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은 존재 하는가?
긴긴 겨울날 밤의 지루함이나 찌는 듯한 여름날의 무더위를 가셔주는 묘방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귀신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귀신이야기는 비단 옛날 옛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몇 해 전에 미국의 필라델피아에 출몰한 ‘숄을 걸친 귀신’이나, 일본에서 화제가 된 ‘모닥불을 쬐는 귀신’ 이야기가 세계적 화재가 된 것만 보아도 알 법한 일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면 대강 이러하다.
필라델피아의 한적한 마을에 장대비가 쏟아지는 어느날 숄을 걸친 소녀가 병원에 나타나 어머니의 위독함을 알렸다. 의사는 황급히 의료기구를 챙겨 소녀를 따라 나섰다. 소녀가 일러준 방으로 들어서자 한 중년 부인이 병석에 누워 있었다. 의사는 진료를 하며 말했다. “어린 따님이 참 착하기도 하네요. 달랑 숄 하나를 걸치고 장대비를 맞으며 병원에 오다니 말입니다.”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내 딸이라니요? 그 얘는 지난 달 바로 오늘 앓다가 죽었는데요. 그리고 숄이라면 바로 저기 걸려 있는 저 옷이구요.” 어머니가 가리키는 쪽을 보니 과연 소녀가 걸쳤던 숄이 있었다. 비에 흠뻑 젖어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며….
일본의 저명한 이론물리학자인 이노키 박사의 고향인 야마나시에서 일어난 일이다. 2월 초순의 어느날 교교한 달빛이 얼어붙은 신작로를 비추고 있었다. 그날밤 그녀가 응급 환자를 왕진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길 앞쪽에 갑자기 이상한 광경이 나타났다. 이 추운 한밤중에 한 남자가 길바닥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불을 쬐고 있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그 사나이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분명히 100미터쯤 걸었을까 할 때 갑자기 섬뜩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뒤를 돌아 보았는데, 이것이 웬일인가. 아까 그 사나이가 바로 그녀의 등뒤에서 다시 모닥불을 쬐고 있었다. 그러더니 그 사나이는 비통한 눈매로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사나이의 얼굴을 쳐다 본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 앉으면서 소스라치고 말았다. 그 사나이는 조금 전에 그녀가 왕진한 바로 그 응급환자였던 것이다. 그리고는 어떻게 되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숨을 헐레벌떡이며 자기집 대문을 힘차게 두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집에 들어가자마자 전화 벨이 울려대었다. 조심스레 전화기를 들은 그녀는 다시 한 번 기절하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아까 그 응급 환자가 죽었다는 전화였다.
전형적인 귀신 스토리이다. 그런데 대개 사람들은 이런 류의 얘기를 들으면 등골이 으쓱해지거나 머리카락이 쭈삣 서는 것에 만족을 느낀다. 더 이상 귀신에 대해 알려 하지 않고 그냥 순간의 스릴로 넘겨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귀신에 관한 문제는 단순한 심심풀이의 대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결국은 죽어 귀신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귀신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목적지에 관해 미리 알아보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목적지를 앎으로써 사전에 필요한 것을 준비할 수 있듯이, 사후의 세계를 앎으로써 인생의 지표를 올바로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귀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뒷바침되어야 한다. 사후 세계가 실존하지 않는다면 귀신에 대한 이해는 그야말로 귀신 시나라 까먹는 소리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귀신의 존재 여부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과감히 내던진 사람이 있다. 1926년 미국에서 하리 프디디라는 사람은 영혼의 실존 문제를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일을 감행했다. 그는 탈출 묘기의 기인으로 당시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하루는 기자들을 불러모아 놓고 자신이 죽은 후에 영계 통신을 하여 영혼이 실존하고 있음을 증명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 방법은 맨하탄 은행에 자신의 암호문을 보관하고 자신이 죽은 후에 영매를 통해 그 암호문을 풂으로써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1926년 10월 31일 튼튼한 쇠상자 속에 들어가 영영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는 1929년 1월8일 영매사 아더 포오드를 통해 암호문을 세상에 발표하게 하였다. 결국 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암호문과 일치하여 세상 사람들을 경악케 하였다.
프디디와 같이 산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영혼의 실존을 증명한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죽은 영혼이 산 사람과 소통을 하여 영혼의 존재를 알린 경우는 수없이 많다. 그 소통을 담당하는 무속인을 차치하고라도 심령 체험을 한 일반인 또한 적지 않다. 한 예로 영국 서포오크 주에 있는 보오리 박물관은 약 200년 동안 무려 1300회나 귀신이 출몰했다고 하는데, 이 곳에서 귀신을 목격한 일반인이 무려 수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세계 도처에는 제2의, 제3의 보오리 박물관이 무수히 널려 있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도 심령체험에 관한 사례는 적잖게 찾아 볼 수 있다. 몇 해 전에 성왕리에 방영되었던 MBC 다큐멘터리 ‘이야기속으로’만 보아도 알법한 일이다. 당시 시나리오를 맡았던 한 작가를 만난 일이 있었는데, 그는 아직도 사과박스로 열 개가 넘는 분량의 심령체험담이 쌓여 있다고 한다. 대개가 충분한 정황 증거를 가지고 있고, 그 중에는 9시 뉴스에 까지 오른 살인사건과 관계된 심령사건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충격적이고 실증적인 것은 방송위원회에서 삭제되어 방영되지 못했다고 한다.
여하튼 심령체험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과학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오늘날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 조차 50% 이상이 영혼의 실존을 믿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영혼은 실존하는가? 이 점을 명백히 증명하기 위해서는 영혼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현대의 과학이 여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본서 또한 영혼을 보여주거나 체험하게 할 수 있는 묘안은 없다. 단지 이론과 통계를 가지고 영혼의 실존에 대한 가연성을 제시할 뿐이다. 본서는 영혼의 실체와 그 특성을 분석하여 이론적으로나마 영혼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반증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영혼이 실존하는가의 문제는 본서를 다 읽고 난 후 독자 개개인이 판단할 몫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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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종엽아 영혼은 죽은육체를 떠나 하늘에 도는게 영혼 아니니 나는 짱박한테 그렇게 배웠는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