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일) : 후르가다>
일요일이다. 아랍은 금요일이 쉬는 날이다. 7시에 김 선생님 커플과 미역국에 밥 말아먹고 커피 한잔 부지런히 마시고 인사하고 나오니 7시 반이다. 20파운드에 흥정하여 외곽에 있는 버스 터미널에 가니 8시가 좀 못 되었다. 알아보니 8시 15분이 아니라 8시 반이라고 하는데 버스는 8시 50분에 나타나 9시에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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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르가다에서 샤름 엘 세이흐로 타고 간 페리>
룩소르-사가라-후르가다를 6시간 반 만에 도착하여 가이드북에 나온 대로 해피 홈과 해피 랜드를 찾았는데 빈방이 없거나 너무 후진 방이라 냄새가 났다. 약 30분간을 찾아 헤매다가 사가라로 가서 골든 호텔에 60파운드를 주고 자기로 했다. 페리는 250파운드를 내고 예약을 했다. 전에는 40$를 받았다고 하는데 요즘은 달러를 안 받고 파운드로 받는단다.
저녁을 먹으러 밖에 나와 보니 이 곳 후르가다는 이집트가 아닌 지중해 휴양도시에 온 느낌이고 도시가 화려하고 사람들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길거리에는 관광객들로 붐비었다. 저녁으로 작은 피자를 25파운드에 시켜서 먹고 좀 부족하여 맥도널드에 가서 햄버거를 25.5 파운드에 주문해서 먹었더니 살만하였다.
호텔에 들어서니 지배인이 패리 티켓을 가져다준다. 내일 아침 9시 30분 출발해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고 한다. 내일은 패리를 타고 샤름에 가서 버스를 타고 다합에 가면 된다.
룩소르에서 후르가다까지 오는데 평지보다는 산이 많았다. 어쩌다 풀 한 포기가 보일 뿐 거의 식물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삭막한 바위산들이었다. 이집트의 80%가 쓸모없는 바위산이거나 사막이라니 땅은 넓지만 생산물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니 이집트인들이 어렵게 살고 있다. 관광수입으로 나라의 재정을 충당할 정도이니 얼마나 힘든 상황인가?
그런데 세계가 점점 사막화 되어가고 있단다. 문제다.
<1월 7일 (월) : 후르가다-샤름-다합>
여행의 1/3이 지나가고 있다. 정신없이 다닌 것 같다. 낭비 없는 시간을 만들려다보니 바쁘게 움직인 것이다. 오늘도 6시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7시에 호텔에서 나왔다. 선착장까지 지도상으로는 얼마 안 되어 걸어가기로 했는데30분 정도를 걸었다. 표를 예약 했어도 기간이 1년이라 티켓 사무소에 와서 여권을 제시하고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8시 20분이 되니 티켓 확인을 하고 패리 입장을 시킨다. 2시간 반 만에 샤름 엘 세이흐에 도착을 하였는데 승객은 배에 기다리고 직원들이 나와 먼저 짐을 부두에 질서정연하게 내놓는다. 다음에 승객이 나와서 자기 짐을 찾아가는 방법인데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메일 게이트로 나가는데 “다합”하고 미니버스가 호객 행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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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합의 한가로운 모습>
40파운드 달라는 것을 30파운드를 주고 탔는데 한 시간 반 만에 다합에 도착 비쉬비쉬 캠프에 내려놓는다. 원래는 세븐헤븐에 가려고 했는데 그냥 여기서 자기로 했다. 싱글 30파운드였는데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스노쿨링을 30파운드에 하기로 했는데 바람이 예상보다 강하고 추워서 생각 끝에 안 하기로 하였다. 우연히 아스완에서 만났던 이양을 여기서 만났다. 오늘 오전에 스노쿨링을 했는데 너무 추워서 혼났다고 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요르단에서 온 배낭 객들을 만나 요르단 정보를 많이 구했다.
<1월 8일 (화) : 다합>
오늘은 여유 있게 보낸다고 늦게 일어나려고 했는데 늘 일어나는 시간 6시 경에 일어났다. 6시 10분경에 부지런히 나가 일출을 찍었다. 10분만 늦었어도 못 볼 뻔했다. 들어와서 어제 산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나갔다. 해안에서 동쪽으로 계속 걸으니 아침 햇살이지만 이마가 따가웠다. 그래도 안 가본 곳은 가 본다는 생각에 끝까지 걸었는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번엔 반대로 걸어서 어제 걸었던 해안을 걸었는데 오전이라 조용하기만 했다. 인적도 드물고 관광객은 한두 명 지나갈 뿐이었다. 해안은 전부 보도를 깔았는데 S자 무늬가 지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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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합은 다이브, 스노쿨링, 요트 등 물놀이를 저렴하게 할 수 있는 곳>
12시경에 비시비시로 오다가 코사리 집에 들렀다. 코사리는 이집트 서민 음식으로 쌀, 파스타, 콩을 넣어서 만든 음식인데 직접 만든 것이라 거부 반응 없이 맛있게 먹었다. 라지는 5파운드로 850원 정도이다.
낮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안 온다. 이렇게 지루하게 보내는 여행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합은 물놀이 그러니까 스노쿨링이나 다이빙을 하지 않으면 그냥 해안을 거니는 일밖에 없다. 다합에는 스쿠버다이빙 숍이 많이 있다. 오후가 되니 바람이 더 세게 분다. 바다에는 요트와 다이빙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다. 바람이 많이 부니 요트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질주한다. 다합의 상가는 화려하다. 일반 기념품도 팔고 있지만 해산물을 요리하는 식당도 많이 있다. 세븐 해븐에 있는 한국인 다이빙 강사인 윤 강사가 지나가다 나를 보고 저녁 식사를 저기에서 하라고 안내를 해 준다. 가보니 치킨세트메뉴인데 치킨 반 마리와 쌀밥, 야채, 수프 등이 나왔는데 13파운드라 저렴했다.
들어와서 내일 갈 준비를 했다. 내일은 하루 종일 줄서고 기다리고 타고 하는 힘든 시간이 될 것 같다. 페트라까지 가야하니 그렇다. 지금 8시인데 밖은 나가기 싫고 가이드북이나 읽고 자야겠다.
<1월 9일 (수) : 요르단 건너가기>
아침에 체크아웃하고 여권을 받은 후 버스 스테이션까지 5파운드로 갔다. 시간이 9시가 좀 넘어서 10시 30분까지는 긴 시간을 터미널에서 기다려야 했다. 누에바 행 버스가 들어오기에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다. 비시비시에서는 30파운드를 달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16파운드가 들었다. 누웨바에 도착하여 보니 12시가 다 되어 바쁘게 티켓 오피스로 달려가 60$에 50파운드를 내고 표를 끊어서 달려가니 현관을 통과시켜준다. 출국장에 가니 많은 이집션이 있었지만 관광객이 다가가니 우선적으로 배려하며 앞으로 보내준다. 몇 번의 실수를 거듭하면서 수속을 다 밟았다. 12시 반이 아니라 3시 출발이란다.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다합에서 만났던 이양을 만났다. 먼저 출발했지만
타바까지 갔다가 되돌아 왔단다. 그리고 감기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단다. 대합실에서 서울 우면동 교회에서 온 성지 순례단을 만나서 얘기를 하던 중에 가는 곳이 같다면서 페트라까지 차를 무료로 태워준다는 말에 야호! 하였다.
4시 50분에 출발한 배는 6시 40분에 도착을 하였는데 어두워진 저녁이라 바쁘게 수속을 밟아 성지순례단과 합류를 했다. 교통편이 해결되니 마음이 편안했고 경비도 절약할 수 있었으니 기분이 좋았다. 일행들도 우릴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행사를 진행하였다. 약 2시간 만에 선 리조트에 도착을 하였는데 성지 순례단은 리조트에 숙소를 정하고 우리는 리조트 승용차를 타고 3디나르(1디나르=1,357원)에 발렌타인 호텔로 갔다. 6디나르에 방을 배정 받고 짐을 정리하고 저녁을 먹으로 밖으로 나갔다가 샌드위치를 사서 먹고 빵을 사러 갔는데 이 아저씨가 또 바가지를 씌운다. 다시 들어와서 리셉션에 갔다가 혼자 여행 중인 대학생 신호준 군을 만났는데 페트라 유적지를 멋있게 입장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의논을 하자고 한다. 세 사람은 그렇게 좋은 방법으로 하기로 하고 12시가 넘어서 일이 끝났는데 금새 잠이 들었다.
<1월 10일 (목) : 패트라 유적지>
새벽 3시 50분이 되자 노크 소리가 들린다. 얼른 준비하여 리셉션을 통과하여 나가려니 지키는 아저씨가 불만을 제기하다 겨우 문을 열어준다. 한 순간 마음이 그랬지만 이왕 나온 것 새벽을 가르며 매표소를 4시 50분에 통과하였다. 6시에 입장이 시작되니 매우 이른 시간에 매표소를 통과한 것이다. 사실 배낭 여행자에게는 21디나르는 큰돈이라 대학생들은 아끼려는 마음에 이렇게 일찍 들어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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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 협곡이 끝나는 부분에 갑자기 나타나는 카즈네>
어느 정도 들어오자 오른쪽으로 제법 큰 동굴 같은 것이 있어서 거기서 한 시간 반을 추위에 떨면서 기다렸다. 신 군은 대학교 4학년 학생인데 여행을 오면서 겨울 준비를 안 해와 반바지에 얇은 옷을 입고 있었다. 내가 가지고 간 방한 의류를 입으라고 하였더니 고맙다고 하며 입었다. 6시 반이 되자 경상대학교 성지 순례단 40여명이 입장하였다. 우린 자연스럽게 합류하여 페트라 여행을 시작하였다. 페트라는 자연적인 환경이 아름다운데 거기에다 인간의 손길이 닿아 아름다움을 빚어 낸 것이다.
아침을 거르고 강행하는 여행에 다들 지쳐서 각자 가지고 온 빵을 내 놓고 나눠 먹었다. 시크 계곡을 지나 카즈네를 보며 감탄하고 원형극장을 보면서 먼 옛날을 상상하며 걸으니 오른 쪽으로 왕족의 무덤이 절벽에 보인다.
희생의 높은 궁전에 가는 길은 계속되는 오르막인데 당나귀가 사람이나 짐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한참 오르면 수도원이 나타나는데 카즈네 보다는 작지만 그 외형은 아름답다. 더 오르는데 짙은 안개가 앞을 가로막았다. 혹시나 사라지지나 않을까 기대하면서 정상까지 갔는데도 안개는 사라지지 않았다. 아름다운 절경을 더 볼 수 없는 아쉬움을 갖고 내려오니 이제야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었다. 내려오는 도중에 배가 고파서 이양이 가지고 온 아에시를 먹었는데 세찬 바람과 안개, 빗방울로 더 머물지 못하고 부랴부랴 내려왔다. 몇 번을 봐도 아름다운 페트라였다.
오후 2시가 되어 나왔으니 9시간 넘게 걸어 다닌 것이다. 지친 다리에 택시를 타고 숙소에 들어오니 도미토리로 배낭이 옮겨져 있었다. 3디나르니까 옮겨달라고 하였던 것이다. 한 시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나 슈퍼에 가서 라면을 사와 주방에서 만들어 먹었다. 밤지기 아저씨는 계속 불만을 표출한다. 저녁은 4디나르를 주고 발렌타인 호텔에서 뷔페를 먹었는데 먹을 만 하였다. 도미에 들어와 내일의 여정을 의논하였는데 신 군은 암만을 거쳐 이스라엘로 간다고 하고 이양과 나는 와디럼 사막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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