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F Pre-Party촌에 각기 다른 변화를 꿈꾸는 4명이 모였다.
(출처- sbs, <짝>)
솔로 1호: 벚꽃이고 나발이고, ASKY(안 생겨요)...
잉여 2호: 아, 심심해, 심심해. 페북 새 글 안 올라오나. 지뢰찾기나 할까.
스펙 3호: 저랑 선인장 키우기 기능사 학원 등록하실래요? 둘이 가면 한 달 추가등록 혜택이 있대요.
힐링 4호: 어쨌든 이렇게 만나서 얘기 들으니까 완전 힐링 되네요!
그들이 어떤 변화를 위해 WDF Pre-Party에 오게 됐는지, 네 사람의 네 가지 경우를 보자.
(출처- kbs, <개그콘서트- 네가지>)
1. 솔로: 대학 가면, 취업 하면, 차 사면, 살 빼면, 세수 하면, 생길 거 같죠? 안 생겨요.
봄바람 휘날리며~ 흔들리는 벚꽃 잎이~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음원차트를 역주행하는 기염을 토했소. 동지들, 장범준이 이 곡을 어떻게 작곡하게 됐는지 아시오? 당시 천안에서 대학에 재학 중이던 장범준은 동지들과 천안북일고에 놀러갔다고 하오. 천안북일고는 야구도 유명하지만 벚꽃축제도 유명하다고 하오. 장범준과 동지들은 홀애비 냄새 물씬 풍기며 관람하는데, 커플 반역도들이 보무도 당당히 보이는 것 아니겠소. 우리의 장동지는 분노에 치를 떨며 반역도들이 벚꽃을 즐기지 못하도록 속히 벚꽃이 아주 그냥 폭삭 져버리기를 하며 이 곡을 만들었다 하오. 그래서 제목도 ‘엔딩’ 아니겠소!
(출처- http://blog.naver.com/whoyouaki)
그러니 동지들, 너무 슬퍼 마시오. 이 곡은 저 악랄한 커플들을 저주하는 숭고한 뜻을 지닌 찬송가, 진군가요. 그러나 지금 장범준은 어떻소? 아아, 그렇소. 변절하고 말았소. 묵주, 목탁, 키보드, 마늘, 소금 다 좋소. 무기는 잘 다루는 것으로 준비하시오. 동지들, 심판하러 갑시다.
심장이 Bounce Bounce 두근대고 싶소...
환갑을 넘긴 가왕 조용필도 Bounce Bounce대고 있는 와중에, 우리는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이오? 어디 지병이라도 있소? 아니, 지병이 문제요? 흔한 대중가요에 적어도 절반은 좋아 죽겠다는 노래이지 않소. 물론 나머지 절반은 우리의 승전가인 이별노래이긴 하오. 그렇지만 언제까지 송혜교, 김태희, 원빈, 장동건의 망부석이 되어야 한단 말이오. 그렇소.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아이유, 수지, 송중기, 김수현이오.
밤이 깊어 눈요깃거리는 한껏 풍성하지만, 적적한 건 매한가지구려.
-솔로曰: 구석탱이에서 몰래 커플들 질투나 하고 영화 같은 사랑이 다가와주길 기도하느니, WDF Pre-Party을 통해 직접 다가가어 질투 받는 커플의 결실을 맺고야 말겠소!
2. 잉여: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검색창에 ‘뭐ㅊ’까지만 쳐보세요.
모니터 옆에는 해커스토익이 펼쳐져 있거나, 방금 덮은 듯한, 마치 곧 다시 펴 볼 듯한 기세로 굳이 나와 있다. 언제나 챕터6 과거완료 부분이 말린 오징어처럼 곧게 펴져 있다. 며칠만 더 지나면 그 장에는 영화에 나오는 도서관의 고서처럼 먼지가 소복이 쌓이겠지.
습관처럼 인터넷 기사들을 클릭한다. 클릭한 기사는 보라색으로 바뀐다. 거의 연예기사다. 아니면 리빙포인트. 우리 집 아롱이가 타자만 배워도 이것보다는 더 유용한 정보를 줄 것이다.
금방 무료해져서 검색창에 커서를 가져간다. 마땅히 검색할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무작정 ‘ㄹㄹㄹㄹ’을 치니 자동검색어에 개수만 다른 ㄹ들이 춤을 춘다. ‘나 같은 사람이 많구나. 신기하다.’ 신기함, 동질감, 그리고 ㄹ의 개수를 세며 선대 잉여들의 잉여로움에 찬탄하는 것도 잠시, 다시금 뭘 치려고 했는지 생각에 잠긴다. 데카르트는 사람이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했다. 맞는 말 같다. 생각만으로도 나도 모르게 ‘뭐ㅊ’까지 쳐 본다.
백수는 잉여가 아니다. 포괄적 개념의 잉여
포괄적 개념의 잉여란 취미생활이 없는 사람이다. 또 취미생활이라 함은 ‘그냥, 음악 듣는 거 좋아해요.’ 정도를 말하지 않는다. 그 저 시간이 나서 유행에 맞는 대중음악, 대중영화를 보고, 듣게 ‘되는’ 것은 취미가 아니다. 흥미를 넘어 준전문가 수준, 매니아, 오타쿠 정도의 열의를 가지는 활동을 취미라고 한다.
백수는 나름대로 스케쥴이 있고 삶에 체계도 있다. 요일별 웹툰을 꿰고 있기도 하며,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많은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누워서 스마트폰을 만질 때의 가장 안락한 자세를 연구하기도 할 것이며, 신고를 당할 수 없게 욕과 표현의 자유 사이를 줄타기하는 곡예를 연마하기도 하고, 들숨과 날숨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안빈낙도의 삶을 업으로 삼을 수도 있다. 직업에 관련된 활동은 취미가 될 수 없다. 백수는 직업이 아니다. 따라서 백수가 하는 것들은 직업과 관련이 없고, 모두 취미가 될 수 있다.
백수가 부러운가? 당신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가?
-잉여曰: 취미가 없어서 잉여로운 줄만 알았는데, 잉여롭게 굴어서 취미가 없던 거였어! 내 첫 취미활동은 WDF Pre-Party가 될 거야!
3. 스펙: 이러다 미쳐 내가 여리여리 착하던 그런 내가 너 때문에 돌아 내가 독한 나로 변해 내가
지금 1,000,000부 한정판을 사면, 저자의 친필 사인을 새긴 채찍을 함께 드립니다.
「아프니까 00이다」 ‘아프면 병원으로’
「20대, 00에 미쳐라」 ‘정신병원으로’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가지」 ‘1. 이 책 안보기’
「000처럼 되기」 ‘코스프레는 갸루상에게’
그리고 탄생부터 상조까지 책임지는 위대한 시리즈물
1. 「유치원 다니기 전에 꼭 해야 할 100가지」
2. 「비정규직처럼 되기」
3. 「아프니까 노인이다」
4. 「그대, 묏자리 풍수에 미쳐라」
(출처- http://www.ddanzi.com)
도대체 누구를 위한 Spec이란 말입니까!
스펙 열풍, 광풍을 넘어선 스펙 쓰나미. ‘스펙’은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에까지 실렸다. 질린다, 진짜.
꽤 오래전, 아마도 DJ(디스크 쟈키 말고, 故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시절로 기억한다. <개그콘서트>에 연변총각이라고 있었더랬다. 우리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아무것도 아니라며, 허풍을 부리던 캐릭터였다. 오랜만에 등장한 연변총각이 말한다.
“고 정도 스펙은 스펙 축에도 못 낌다. 고저 저희 연변에서는 한 10년은 학원 다녀야, ‘이제 독서실 총무한테 슬금슬금 말 좀 붙여보겠구나.’함다. 고저 한 20년은 그 짓거리를 해야 ‘이놈이 편의점에라도 취직할 생각이 있구나.’함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슴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괴성이 들려왔슴다. 저는 100마리 쯤 되는 백두산 호랑이가 포효하는 소리인 줄 알았슴다. 아니었슴다. 그것은 130년 묵은 취준생이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하품을 하는 소리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슴다!!!!!!”
안 말린다. 아직 멀었다, 더 쌓아라.
(출처- http://www.nikeceo.com.ne.kr/for02.htm)
-스펙曰: 빌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을 다니다 중퇴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성공했지. 나도 놀 땐 놀고,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거야. WDF Pre-Party는 시작일 뿐이야.
4. 힐링: Healing을 찾아 빌딩 숲속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적 있는가.
Healing? 필요하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늦은 밤 기사식당에서 우동 한 그릇, 소주 한 병 앞에 두고 친구(지 역시나 똑같은 처지일 것을)가 건네는 위안이 아니다. 국민들의 말씀을 열심히 듣겠다던 국회의원 안철수, 철부지들 정신 차리라던 김미경, 트위터 하시느라 법문은 좀 읽으시는지 궁금한 혜민스님, 덜 웃겨서 TV에서 종적을 감췄는지 아리송한 김제동 등... 바로 시대, 아니 희대의 멘토(?)들이 건네는 말이다. 뭐, 어차피 똑같은 말 듣는 거, 간도 아끼고 술값도 아끼고 좋은 방법 같다.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자니, 음, 이렇게 고독하며, 위태롭고, 험난하기까지 한 세상에서 지금까지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을 일으키지 않았다니. 아니, 지금 당장 손톱깎이라도 들고 나가서 사이코패스 흉내를 내야 할 것만 같다. 아, 이렇게 세상이 모질구나. 이게 다 내가 못난 탓이 아니고, 사회 구조적(문제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데 가장 최적인 단어이다.)인 문제였구나. 어때, 힐링이 좀 되었나?
(출처- http://pocarisweatblog.tistory.com)
So What?
‘너무 기대는 마시라는 말씀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래, 병세를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게 어디야. 다행으로 여기자. 그런데 진단은 받았지만 처방이 없다. 사후약방문보다 더 독하다. 알지만 손쓸 수 없고, 달라질 게 없단다. 울며불며 매달려도, 고래고래 윽박질러 봐도, 고투헬 저주를 퍼부어도, 그대로다. 오늘과 같이 힘든 내일은 변화가 없다. 아니, 더도 덜도 말고 오늘만큼만 힘들면 다행이다.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좋을까? 그들의 거룩한 말씀을 들었는데, 내가 부족해서 핵심을 못 알아듣는가 싶다. 주변에 같이 진찰받으러 온 환자들을 보면 모두 환한 얼굴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으니, 압박된다. 결국 같이 고개 끄덕이기 경쟁을 한다. 그제야 좀 안심이 된다. 그 때 알 수 있었다. 안정감은 내가 주변 사람과 같은 시간, 같은 생각과 같은 감정을 공유할 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멘토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감대를 이끌어 주는, 그저 매개자 역할을 하는 것 뿐.
그리고 역사적으로 공감대의 매개 역할을 가장 잘하는 것이 바로 음악이라는 것.
-힐링曰: 솔직히 강연 듣고 나오면, 강연자가 TV보다 키가 작네, 얼굴이 더 크네 그런 생각만 나더라. 어차피 강연자 실제로 보고 싶은 궁금증이랑 주변에 나랑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있다는 거, 그걸로 충분했어. 진짜 힐링은 내가 나한테 WDF Pre-Party를 선물하는 거지!
그들이 이곳에 모이기 전, 놀라운 혹은 희한한 공통점
바로 같은 음악을 듣고 있었다는 것. 같은 노래를 들으며 지금을 살고, 추억에 잠기곤 했다는 것. 최근 싸이의 <젠틀맨>부터 이제 먼 과거가 된 H.O.T의 <캔디>까지, 살아가는 일상과 즐기는 문화가 너무도 비슷한 탓이다.
(출처- http://parknatu.tistory.com)
일련의 보편적, 대중적 문화코드들에 안착하게 되면 소속감과 안정을 느낀다. 그래서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신나게 돌고 있는 쳇바퀴에서 다람쥐가 안전하게 내려오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새로운 것, 다른 것을 찾기 위해서는 일상과 대중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안내해 주는 길잡이가 없으니 스스로 찾아야 하는데, 탈출구는 보일 것 같지 않다.
혹시 듣는 노래처럼 삶이나 추억도 비슷하지는 않을까?
불편하다.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니. 나만이, 내 인생만이 세상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는 타인들과 다른 특별함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하철 안의 수많은 인파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은 치욕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그들이 바로 이곳, 바로 그들 자신을 위한, 일상과 대중문화에 대한 특효 탈취제를 찾았다. 바로 2013 7th World DJ Festival의 Pre-Party가 바로 그것.
오늘 하루 신나게 놀아도 어차피 내일은 변하는 게 없을걸.
=열심히 일해도 신나게 놀아도, 어차피 언젠가는 죽을걸.
‘어차피’라고 생각이 들었을 때, 낙심하고 다시 기존의 질서로 돌아가는 무력감은 변화를 짓밟는다. ‘어차피’가 ‘안 돼’와 함께 쓰이면 아주 견고하고, 시도하는 모든 사람들을 무의미하고 멍청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진짜 멍청한 것은 누굴까? 그래, 포기하면 편하다. 알았으면 있던 자리로 돌아가라. 그러나 '어차피’가 ‘저질러보자’와 쓰일 때 변화가 시작한다.
내일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붐비는 지하철에 햄버거 패티처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숨이 막힌다. 주변을 보면 모두가 비슷한 표정의 사람들. 그들의 이어폰에서는 비슷한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을까. 또 놀랍게도 그들은 비슷한 생각, 추억을 곱씹고 있지 않을까. 목적지까지는 아직 꽤 멀었다. 지금까지 온 거리보다 한참 더 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잠시 내려서 숨 좀 돌리고 다시 출발해도 좋지 않을까?
(출처- 상상공장)
다시, 모두 모여 같은 음악을 듣다.
그래서 여기 WDF Pre-Party에 모인 이들은 같은 음악을 듣는다. 하지만 장르나 곡만 바뀐 것이 아니다. 음악에 담긴, 스스로가 음악에 담는 의미가 생겼다. 그저 자주 흘러나오고 주변 사람들이 많이 듣고 그래서 익숙해진, 그것과는 다르다.
당신 삶에서의 간이역과 그곳에서 듣는 기분 좋은 음악, 그리고 훗날 떠올릴 추억. 이 모든 것을 책임질 2013 7th World DJ Festival. 동명의 영화도 있듯, 사랑은 비를 타고 온다. 그렇다면 추억은 음악을 타고 온다. 2013년, 당신의 추억은 누구의 것과도 다른 특별함으로 남을까? World DJ Festival에서 직접 확인해 보자.
첫댓글 팀명을 따로 정하지 않아서 임의로 정합니다.