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LG 정유 주관으로, 동화프라임(주)와 한국EnE에서 LG 셀프 주유기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도 만들지 않은 새로운 방식으로 SELF 주유기를 창조해 내는 것. 그것은 힘든 도전이었습니다.
요즘이야 코흘리게 애들도 가지고 있는 터치스크린 휴대폰이지만, 당시엔 터치스크린을 주유기에 탑재하는 것은 혁명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동화프라임(주)는 다년간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여 셀프 주유기를 수 차례 만들어서 출시를 했는데요.
영수증 프린터의 내구성이 부족하던 점, LCD 디스플레이 소자가 없던 시대라서 셀프로 주유하려면 옆에 주유소 직원이 서서 설명을 해야만 하는 것이었죠.
<터치스크린>
동화프라임(주)은 다년간의 경험에 의해 화면이 강화유리여야 한다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우산 꼭다리로 화면을 찔러버리는 손님이 등장하면 터치스크린이 찢어져 버리는 현상이 있으니까요. 당시 가장 강한 강화유리이면서 터치위치도 가장 정밀한 터프터치 제품이 탑재되었습니다.
<동영상>
동영상 재생할 프로세서가 별로 없었죠. 요즘이야 손바닥에 들어오는 휴대폰에서 동영상이 재생될 만큼 프로세서의 성능도 ARM 사의 기술이 발전하고 CPU 제조 기술이 30나노미터에 이르니 적은 전력으로 재생이 되지만. 당시 펜티엄2 프로세서가 주력이던 시절이라 쿨러가 달려야 하고, 쿨러는 주유기 내에서 오래갈 수 없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죠.
<프로세서>
산업용 컴퓨터는 펜티엄2보다 성능이 훨 떨어지는 상황이라 산업용이 더 안정성은 좋은데 목적하는 성능을 낼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경쟁사 EnE에서는 산업용 보드를 선택했습니다. 부품 가격도 높았고 안정적이었습니다. 성능이 좋지 않았죠. 동화측에서는 산업용 보드까지 들어간 제품은 시장 가격에 맞출 수 없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용산에서 90년도 부터 용산에서 컴퓨터 판매를 하던 난, 시간이 가면 더 나은 프로세서가 등장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일단 동작하게 설계하고 향후 보드를 저발열 고성능 제품이 나올때 꼽기만 하면 호환이 되니까.
동화는 납기 예정일을 알고 있었고, 무엇을 택해야 개발이 되고 생산되는지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모두 LG측에 알려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알려준다고 떠들어도 개무시되곤 했습니다. LG영업측이 동화를 그 이전부터 매우 미워했고, 동화 없이 개발이 진행되길 희망했습니다.
<설치 후 경과>
동화의 제품은 여름엔 발열 문제로 인해 쿨러가 열심히 돌아가야 했는데, 직사광선을 받는 주유기는 온도가 높아서 화면이 보이지 않기까지 했습니다. 차가운 겨울 바람에도 CPU의 발열로 인해 주유기 내부는 따뜻함을 유지 할 수 있어 잘 동작했고, 겨울과 여름을 견딘 부품들의 사용으로 안정적이었죠. 주유기의 기본기인 핵심 유량부분을 기존에 검증된 부품으로 사용했고, 이것이 적중했던 것입니다.
EnE 제품은 겨울에 얼어 죽었습니다.
지금이야 말해도 되겠죠. 14년 넘은 일이니, 9800원 정도에서 천원 멈춤 버튼을 누르면 10000원에 멈춰야 하는데 10000원에 갔다가 다시 9800원으로 내갔다가 다시 10000원이 되는 오동작이 발생했습니다.
사실상 판매가 가능한 제품은 동화가 만든 SELF 주유기 뿐이었습니다.
<시장 반응>
폭발적으로 좋았습니다.
LG에서 몇 군데의 주유소에 시범 설치를 하고, 이쁘고 젊은 아가씨들이 이쁜 복장을 하고 주유소에 상주해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LG정유에서 직영을 하는 것이라 기름도 LG에서 직접 주었고, 가짜 기름도 아닌 정품을 저렴한 가격에 넣을 수 있었고, 단가도 저렴했습니다.
값싸게 기름을 넣을 수 있었고, 이쁜 아가씨들이 도와주니 불평이 없었죠.
주유소장님은 주유원을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라 했습니다. 사람 구하고 그놈들 신경쓰느라 머리가 아팠는데 이젠 사람이 없으니 편하다는 것이죠.
<14년이 지난 동화의 SELF주유기>
이미 판매중인 주유기를 열어볼 기회가 있어서 보았습니다. 부품들도 많이 달라졌고, CF메모리 카드를 HDD처럼 해서 충격으로 인한 고장을 원천 봉쇄한 점이 좋아 보였습니다.
프린터나 카드 리더기도 많은 발전을 했더군요. 프린터도 전문 프린터 업체의 제품을 그대로 적용해서 수리와 교환이 원활하게 하여 주유소에서 스스로 교환할 수 있게 했네요.
LCD화면이 겨울철에 얼어서 보이지 않게 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표면에 발열층을 깔았는데, 그 얇은 철선이 보이므로 가독성은 떨어지나 문제는 아닌 듯.
운영체제는 여전히 윈도우를 쓰더군요. 윈도우 운영체제 밖에 모르는 한국 실정에는 윈도우 운영체제밖에 살아남을 수 없을 겁니다. 리눅스로 바꾸면 원가는 떨어지겠지만, 운영자들이 윈도우밖에 모르는 우리나라에선 위험부담이 있죠.
<리눅스 vs 윈도우>
주유기에 리눅스를 깔았다면, 윈도우 라이센스 비용에 대하여 부담이 없었을 것입니다. 가격만 본다면 윈도우는 비용이 드는 것이고, 리눅스는 비용이 안드는 것이지요. 그러나 컴퓨터는 유지보수라는 측면이 더 큽니다. 주유기를 계속 1년이고 3년이고 사용해야 하는데요. 그럼 문제가 생겼을 경우 무슨 문제인지 파악하고 수리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합니다.
주유기 제작업체에서도 주유기의 기능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기술자가 퇴사하면 또 충원을 해야 합니다. 윈도우 운영체제를 해본 사람들은 천지에 널렸으나 리눅스로 개발을 해본 사람은 구하기가 힘들고, 리눅스용 프로젝트를 수행해본 경력자들은 더욱 구하기 힘듭니다.
개발도구도 윈도우용으로는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리눅스용으로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툴들 밖에 없죠.
요즘 중학생들 정도면 컴퓨터를 포맷하고 윈도우를 설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학교 교육시설은 거의 윈도우 뿐이고, 은행 업무는 윈도우에서 밖에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브라우저도 호환이 안되서 꼭 ie만 써야 하는 곳도 있고요.
애들 키우는 가정에서 학교의 홈페이지 접속해서 가정 안내문 받아보려면 ie 써야 하고 그것도 구형이라 걸림돌이 됩니다.
<셀프 주유기의 미래>
앞으로도 운영체제는 윈도우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CPU는 아톰 계열이 해마다 신제품으로 성능이 좋아지고 있고 발열 문제도 적으니까요.
휴대폰에 적용되는 터치스크린 기술이 주유기도 적용되고, 강도도 강화될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