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물길을 건너지 않고 산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산줄기를 백두대간이라고 알고 있다. 지금이야 도시화가 이루어져서 백두대간 선상에 밭도 있고 마을도 있지만 옛날 옛적에는 그런 것이 있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약 1400km의 길고 긴 거리를 걸어야 하지만 현제 북쪽 방향은 갈 수 없으니 남쪽 구간의 산줄기를 걷게 된다면 대략 740km 정도를 걸어야 할 것이다.
난 백두대간 정맥 기맥 지맥을 모두 걸어 봤으니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게 되지만 일단은 민생고를 해결해야 할 것이고, 잘하는 것 하나 없지만 후진 양성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백두대간 팀과 지맥 팀을 모집해 보지만 워낙 장거리 산행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서로 눈치만 보는지 호응들이 없고 그래도 진행은 시켜야겠다 싶어 백두대간을 먼저 시작을 한다.
내가 직접 산행에 참여하고 싶지만 이번에는 산행이 아닌 산행하시는 분들이 산행을 잘 하실 수 있도록 요소요소에서 지원을 해주기로 하고 팀을 꾸려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첫 구간은 지리산 중산리에서 시작해서 진부령으로 북진을 계획하고 시작을 하려 하지만 하필 출발 전날에 눈이 많이 와서 걱정이다. 혹시 몰라 지리산 탐방센터에 전화를 해보니 주능선이 폭설이 와서 통제되어 버렸다고 한다. 언제쯤 풀릴지 알 수 있는지 확인을 하니 눈은 치울 수 없고 쓰러진 목책만 보수를 하는 선에서 통제를 해제한다고 한다. 다시 성삼재 쪽 지리산 탐방센터에 전화를 하니 낮은 곳은 비가 왔지만 성삼재에 올라올 수 없다고 한다. 구례군에서 성삼재 올라오는 길과 정령치 올라오는 길을 막아 둬서 올라올 수 없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코스를 변경해서 고기리(고촌마을)부터 산행을 시작하기로 팀원분들과 이야기를 해서 결정을 하고 고기리(고촌마을)로 향한다.
새벽 2시가 넘어 도착을 했지만 어둠 속을 너무 걸을 것 같아 차에서 잠시 쉬게 하고 4시가 다 되어 출발을 하시라 말씀을 드린다.
백두대간 첫 출정을 시켜 드리고 잠시 쉬었다가 주촌마을이 궁금하기도 하고 노치샘 물맛도 그리워서 주촌마을로 향한다.
내 혀가 감별사도 아니고 역시 물맛은 그냥 물맛 이더라..
노치샘에서 물맛 살짝 보고 여원재로 향한다.
수정봉을 크게 돌아서 도착한 여원재는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상태 잠시 차에서 꾸벅 거리고 있자니 백두대간 하시는 분인지 인증을 하고 계셔서 차에서 내려 사진도 찍어 드리고 추운데 차에서 잠시 쉬어 가시게 하다 보니 대간 팀이 내려오신다. 여원재에서 식사하기는 어중간해서 매요 마을에서 식사하기로 하고 보내 드린다.
예전에 첫 백두대간을 할 때 추억이 있다.
고남산을 내려서면서 통안재에서 매요 마을로 가야 하는데 실수로 임리 마을로 내려와서 한참을 돌고 돌아 매요 마을로 복귀한 추억이 있다. 그 생각이 나서 통안재로 올라가 보고자 가보지만 통안재로 올라가는 길은 눈이 수북하게 쌓여서 올라설 수가 없어 헛바퀴 도는 차를 겨우 돌려서 매요 마을로 향한다.
임리마을 옛 추억 속에 그 모습은 그대로 남아 있다.
산에 대해 잘 모르던 시절 아스팔트 도로를 걷고 걸어 매요 마을로 복귀하던 때
정말이지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지금 차로 돌아 보니 몇 km 안되더라.
도로 따라 대간 길 걷는 맛도 좋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산속에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지원은 아직 적응이 더 필요할 것 같구나.
일출은 점점 붉게 물들어 중천을 향하고 차량은 매요 마을에 접어든다.
가는 지역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살아가는 행동양식에 따라서 정자, 집 지붕의 구조들이 제각각이다.
전라도 지역은 정자에 섀시로 문을 달아 보온에 신경을 쓴 곳들이 많이 눈에 띈다.
여름엔 모기장 덕분에 모기도 피하고 참 잘 지어진 듯싶다.
마을회관 앞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 두고 마을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한 바퀴 돌아본다.
매요 휴게실 할머님 잘 지내시는지 궁금해서 들여다보지만 인기척도 없고
빈집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조용하기만 하다.
일요일이 아니라서 교회 가신 것도 아닐 것이고...
정령치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매요마을 앞마당 전경이 된다.
대청마루에서도 즐길 수 있는 바래봉의 뷰라니...
1963년 개교해서 1994년도에 폐교할 때까지 1,534명을 졸업시킨 문성 국민학교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이렇게 저렇게 마을 곳곳을 둘러보다 보니 심심하기도 하고 지금쯤이면 어느 정도 역으로 가다 보면
만날 것도 같아서 운동 삼아서 역으로 고남산을 향해 간다.
약 2km 정도 가다 대간 팀을 만나 매요 마을로 복귀해서 먹고 쉬게 한 뒤 복성이재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고남산 진행하는 동안 어제 온 눈이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앞선 선답자도 없어서 러셀 산행을 하였다고 한다.
많은 눈으로 인해 계속되는 러셀에 대미지가 축적되면 많이 힘들 텐데 걱정이 앞선다.
올 때가 지났는데 오지를 않는 분들 왜 안 올까 싶어 전화를 해보고 싶지만 눈 산행에 힘든데
전화나 톡을 하면 더 힘들듯 하여 꾹 참고 기다려 본다.
내가 예상한 시간보다 한 시간 이상 늦게 도착한 분들 눈이 무릎까지 쌓여서 러셀 하는데
엄청 고생을 하셨던 듯 온몸이 땀으로 흥건하다.
복성이재에서 뭐라도 드시고 가시면 좋을듯한데 지체 없이 움직이려 한다.
아무래도 그렇게 되면 힘들 텐데, 매봉, 봉화산, 광대치, 월성산, 중치까지 길이 만만치 않은데
하지만 바로 움직인다고 하니 조심히 다녀오시라 할 수밖에..
그렇게 보내 드리고 중치에서 내려서는 지지대로 가던 중
매봉 주차장에 들렸다가 운동을 안 하니 속도 더부룩하고 해서 매봉에 잠시 올라선다.
대간 팀은 벌써 지나갔는지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고 잠시 조망을 즐기며 조망을 감상한다.
그리고 그들이 지나고 있을 법한 봉화산 라인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매봉 쪽 눈 상태로 봐서는 봉화산과 중치까지의 길이 심상치 않을 듯싶은데 잘들 걸어 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그렇게 두 분을 보내고 지지 터 널 지나 한가로운 공터에 차를 세워두고 어둠 속에서 두분을
기다리는데 광대치 못 미처서 연락이 온다.
광대치로 올라올 수 없는지 묻는다.
어떻게든 가보려고 산을 빙 돌아 도착해 보니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다.
혹시 중치 고개 쪽으로도 갈 수 있을까 싶어 올라가 보려 하지만 이곳도 올라설 수는 없고
그래도 지지 터널 있는 곳이 가장 안전하고 가까울듯하여 힘들더라도 지지 터널 쪽에서
만나자 하고 다시 지지 터널로 향한다.
예상시간을 두어 시간 이상 훌쩍 넘겨 도착한 두 분의 모습은....
넘어가지 않을 테지만 억지로 먹여서 쉬게 한다.
내가 걷는다면 편하겠다는 마음이지만 마음 독하게 먹고 어쩔 수 없다 마음먹고
새벽 3시 반쯤 다시 그 혹독한 눈밭 속으로 밀어낸다.
어둠 속 그들을 밀어내고 무룡고개에 도착해서 뒤척이다 깜박 졸았는데 날이 밝았다.
시간상으로는 벌써 영취산을 지났을 시간 전화를 할까 톡을 할까 하지만 산행에 방해될까 싶어 참는다.
몸도 마음도 찌뿌둥해서 영취산이나 올라볼까 싶어 영취산에 오른다.
거의 다 오를 즈음 연락이 온다.
영취산에 도착했다고..
헉..
벌써 지나갔어야 하는데 이제야 영취산에 올랐다고요.
영취산에 도착하니 두 분이 계시고 날이 밝으니 생기들을 찾았는지 목소리에 활력들도 넘친다.
지금 도착을 했다는 것은 새벽에 고생고생 많이 하셨다는 건데...
차마 여쭙기도 미안해 있는데 알아서 자진신고들 하십니다.
쭉 흘러나오는 영웅담? 고생담?
지지 터널부터 중치를 지나 백운산 영취산 구간에 사람이 안 지나가서 길이 없어졌다네요.
안 봐도 비디오처럼 스쳐 지나는 영상들...
일단 무룡고개에 내려가서 라면이라도 드시고 가라 했지만 육십령에서 보자시며 걸음을 옮긴다.
두 분을 보내고 나서야 영취산 조망을 눈에 넣어본다.
그리고 그것도 잠시 후다닥 튀어 내려와 육십령을 향한다.
무룡고개에서 내려서 다 본 차량 통행제한 안내판
눈이 많았다면 이곳도 통제되어 갈 수 없었을듯하다.
육십령으로 향하던 중 대곡 관광지에서 논개와 잠시 이야기 나누고
육십령에 도착해서 여기저기 구경 하다 보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육십령을
지나치기도 하고 내려서서 사진도 찍는다.
한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시그널 이어서 다가가 보니 등산 이야기 백두대간 3기 팀이다.
그곳에 계시던 분 중 한 분이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오늘 새벽 황점 마을에서 시작해서 영취산까지 진행하신다고..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보내 드리고 올 시간이 다 된듯하여 또다시 역으로 올라서다
만난 두 분 끝나는 시간이 되다 보니 활력이 넘친다.
이 기세면 남덕유산도 훌쩍 넘을듯싶더라..
농담 삼아 덕유산 넘어 빼재서 볼까 했더니 바로 콜이 날아오고 하지만
과유불급 여기까지만 합시다
만류를 하고..
두분 백두대간 첫 구간 무사히 마무리 하심을 축하드립니다.
내가 왜 안도의 숨이 내쉬어지는 걸까..
내가 산행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산행한 것보다 더 힘들더라는..
육십령 식당은 예전에 있던 건물이 없어지고 새 건물로 탈바꿈해서 주인이
바뀌었나 싶었는데 사장님께 여쭤보니 따님 이 시라고 하신다.
먹음직스러운 버섯불고기 전골을 시켜 두고 화장실에서 찬물로 대충 마감을 하고
백두대간 첫 번째 출정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눈 속에 고생고생 생고생하신 두 분 수고 너무 많으셨습니다.
차라리 내가 눈 속 러셀 산행하고 말지 기다리는 거 이거 이거 쉽지 않네요.
첫댓글 산길이 아닌 도로로 백두대간을 하는
색다른 경험일듯 합니다..
산정에 얘기도 로드에 얘기도
아마 좋은 추억의 free 대간이 될듯 싶네요
산에서 생활하면 더 좋을것같네요.
사회 생활 하려니 더 복잡하고 힘들어요.
로드 따라 가는 이야기는 너무 뻔해서
후기를 쓰지 말까 생각도 했었는데
그래도 안쓰는것 보다는 좋지 않을까
싶어서 몇자 끄적거리네요.
ㅎㅎ 다대장님이 후진양성 중이신 대간길 이군요~
별하선배님과 번갈아 산행<->지원 ㅎ
글 읽는 내내 자식을 바라보는 걱정가득 부모 마음이 흠뻑 묻어나공..
4차대간 때 빼먹은 땜빵 두 구간 다대장님 지원 받음섬 가볼까도 생각이 들었네욥^^
매주 이어지는 빡씬 일정에 저의 시간이 맞춰질라나..??ㅜ
졸업까지 홧팅임다용^^
뭐 후진 양성 이라고 까지 하기에는 좀 뭐하지만
딱 들어 맞는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서 ㅎㅎ
아직은 산행 초보 분들이시니 걱정이 안될수 없죠
그래도 체력도 되고 트랙도 곧잘 보니 한시름 놓기는 하죠.
울 영기형이 빵구난 구간이 있었나?
오신다면 언제나 대환장 환영이쥬~
시간 맞추는것이야 마음만 있다면 맞춰 지것쥬~
산행보다 더 힘든 게 지원이라고 하는데...
너무 무리하게 몰지말고 체력 안배하면서 안전하게 진행하게끔 지원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다 알아서 하시겠지만 걱정이 앞 서는 건 왜인지...
고생많으셨습니다...
육체적으로는 산행이 더 힘든듯 하구요.
정신적으로는 지원이 더 힘드네요 ㅋㅋ
제가 워낙에 한번 시작하면 밀어붙이는 스타일
이다 보니 염려 하시는것도 당연 하시죠.^^
그래서 저도 두분 산행 하는거 봐가면서 탄력적으로
즐기면서 진행 할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산행에 질려 버리면 산이 보기 싫어 지거든요 ^^
대장님 지원에, 운전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모쪼록 안전하고 즐거운 발걸음되시길 바라봅니다. 함께 걷지 못한 송구함이 있지만, 언젠간 꼭 다시 뵐 수 있겠지요.
안전하고 즐거운 발걸음하셔요!!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조르바대장님
누구든 사연 없는 사람은 없듯이 서로 여건이 안되면
어쩔수 없는 상황은 있죠..
하지만 일구이언은 좋지 않습니다.
내가 한말은 언제든 돌고 돌아 그것이 나에게 돌아 옵니다.^^
조르바 대장님도 즐거운 산행길 되세요.
@다류(대장) 네, 대장님께서 해주신 충고 명심하겠습니다. 운전에 지원이 고되실텐데, 안전하게 잘 다녀오시길 바라겠습니다.
다류대장님~~
두 분 지원하면서 사진과 글로 설명해주시는 대간길 주변 마을과 그곳에서 바라보는 대간길 라인이 색다른 시선으로 다가오네요.
운전하면서 지원하고 산속으로 마중나가고...
체력관리 잘 하셔야겠네요.
아무쪼록 대간 졸업할 때까지 세 분 모두 무탈한 걸음 하시길 빕니다.^^
준기선배님^^
좀더 많은것을 보고 듣고 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슬쩍 옆동네도 들여다 보고 싶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때가 많네요.
체력 관리 잘해야죠.
그래야 여기저기 쫄방쫄방 잘 돌아 다닐수 있겠죠 ^^
조만간 한번 뵈야죠 준기선배님^^
대장님 첫구간 맘고생많으셨죠...
산아래에서의 애타는 기다림의 시간이
어떤맘인지 알기에......죄송한마음과
감사드리는 마음이 하늘땅만큼보다
더 많이 많이 크답니다.
대장님계신곳을 목표로 두고 꾸준히걷다보니
육십령에 서있더군요^^"
저두 요즘 놀라고있는중입니다.
제가 60키로를 걸어낼줄은 몰랐거든요...
이 모두가 대장님 덕분입니다^^
끝점에 서는 그날까지 잘 부탁드려요^^
지원시작하시기전에 계획하신대로
대장님만의 시간을 만드실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당^^
별 말씀을요.
제가 산행 할때 별하님 께서도 산아래 그곳에서
마음고생 많이 하셨을 텐데요..
서로 피장파장이죠 뭐 ㅋㅋ
목표점을 가지고 걷는다는 것은 참 잘하신 겁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한걸음 한걸음이 좀 가볍게 느껴
지실거에요.
너무 먼 목표를 잡고 가는것 보다는 당장 내가 갈수
있는 최소한의 목표를 하나하나 잡고 완성해 가시다보면
60km든 100km 든 지척지간이 되실겁니다.
어느정도 안심이 될때쯤이면 제시간을 만들어 가도록
할게요 .
너무 걱정은 마세요.
대장님 수고하셨습니다 졸업식 까지 잘부탁 드립니다
별말씀을요 이규식님
백두대간 졸업식 까지만 해드리면 될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