데 10억원을 주고 산 평택토지는 미군기지가 들어서게 되어 땅값이 올라 140억원이 되었습니다.
모텔과 토지를 모두 매도하여 양도세도 포탈하고 현금으로 챙겨 입금한 통장을 들고 3년여만에 사무실에 나타난 의뢰인은 100억원이 넘는 돈이 입금된 통장을 보여주며 “변호사님 이제 나 무시하지 말아요”라고 자랑을 하였습니다.
피해자들에게는 돈을 갚아주었느냐고 물었더니 아직 안갚아주었다면서 구속되어 3년을 살고 죄값을 다 치렀는데 왜 갚아주어야 하느냐고 되물어 이제 큰돈을 벌게 되었는데 피해자들의 돈이 씨가 되어 번 것이 아니냐? 원금이라도 갚아주는 것이 도리라고 설득하였더니 피해자들을 찾아가서 10억짜리 수표를 1장씩 던져주고 “네년들 때문에 3년간 고생했는데 이제 피해금을 모두 돌려주겠으니 원망하지 마라”고 큰소리를 치고 왔다고 하였습니다.
그 의뢰인에게 이제 큰돈이 생겼으니 서울의 강남으로 이사해서 지금까지의 생활은 청산하고 환골탈태하여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라고 조언하였으나 그말을 듣지 않고 그동안 살아온 안양에서 전에 만나던 사람들과 새로 교도소에서 사귄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내더니 어느날 수심이 가득해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상의하는 내용인즉 딸이 사귀던 남자가 군에 입대할 나이가 되었는데 남자가 군에 가기 싫어하고 딸도 헤어지기 싫어해서 자기가 수소문해서 군면제를 전문으로 하는 정형외과의사를 찾아 경비를 주고 허위진단서를 받아 군입대를 면제받았는데 그후 그 의사가 수사를 받고 구속되자 병무청에서 그 의사의 진단서로 면제된 사람을 모두 불러 재검을 하고 딸의 남자친구도 결국 입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입대면제를 받기위하여 들어간 돈이 1억원 정도 되는데 남자친구의 아버지에게서 2억원을 받아 자신이 1억원을 가지고 나머지 돈을 경비로 써서 면제를 시켰고 남자친구의 아버지는 이제는 자신이 지급한 2억원을 모두 돌려달라고 하고 있으며 그돈을 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하여 예비사돈지간에 대판 싸움을 하고 왔다는 것입니다.
그 의뢰인에게 이제 큰돈을 가지고 있는데 그쪽에서 원하는 돈 2억원을 모두 돌려주고 합의하면 되지 무얼 고민을 하느냐고 했더니 자신이 경비로 쓴 1억원은 돌려줄 수 없으며 그 남자친구의 아버지가 아들의 군면제를 위해서 자신에게 매달리고 부탁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자기를 부로커, 사기꾼 취급을 하면서 인간적 모멸감을 주었기 때문에 감정상 그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흥분하면서 돈을 돌려주지 않고 해결할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피해자가 원하는 돈을 모두 돌려주고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는 뜨뜻미지근한 변호사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다른 변호사들을 여러명 섭외하며 쫓아다니더니 결국은 피해자의 고소에 의하여 사기죄로 구속되고 검찰에서, 보석으로, 집행유예로 석방시켜 준다는 변호사들의 꼬임에 넘어가 변호사 비용만 수억을 쓰더니 결국 피해금액 전액을 공탁하고도 2년의 형을 선고받고 교도소로 넘어갔습니다.
주변의 친구들에게 그 의뢰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그만한 돈을 벌 수 있다면 자기도 한 3년 감옥에 다녀와도 되겠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유한한 인생의 황금기 젊은 시절을 아무런 명분도 없이 감옥에서 썩는다는 것은 천금을 준다고 해도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그 의뢰인은 큰 대가를 치르고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아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는데 왜 내 제의를 거절하고 또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서서 그 많은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감옥에서 허송세월을 하게 됐는지 지금도 의문입니다.
첫댓글 ㅋㅋ 무지 재미 있네여~~ 평안하세요~~!
재미있지? 넌픽션이 픽션보다 더 애절하다네. 모든 법조인들은 이러한 재미있는 사연들을 최소 한두개씩은 다 가지고 있는 법인데 공변을 비롯한 우리 젊은 회원들도 보따리를 이 까페에 풀어놓고 까페를 좀더 재미있고 풍성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